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7화. 날개를 모두 꺾다
그 전부터 오공령은 혜청평의 견제를 받고 있었다. 여인의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오공령을 도와 황제가 되게 했다는 그것만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든 간에 그것이 아주 합당하다는 듯이 행동했다.
또 자신이 수행자이고, 싸움에 능하다는 것 때문에 아주 막무가내였다.
자신이 그녀에게 뺨을 후려맞은 적이 몇 번이던가? 오공령이 혜청평에게 맞아 바닥에 기절하듯이 쓰러진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쩌면 천녀교의 장로를 겪어본 것이 원인일 수도 있었다. 권력의 맛을 보았기 때문에, 참지 못하고 일부 일에 참견하고는 했다. 또 그걸 아주 당연시했다.
오공령과 그녀는 부부였기에, 오공령이 황제가 된 것에 대해 그녀는 자신의 공이 아주 크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에게도 오공령과 비슷한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심지어 오공령이 가진 일부 권력조차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는 큰 실수였다. 이는 국가의 일을 집안의 일로 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사건건 국가의 일에 대해 집안에서 마치 설거지하는 일과 다름없이 시비를 걸어왔다. 그것이 오공령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또 이대로 장기간 지속된다면, 혜청평의 야심이 커질 것이 우려가 되었다.
물론, 여자와 관련된 일도 아주 중요한 원인이었다. 위풍당당한 황제가 영원히 자신의 원시적인 욕망을 억제하며 늙은 여자 한 명만 바라보고 살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목숨을 걸고 반평생 동안 쟁취한 결과였다. 그런데 장군을 할 때보다 기쁘지 않다면, 목숨을 걸고 노력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튼, 오공령은 진작에 혜청평 같은 여자가 정상적인 황후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혜청평에게 단정하게 후궁을 지키는 황후가 되라고 하는 것은 하늘이 두 쪽 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아주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 이 기회에 그는 일을 단호하게 처리하기로 했다!
황궁에 돌아온 그는 즉시 혜청평을 사형시키는 일에 착수했다. 조금도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손을 쓰지 못하는 것은, 수행자들이 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일국의 황후였다. 중대한 결정이니, 송국 삼대 문파의 허락이 없이는 손을 쓸 수 없었다.
삼대 문파에서 파견한 사람들은 혹시라도 오공령이 함부로 일을 처리할까 봐 이미 혜청평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정을 내려달라 종문에 소식을 전했다.
혜청평을 처리하는 일에 대해서 삼대 문파에서 반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오공령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마 혜청평뿐만 아니라, 동선각조차 언젠가는 쫓아내려 할 것이 분명하다고 어림짐작하고 있었다. 삼대 문파는 오공령 옆에 자신들을 제외한 다른 수행계 세력이 있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오공령을 독차지하길 바랐다.
삼대 문파는 단지 혜청평의 신분을 고려해서 오공령과 관계를 경직시키지 않으려고 잠시 참고 있을 뿐이었다. 오공령이 송국의 상황을 안정시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오공령이 직접 나서서 손을 쓰려고 하니, 삼대 문파에서 반대할 이유가 있겠는가?
다만 이런 소문이 슬슬 퍼져나가기 시작하자, 만조백관들은 대경실색했다. 문관뿐만 아니라, 오공령의 수하들이었던 무관들조차 적지 않게 놀랐다. 대장군이 자신의 아내를 죽이려 한다고?
* * *
다음 날 아침 조회,
드물게 조회에 나타난 오공령이 이 일을 언급했다.
이때, 송국의 승상 자평휴가 가장 먼저 나서서 죄가 없으니 죽여서는 안 된다고 읍소했다. 황후를 죽이는 것은 세간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송국의 국본이 흔들릴 것이라 하며 오공령에게 다시 생각해달라 애원했다.
이들 신하의 생각은 송국 삼대 문파의 수행자들과 생각하는 방식이 달랐다. 이들 신하들은 냉정하게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보다는, 국사와 통치 이념에 비교적 마음을 썼다.
