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9화. 우유도는 어디에?
두 사람만이 남자 곤림수가 물었다.
“사부님, 무슨 일이길래 사매 앞에서 하지 못하시는 겁니까?”
“너희의 혼사다! 운상이 너를 십 년 동안 기다렸다. 이제 어쩔 생각이냐?”
곤림수가 고개를 숙였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만약 사매만 괜찮다면, 여전히 제게 시집올 마음이 있다면, 사매와 혼인하겠습니다!”
방탁이 살짝 분노하며 말했다.
“저 아이가 너를 위해서 젊은 시절을 다 보냈는데, 네가 데려가지 않으면 누가 데려간단 말이냐? 만약 네가 거절하거나 저 아이를 힘들게 한다면, 내가 먼저 널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구나. 난 운상이 잘못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막말로, 과부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구나!”
곤림수는 사부의 말을 알아들었다.
“사부님은 우선 눈앞의 일이 지나간 후에 혼인을 올리란 말씀입니까?”
방탁이 끄덕였다.
“맞다. 하지만 운상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너와의 혼인을 기다렸다. 너를 십 년이나 기다렸지. 이제야 어렵게 네가 나왔는데, 만약 네가 입을 다물고 그 일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면, 아마 크게 상처받을 것이다. 그러니 내 말은, 일단 네가 먼저 나서서 이야기를 해보아라. 그리고 이유를 찾아서 혼인을 일 년 정도 늦추는 것이다.
만약 아무 일 없이 이번 일이 지나간다면, 그때 다시 혼인해도 늦지 않다. 만약 네가 이번에 목숨을 잃게 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운상이 비록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천화교라는 배경을 갖고 있으니, 다른 남자를 만나 혼인하는 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너는 그녀의 인생을 망치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이 사부가 매몰찬 것이 아니다. 왜 일이 이 지경이 됐는지 그 원인을 찾자면 모두 네가 자초한 것이다. 너도, 저 아이도 크게 힘들게 되었으니, 누굴 탓할까. 너는 죽더라도 운상을 끌어들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곤림수가 묵묵히 끄덕이며 말했다.
“사부님의 마음을 제자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하아!”
방탁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튼 출관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일단 가서 쉬어라. 다른 것은 이 사부가 유심히 알아보마.”
그렇게 둘이 밀실에서 나왔고, 곤림수는 방탁에게 예를 올리고는 자신의 거처로 물러갔다.
곤림수가 떠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화봉황이 방탁을 다시 찾아와 그에게 물었다.
“사부님, 연국과 조국의 일은 숨길 수 없는 일이에요.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사형이 아무나 찾아서 물어보면 바로 알 수 있지요. 우유도 일은 아마 숨기기 어려울 것 같아요.”
방탁도 머리가 아팠다. 그 일은 당연히 숨길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아까 이야기를 피한 것도 그저 임시방책일 뿐이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숨길 수 있는 데까지 숨겨보자꾸나. 다만 그 안에서 그 일을 내려놓았기를 바랄 뿐이다. 아무튼, 우리가 알아서 우유도의 일을 생각나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네!”
화봉황이 대답하고는 떠나갔다. 그녀의 얼굴이 무척 들떠 있었다. 사형을 찾아갈 생각이었다. 기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녀가 막 사형의 거처에 들어갔을 때, 곤림수는 뒷짐을 지고 태사부의 초상화를 보고 있었다. 인기척이 나자 곤림수가 뒤를 돌아보았고, 그 일을 바로 물어왔다.
“사매, 우유도는 어디 있지? 아직 연국 청산군에 있어?”
“…….”
화봉황은 할 말이 없었다. 자신과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그 이야기부터 꺼내니 내심 섭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 하지만, 그런 게 아님을 화봉황 또한 알고 있었다. 그것보다는, 그저 우유도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강하다고 하는 게 더 맞는 말이었다. 사부님이 잠깐 이야기를 돌렸지만, 결국 아무 소용도 없었던 것이다.
화봉황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사형,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에요. 그냥 잊는 것은 어때요?”
곤림수가 미소지었다.
“어째, 내가 또다시 그자의 손에 패배할까 봐 걱정하는 거야?”
