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화. 웃어넘길 수 없을까요?
한편, 조국은 연국이 약하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연국을 공격했다. 하지만 그때도 남주의 병력이 조군을 막아냈고, 양국은 매우 격렬하게 싸웠다.
그 후에 천도비경이 시작되었고, 표묘각이 개입했다. 각국은 전쟁을 멈췄고, 우유도는 어쩔 수 없이 천도비경에 들어가게 되었다.
천곡 내부, 우유도는 조국 삼대 문파의 사람들에게 과감하게 살수를 썼고, 그 자리에서 조국 삼대 문파의 책임 장로들을 죽여 버렸다. 덕분에 사여래는 대놓고 우유도를 죽이겠다는 수작을 부렸고, 비경 내에서 일등을 하지 못하면 목숨을 거두겠다는 선포를 했다. 이에 우유도는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하지만 천도비경이 끝났을 때, 우유도는 놀랍게도 엄청나게 많은 영종을 갖고 나와 천하의 각 세력을 압도했으며, 그렇게 일위를 차지하고 생명을 보존했다.
천도비경이 끝난 후, 우유도는 다시 전쟁을 일으켰고, 효월각과 연합해 조국 경내에서 병력을 일으켰다. 양측은 연합해서 조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고, 호수의 전투에서 조국 수백만의 정예 병력을 몰살시켰다. 그리고 효월각과 같이 조국을 멸망시키고 조국의 영토를 나눠 가졌다.
효월각은 성공적으로 나라를 다시 일으켰고, 그 나라를 후진이라 명했다!
전쟁이 끝난 후, 우유도는 자금동의 가장 늙은 태상 장로 종곡자를 사부로 모시고 자금동에 가입해, 한방에 자금동의 장로가 되었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화봉황은 오랜 시간 동안 아주 자세히 풀어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결론을 내리며 말했다.
“사형, 아마 그사이에 다른 일들이 많이 발생했을 거예요. 다만 수많은 일을 외부인들이 알지 못할 뿐이지요. 제가 얻을 수 있는 소식 또한 한계가 있다 보니 모르는 것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유도가 오늘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정말로 수많은 폭풍과 파도를 겪었다는 거예요. 지금은 그의 손에 연국의 정예 병력이 쥐어져 있어요. 게다가 신분은 자금동의 장로가 되었어요.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지요. 이미 사형조차 쉽게 건들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극복해내다니, 그 능력에 대해서 곤림수는 어지간히도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곤림수가 화봉황의 말을 다 듣고, 안색이 바뀌었다. 마치 꿈을 꾸는 듯이 바뀌었는데, 감탄했다는 듯이 혼자 중얼거렸다.
“개인의 이름으로 천도비경에서 일위를 하다니….”
다른 폭풍과 파도는 크게 느껴지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천도비경에서 일등을 한 일에 대해서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는 자신이라면 할 수 없었던 일임을 알고 있었다.
화봉황이 끄덕였다.
“그래요. 천도비경에서 수많은 문파들이 그자를 죽이고자 했어요. 우리 천화교조차 사형의 복수를 위해 호시탐탐 우유도를 죽일 기회를 노렸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요. 종문도 어쩌지 못한 사람이에요. 사형이라고 다를까요. 그가 어떻게 자금동의 장로가 되었을까요? 분명히 자금동은 그자가 장악한 세력을 높이 평가했을 거예요!”
“사형, 지금의 우유도는 정말로 보통사람이 아니에요. 사형이 그자를 찾아가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을 안다면 종문에서도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 사형과 우유도 사이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종문은 물론이고, 심지어 제국조차 압박을 받을 수 있어요.
사형, 지금의 우유도는 제국에게조차 압력을 가할 수 있어요. 잘은 모르지만, 그의 손에 쥐고 있는 병력이 연국 전체 병력의 오 할 가까이 된다 할 수 있을 정도에요! 게다가 그 병력이 모두 정예 병력이에요!”
“후!”
곤림수가 하늘을 보고 장탄식을 내뱉었다.
“사매, 나는 그자를 찾아가서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야. 그저 그자와 정정당당하게 한번 싸워보고 싶을 뿐이지!”
