1091화. 즉시 사부님께 달려갈 것입니다
자금동의 고위층들은 네 태상 장로와 같이 도쾌의 거처에 도착했다. 같이 정원에 들어가 아직 멈추기도 전에 도쾌가 이미 뒤돌아 질문을 던졌다.
“말해 보시오. 비법이라니, 어찌 된 일이오?”
궁임책 일행은 살짝 곁눈질하며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심 우유도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지금 보니 우유도는 참으로 의리 없는 놈이었다. 그냥 말 몇 마디 한 것 가지고 바로 뛰어가서 고자질하다니.
이건 확실히 그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었다. 그 누구도, 방금 구배를 올린 사부에게, 그것도 방금 자금동의 장로가 된 우유도가, 사부와 서로 익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바로 고자질을 할 줄은 몰랐다. 정말로 원한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단 말인가?
중요한 것은, 이들은 비법을 손에 넣지도 못했고, 우유도와 반목하지도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냥 좋은 분위기에서 몇 마디 말을 나눴을 뿐인데, 이렇게 고자질을 하러 가다니, 머리가 이상해졌단 말인가?
엄입은 내심 탄식을 내뱉었다. 그는 다른 장로들에게 당부했었지만, 이들은 듣지 않았고, 기어이 문제가 생겼다. 그는 처음부터 우유도가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보고, 차마 다른 사람에게 뭐라 하지 못한 도쾌는 바로 손을 뻗어 자신의 제자인 막영설을 지목했다.
“사부님, 사실 별일 아니었습니다…….”
막영설은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다 들은 후, 우유도에게 들은 이야기와 맞춰보니 우유도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 태상 장로의 얼굴이 더욱더 안 좋아졌다.
태상 장로 배평이 담담히 말했다.
“지금 자금동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여러분이오. 원래라면 우리 같은 뒷방 늙은이들은 여러분들의 공양을 받고 조용히 있어야 하는 것이 맞소. 하지만 지금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겠소. 여러분들의 행동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소?”
장로 부군양이 말했다.
“배 사백님, 이 우유도가 한 손에 속세의 권력을 쥐고 있어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손에는 자신만의 돈줄을 쥐고 있으니, 어느 정도 통제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규에 따르면, 문중 모든 제자의 재산은 모두 종문에 귀속되어야 합니다.
그에게 경영권을 주어, 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게 할 수는 있지만, 그 돈줄은 반드시 종문에 귀속시켜 다시 배분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규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희는 종문에 있는 수많은 제자를 잘 돌봐야 합니다.
다들 자신의 살길을 찾아, 부유한 사람은 부유한 대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대로 놓아둘 수 없습니다. 정말 그렇게 한다면, 인심은 어쩔 것이며, 하나의 문파를 유지하기 위한 기초는 어쩔 것입니까?”
배평이 말했다.
“그대들이 통제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오. 자금동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문규에 따라 행한다면, 당연히 당신들이 알아서 하면 그만이오. 나도 그대들이 하는 모든 것이 종문과 모든 제자를 위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소. 다만 일을 너무 급하게 처리하는 것은 아니오?
그자는 어제 자금동에 들어왔소. 그대들은 정말 그렇게 인내심이 없단 말이오? 솔직히 너무 추잡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소? 들어오자마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라 하니, 저자가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소?”
부군양이 말했다.
“배 사백님, 그냥 한번 언급했을 뿐입니다. 우유도가 이미 완곡히 거절하기도 했지요. 저희는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놈이 괜히 문제를 만든 것입니다.”
도쾌는 그 이름처럼 성격이 급한 사람이었다. 부군양의 말을 듣고 결국 화가 폭발해 소리쳤다.
“도대체 누가 괜히 문제를 만든단 것이냐! 종 사형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네놈들도 모른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몇 년이면 귀천할 상황이다. 아무리 목적을 가지고 제자를 받았다고는 하나, 네놈들이 너무 추잡하게 달려드는구나!”
그의 우레 같은 호통 소리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호통이 계속 이어졌다.
“종 사형이 그를 제자로 받자마자, 바로 종사형의 제자를 난처하게 하니, 단 한 순간도 참을 수 없음이야.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이 세상천지에 네놈 같은 것들이 어디 있단 말이냐? 당장이라도 종 사형이 소천할 것 같더냐? 네놈들은 정말 네놈들 사백의 체면을 털끝만큼도 고려하지 않는구나!
그자는 아무리 그래도 사형과 사제의 연을 맺지 않았느냐? 네놈들이 이렇게 하면, 종 사형이 어찌 생각하겠느냐? 네놈들이 한번 생각해보아라. 너희들을 보지도 않고, 우리를 불러 너희를 데려가게 한 것이 무슨 뜻이겠더냐?”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다들 차마 대답할 말이 없었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니, 자신들이 너무 염치없었다.
한 편에 서서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궁임책이 부끄러운 얼굴로 포권을 하며 말했다.
“사백님, 사숙님, 이 일은 저희 생각이 짧았습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장문인이 직접 입을 열어 잘못을 인정했다. 이들 태상 장로들도 저들의 체면을 세워주어야 했다. 장문인을 난처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춘신량이 상황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이걸 교훈으로 삼읍시다. 앞으로 이런 결정을 내릴 때는 좀 더 신중하면 될 것이오. 우유도 쪽은 일단 다독여 주시오. 그대들 종 사백의 체면을 봐서라도 그리해 주시오. 그분은 앞으로 길어야 몇 년이오. 더는 다른 곳에 신경 쓰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소. 여러분도 다들 늙을 때가 있지 않겠소.”
