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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136화 (234/1,000)

1136화. 협상 참여

천화교의 사람들이 빠르게 찾아 왔다. 이건 자금동이 예측한 일이었다. 또 일찍이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금동은 그들이 오는 것이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곤림수의 일을 신경 쓰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자금동은 마침 천화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도착하자 자금동에서 즉시 사람을 보내 우유도를 불렀다.

자금동은 우유도의 조건을 수락했다. 인질을 자금동에서 처리하게 해주기만 한다면, 이 할의 이익을 나눠주고, 협상하는 곳에 참여하게 하기로 약속했다. 혹시라도 우유도가 그 속 좁은 마음으로 자신들을 오해할까 봐서였다.

소식을 들은 우유도는 즉시 관방의를 불러 비밀리에 한 가지 일을 당부하고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러주었다.

확실히 당부한 우유도가 떠나갔고, 우유도를 보낸 관방의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 혼자 중얼거렸다.

“저 젊은 나이에, 어디서 이런 교활한 수법을 배웠을까….”

관방의는 인제야 그 전에 우유도가 한 행동들이 무슨 의미였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 * *

천화교 일행이 도착해 안내받은 곳은 귀빈을 접대하는 곳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천화교의 장문인이 직접 온 것이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

접대하는 곳의 정원 밖,

엄입이 배회하고 있었고, 한참 전부터 우유도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우유도가 오는 것을 보고 즉시 마중 나가며 말했다.

“뭘 그리 꾸물거리고 인제야 오는가?”

“뭐가 그리 급하십니까?”

“우문연이 도착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네. 자네를 기다린다고 말이야, 장문 사형이 시간을 끌고 있어.”

“그래서 여기 왔지 않습니까. 어서 들어가시지요.”

그렇게 우유도가 발걸음을 내디디려고 할 때, 엄입이 우유도의 팔을 붙잡고 등 뒤를 가리키며 물었다.

“사람은 어디 있는가?”

우유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사람? 무슨 사람 말입니까?”

엄입이 화들짝 놀라고 말했다.

“이보게, 우 장로님, 장난치지 말게. 왜 모르는 척하는가! 곤림수 부부는 어디 있는가. 이미 협상을 시작했으니 그들을 데려와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을 종문에서 처리하게 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혹시 무슨 수작을 부리는 것은 아니겠지? 경고하는데, 약속한 일을 번복할 수는 없네. 설사 종 사백님께 일러바쳐도 소용없어.”

“제가 수작을 부리긴 개똥을 부립니까. 어찌 사람이 그렇게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십니까? 아직 협상이 성사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을 데려왔다가, 만약 천화교의 사람이 갑자기 공격하기라도 하면 어찌합니까?”

그걸 걱정하는 것이었군. 엄입이 얼씨구 대답했다.

“과한 생각이네. 이곳이 어디인가. 여기는 천화교가 아니라 자금동이네. 저들이 여기서 행패를 부리지 못할 것이네.”

“아무튼, 조심해서 나쁠 것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약속은 지킬 것입니다. 대가를 받고 사람을 내어주기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오리발을 내밀고 싶어도 내밀 수 없는 것이고, 전 지금 오히려 장로님들이 후회할까 봐 걱정입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옥신각신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객청 안의 긴 복도의 좌우에는 난간에 달린 긴 의자가 달려있었고, 중앙은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천화교와 자금동의 사람들은 각자 한편에 앉아 마주 보고 있었다.

자금동의 사람들은 나름 예의 있게 행동하고 있었다. 궁임책 또한 얼굴에 미소를 띠고 천화교 측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있었다.

반면 천화교의 사람들은 다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궁임책의 시간을 끄는 말에 개뿔도 관심이 없었다. 그저 그냥 듣고 있을 뿐이었고, 우유도가 나타나자 그들이 즉시 주목했다.

천화교의 인물 중에 우유도를 아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우문연조차도 우유도를 본 적이 있었다. 천도비경에서 나올 당시, 천곡에서 있었던 소란으로 인해 우유도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비록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파악하고 있었지만, 우유도 본인을 보고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했다. 우유도가 천화무극술을 연성한 곤림수를 이기다니?