화봉황이 다급해졌다.
“사형, 정말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사형은 이제 더는 그와 싸울 수 있는 자격이 없어요. 그가 혼자 있을 때 사형과 만나는 것이 아니라면, 그자는 직접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 그런 그가 사형과 싸울 것 같나요? 그 휘하에 고수가 적지 않아요. 금단방의 고수인 무조행조차 그에게 의탁했어요.”
“사형, 그의 세력이 정말로 너무 거대해요. 그자가 그럴 생각만 있다면, 혹은 한 마디 말만 해도 사형을 처리하기 위해 나설 사람이 수두룩할 거예요. 눈에 보이는 창은 피할 수 있다지만, 보이지 않는 화살은 피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어요. 버틸 수 있겠어요? 사형이 종문에 평생 숨어있지 않는 이상 피할 수 없어요!
사형이 먼저 그자를 건드렸으니, 도리를 따져보면 사형이 먼저 잘못한 거예요. 그런데 이제 장로가 된 그자를 다시 찾아간다면, 자금동이 저희 종문을 찾아와 따질 때 종문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유도가 사형을 죽인다고 해도, 종문이 사형을 위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잘못한 것은 사형인데요.”
화봉황은 곤림수의 소매를 붙잡고 말했다.
“사형, 그냥 잊어버려요. 지금의 우유도는 우리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이미 지나간 일은 그냥 흘려보내는 게 좋아요. 만약 그 당시의 일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성과도 없었을 거예요. 그러니 어느 정도는 우유도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형, 과거의 일은 그냥 웃어넘길 수 없을까요? 사형, 지금의 일을 생각해줘요. 우리 두 사람의 일을…….”
* * *
“폐하, 연국은 협상할 의지가 없습니다. 그저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국력이 송국에서 계속 소모되기를 바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철수하시지요!”
한국 경성, 황궁의 어서방.
대사마 금작이 황제 섭진정 앞에서 연신 애원하고 있었다.
지금 금작은 오공령을 어찌하지 못하고 있었다. 황제가 된 이후, 오공령은 계속해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금 그가 하고 있는 모든 행동은 일국의 황제가 할만한 행동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송국의 생사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은 송국 병력이 적군에게 유린당하는 것을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적군이 송국의 국토를 어떻게 파괴하든, 아무튼 한국과 정면 대결을 피하는 데만 집중했고, 도망치다 적당히 교란하는 작전만 반복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언젠간 송국은 오공령 때문에 끝장날 것 같았다.
송국 삼대 문파도 알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송국이 망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마 원기가 크게 상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얼마가 지나야 회복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송국 삼대 문파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인제 와서 다른 길이 있단 말인가? 그저 오공령과 같이 자기 밥그릇을 깨트릴 수밖에 없었다.
만약 외부의 위협이 없다면, 금작은 자연히 송국이 그렇게 하는 것을 기쁘게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도 오공령이 이대로는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공령의 태도가 정말 이상했다.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아무 상관 없다는 듯, 마치 송국이 무너져도 괜찮다는 듯, 죽더라도 한국과 같이 망하겠다는 모습이었다. 이건 한국의 국력을 소모해 다른 나라에게 어부지리를 주겠다는 모습을 대놓고 보여준 것이다.
만약 목탁진이 아직 황제의 자리에 있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외적을 방어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민란이 사방에서 일어났을 테고, 그는 황제의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오공령은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모든 것은 목탁진의 잘못이었다. 반면 오공령은 어떻게든 수습하는 역할이었다.
백성이 무엇을 알겠는가, 목탁진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니, 정말로 죽어서도 모든 죄를 뒤집어쓴 것이었다. 송국 백성은 목탁진을 증오했다. 다들 지금의 고난이 일어난 것은 모두 목탁진이 초래한 것이라고 여겼다. 눈앞의 송군은 이리저리 아주 바쁘게 다니니, 다들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 오공령이 하루라도 빨리 외적을 물리치길 기대하고 있었다.
