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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119화 (217/1,000)

1119화. 숙원

별원을 한 바퀴 돈 두 사람이 다시 정문으로 들어갔다.

곧 정자 안에 있는 사람을 보고 엄입이 멀리서부터 포권을 하고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우 장로가 볼일이 있어 방금 돌아왔습니다. 제가 그런 우 장로를 바로 데려왔습니다.”

정자 안에 있는 세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곤림수는 천천히 걸어오는 우유도를 빤히 바라보았다. 화봉황은 우유도를 한번 보고 다시 사형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사형이 너무 격렬하게 반응할까 걱정되었다.

“감사합니다, 엄 장로님.”

정자를 나선 전복성이 우선 포권을 해 감사를 표하고는 다시 우유도에게 하하 웃으며 포권을 했다.

“우 장로, 천도비경에서 그렇게 헤어지고 이렇게 또 만났소이다.”

우유도는 들어올 때 이미 곤림수와 화봉황을 한번 살펴보았다. 그 후에는 정면으로 한번도 바라보지 않았다. 오직 전복성만을 보며 포권을 했다.

“일이 있어 밖에 나가 있었기에 손님 접대가 늦고 말았습니다. 오래 기다리게 했습니다. 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전복성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오, 아니오. 우리가 너무 갑작스럽게 방문한 것이지.”

우유도는 딱히 더 예를 갖추지 않고 손을 뻗어 객청으로 가길 청했다.

일행이 객청에 들어가 모두 자리에 앉았다. 곤림수와 화봉황은 전복성과 같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이 없어 그 뒤에 서게 되었다.

다시 차를 올리고, 우유도가 찻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물었다.

“전 장로님께서 어찌한 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전복성이 한숨을 내쉬며 그럴듯하게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후진이 세워지고, 또 우리 제국과 가까이 붙어 있게 되었소. 하지만 이 효월각의 태도는 정말 종잡을 수 없었소. 우 장로가 평소 효월각과 가깝게 지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소. 심지어 후진의 황제조차 그대의 학생이었다고 하니, 이번에 특별히 우 장로께 관련된 상황을 여쭤보고자 이렇게 찾아왔소.”

우유도가 술잔을 내려놓았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건 순전히 오해입니다. 사실 전 효월각과 별로 친하지 않습니다. 굳이 친하다고 말한다면, 옥창 선생 한 분을 들 수 있겠군요. 그리고 그 학생은 그냥 평범한 책벌레입니다. 아마 그전에 그 자신도 효월각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효월각이 나라를 세우기 전에, 저는 정말 효월각의 의도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저도 옥창 선생님께 속은 것이라 할 수 있겠군요. 아무튼, 저도 효월각의 상황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전 장로님이 저를 찾아와 그걸 물으신다고 하니, 아마 사람을 잘못 찾아오신 것 같습니다.”

효월각에 관련된 일은 처음부터 핑계에 불과했다. 당연히 우유도의 말을 반박할 생각이 없었다. 전복성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침음했다.

“그렇군, 참으로 아쉬운 일이오.”

우유도를 만나고, 여기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었을 때, 곤림수가 드디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우 장로님, 저를 기억하십니까?”

전복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찌 이렇게 인내심이 없단 말인가. 하지만 이미 말을 내뱉었으니,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우유도가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당연히 누구인지 알았다. 다만 겉으로는 모른척하며 말했다.

“익숙한 얼굴이기는 하군. 그대는 천화교의 어느 고인이신가?”

“곤림수입니다!”

곤림수가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과거, 제경 경호에서 우 장로님과 손속을 겨루었고 패배했었습니다.”

“호오, 그리 이야기하니 기억이 나는군, 자네였군! 여기서 자네를 만날 줄 몰랐군.”

그렇게 한마디 대답하고는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전복성에게 말했다.

“전 장로님, 효월각의 일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저는 이만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이왕 오신 것, 엄 장로님께서 잘 모실 것입니다. 그럼 이만.”

“우 장로….”

전복성도 자리에서 같이 일어났다. 하지만 뭐라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 오히려 곤림수가 몸을 날려 우유도의 앞에 손을 뻗으며 말했다.

“우 장로님, 잠시 멈춰주십시오!”

그 모습을 보고, 관방의가 순간 눈을 치켜뜨고는 호통쳤다.

“무엄하다! 여봐라!”

소란이 일자, 밖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빠르게 뛰어 들어왔다. 진 아저씨, 허노육 등 사람들이 있었고, 특히 무조행이 가장 먼저 뛰어들어와 우유도의 옆에 섰다. 밖에서도 소리가 들리고, 초려별원의 사람들이 수없이 뛰쳐나왔다.

그 광경을 보면, 조금이라도 경거망동했다가는 그 즉시 천화교의 사람들에게 손을 쓰려는 것 같았다. 객청 안팎의 분위기가 긴장으로 굳어졌다.

우유도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곤림수를 바라보았다. 우유도는 여기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곤림수를 보며 참으로 겁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다.

일개 천화교의 제자가 이곳 자금동에 찾아와 자금동의 장로 앞을 막아서다니, 이건 죽고 싶어서 환장한 것이다. 엄입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전 장로, 당신들 천화교의 제자가 자금동에 와서 행패를 부리다니, 이게 무슨 뜻입니까?”

전복성도 화가 났다. 분명 오기 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장문인에게 장담하지 않았던가. 여기 왔으니, 할 말이 있으면 하고, 최대한 설득은 하지만 안 되면 포기하기로 했다. 이건 곤림수도 승낙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곤림수와 함께 여기까지 직접 걸음 한 것이다.

그런데 곤림수 이 미친놈은 감히 자금동의 영역에서 자금동의 장로를 막아섰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행동이었다.

