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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149화 (247/1,000)

1149화. 자금동의 우유도를 더해라!

성경,

이곳은 그 이름과 같이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인위적으로 개조한 흔적이 매우 드물었다.

대나성지(大羅聖地), 이곳은 구대지존 중 일인인 나추의 거주지였는데, 마치 신선이 거주하는 곳 같았다.

높은 누각 위, 사여래가 난간에 기댄 채로 먼 곳, 산 아래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힐끗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하늘거리는 옷을 입은 아름다운 절색의 여인이 누각 끝에 있는 복도에서 걸어와 사여래와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섰다. 바로 나추의 딸 나방비(羅芳菲)였다.

나추는 젊을 적에 인생이 순탄치 못했다. 그렇기에 평생을 편하게 살고 싶어 했고, 부담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 지금의 지위에 오른 후에도, 그는 이상하게 다시 젊음을 되찾게 된 후에도 생육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마치 대도를 추구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갑자기 나중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여자에게 자신을 위해 딸을 낳게 했다. 듣기로 그 여자의 미모가 보통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또 소문에 의하면 그 여인은 나추가 직접 죽였다고 했다.

나추의 자식은 이렇게 딸 한 명이 다였다. 그녀는 자신의 부친이 자신의 모친을 죽였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때로는 주위 사람들은 다 알고 있지만 유독 당사자만 모르는 소문이 있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이 나방비는 사여래의 아내이기도 했다. 그녀는 사여래의 딸인 적성성 성주 사환려의 계모이기도 했다.

사여래의 아내가 실종된 후, 그는 나방비를 아내로 맞이했다. 사실 두 사람이 이렇게 부부가 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사환려도 그 덕분에 나추의 외손녀가 되었다.

하지만 사실 이런 일이 없었다고 해도, 사환려의 삶이 크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아버지가 바로 구대지존 나추의 제자이기 때문이었다.

사환려는 대나성지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이곳을 떠난 그녀는 적성성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나방비가 나추의 여식임에도 불구하고 재혼이었던 사여래에게 시집간 것을 보면, 그녀가 사여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 그녀가 사여래를 바라보는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애정이 듬뿍 담긴 눈빛으로 사여래를 바라본 나방비가 물었다.

“사형, 뭘 그리 보시나요?”

사여래의 외모는 크게 출중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나방비가 어째서 하필이면 사여래를 좋아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사여래는 산 아래 오가는 사람을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을 오가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진 것 같군.”

“성경에 단련을 위해 오는 사람들 때문이에요. 이곳에 그들이 오는 것이니, 누가 감히 대충하겠어요. 사람들은 각 문파에서 올려보낸 인원들을 다시 확인하고 있어요. 천도봉 쪽의 일은 이미 다 인계하셨나요?”

표묘각은 돌아가며 책임자가 바뀌었다. 대나성지가 표묘각을 관리하는 시기가 지났다. 이제는 다른 지존의 사람이 인계받았다.

사여래가 끄덕였다. 천도봉과 각 문파에서 보고한 명단을 이야기하니, 그는 마침 한 사람이 생각나 물었다.

“이 일은 네가 관리하고 있지. 혹시 자금동에서는 어떤 세 사람을 올려보냈지?”

나방비가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그건…. 미처 신경을 못 썼네요.”

비록 그녀가 관리하고 있다곤 하지만, 그런 일들은 당연히 아랫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그녀가 직접 명단을 보고 이름을 기억할 리 없었다. 나방비는 다소 의아해하며 물었다.

“사형, 어째서 자금동에 관해서 물어보는 건가요?”

“한 사람이 생각났을 뿐이야. 예전부터 지켜보던 사람인데, 좀 재미있더군. 그자가 자금동에 의탁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말이야. 중간에 자금동에 들어간 사람이라, 문파 내부에서 따돌림을 받는 건 아닌지 궁금하군. 만약 이번에 성경에 들어온다면, 이번 기회에 가까이에서 한번 지켜보고자 한 것이지.”

사형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에, 나방비가 큰 흥미를 보였다.

“어떤 사람인가요?”

“넌 성경에만 있어서 아마 모를 거야. 우유도라는 사람이야!”

나방비가 미소지었다.

“천도비경에서 사형이 일등을 하라고 강요한 사람이군요. 제가 어찌 모르겠어요. 예전에 사환려에게 초상화를 그려준….”

전에 한 말은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그다음에 이어나온 말을 들은 사여래가 돌연 고개를 돌리더니, 서늘한 눈으로 나방비를 노려보며 말했다.

“환려를 감시한 거야?”

나방비는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급히 변명하며 말했다.

“사형, 오해하지 말아요.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에요.”

그 말을 들은 것인지 못 들은 것인지, 무표정한 얼굴을 한 사여래는 그대로 그곳을 떠났다. 사여래를 보내는 나방비의 두 눈이 복잡했다.

감정이라는 것은 원래 복잡한 것이다. 비록 그녀의 아버지가 나추라고는 하나, 두 사람의 감정을 어떻게 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난간을 짚고 아래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사형이 한 말을 생각해 냈다. 곧 그대로 날아올라 산에서 내려가더니 아래에서 일을 처리하는 누각에 들어가 그곳의 책임자에게 말했다.

“성경에서 단련을 하기 위해 오는 사람의 명단을 가져오너라.”

그는 당연히 공손하게 명단을 가져다 바쳤다. 그녀는 자금동에서 올려보낸 세 사람의 이름을 보고는 명단을 다시 탁자 위에 던지며 말했다.

“자금동의 우유도를 추가해라!”

“그게….”

책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얼굴로 말했다.