하지만 지금 송국은 한번 무너진 후 다시 세워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 수많은 일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익체계가 아직 힘 있는 역학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이 바로 오공령에 대한 방해가 가장 적을 때였다. 지금 오공령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이들 신하들은 오공령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조회가 끝나고, 자평휴가 크게 화난 얼굴로 자신의 승상부로 돌아가 바로 가무군이 거주하는 곳으로 직진했다.
가무군은 정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는 화난 얼굴로 맞은편에 앉는 승상의 모습을 보고 책을 내려놓고 붓을 들었다. 곧 판자 위에 몇 글자를 쓴 후 판자를 돌려 자평휴에게 보여 주었다.
‘설득이 소용없었습니까?’
“끝까지 듣기라도 하면 다행일 정도입니다. 아주 터무니없습니다. 황후조차도 죽이고 싶다고 죽인다면, 앞으로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가무군이 다시 붓을 들어 뜻을 전했다.
‘자신이 상관없다고 하는데, 승상이 어찌 그리 고민하십니까?’
자평휴가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님, 송국 황제가 바람피우는 장면을 황후에게 들켰다고, 황제가 분노해 황후를 죽였다는 소식이 퍼져나가면, 그야말로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내정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각국과의 외교에도 문제가 됩니다. 다른 나라가 비웃을 겁니다. 그는 신경 쓰지 않겠지요. 결과만을 신경 쓸 겁니다. 마지막에는 결국 우리에게 무능한 놈들은 가서 밭이나 갈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건 우리에게도 큰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자평휴가 그토록 신경 쓰는 것을 보고 가무군이 잠시 침묵했다. 곧 다시 붓을 들어 글을 적어 내려갔다.
‘승상은 동선각의 장문인 단동성을 만나, 그를 설득하려 해보십시오.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자평휴가 글을 읽은 후 잠시 침묵하더니, 의아해하며 말했다.
“단동성은 폐하와 같은 편입니다. 폐하의 결정에 단동성이 반대하겠습니까?”
그의 말에 가무군이 길게 글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삼대 문파가 지금 이 사건을 통해 결국 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황실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이들은 나라가 계속해서 불안정해지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지금 폐하를 건드리려 하지 않는 것도 황실이 불안정해지면 나라가 불안정해질 수 있으니, 그게 싫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있는다면, 신하들의 반발로 인해 결국 황실의 불안함은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벌집 하나를 줄이려고 다른 벌집 한 개를 건드린 셈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조정 대신의 힘을 얻을 기회가 있다면, 동선각은 기꺼이 나설 것입니다. 그것 또한 황실의 불안함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승상이 가서 그를 만난다면, 그는 분명 승상의 체면을 세워줄 겁니다.’
자평휴가 생각에 잠기더니, 여전히 석연찮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폐하의 고집을 아시지 않습니까. 단동성이 가서 설득한다고 소용이 있겠습니까?”
‘창주에서 반역을 일으켰을 때부터, 단동성은 그와 함께했습니다. 송국의 신하들이나, 송국의 삼대 문파와 비교해 봐도, 오공령은 단동성을 더 신뢰할 겁니다. 그러니 단동성을 보내는 것이 다른 사람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시도해볼 만한 일이지요!’
그리고 가무군은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적어서 자평휴에게 보여 주었다.
자평휴는 내용을 보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곧 더는 지체하지 않고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없었다. 오공령이 아직 혜청평을 죽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마도 삼대 문파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삼대 문파의 대답이 오기 전에 이것을 막지 못하면, 송국 황제가 바람피우는 것을 들켜 황후를 죽인 일이 사실이 되어 버린다.
