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군-1174화 (272/1,000)

1174화. 심각한 일을 사소한 일로

드디어 다 적었다. 우유도는 원래 서명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어 보였다. 정위가 그것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열어 보면 어느 문파의 물건인지 모를 수가 없으니, 누가 적었는지 당연히 알 수 있었다. 누가 감히 다른 문파의 내용을 함부로 적겠는가? 아마 조사에 들어가면 숨기지도 못할 것이다. 우유도는 그렇게 붓을 멈췄다.

석 장을 거의 가득 채웠다. 우유도는 다시 내용을 확인해 보고는 후후 불어 먹을 말렸다.

그리고는 석 장을 같이 돌돌 말아 처음 지필묵과 같이 건네준 검은 끈으로 종이를 묶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여전히 망설이며 내용을 다 적어내지 못한 사람이 보였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내용을 다 적어내린 후였다. 우유도가 세 장을 적기에도 시간이 충분했으니, 한 장을 간신히 채운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다 적은 후였다.

한 시진이 지나기 전에 모든 사람들이 내용을 다 적게 되었다. 표묘각의 한 사람이 정위에게 다가가 보고했다.

“각주님, 모두 다 적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정위가 말했다.

“수거해 오거라.”

“알겠습니다!”

대답한 그가 뒤돌아 손짓했다. 즉시 한 사람이 쟁반을 가져와 잘 묶여 있는 종이들을 쟁반 위에 잘 쌓아 올렸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정위의 서탁 위에 올려놓고는 보고했다.

“스물여덟 개 모두 수거했습니다.”

정위는 서탁 위에 있는 종이들을 힐끗 보고는 다시 아래 앉아 있는 우유도를 보았다. 곧 들고 있는 서책을 덮어 서탁 위에 올려두고는 의자에 기대앉아 있던 몸을 바로 세웠다. 그리고 쟁반 위에 있는 종이들을 잠시 관찰하더니, 그중에 가장 두꺼운 하나를 확인하고는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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