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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154화 (252/1,000)

1154화. 명단에 문제가 있습니다 (2)

대답이 없는 것을 보고 춘신량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명단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우유도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노안이 왔는지 문제를 확인할 수가 없네. 자네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 했으니, 그 문제가 어디 있는지 말해 줄 수 있는가?”

우유도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가더니 명단에 있는 이름을 콕콕 옮겨가며 짚었다. 도쾌도 급히 일어나 머리를 들이밀며 우유도가 손가락으로 짚는 이름을 살펴보았다.

우유도는 그 이름들을 짚으면서 말했다.

“이분과 이분. 그리고 이분, 사숙님들, 이것 보십시오. 이들은 모두 각 문파의 장로들입니다.”

“음.”

춘신량이 알고 있다는 듯이 끄덕였다. 도쾌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각 문파의 장로가 확실하지, 이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

말을 하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우유도가 경악하며 말했다.

“두 분 사숙께서는 설마 모르시겠습니까?”

뭘 모른단 말인가? 두 사람은 서로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돌아보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두 사람은 정말로 우유도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도쾌는 비교적 직설적인 사람이었으므로, 더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게 어정쩡하게 말하지 말고, 직설적으로 명확하게 말해보게. 도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단 말인가?”

우유도는 다시 명단의 이름을 짚으며 말했다.

“이것 보십시오. 이들 장로는 모두 각 문파의 정예입니다. 이들 장로는 각 문파 장로 중에서도 그 영향력이 손에 꼽히는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자금동을 보십시오. 바로 저입니다. 저라니요? 이 자금동에서 제가 그리 대단한 편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저란 말입니다?

지금 여기 계신 분 중에 어느 누굴 택하더라도 그 힘과 권세, 위명이 당연히 저보다 뛰어나지 않습니까. 경험으로 보나, 배분으로 보나, 아무리 저를 높게 쳐주어도 명단에 제 이름이 올라갈 이유가 없습니다. 표묘각의 눈이 멀었단 말입니까? 너무 공교롭지 않습니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

두 사람은 어이가 없었다. 무슨 문제가 있다길래 뭔가 했더니, 이런 문제란 말인가. 빨리 말하지, 괜히 눈을 부릅뜨고 문제를 찾지 않았는가.

“…….”

우유도의 말에 궁임책 일행도 어이가 없었다. 무슨 헛소리인가.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지금 자리에 있는 사람 중에 자신이 우유도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유도가 그렇게 말하자, 정말로 공교롭게 느껴졌다. 대체 표묘각에서 어째서 우유도를 선택했단 말인가?

하지만 어쨌든, 이런 점은 무슨 종문 내에서 배신자가 나왔다는, 그런 명확한 증거로 삼을 수 있을 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우유도의 논거는 힘을 얻을 수 없었다.

우유도의 말로 인해, 자금동의 장로들과 장문인은 최소한 그들 마음속에 있는 돌덩이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종문 내부에서는 우유도를 해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 일이 얼마나 큰 문제가 되었을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아마 조사한다고 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성경에 가는 일까지 얽혀 있으니, 시간도 촉박했다. 그러니 문제가 심각해지면 절대 좋은 일이 아니었다.

엄입은 남몰래 그런 우유도를 비웃었다. 우유도야, 우유도! 한참 행패를 부리더니, 지금 꼴이 어떠한가!

마음이라도 통한 것일까, 엄입이 그런 마음으로 우유도를 바라볼 때, 마침 우유도 또한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우유도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엄입이 강 건너 불구경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엄입은 그 순간 우유도의 입가에 떠오른, 알아차리기 어려운 냉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우유도를 감안할때, 또한 그 자신의 직감으로 볼때, 가슴이 철렁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아!”

춘신량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는 뒤돌아 쭉 일자로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장문인, 각 문파에서 성경에 들어가는 장로들의 상황이 우유도가 말한 대로인 것이오? 정말로 각 문파 장로 중에서 손에 꼽는 인물들이오?”

일부는 아는 사람이었지만, 일부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어쨌든 은퇴를 한 지 시간이 좀 되었기 때문이다. 외부 일에 관심을 끊다시피 했으니, 각 문파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처럼 물은 것이다.

궁임책이 끄덕이며 공손하게 대답했다.

“우 사제의 말이 틀림없습니다. 확실히 그러합니다. 이는 사실 저희도 조금 이상하게 생각한 부분인 건 맞습니다. 표묘각에서 대체 왜 우유도를 명단에 넣었을까요? 우 사제가 그 부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게 종문에서 수작을 부렸다는 증거가 되는 건 아닙니다. 정말로 종문에서 우유도를 해하려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춘신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우유도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우 장로, 그저 지존의 마음을 추측하기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겠군. 명단에 문제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야. 당연히 누군가 자네를 해할 생각도 없었겠지. 자네 의심이 너무 많은 탓이네. 자, 이제 그만 돌아가게, 다들 돌아가게. 내가 말한 대로, 모든 건 규칙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네. 그러니 확실하지 않은 일 가지고 더는 이렇게 함부로 자네 사부의 청정을 방해하지 말게나.”

말을 마친 그가 명단을 우유도의 손에 다시 쥐여주었다. 그리고 다들 돌아가라 손을 내저었다.