“알겠습니다!”
궁임책 일행이 같이 포권을 하며 대답했다.
그 후 궁임책은 화제를 돌려, 상조종의 안전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두 명의 태상 장로를 상조종이 있는 곳에 보내 그를 보호하기로 했다.
이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자금동의 거대한 이익과 연관이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이들 태상 장로도 승낙하며, 장문인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렇게 이번 일이 지나갔다. 이들 태상 장로들 또한 현 장문인을 너무 과하게 질책할 수도 없었다. 그저 당부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렇게 헤어진 후, 종곡자의 체면을 고려해서 우유도를 다독이기 위해 궁임책은 일행을 이끌고 같이 우유도를 찾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장로들은 각자 급한 일이 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을 부탁했다.
궁임책은 사실 그들이 우유도에게 고개를 숙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체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강요하기도 어려운 일이라, 궁임책은 엄입과 단둘이 우유도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초려별원에 도착한 후, 주객이 같이 자리에 앉았다. 관방의가 차를 따랐고, 궁임책은 다시금 우유도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우 장로, 종 사백님은 지금 수원(壽元: 수명)을 지켜야 하는 시기네. 그러니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앞으로 그분의 청정을 방해하지 말게나. 사부의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제자가 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우유도가 끄덕였다.
“만약 다들 장문인처럼 생각해 주셨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는 어떤 사람들이 그분을 화병으로 돌아가시게 하려는 줄 알았습니다.”
엄입이 쓴웃음을 지었다.
“되었네. 동생, 다 지나간 일이니, 더는 언급하지 말게나. 자네도 그렇게 속이 좁은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우유도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도량이 넓은 사람이 못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것이니 속 시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당하고만 살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누가 저를 괴롭히려고 한다면, 그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해도, 즉시 사부님께 달려가 시시비비를 가려달라 할 것입니다!
그분께서 빨리 돌아가시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그분께 알려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그분이 이유도 모르고 그렇게 가실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아니면 저를 묶어두고 입을 틀어막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문규가 개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있다면, 태상 장로의 제자인 저를 암살해버려도 되겠지요!”
젠장! 궁임책과 엄입은 정말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행패를 부리다니, 자금동 장로의 풍모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뻔뻔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한쪽에 있는 관방의도 민망한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다만 관계를 회복하고자 온 것인데, 또 악화시킬 수는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그렇게 우유도를 다독이고 초려별원을 나섰다.
궁임책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혹시 자신이 심각한 실수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뒷짐을 쥐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와중에 곁에 있는 엄입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건 정말 내가 자초한 일이군, 하필 사부를 찾아 주어도 종 사백을 우유도의 사부로 찾아 줄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엄입이 눈을 깜빡거리며 말했다.
“장문인, 만약 우유도에게 다른 사부를 찾아 주었으면, 아무 일 없었을 것 같습니까? 내기하시겠습니까? 만약 우유도에게 다른 사부를 찾아 주었어도, 분명 다른 문제가 생겼을 겁니다.”
“…….”
궁임책은 눈살을 찌푸리고 입을 다물었다. 사실은 조금 후회하고 있었다. 지금 우유도를 자금동에 끌어들인 것이 잘한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자금동에 오자마자 이 난리를 치다니.
하지만 이미 후회해도 늦은 후였다. 우유도는 이미 자금동의 장로가 되어있었다.
초려별원 밖,
손님을 배웅하고 돌아온 우유도가 말했다.
“홍랑, 천옥문의 팽우재와 대선산의 황열에게 지금 나를 찾아오라고 서신을 보내!”
* * *
“왕야!”
대군이 모여 있는 곳, 두 마리 날짐승이 땅에 내려섰다. 아이를 안고 있는 봉약남과 남약정이 수행자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섰고, 곧 상조종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갑주를 입은 상조종은 즉시 과한 예를 올릴 필요 없다고 저지하며 옆에 있는 몽산명과 눈빛을 교환하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유도와 자금동의 공모하에, 상조종은 소요궁과 영검산의 사람을 떨쳐내는 데 협력했다. 그렇게 남주의 중요 인원 대부분이 자금동의 보호 아래 들어가게 되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소요궁, 영검산과 철저하게 선을 그었다는 것이었다. 즉, 철저하게 자금동 편에 서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상조종은 봉약남과 아들, 그리고 남약정이 순조롭게 위험을 벗어나지 못할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모두 순조롭게 소요궁과 영검산의 통제를 벗어나 안전하게 도착한 것을 보고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사실 이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다. 일단 소요궁과 영검산이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다면, 그들 두 문파는 분명 상조종을 죽이려 했을 것이다.
상조종이 자신들의 손에 있고, 이미 통제할 수 없으니 못 할 짓이 뭐가 있겠는가.
하지만 이제 중요인물 모두 위험을 벗어났으니, 소요궁과 영검산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두 문파가 아래 있는 천군만마를 향해 살계를 연다 한들 얼마나 죽일 수 있겠는가?
핵심 인물들이 살아 있기만 하면, 병력을 아무리 분산시킨들 언제든지 다시 집결할 수 있을 것이고, 군대의 움직임을 막지 못한다면, 연국은 큰 혼란에 휩싸일 것이 분명했다. 그건 그 두 문파에도 좋을 것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