화봉황은 앞으로 다가가 그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사형은 이미 천화무극술을 연성했으니, 우유도가 어찌 사형의 상대가 되겠어요. 하지만 이미 승부에 대해 확신이 있으니, 무엇하러 과거에 연연할 필요가 있단 말이에요? 또다시 그를 찾아가 몰아붙일 필요 없지 않겠어요? 사형은 대인이니, 넓은 아량으로 그를 용서해 주세요!”
“십 년 동안, 나도 수없이 반성했지. 과거의 일은 확실히 내가 잘못한 것이야. 감정적으로 그를 난처하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 이번에는 설사 내가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우유도를 어쩌지 않을 거야. 나라고 해서 세력을 등에 업고 다른 사람을 핍박할 정도로 아량이 없는 건 아냐. 하지만, 난 반드시 그자와 한번 싸워봐야 해!”
그리고 뒤돌아 태사부의 초상화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건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보다는 속죄하기 위해서지! 과거, 나는 천화교를 치욕스럽게 했어. 그 치욕은 나 자신만이 씻을 수 있어. 물론,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해. 과거의 일에 대해서 난 반드시 결론을 지어야 해. 어디를 가든지 과거 일 때문에 뒤에서 다른 사람의 비방을 듣고 싶지 않아. 사매는 내가 평생 그 일 때문에 고개를 숙이고 살기를 바라는 거야?”
화봉황은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단련을 통해, 과거에 갖고 있었던 곤림수의 오만함은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뼛속에 있는 어떤 것들은, 그러니까 천성적인 성격은 바꿀 수 없는 듯했다. 그는 여전히 과거의 패배에 얽매여 있었다.
화봉황은 거의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사형, 그냥 잊어버리세요. 지금의 성과를 보세요. 장문인과 장로님들도 연성하지 못한 지고비법을 사형이 배웠어요. 그런데 누가 뒤에서 사형을 비방하겠어요? 사형, 정말로 더는 그런 것에 연연할 필요 없어요.”
곤림수는 천천히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말에서, 곤림수는 뭔가 이상함을 눈치챌 수 있었다.
마치 자신이 천화무극술을 연성했다 하더라도 치욕을 씻어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곤림수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난 그저 우유도가 어디 있는지 물었을 뿐이야. 그런데 그것도 말해주지 못하는 거야? 사매, 혹시 내가 다칠까 봐 그러는 거야?”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요. 인제 와서 또 그렇게 따질 필요 있을까요?”
곤림수는 그녀에게 잡힌 팔을 떼어내고는 그녀의 옆으로 돌아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아마 다른 사람은 우유도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겠지!”
화봉황은 다급해졌다. 급히 그를 따라가며 그의 소매를 꼭 붙들고 말했다.
“사형, 찾지 마세요. 찾아도 소용이 없으니, 더는 자신을 난처하게 만들지 마세요.”
곤림수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말했다.
“이제야 사매 말이 좀 이해가 가는군. 하긴, 우유도 또한 과거와 달라졌겠지. 십 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니 말이야. 분명 우유도 또한 높은 경지에 들어선 거야. 그래서, 설사 내가 천화무극술을 연성했다 한들 우유도의 적수가 아니라고 확신하게 된 거지. 내 말이 틀렸나?”
화봉황이 고개를 저었다.
“사형, 오해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 우유도는 분명 경지로만 보면, 절대 사형의 적수가 아닐 거예요. 단지, 지금 그의 신분이 달라졌어요. 사형은….”
화봉황은 어찌 말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사형의 집착을 보고는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설사 그를 찾아간다 한들, 그와 손속을 겨룰 자격이 없어요.”
곤림수가 뒤돌아 경악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설사 지금 그의 지위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한들, 설마 각국 삼대 문파보다 더 대단해지기라도 했다는 거야? 아니면, 지금 표묘각의 사람이라도 된 것이야?”
화봉황은 확실하게 밝히기로 했다.
“연국 자금동의 고로 종곡자를 사부로 모시고, 지금은 자금동의 장로가 되었어요. 그러니 지금 그 신분으로 어떻게 사형의 도전을 받아들이겠어요?”
너무나 명확한 대답이었다. 두 사람의 신분이 더는 대등하지 않게 된 것이다!
“…….”
곤림수의 눈이 둥그레졌다. 그놈이 천화교와 동급인 자금동의 장로가 되었다고?