마치 우유도에게 고분고분 말을 들으면, 이곳에 찾아와 소란을 피운 일에 대해서 더는 추궁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중요한 것은 추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뭐라 추궁하겠는가? 이제 곧 성경에 갈 사람이었다. 어떻게든 성경에 보내야 할 사람이었으니, 이렇다저렇다 계속 따지며 문제를 크게 만들 필요 없었다. 정말로 우유도를 화나게 한다면, 우유도가 했던 말대로, 같이 재수 없어질 수 있었다. 자기 마음에 조금만 거슬려도 다짜고짜 귀면각을 찾아오는 사람이었으니, 저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계속 시비를 걸며 이곳에 남아 있으려 할 수도 있었다. 그럼 문제가 심각해진다.

게다가 또 한 가지 골치 아픈 점은 우유도의 손에 상당한 세력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건 누가 건들고 싶다고 쉽게 건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건드렸다가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심지어 상조종 일파는 연국 삼대 문파에 대항하며 우유도를 지켜주려고까지 했다. 그러니 우유도의 심기를 건드리면, 그들이 자금동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우유도 또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없었다면, 여기서 이렇게 고집을 피우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게다가 쉽게 자금동에 의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제멋대로 굴기 위해서도 그만한 밑천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이 우유도가 제멋대로 고집을 부리는 것을 두고 보겠는가?

궁임책 일행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같이 포권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우유도는 한껏 경악한 얼굴로 말했다.

“춘 사숙님, 그게 저를 해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증명이 될 수 있습니까?”

여기서 더 한다고? 사람들이 우유도를 빤히 노려보았다. 궁임책조차도 내심 욕설을 퍼부을 정도였다. 젠장, 그만 좀 해!

우유도가 계속 생트집 잡는 모습을 보고, 도쾌도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당장이라도 우유도의 뺨을 후려갈기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종곡자를 한번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종곡자가 있으니, 결국은 우유도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그는 화를 기어이 참아내고, 오른손의 손등을 왼손의 손바닥에 툭툭 치며 말했다.

“우유도, 증거가 없이 함부로 말하지 말게. 특히 동문 사형제를 질책하지 말아야 할 것이야. 이미 너무나 명확한 일이 아닌가. 이번 성경 행에 어째서 자네의 이름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자금동이 아직 표묘각의 결정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세력이 강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게 분명하네. 종문에서는 자네를 해하려는 사람이 없네!”

“도 사숙, 어떻게 보아도 이 명단에 제 이름이 있는 것은 이상합니다. 종문에 누군가 수작을 부린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표묘각에서 명단을 돌려보내며, 자금동에서 명단을 다시 수정하라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종문에서 다른 장로의 이름을 적어 그 명단을 다시 보냈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만약 종문의 세력들 중에 저를 속이려는 자들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들이 합심해서 그리 행했다면, 이런 일을 만드는 것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도쾌의 두 눈에 분노가 어렸을 때, 두 눈을 감고 있던 종곡자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외부인이 아닌 자금동의 사람이다. 다들 네 사문 형제들이니, 여기에서 너를 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종곡자는 말을 하면서도 여전히 눈을 뜨지 않았다. 말을 마치고 난 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그 한마디에 모든 것이 결정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마터면 폭발할 뻔했던 도쾌도 화를 내리누를 수 있었다.

우유도가 멈칫하더니, 결국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우유도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종곡자가 없었다면, 이들은 자신이 이처럼 생트집을 잡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도 알고 있었다. 만약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종곡자도 우유도의 편을 들어주기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어느 정도는 침묵이 우유도에 대한 가장 큰 지지였다.

사람들이 조용해졌을 때, 궁임책이 말했다.

“사제, 종 태상 장로님의 말씀이 실로 옳네. 다들 동문 사형이 아닌가. 여기에서 자네를 음해할 사람은 없네. 명단의 일은 확실히 우리의 예상을 벗어났지만, 성경은 명단을 되돌려 보낸 적이 없네. 우리도 수작을 부리지 않았지. 명단은 표묘각에서 그대로 따르라고 보내온 것이니, 우리가 수정할 여지도 없었네.

이건 나중에 성경에 가보면 알 수 있을 것이네. 각 문파의 장로들에게 물어보면 아주 쉽지. 그들에게 물어보게나. 각 문파에서 직접 장로 명단을 적어서 보내라 했는지, 아니면 표묘각에서 직접 장로들을 지명했는지, 물어보면 되네. 그러면 모든 일이 확실해지겠지.”

하지만 우유도는 굴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수많은 폭풍우를 만났습니다. 제가 그리 어리석은 사람이겠습니까? 이 일에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도쾌가 대답했다.

“기어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면, 그 문제가 어디 있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 겨우 자네의 추측을 믿으라는 것인가?”

우유도가 갑자기 손을 들어 엄입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엄 사형에게 물어보십시오!”

나? 엄입이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다급히 말했다.

“우유도, 그게 무슨 허튼소리인가. 나랑 무슨 상관인가?”

엄입은 지금 당황스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우유도가 논리정연하게 말했다.

“바로 얼마 전에, 사형이 제게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앞으로 여기서 부대끼고 살려면 너무 날뛰지 말아야 할 것이니, 만약 제멋대로 행하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과거, 제가 사형 체면을 세워주지 않은 일이 있었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정말로 사형의 말이 실현되었습니다. 거기에 명단이 참으로 공교로우니, 세상에 이렇게 공교로운 일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그러니 지금 아무도 저를 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하는 말을 제가 어찌 믿겠습니까!”

“…….”

엄입은 할 말을 잃었다. 넋을 놓고 있다가 과거의 상황을 되돌아보았다. 당시 언쟁을 벌이다가, 분노한 나머지 정말 비슷한 말을 한 것 같았다.

사람들이 엄입을 바라보았다. 특히, 두 태상 장로는 눈살을 찌푸리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우유도가 지금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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