게다가 연국이 이미 안정을 되찾았고, 신속하게 원기를 회복하고 있었다. 결국 이를 본 금작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어차피 송군은 감히 한군과 정면 대결을 하려고 하지 않으니, 일군의 사령관이 잠시 전장을 벗어나도 상관이 없었다. 그는 빠르게 경성으로 돌아와 황제를 만났다.
섭진정이 한껏 굳은 얼굴로 말했다.
“대사마, 그대가 말하는 이치를 짐이라고 모르겠소. 하지만 한국이 이렇게 큰 대가를 치렀고, 이처럼 많은 한국의 장정들이 죽었소. 그냥 이대로 철수를 한다면, 전쟁을 일으키고도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천하의 사람들에게 뭐라 변명하겠소?”
금작이 바로 무릎을 꿇고 포권을 했다.
“모든 죄는 신이 짊어지겠습니다. 폐하는 그저 저를 벌하십시오. 노신의 대사마 지위를 박탈하시면, 조정의 신하들에게 할 말이 있으실 겁니다!”
섭진정은 크게 동요하며 자리에서 빠르게 다가오더니 금작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모든 죄는 천녀교에 있소. 어찌 대사마를 탓한단 말이오? 만약 천녀교가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서 오공령을 방임하지 않았다면, 어찌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겠소?”
금작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천녀교를 탓한들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폐하는 천녀교를 어찌할 수 있으십니까? 폐하, 이미 승기를 잃었습니다. 더는 후환을 남길 수 없습니다. 저희도 안정을 찾아야 합니다. 외적이 침입할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변고는 대응할 겨를도 없을 만큼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빠르게 황제와 대화를 나눈 금작은 또 신속하게 경성을 떠나 송국으로 돌아갔다. 송국과의 협상을 지휘해야 했기 때문이다.
철수도 그냥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적도 그것을 원해야 했다. 그러니 반드시 송국과 확실히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제 그렇게 난리 칠 필요 없다. 우리가 철수하겠다. 다행인 줄 알아라. 이제 너희랑 싸우지 않는다고 하니, 너희도 좋지 않으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물론, 철수를 조건으로 어느 정도 이득을 취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예를 들어 송국에게 몇 개의 주(州)를 달라고 하는 것들 말이다.
* * *
“폐하!”
진국 황제 태숙웅이 직접 찾아왔다. 소평파가 빠르게 대문으로 뛰어가 그를 마중했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고, 태숙웅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과인이 듣기에 한국이 이제 곧 철수하려 한다는군. 한국과 송국이 이미 비밀리에 협상을 완료했고, 곧 전쟁이 멈출 것이라고 하네. 천하가 안정되는 것은 우리가 계획한 일에 불리하니, 도대체 계획이 어찌 진행되고 있는가?”
소평파가 대답했다.
“폐하, 현미는 위국을 오랫동안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 뿌리가 보통 깊은 것이 아니지요. 이 일은 절대 조급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폐하, 후진이 나라를 세우게 되었고, 지금까지 안정을 위해 수많은 정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상당 기간 서쪽의 위국을 지원할 겨를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 진국은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태숙웅이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계속 기다려라, 기다려라. 과인은 오늘 언제 손을 쓸 것인지 알아야겠네. 오늘 반드시 명확한 대답을 해주어야 할 것이야!”
그 말투가 가히 좋지 않았다. 가슴이 답답했기 때문이다. 기운종이 조국 황궁을 습격하기 위해 보낸 사람이 단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다. 삼대 문파의 태상 장로 세 명도 어떠한 소식이 없었다. 지금까지도 사람을 찾지 못한 것을 보면, 아마도 사고가 있었던 듯싶었다. 그리고 이건 아주 심각한 손실이었다.
이건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돌아온 것과 다름이 없었다. 기운종은 이미 조정에게 일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고 질책하고 있었으니, 이게 어찌 된 일인지 파악하라고 압박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도 어찌 된 일인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태상 장로 세 명이 어쩌다가 사라졌을까? 할 말이 없으니, 당연히 기운종은 황제에게 쌍욕을 심하게 퍼부었고, 그 때문에 지금 속이 매우 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