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화. 사부님, 북주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소등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당부했다.
“도야의 말에 따르면, 오늘 저녁, 본인에게서 소식을 기다리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모든 것은 팽 장문인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팽우재는 자신이 들고 있는 서류가 천근만근 같았다. 머뭇거리던 그가 말했다.
“너무 급히 처리하는 것은 아닙니까?”
“급하지 않습니다. 천옥문의 제자들이 협조만 한다면, 북주 각지에 퍼져있는 병력이 언제든지 출격해서 일거에 그 탐관오리들을 모두 잡아들일 수 있습니다. 힘들 것도 없는 일입니다. 조정이 직접 조사한 죄증이 여기 있습니다. 즉시 잡아들여, 바로 재판을 열고 현장에서 처단해도 괜찮습니다!”
“도야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들은 모두 백성의 골수를 빨아먹는 사람들이니, 단 한 사람도 놓아주지 말고 모두 죽이라 하셨습니다!”
“물론, 저들을 처단하고 얻은 재물은 모두 천옥문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셨습니다. 확실히 적지 않은 금액일 것입니다!”
“그 외에 또 말씀하시길, 앞으로 북주의 크고 작은 관원들은 본인이 알아서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그 부분은 이미 팽 장문인과 사전에 이야기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팽우재가 한껏 굳은 얼굴로 말했다.
“삼대 문파를 배후로 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우 장로님은 정말 이렇게 한 후의 결과를 생각해 보셨다고 합니까?”
“도야가 특별히 당부하셨습니다. 나중 일은 그분이 다 알아서 처리할 것이니, 우리가 책임져야 할 것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그분이 받치겠다고 하셨습니다. 팽 장문인, 도야는 이런 일에 대해 가볍게 말을 할 사람이 아니니, 믿어도 될 것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도야가 자금동에서 제 소식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 그리고 도야께서 본인에게 경고하시길, 이미 몇 개월을 기다렸고, 그분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으니, 더는 기다리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북주를 원하지 않으면 빨리 꺼지라고 하셨습니다!”
팽우재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게 어딜 봐서 소등운에게 한 경고란 말인가. 아무리 봐도 자신에게 들려주는 경고였다.
* * *
소요궁,
귀빈이 방문했다. 바로 영검산의 장문인 맹선이 직접 친림한 것이다.
마중과 배웅도 급이 맞아야 했다. 소요궁의 장문인 용휴가 직접 마중을 나갔다. 두 사람은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지어진 아름다운 누각으로 이동했다.
“어쩐 일로 직접 찾아오셨소. 설마 심심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맹선이 천천히 걸으며 말했다.
“최근 연국 주위가 안정되니, 확실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하던 참이었소.”
용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맹선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의 말을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누각 위,
두 사람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자리에 앉았다. 차가 올라오고 용휴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물러나라 명하고는 입을 열었다.
“이제 다른 사람들이 없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보시오. 성경 때문이오?”
“말하지 않았소. 최근에 연국 주위가 안정되어 할 일이 없다고 말이오.”
용휴가 다시금 그 말을 곱씹어 보았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말을 하시오!”
“한국이 지금 송국과 밀담을 나누고 있소. 한국과 송국의 전쟁이 곧 끝나려고 하오. 용 형 또한 모르지 않을 것이오.”
“들었소. 그게 맹 형이 말한 안정이오? 두 나라가 싸움을 멈추는 것은 연국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오. 두 나라가 끝까지 다투는 것이 우리에게 좋은 일이지.”
맹선이 고개를 저었다.
“한국과 송국이 전쟁을 멈췄다는 것은, 당분간 별다른 소란이 없을 거란 이야기와 같소. 후진 쪽도 다시 문제를 일으킬 생각이 없어 보이고 말이오. 용 형이 보기에 지금이 기회인 것 같지 않소?”
“기회?”
용휴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기회 말이오?”
맹선이 그런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이제 주위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하니, 연국 내부의 일을 이번 기회에 해결하고 싶지 않으시오?”
용휴는 마음속에 경각심을 일으켰다. 다른 사람이 파놓은 함정에 쉽게 걸려들고 싶지 않았다. 용휴가 물었다.
“무슨 일 말이오?”
맹선이 찻잔을 들고는 말했다.