더욱더 눈에 띄는 것은 우유도가 입고 있는 자금동 장로의 의복이었다. 우유도가 자금동 장로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우유도의 모습을 몇 번이고 돌아볼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우유도는 그대로 자금동의 사람들이 앉아 있는 쪽으로 다가갔고, 그는 자금동의 장로들과 같은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늙은 장로들과 한 줄로 앉아 있으니, 더욱더 우유도의 젊음이 눈에 띄었다.

우유도는 천화교 쪽에서 자신을 살펴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허리에 달려있어 자금동 장로의 신분을 증명하는 장신구를 당겨 정리하며 상대방에게 보여주었다.

이건 뽐내는 것인가, 과시하는 것인가? 자금동의 사람들도 그런 우유도의 행동을 보며 뻔뻔하다고 혀를 찼다.

엄입은 복도 밖을 돌아 궁임책의 뒤로 가서는 난간을 사이에 두고 귓가에 한동안 중얼거렸고, 우유도가 사람을 데려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궁임책이 느긋하게 알았다는 듯이 끄덕이고는 계속해서 상대방에게 쓸데없는 말을 건넸고, 엄입이 다시 복도로 돌아와 우유도 곁에 앉았다. 우유도가 조용히 있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궁임책의 말이 잠시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되었다. 하지만 우문연은 계속해서 궁임책의 이야기를 들을 인내심이 없었다.

“궁 형, 그 일에 대해서는 저도 들은 것이 있소. 그러니 굳이 다시 힘들게 들려줄 필요 없을 것 같소. 내가 여기 직접 왔고, 사죄도 했소. 그러니 궁 형은 내 체면을 생각해서 사람을 데려가게 해 주시오.”

“하아!”

궁임책이 한숨을 내쉬었다.

“우문 형, 나도 당연히 체면을 세워주고 싶소. 하지만 우문 형도 내 체면을 세워주어야 하지 않겠소? 천화교의 제자가 좀 과했소. 겨우 일개 제자가 감히 자금동에 와서 자금동의 장로에게 도전하다니, 만약 천화교의 제자가 이겼다면 자금동은 체면을 크게 구기는 것이 되었을 터.

다행히 우 장로가 이겨서 체면치레는 했지만, 그렇다 해도 그 대결을 신청하고, 대결에서 진 제자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돌아간다면,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단 말이오? 만약 이렇게 쉽게 놓아 준다면, 우리 자금동의 제자들이 날 어떻게 보겠소?”

이 문제 때문에 우문연은 머리가 아팠다. 애당초 곤림수가 도전하는 것에 대해 자신은 반대했었다. 하지만 장로들이 수차례 장담하기를 우유도가 승낙하면 대결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곤림수가 질 일이 없다며 신신당부했었고, 게다가 우유도가 거절하면 어차피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 장로들의 장담은 다 개똥이 되었고, 결국은 문제가 생겼다.

이 문제는 천화교에게 먼저 잘못이 있었고, 이치를 이야기하면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천화교의 실력은 자금동에게 막 나갈 정도로 강하지도 않았다. 특히 지금은 천하전장의 지배인이 중재인으로 참석한 사건이기까지 했다.

“나는 할 말을 다 했소. 하지만 궁 형의 말을 들으니, 일을 좋게 끝내기 싫은 듯하오. 그렇다면, 이왕 이렇게 된 것 에둘러 말하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합시다.”

“우문 형, 그게 무슨 말이오. 내가 일을 좋게 끝내기 싫어한다니, 천화교의 제자가 먼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소. 만약 우리 자금동에서 제자가 천화교에 가서 같은 짓을 저질렀다면, 천화교는 그를 쉽게 용서해 주었겠소?”

“이치를 따지면 우리가 어찌 이기겠소. 하지만 사람은 죽여도 모욕하지 않는다고 했소. 각 대문파 사이에서 상대방의 제자를 붙잡아 노예로 삼는 일은 내 살아생전 처음 보았소. 그건 너무한 것이 아니오?”