그렇게 한참이나 넋을 놓고 있었다. 잠시 후, 결국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그게 어찌 가능한 거지? 이제 나이가, 아마 서른 정도 되지 않았나? 설사 자금동의 태상 장로를 사부로 모셨다고 한들, 어떻게 자금동의 장로가 된다는 거지? 당당한 자금동의 장로라는 지위가 이렇게 장난으로 취급될 정도로 가벼웠단 말이야?”
화봉황이 말했다.
“확실히 믿기 어렵겠지요. 십 년이 알게 모르게 지나갔어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뒤돌아보면 십 년 동안 정말로 수많은 일이 있었어요. 사형이 폐관에 들어간 후, 우유도가 무슨 수단을 썼는지, 우리 제국에서 대량의 전마를 가지고 돌아갔지요. 그로써 그의 세력은 크게 강화됐어요…….”
화봉황은 곤림수 덕분에 우유도를 주목하고 있었다.
과거, 우유도가 사형이자 자신의 약혼자였던 곤림수에게 큰 부상을 입혔다. 그러니 화봉황 또한 어찌 우유도를 잊을 수 있었겠는가? 그 때문에 십 년 동안 생이별하게 됐으니, 화봉황 또한 우유도에게 적지 않은 원한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유도의 소식을 찾아봤다. 게다가, 사실 우유도의 소식은 굳이 찾아보지 않았다 해도 자연적으로 들려왔다. 십 년 동안, 강산을 변하게 한 것이 바로 우유도였다!
하지만 이제 와 곤림수가 돌아왔으니, 그 원한은 모두 잊고 싶었다. 화봉황은 그저 곤림수와 다시 있을 수 있게 된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게다가 그것이 전부 우유도의 잘못이었는가? 그렇지도 않았다. 시간은 정말로 수많은 것을 잊게 했다. 최소한 냉정하게 일부 문제를 보게 해주었다. 되돌아보면, 정말 모든 일이 우유도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과거, 사형의 강요에도 불구하고 우유도는 몇 번이나 인내하며 모욕을 참고 견뎌냈다. 심지어 거짓으로 패배하기까지 했다.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 것이다.
하지만 사형의 교만함은 이에도 만족하지 못했고, 계속해서 상대방을 난처하게 몰아붙였다. 기어이 상대방을 막다른 길로 몰아붙였고, 어쩔 수 없이 전력으로 싸울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러니 누가 누굴 원망할까?
게다가 그 이후로도 우유도의 세력은 날로 강해졌다. 지금은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우유도와 얽히면 또 한 번 큰 문제가 발생할 것 같았다. 아니, 화봉황은 문제가 발생할 거라 확신했다.
결국,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해, 우유도와 연관된 이야기, 우유도가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떻게 세력을 키웠는지, 화봉황은 최대한 생동감 있게 사형에게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사형이 집착을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녀는 곤림수에게 우유도가 과거 전마를 가져간 이야기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꺾고 싶어 했던 제경 홍랑을 데려갔다는 이야기도 했다.
전마를 데려가 실력을 키운 후, 우유도는 시기를 기다렸고, 우유도의 세력은 병력을 모아 남주를 공격하고 한방에 남주를 점령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우유도와 천옥문이 이권분배에서 분란이 일어 서로 대립하게 되었다. 결국, 우유도는 북주의 대권을 쥐고 있는 소평파를 북주에서 쫓아내고 북주에 있던 대선산을 끌어들여 천옥문을 남주에서 쫓아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런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일이 진행되었다. 그 후에 우유도는 남주를 장악하게 되었다.
이를 지켜보던 연국 조정은 대량의 고수를 보내 우유도를 토벌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심지어 금단방의 절정고수 종원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결국, 종원은 목숨을 잃었고 연국 조정은 임무에 실패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초려산장의 명성이 천하를 울렸다.
이후, 연국의 창주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오공령이 그의 형을 죽이고 자리를 빼앗은 후, 한국, 송국과 손을 잡고 연국을 공격했다. 연국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큰 위기에 처했었다.
그때 남주가 병력을 일으켜 영왕의 여당을 협박하고, 연국 병력을 호령해 반역자 오공령을 쫓아내고, 송국의 대군을 격파했다. 하지만 도망간 오공령은 송국에서 자리를 잡고 송국의 황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