“예를 들어 북주가 있겠지! 용 형, 정말로 북주가 철저하게 우유도의 손에 들어가는 꼴을 보고 싶은 것이오? 아니면 자금동의 손이라고 해야 하나?”
용휴가 눈을 치켜떴다. 맹선이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은 것이다.
“지금 맹 형은 소등운 일파의 세력을 숙청하자고 말하는 것이오?”
“설마 용 형은 그게 싫으시오? 천옥문은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소. 만약 우리 두 문파가 같이 천옥문을 찾아간다면, 설사 천옥문이 확실하게 우리 둘 중의 한 곳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도, 중립을 유지하게 할 수는 있을 것이오. 아무튼, 우유도나 자금동이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소. 천옥문의 협력이 있다면, 북주를 숙청하는 것은 어렵지 않소. 지금은 가장 좋은 기회지.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고 나서 손을 쓰려고 하면 아마 고민이 많을 것이오.”
둘이 한참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용휴의 제자 이서가 빠르게 다가와 보고했다.
“사부님, 북주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들이 마침 북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북주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니, 두 사람은 놀라며 의아해했다.
맹선이 즉시 물었다.
“무슨 일인가?”
이서는 그를 한 번 돌아보고는 인사했다. 이후, 그녀는 계속 자신의 사부에게 보고했다.
“북주의 소등운이 천옥문과 같이 조정에서 파견한 관원들을 대대적으로 처단했습니다. 북주 각지에서 갑작스럽게 동시에 손을 썼고, 그 전에 어떠한 징조도 없었습니다. 조정에서 파견한 북주의 관원들은 대부분 살아남지 못하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두 사람은 경악하며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용휴가 분노해 소리쳤다.
“간덩이가 부었구나! 아주 미친놈이나 다름없군! 이건 반란이라도 일으키려는 것이냐?”
이서가 말했다.
“그들이 그렇게 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그들은 조정에서 조사한 부패의 죄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등운은 이를 증거로 삼아 공표했습니다. 그가 말하길, 부패의 범위가 너무 넓고 보기만 해도 충격적이어서, 죽이지 않고는 백성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혹시라도 그들 죄인이 도망칠까 봐 빠르게 손을 썼다고 했습니다.”
“천옥문의 협조가 있으니 그를 저지하는 사람이 없었고, 조정의 관원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소등운은 북주를 피로 씻은 후, 그 자리를 대신할 사람을 임시로 세웠습니다. 이유는 북주의 혼란이 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용휴가 매우 놀라며 물었다.
“조정이 조사한 죄증이 어찌 소등운의 손에 있단 말이냐?”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용휴는 흉악한 얼굴로 말했다.
“자금동이 너무 추잡스럽구나!”
“자금동일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오.”
“음?”
용휴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그를 돌아보았다. 맹선이 이서에게 물었다.
“방금 조정에서 임명한 북주의 관원들이 대부분 모두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모두 소등운의 손에 죽었다고 한 것이 맞느냐?”
“그렇습니다.”
맹선이 용휴에게 냉소 지었다.
“들었소? 거의 모두 죽었다고 했소. 그쪽에 있는 관원 중에 자금동과 연관이 있는 사람도 적지 않소. 자금동이 이처럼 경솔하게 손을 쓸 리가 없지. 그러니 지금 누가 수작을 부리고 있는지, 내가 알려줄 필요 있겠소?”
용휴가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유도!”
“그놈은 지금 북주가 완전히 그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고 천하에 고하고 있는 것이오. 그 자라 새끼를 진작에 죽였어야 했소!”
* * *
연국 황궁,
소요궁의 장로 석요, 자금동의 장로 신보춘, 영검산의 장로 낙명검이 같이 황궁에 쳐들어갔고, 그 앞을 막는 사람은 없었다.
상건웅은 마침 그가 총애하는 후궁 아작과 같이 정자에서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세 장로가 쳐들어오니 상건웅 허벅지에 앉아있던 아작이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폐하께서는 참으로 여유로우신 것 같습니다!”
석요가 냉소 지었다. 상건웅도 자리에서 일어서 아작 등 다른 사람들에게 물러가라 손짓했다. 사람들이 물러가자 상건웅이 그들에게 물었다.