“우문 형, 그것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이오. 만약 곤림수 부부가 여전히 천화교의 제자라면, 우리 자금동은 그처럼 천화교의 제자에게 치욕을 주는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내가 가장 먼저 용서하지 않을 것이외다.

하지만 문제는, 곤림수가 우리 우 장로에게 도전할 당시, 아주 기꺼이 내기했다는 것이오. 일단 대결에서 패하면 그들 부부가 알아서 천화교를 나와, 천화교 제자라는 신분을 벗어던지고 우 장로의 노예가 되기로 했소. 우리가 강요한 게 아니란 말이오.”

“만약 곤림수 혼자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나도 그저 철없는 제자가 나댄다고 여기고 그냥 지나갔을 것이오. 그런데 이건 그쪽 천화교의 전 장로가 직접 천화교를 대신해 보증한 것이오. 설마 천화교의 장로가 밖에서 천화교를 대표해 행한 일인데 그것이 거짓이라도 된단 말이오?

그것도 천하전장의 지배인이 중재인으로 자리해 증인이 되어 주었소. 이제 곤림수 부부는 더는 천화교의 제자라 할 수 없소. 그러니 우리가 천화교의 제자를 붙잡아 두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오.”

“물론, 만약 우문 형이 천하전장의 지배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표묘각에 고발하셔도 되오. 표묘각에서 직접 나서서 이번 사건을 공평하게 주관해 달라고 해도 되고 말이오. 표묘각의 능력이라면, 이 사건을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오. 분명 우문 형의 의문을 해결해 줄 것이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시오. 그대들에게 무슨 의도가 있는지 다 알고 있소. 내가 말했다시피,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보시오. 그리 에둘러 말할 필요 없소. 화끈하게 합시다. 궁 형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사람을 내어 줄 것이오?”

이건 우문연이 경솔하게 행동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자금동의 언행을 관찰하고 보니, 한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지금 자금동이 천화교를 크게 한입 베어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전에는 자신이 나서면, 체면을 봐서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상황을 직접 경험하게 되니, 그건 이미 포기했다. 그러니 이제 와 쓸데없는 소리나 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은 아무 의미 없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체 어떻게 하면 손실을 최소화한 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냐는 거였다.

하지만 이렇게 말했음에도, 오히려 궁임책은 당장 입을 여는 것이 너무 추잡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의 약점을 붙잡고 협박을 가하다니, 이런 부끄러운 짓을 노골적으로 할 수는 없었다. 그 때문에 궁임책은 계획했던 가격을 입에 담지 못하고 망설였다.

듣기 좋게 말하면, 상대방의 재산을 뜯어먹는 것도 합당한 이유가 필요했다. 천화교에 죽은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 자금동에서 단지 행패를 부리는 것이라면, 나중에 상대방도 자금동의 제자들에게 똑같은 행패를 부릴 수 있었다.

“우 장로, 자네는 이 일을 겪은 당사자이기도 하네. 자네는 우문 장문인의 말을 어찌 생각하는가?”

궁임책이 갑자기 우유도에게 문제를 넘겼다. 우유도는 자금동이 얻은 이익의 이 할을 얻기로 했고, 따라서 그는 우유도가 높은 가격을 부를 것이라고 보았다.

막말로 그는 우유도가 일단 거액을 부르게 해, 자금동의 수치를 가리려 했다. 욕먹는 건 우유도에게 넘기고, 이익은 자금동이 취하려 한 것이고, 그가 나서서 양측을 조율할 것이라 생각했다.

우유도는 다소 의외였다. 지금 그는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한마디로 입을 다물고 있으려고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궁임책이 자신을 지목할 줄이야.

우유도는 어리석지 않았다. 궁임책의 의도를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우유도는 그 나쁜 역할을 자처할 리 없었다. 천화교의 모든 화를 자신에게 쏠리게 할 이유가 없었고, 그 책임은 아무래도 자금동이 뒤집어쓰는 게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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