어느 문파가 감히 이런 일을 참을 수 있겠는가. 감히 외부인이 자신들 문파에서 행패를 부리는 것을 어찌 참겠는가? 우유도가 지금 곤림수를 죽인다 한들 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두 사람의 신분 차이가 너무 심했다. 만약 천화교의 장로에게 이렇게 했다면 그나마 나을 정도였다.

“무엄하다!”

전복성도 곤림수에게 호통을 쳤다. 화봉황은 당황한 나머지 급히 앞으로 나와 우유도의 앞을 막아선 곤림수의 손을 끌어 내리고, 그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사형, 이러지 마세요.”

곤림수는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고 있었다.

우유도는 한 손에 검을 들고 땅을 짚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앞을 반쯤 막아서고 있는 허노육을 다른 손으로 살짝 밀어내며 곤림수에게 말했다.

“아직도 기억나는군. 과거, 내가 그렇게 양보했음에도 너는 계속해서 나를 몰아붙였지.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시간이 흘렀어. 사람을 깔보는 그 못된 성격을 아직도 고치지 못했구나. 곤림수. 네가 이러는 것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너를 괴롭히는 것이다.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곳은 네가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알겠느냐?”

곤림수가 고통스러운 얼굴로 포권을 하며 말했다.

“우 장로님,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번에 온 것은 장로님께 사죄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호오, 그런가!”

우유도가 좌우에 손짓하며 말했다.

“사죄하는 것이라면 다들 그렇게 긴장할 것 없소. 물러가시오. 다들 물러가시오.”

그렇게 객청으로 뛰어들어온 사람들이 천천히 물러났다. 하지만 안에서 나가지는 않았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무조행은 여전히 우유도 곁에서 곤림수를 경계하고 있었다.

곤림수가 다시 포권을 하며 말했다.

“우 장로님, 과거의 일은 확실히 제가 잘못한 것입니다. 장로님께서 아량을 베풀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유도가 미소지었다. 상대방이 날밤을 새우면서까지 자신을 기다린 것이 단순히 사과하기 위함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손해를 본 것은 우유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상대방이 우유도에게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렇게 사죄할 필요가 있겠는가?

곧이어 미소지은 우유도가 말했다.

“잘못된 것을 알고 고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지. 알겠네. 자네의 사죄를 받아들이겠네, 이제 비켜설 수 있겠는가?”

곤림수는 여전히 비켜서지 않고 포권도 풀지 않고 말했다.

“우 장로님, 과거 장로님의 손에 참패를 당한 후, 오늘까지 폐관하며 십 년 동안 고련했습니다. 그건 모두 장로님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우유도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십 년 동안 폐관하고 고련한 것이 바로 내게 사죄하기 위해서인가? 그리 심각할 필요 없네만. 좋네, 과거의 일은 다 지나간 일이니, 더는 문제 삼지 않을 것이네. 이렇게 하면 만족하겠는가?”

“우 장로님, 이번에 제가 찾아온 것은 다시 한번 기회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우유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기회? 무슨 기회 말인가?”

곤림수는 참으로 곤란한 얼굴을 했다. 이게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무엇 때문에 여기 온 것인가. 결국은 입을 열어야 했다.

“우 장로님과 다시 한번 대결을 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한쪽에 있던 엄입이 눈살을 찌푸리며 태연하게 말했다.

“무엄하다!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느냐? 감히 자금동을 찾아와 자금동의 장로에게 트집을 잡다니?”

그리고 옆에 있는 전복성에게 말했다.

“전 형, 천화교는 이렇게 제자를 가르치는 것입니까? 본문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다니, 설마 이번에 자금동을 찾아온 진짜 이유가 이것입니까?”

전복성이 다급히 설명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이놈이 갑자기 왜 이런 미친 짓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돌아간 후에 반드시 크게 혼내겠습니다. 법도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하겠습니다.”

“이미 법도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데, 무슨 법도를 이야기한단 말입니까. 그런 건 다 나중에 이야기하시지요.”

그때 우유도가 끼어들어 곤림수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이보게 친구, 대체 누가 자네에게 이곳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는가? 아무리 겁이 없어도, 이렇게 멍청한 짓은 할 수 없는 법이네, 이건 알아서 찾아와 모욕을 자초하는 것임을 알고 있는가?”

곤림수는 다소 복잡한 얼굴로 말했다.

“우 장로님, 다른 뜻은 없습니다. 단지 제 도전을 다시 한번 받아 주십사 하는 마음뿐입니다. 승패가 갈리는 순간, 멈추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단순히 절차탁마한다는 의미이지 절대 나쁜 뜻은 없습니다.”

한쪽에 있는 화봉황도 얼굴이 복잡해졌다. 그녀의 속마음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사형이 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을 수 없었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과거의 일은 이미 사형의 심마가 되었다. 그 당시, 천화교의 신예이며, 동년배 중에 가장 뛰어났던 사형이 그 일로 인해 끝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그렇게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신을 십 년 동안 가두었다. 심지어 목숨을 내걸고 천화무극술을 수련했으니,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그 십 년 동안의 숙원이 바로 우유도와 다시 한번 싸우는 것이었다.

우유도가 냉소 지었다.

“도전? 곤림수, 내가 거드름을 피우거나 너를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치라는 것이 우리 눈앞에 있지 않은가. 네가 뭐라고 내게 도전을 운운하는가?”

곤림수가 즉시 고개를 들고 말했다.

“설마 우 장로님은 제가 두려우십니까?”

정말로 미쳐버렸단 말인가? 곤림수는 격장지계(*激將之計: 감정을 자극해 원하는 것을 이루는 전략)를 사용하는 것까지 두려워하지 않았다.

“무엄하다!”

전복성과 엄입이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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