가무군의 말대로 자평휴는 동선각의 장문인 단동성을 찾아갔다. 이후, 가무군이 전해준 말을 그대로 단동성에게 전했다. 자평휴의 말을 들은 단동성은 비록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결국은 시도해보겠다고 승낙했다. 다만 설득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그가 망설인 것은, 그도 오공령이 혜청평을 반드시 죽이고자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일을 막든 말든, 혜청평의 생사가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시도해보겠다고 한 것은, 자평휴라는 백관 우두머리의 체면을 고려한 것이다. 그는 황제와 신하들 사이에 불만족스러운 관계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단동성은 자평휴의 말에 따라, 즉시 황궁에 들어가 오공령을 찾았다. 그리고 자평휴가 알려준 내용을 가지고 오공령을 설득했다.
단동성이 혜청평을 죽이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세상 사람들은 오공령을 보고 이르길, 자신의 형을 죽인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그의 아내까지 죽인다면, 형을 죽인 일이 그야말로 사실이 되어 버리니, 천하의 사람들이 오공령을 어찌 보겠는가?
그 말에 오공령은 망설였다. 어느 정도 먹혀들어 간 것이다. 형제를 죽인 일은 오공령이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는 일이었다.
결국, 오공령은 결정을 번복했다. 혜청평을 죽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죽을죄는 면했지만, 죄를 용서받지는 못했다. 이미 손을 썼으니, 오공령은 혜청평이 다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
그렇게 혜청평을 황후의 자리에서 폐위시켰고, 그녀를 평생 가둬두기로 했다!
심지어 혜청평의 왼팔, 오른팔과 다름없는, 그녀의 제자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오공령에게 깔끔하게 목이 베였다.
결국, 천녀교의 배신자들은 하나도 좋은 최후를 맞이하지 못한 것이다.
두 눈 뜨고 자신의 제자들이 잡혀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혜청평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혜청평은 옥 안에서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욕심에 눈이 멀어 사문을 배신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후회했다.
이렇게 오공령에게 이용만 당한 후, 토사구팽을 당했다. 최소한 그녀가 보기에 상황이 그러했다. 그렇게 오공령을 저주하며, 결국에는 자신의 무력함을 저주했다. 그녀는 홀로 고독한 모습으로, 힘없이 옥 안 구석에 멍청하게 앉아 있었다.
화려한 황후의 삶이 마치 안개처럼 사라졌다. 오는 것도 빨랐고, 사라지는 것도 빨랐다. 마치 꿈같았다.
오공령은 황후를 폐위하는 이런 큰일을 결정할 때, 심지어 조정의 신하들과 의논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다음날 조회시간에 바로 어명을 내려 버렸다. 어명을 내리기 전에 이미 혜청평의 제자들에게 손을 쓴 후였다. 일단은 혜청평의 날개를 모두 꺾어버린 것이다.
조회를 마치고 돌아온 자평휴는 다시 가무군을 찾아 그 앞에 앉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가무군이 다소 의외라는 듯이 글로 써서 물었다.
‘여전히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까?’
“목숨은 건졌습니다. 하지만 황후의 지위에서 폐위당했습니다! 신하들과 상의도 하지 않고, 그대로 어명을 내렸습니다.”
가무군이 붓을 들어 휘갈겨 쓰며 물었다.
‘조정 신하들의 반응이 어떠합니까?’
자평휴가 한숨을 내쉬었다.
“불만이 있긴 하나, 이번에는 반응이 크지 않습니다! 폐하께서 혜청평은 황후에 어울리지 않으니, 신하들의 집안에서 현숙하고 덕이 깊은 여자를 선별해 황후로 세우겠다고 하셨습니다. 폐하는 겉으로 보기에 참으로 거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참으로 일가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하들의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당연히 이견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도 이런 기회에 한 숟가락 얹어보려 하는 것이겠지요. 어쨌든 혜청평에게 일어난 일은 확실히 혜청평의 잘못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니까요.”
“오공령은 어떤 면에선 철저히 지킬 건 지키는 사람이니, 그들도 오공령에게 자기 딸들을 시집보내는 것을 망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폐하를 도와 이번 일의 여파를 진화하려 할 것 같습니다. 폐하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