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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132화 (230/1,000)

1132화. 거대한 세력

“천화무극술 때문이었다니….”

의사대전 내부,

엄입의 보고를 들은 후, 궁임책은 생각에 잠기며 중얼거렸다. 장로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각자 생각에 잠겼다. 궁임책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엄입을 향해 미소 지으며 끄덕였다.

“요 며칠 우유도 쪽에 왔다 갔다 하느라 정말 수고 많았네.”

엄입이 겸손을 떨며 말했다.

“수고랄 것도 없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엄 사제, 일을 아주 잘 처리했소.”

원안이 공을 치하하고는 궁임책에게 말했다.

“장문 사형, 엄 사제가 가져온 소식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곤림수는 얼핏 보기에 천화교의 일반 제자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천화교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자입니다. 화매둔영을 연성한 것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곤림수는 대단한 의미가 있는 자입니다.”

엄입이 고개를 저었다.

“원 사형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오. 하지만 우유도의 말도 일리가 있소. 천화무극술이 비록 좋다고 하나, 심지어 평생 화성공법을 연구하는 천화교에서조차, 삼 대 이후 연성한 사람이라고는 저 곤림수 한 명뿐이오. 설마 그 공법을 우리가 천화교보다 더 잘 깨우칠 수 있단 말이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설사 그 공법을 손에 넣는다 한들, 큰 의미가 없소.”

부군량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오. 하지만 천화교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겠지. 천화교는 분명 곤림수를 저대로 놔두지 않을 것이오. 절대로 우유도의 노예로 그냥 두지 않겠지. 정말 그렇다면, 천화교는 밤낮으로 불안에 떨 것이니, 결국은 우리에게 찾아와 사람을 달라고 할 것이오.”

윤이덕이 침음하며 말했다.

“천화교에서 압력을 가하면, 그자를 남기는 것이 어려울 것 같소. 연국의 지금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늙은 전마를 젊은 전마로 교체를 해야 하오. 그리고 전마를 얻기 위해선 제국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지. 아마 저들이 사람을 원하면 돌려보내지 않을 수 없소. 다만, 그 조건은 잘 협상해 볼 수 있겠지. 이번에 천화교에서 적지 않은 이익을 뜯어낼 수 있을 것 같소.”

원안이 끄덕였다.

“바로 그 뜻이오. 온 문파가 우유도를 도와 한참을 뛰어다녔는데, 인제 보니, 헛고생은 아니었던 것 같소.”

엄입이 다소 망설이더니 말했다.

“여러 사형분의 뜻이 어떠한지 잘 알고 있소. 하지만 저들 부부는 내기에 따라서 우유도에게 속한 사람이며, 바로 우유도의 노예이지요. 우유도가 쉽게 저들을 우리에게 맡기겠소?”

막영설이 말했다.

“엄 사제, 그건 틀린 말이지, 우유도는 지금 자금동의 장로이지 않은가. 자금동의 이익에 관련된 일이니, 대국을 생각해서 대세를 따라야 하지 않겠어.”

“또 대국을 생각하라는 그 말이요? 물론, 확실히 자금동의 대국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맞소. 하지만 우리가 수차례 이 논리를 내세워 우유도를 압박하는 것이 정말 괜찮겠소? 저번 문제가 있고 나서 우유도는 북주의 일을 통해 우리에게 본때를 보여주었소. 이번에 다시 우리가 그처럼 행동한다면…. 솔직히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동쪽의 송국과 싸울 때 남주의 세력이 아니었다면, 연국은 진즉에 무너졌을 것이오. 서쪽의 조국과 싸울 때도 남주의 병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소. 조국을 망하게 한 것도 우유도가 암중에 효월각과 연합한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소. 그로 인해서 연국은 위기를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었소.”