“여러분은 어찌한 일로 이리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과인을 찾아온 것이오?”
신보춘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폐하께서는 북주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신다고 하실 참입니까?”
“알고 있소만?”
신보춘은 분노했다.
“북주에 그렇게 큰일이 발생했는데, 폐하는 지금 이곳에서 유유자적 미색을 즐긴 시간이 있단 말입니까?”
상건웅은 바로 맞받아치며 말했다.
“여기서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과인이 뭘 할 수 있단 말이오? 장님이 아니면, 그 배후에 자금동의 사람이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소. 자금동이 수작을 부리는 상황에서 과인이 뭘 할 수 있단 말이오?”
신보춘이 좌우에 있는 석요와 낙명검을 한번 보고는 말했다.
“다시 말하겠소. 이 일은 자금동이 한 것이 아니오.”
상건웅이 우렁찬 소리로 말했다.
“우유도가 자금동의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신 장로는 이 일이 우유도와 관련이 없다고 말하지 마시오. 눈먼 장님도 그 배후에 우유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오!”
“…….”
신보춘은 할 말이 없어 얼굴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관계가 어떠한지 이들은 다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낙명검이 말했다.
“조정이 조사한 북주 관원의 죄상이 어찌 소등운의 손에 있단 말입니까? 그 많은 관원의 죄증이 어찌 소등운의 손에 다 있단 말입니까?”
확실히 해야 할 부분이었다. 삼대 문파는 조정이 우유도와 결탁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상건웅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일은 아래 사람들이 잘못한 것이오. 죄상을 모두 조사한 후, 원래는 모아서 경성으로 보내야 했지. 하지만 중간에 강도를 만났지 뭐요. 나중에 북주의 병력이 그 말을 듣고 그 강도들을 모두 토벌했지만, 그들이 강도를 토벌함과 동시에 그 죄증이 그들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이오. 그렇게 사건은 통제를 벗어났소!”
신보춘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아니, 뭐 한다고 북주의 관원을 조사한단 말입니까? 그것도 전수조사를 말입니다.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을 이유가 있습니까?”
상건웅은 크게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북주는 이미 조정의 통제를 벗어났소. 유일하게 북주와 관련된 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조정에서 임명한 북주의 지방 관원들이오. 최소한 조정의 이목이 되어줄 수는 있으니 말이오. 그런 그들이 절대적으로 조정에 충성한다고 하면 당신들은 믿을 수 있겠소?
조정은 그들의 죄증을 확실히 조사해 손에 쥐고 있을 필요가 있었소. 만약 누가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조정에서 직접 그자의 지위와 명예를 땅에 떨어지게 만들 수 있게 말이오! 만약 예상치 못한 일만 없었다면, 그렇게 한 것이 잘못이오?”
세 장로는 눈살을 찌푸렸다. 상대방의 행동에서 잘못을 꼬집을 수 없었다. 너무나 합당한 조처였다.
이런 수작질에는 법력이 아무리 깊어도 소용이 없었다. 이들은 상건웅과 비교할 때, 그 잔머리 측면에서 한참이나 부족했다!
세 사람이 돌아간 후, 대총관 전우가 다가와 상건우에게 조용히 보고했다.
“폐하, 고 대인이 왔습니다.”
“음.”
상건웅이 고갯짓했다. 잠시 후, 고견성이 빠르게 들어와 예를 올린 후 물었다.
“폐하, 삼대 문파의 장로가 폐하를 찾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별일 없으셨는지요?”
그는 혹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소식을 듣고 즉시 달려왔다.
“이미 돌려보냈소. 저들이라고 뭘 어쩌겠소? 오히려 북주를 보시오. 저들이 정말 손을 쓸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상건웅은 그저 시도해 보자는 마음으로 그 일을 안배했다. 그런데 정말로 그 일이 벌어질 줄이야!
고견성이 웃었다.
“좋은 일입니다. 돈줄을 끊는 것은 그 부모를 죽이는 일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에 우유도는 최소한 자금동 내부의 일부 사람들과 원한을 맺었습니다. 갈등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폭발하기 마련입니다.”
상건웅이 눈을 가늘게 뜨고 끄덕였다.
“이번에는 문제가 좀 커졌으면 좋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