“각주님, 안 됩니다. 한 문파에 세 명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여기에 한 사람을 더하면 네 사람이 됩니다!”

사형 앞이 아닌 나방비는 아주 서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변통할 줄도 모르느냐? 한 사람을 지우고, 우유도를 채워 넣어라.”

“각주님, 제가 알기로 우유도는 자금동의 장로입니다. 그를 여기에 올려도 되겠습니까? 심지어 만약 명단을 수정한다면, 다른 여덟 곳에 통지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길까 걱정입니다.”

“장로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규정에 나와 있는 것처럼 문파의 정예제자라는 뜻이 아니더냐? 당연히 안 될 것 없지. 시키는 대로 해라. 또 너보고 책임지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알아서 할 것이다. 만약 자금동에서 이견이 있다면, 나를 찾아오라고 해라.”

“알겠습니다!”

책임자는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 하지만 내심, 자금동에서 감히 어떻게 찾아오겠냐며 중얼거렸다.

* * *

일국의 황후가 폐위된 것은 큰일이었다. 당연히 소문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초려별원에 있는 시내의 석교 위,

서신을 들고 내용을 확인하던 우유도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높은 곳에 있던 천녀교의 장로가 갑자기 반란군 장수의 부인이 되더니, 또 갑자기 일국의 황후가 되고, 이번에는 갑자기 옥에 갇힌 신세가 되었구나. 우리 누님의 인생이 어찌 이리 기구하단 말인가.”

송국이 황후를 폐위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우유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즉시 사람을 시켜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게 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것이 그와 관련된 소식이었다.

“황후에게 바람피우는 장면을 들켰다고 황후를 폐위시키다니, 아주 괴짜야. 감히 이런 일까지 저지르다니 말이야.”

곁에 있던 관방의도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혜청평이 아쉬워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혜청평이 없었다면 오늘의 그도 없었겠지. 아주 배은망덕한 놈이야.”

우유도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가루로 만들어 석교 아래에 흩뿌리고는 가볍게 말했다.

“혜청평이 없었어도, 다른 사람이 나타났을 거야. 또 어쩌면 그 다른 사람이 없다고 한들, 오공령이 오늘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거라고 말하기도 어렵지. 오공령이 지금 위치에 오른 것은, 혜청평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혜청평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의 처지가 된 것이지.”

관방의가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오공령이 잘해서 황제가 됐다는 거네? 아무튼, 너희 남자들은 다 똑같은 놈들이야.”

“…….”

우유도는 어이가 없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얼굴로 우유도가 말했다.

“그런 말이 아니야. 오공령이 잘했다는 말도 아니야. ‘회교부서멱봉후’(悔敎夫壻覓封侯)라는 말도 있잖아, 어떤 길을 고를 때는 그 대가를 치를 각오가 있어야 하는 법이야. 남자가 황제가 되었는데, 후궁에 여자가 어떻게 한 사람만 있을 수 있겠어. 여자가 황제가 되어도 남자가 한 명이 아닐 것인데 말이지.”

“어느 산에 오르면, 그 산의 풍경을 보아야지, 산 아래에서 산 위의 풍경을 보려고 해서는 안 되는 거야. 현실을 마주해야지. 혜청평은 그렇게 소란을 피우지 말았어야 했어. 그냥 못 본 척해야 할 때는 못 본 척했어야지.

산 정상의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이렇듯 들이받으면, 산 아래로 떨어져 산 아래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거야. 만약 산 위의 풍경을 보고 싶지 않다면, 눈을 감든지, 아니면 산 아래로 꺼져야지. 그게 바로 현실이야.”

관방의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니까, 나중에 도야도 기회가 있으면 오공령과 똑같이 하겠다는 말이군.”

“…….”

우유도는 어이가 없어 침묵하고는 자책했다. 할 짓이 없는 것도 아닌데, 여자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니, 미친 것이지. 우유도는 즉시 화제를 전환하며 말했다.

“내 이름으로 오공령에게 서신을 전해. 혜청평은 내 누님이니, 만약 혜청평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그놈의 머리통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해. 그리고 혜청평을 내놓지 않으면, 연국이 즉시 송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해!”

관방의의 주의를 돌리는 것에 성공했다. 깜짝 놀란 그녀가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뭐가 무슨 뜻이야? 내 말이 알아듣기 힘든가?”

관방의가 당부했다.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리면’이라고? 이미 혜청평은 옥에 갇혀있다고!”

우유도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이대로 계속 혜청평을 가둬 놓지 않을 거야. 오공령은 아주 악독한 사람이야. 반목하게 되면 아주 무정해지지. 만약 더는 거리낄 것이 없다면, 혜청평은 옥중에서 언젠간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게 될 거야.”

관방의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정말 혜청평을 위해서 송국을 공격할 거야? 그걸 네가 결정할 수 있는 거야?”

우유도는 잠시 침묵했다. 확실히 그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비록 연국 군대에 대한 영향력이 적지 않다고는 하지만, 송국 쪽에 있는 연군 부대에는 우유도의 사람이 없었다. 거기에 연국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금동도 우유도가 그런 짓을 하도록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일단은 그때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자고. 일단은 오공령이 혜청평을 함부로 해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해.”

우유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확실히 혜청평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관방의는 그제야 우유도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혜청평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관방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사실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유도와 혜청평이 어떤 서신을 주고받았는지 모르지 않았다. 혜청평은 우유도를 전혀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보답 받지 못할 호의와 애정을 가지고 왜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단 말인가?

“알겠어! 이 결정이 한순간의 충동이 아닐 거라고 믿어. 아마 깊이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겠지.”

관방의가 한숨을 내쉬고는 우유도의 말을 이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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