“국경에 주둔하고 한국의 병력을 견제하는 것도 그의 세력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소. 우유도의 세력이 그렇게 수차례 큰 공을 세웠지만, 전쟁이 끝난 후에 이득을 취하지 못했고, 오히려 우리의 압박 때문에 세력을 확장하지도 못했소. 거기에 우리는 우유도의 돈줄을 빼앗으려고 했고, 이 모든 일에 대해 대국을 생각하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그를 압박했소.”

“생각해 보시오. 북주의 일은 그가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할 수 있소. 우리가 만약 계속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처지 바꿔 생각해 봤을 때, 여러분들은 계속 참을 수 있겠소? 우유도와 교류하면서, 그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게 되었소. 그놈은 절대 만만한 놈이 아니오. 일단 반격을 시작하면, 또 어떤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일어날지 모른단 말이오.”

막영설이 말했다.

“엄 사제, 어째 우유도를 대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군?”

“사저, 이건 그를 위해 하는 말이 아니오. 우유도가 저들 부부를 손에 넣은 것에는 그만의 의도가 분명 있으리라는 것이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득을 그라고 모르고 있겠소? 우유도가 어리석은 자요? 아니, 오히려 아주 똑똑한 사람이지.”

궁임책이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

“그러니 네 말은, 저들 두 사람을 손에 넣은 이유가 천화교로부터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란 말인가?”

“장문 사형, 천화교가 압박을 가하면 저들을 내어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우유도라고 모르겠습니까? 만약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면, 지금처럼 헛고생할 필요 있었겠습니까? 우유도가 먼저 가혹한 조건을 내세웠고, 전복성이 이를 승낙하려 하지 않자, 배후에서 저들을 자극해 승낙하게 했습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우유도가 어쩔 수 없이 저들과 대결을 펼친 것으로 보이십니까? 너무나 명확하게도, 우유도의 함정에 전복성 일행이 빠져든 것입니다. 자신이 얻을 이득이 없이, 그런 일을 할 이유가 있습니까?”

“자네, 처음에는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잖은가. 그저 우유도가 이게 어찌 된 일인지 파악하려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엄입이 겸연쩍어하며 말했다.

“제가 보기에, 우유도 또한 처음에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최대한 이번 일을 나쁜 쪽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우유도 그놈은 아무리 의심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눈앞의 이익은 이미 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우유도가 쉽게 포기하겠습니까?”

사람들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엄입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손에 들어온 이득이었다. 만약 이쪽에서 다시 그걸 가져가려 한다면, 그건 강도질과 다름이 없었다. 우유도는 당연히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것은, 내기 당시 기록한 내용을 봤을 때, 곤림수 부부가 우유도에게 속한다고 명확히 적혀 있었다는 점이었다. 자금동이 아니라, 우유도 개인이었다. 우유도야말로 그 두 사람을 위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정말로 우유도를 화나게 한다면, 우유도는 한마디로 두 사람을 풀어 줄 수 있었다. 우유도는 내기를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었다. 우유도야말로 내기 결과를 손에 쥔 사람이었다. 그러니 우유도의 분노를 산다면 모든걸 다 잃어버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었다. 그때가 되면 그 누구도 이득을 보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밥그릇을 깨트리는 일은 우유도도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발언권은 우유도에게 있으니 함부로 할 수 없었다. 만약 우유도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면 정말 우유도가 이판사판으로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니, 우유도의 사람을 달라고 하기 위해서는 우유도의 동의가 필요했다.

막영설이 말했다.

“그는 자금동의 장로이니, 자금동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그에게도 이득이 되는 것이지.”

엄입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저, 아직도 우유도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소. 그놈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단 말이오. 사저, 만약 그놈 앞에서 그렇게 말하면, 아마 그 즉시 자신이 자금동의 장로이니, 그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자금동에게도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박할 것이 분명하오. 내기하시겠소?”

대전 내부가 침묵에 잠겼다. 중요한 것은 저들 부부를 우유도의 손에게 강제로 빼앗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었다. 우유도는 혼자가 아니었다. 스스로 이미 방대한 세력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 세력을 이끌고 종문에 들어온 사람이었다. 당연히 이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이들이 우유도를 종문에 받아들인 것이 바로 그 손에 있는 세력 때문이기도 했다. 그 세력이 자금동에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이었다.

지금 우유도의 세력은 바로 자금동의 세력이라 할 수 있었고, 우유도 또한 자금동의 세력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세력들이 자금동의 말을 듣지 않고, 우유도의 말만 듣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유도 또한 그 세력을 두 손에 꽉 움켜쥐고 있었다.

우유도가 고분고분 그 세력을 자금동에 건네줄 리 없었다. 우유도뿐만이 아니었고,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만약 우유도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우유도는 입으로는 종문의 명령을 듣겠다고 했지만, 우유도가 마음속으로 원하지 않으면, 그 세력은 자금동의 통제를 받지 않을 것이다.

큰 이치로 본다면 자금동의 제자로서, 소유한 모든 것은 자금동의 것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 누가 자신을 위한 발언권을 남겨 놓지 않겠는가?

거기에 하필이면 이들은 우유도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우유도는 지금 정정당당한 자금동의 장로였다. 우유도가 아직 크게 문규를 어기는 짓을 하기 전에는 그 누구라도 아무 이유 없이 우유도를 연금하거나, 협박하고, 살해할 수 없었다.

일단 우유도를 잘못 건들면, 우유도 휘하의 세력은 그 즉시 크게 분노할 게 분명했고,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상조종과 몽산명이었다. 그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만약 그들이 우유도의 복수를 하기 위해 소요궁과 영검산에게 들러붙는다면, 자금동은 큰 위협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가 되면 자금동은 이익을 얻으려다 도리어 큰 손해를 볼 수 있고, 속했던 세력범위를 다 잃어버릴 것이다. 그러니 그것은 본전도 못 찾는 일이었다.

심지어 우유도의 세력은 확실히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었고, 상조종 일파가 통제하고 있는 남주를 제외하고, 금주의 세력만 보아도 이미 빠르게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큰 세력이었다.

우유도가 가진 세력은 자금동 혼자서 처리할 수 없었다. 소요궁도 할 수 없었고, 영검산도 할 수 없었다. 세 문파가 서로 손을 잡고 후환을 없애려고 하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했고, 다만 저들 두 문파가 이제 와 자신들과 손잡고 우유도를 없애려 할 리 없었다. 자금동이 먼저 두 문파의 뒤통수를 치고 우유도와 손잡았는데, 이제 와 우유도의 뒤통수를 치게 도와달라 하면, 당연히 도와줄 리 없었다.

어쨌든 이건 너무 먼 이야기였고, 너무 크게 본 것이었다. 일단 지금 가장 눈앞에 있는, 우유도가 자금동의 장로라는 신분만 봐도 이 일을 처리하기 어려운 게 너무나 명백했다. 문파 내의 장로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고, 만약 그렇게 한다면, 자기 얼굴에 자기가 먹칠을 하는 셈이니, 자금동의 명성 또한 땅에 추락할 것이다.

그러니 사실 예전에 우유도가 걱정했던 것도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는 일이긴 했다. 우유도는 성경에 혹여나 자신이 가게 될까 봐 염려했지만, 현장에 있는 자금동의 장로급 이상의 인물들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고, 장로를 보내는 건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이었다. 그러니 성경에 가는 자금동의 제자를 추천하는 일에, 장로를 추천할 리가 없었다.

이렇게 일부 규칙을 수호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수호하는 일이었다. 그 누구도 괜히 규칙을 어겼다가, 나중에 그 폐해가 자신에게 미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전에는 그 누구도 장로를 함부로 추천할 수 없었고, 설사 내심 나쁜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해도, 입 밖으로 뱉을 수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우유도는 자금동의 한 구성원이 되었다. 당연히 대놓고 문규를 위반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의 세력은 자금동이 머리를 감싸 쥘 정도로 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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