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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176화 (274/1,000)

1176화. 조경의 감사

방을 다 고른 사해의 사람들은 즉시 만나, 같이 우유도의 방을 찾아왔다. 그들은 자금동의 제자 두 명에게 잠시 나가 달라 말했고, 제자들은 우유도가 끄덕이는 것을 보고서야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그들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입구를 사해의 사람들이 막아서서 다른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부화가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동생, 또 만났군.”

우유도가 웃으며 포권을 했다.

“소제가 누님과 형님들을 뵙습니다.”

“하하하!”

홍개천이 크게 웃었다. 그리고 다가가 우유도의 가슴을 주먹으로 살짝 치며 말했다.

“아주 대단하더군, 다른 인간들과 달랐어.”

여기서 홍개천이 말하는 ‘인간’이란 인간과 요괴를 나누어 말하는 것으로, 같은 분류가 아니면 배척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홍개천은 또 팔을 우유도의 어깨에 두르고는 아주 친근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홍개천뿐만이 아니었다. 네 사람 모두 다시 우유도를 만나니, 우유도를 대하는 느낌이 달라져 있었다. 어느 정도 같은 편으로 대하는 느낌이 있었으니, 아무튼 우유도를 매우 친근하게 대하고 있었다. 최소한 과거처럼 낯설어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는 당연한 것이었는데, 이미 우유도의 명성이 널리 퍼졌으니,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조국과 호수에서 전투를 벌일 당시, 우유도가 목숨을 걸고 상숙청과 소왕야를 구한 이야기는 사실 이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았다.

의남매인 혜청평을 구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우유도의 모습을 보고는 네 사람 모두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한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두 가지 일을 따로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이 일들이 모두 한 사람이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느낌이 조금 달라졌다. 네 사람은 우유도의 됨됨이에 대해서 다시금 정의해야 했다. 결국 그것이 눈앞에서 이들이 보이는 친근함으로 나타난 것이다.

처음에 이들은 우유도와 의형제를 맺는 일에 대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유도의 신분과 지위가 자신들에게 어울린다고도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것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모두 무시되었고, 우유도와 의형제라는 사실 한 가지만 뇌리에 선명하게 남게 되었다.

이는 우유도의 신분과 지위가 과거와 다르다는 것도 그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것뿐만은 아니었다. 이는 우유도의 성품을 재정의하는 가운데 생겨난 것이기도 했고, 오히려 우유도의 신분과 지위보다 지금 이 부분이 이들에게는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만약 그 당시, 이 사람들이 우유도와 의형제를 맺지 않았다면, 지금 양측이 다시 만났다 한들 지금처럼 아무런 위화감 없이 친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유도는 홍개천이 자신의 어깨에 팔을 올린 것을 내버려 둔 채,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사해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표묘각은 어찌 이처럼 딱 형님들과 누님, 네 분을 성경 단련에 불렀단 말입니까?”

낭량공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도 어찌 된 일인지 알지 못하네.”

부화가 웃으며 말했다.

“동생, 그걸 어찌 우리에게 물어보는가? 그건 우리가 동생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네 사람은 다들 우유도를 빤히 바라보았고, 우유도는 아주 어이가 없었다.

* * *

조경의 방은 우유도의 방 바로 맞은 편에 있었다. 조경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창문을 열었다. 마치 마당의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암중에 우유도 쪽의 움직임을 지켜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는 사해의 사람들이 우유도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고, 마음이 다소 조급해졌다. 그는 빨리 우유도를 찾아가 이번 성경 단련의 일이 어찌 된 일인지 듣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독으로 우유도를 찾아갈 수는 없었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유도에게 달려간다면, 의심을 받지 않겠는가.

조경이 방안을 배회하며 망설이는 동안, 그는 다급히 어찌해야 할지 대책을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 후, 사해의 사람들이 우유도의 방에서 나왔을 때, 조경의 발걸음이 멈칫 멈춰 섰다. 그는 손을 들어 수염을 쓰다듬으며 두 눈을 빛냈다. 어찌해야 할지 대책이 선 것이다.

그는 기다렸다. 그렇게 낮이 지나가고 저녁이 되었을 때, 방안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조경이 벌떡 일어나서 명령을 내렸다.

“할 일이 없어 아주 무료하구나. 가자, 가서 다른 문파의 사람들을 한번 만나보자꾸나. 어쩌면 무슨 소식을 들을 수 있을 수도 있겠지.”

“알겠습니다!”

두 만수문의 제자가 대답했다. 이들은 당연히 조경의 말에 순종했다.

둘 중 한 명은 조경의 친전 제자인 서화였고, 조경 때문에 천도비경에 다녀온 사람이기도 했다. 그는 과거 천도비경 안에서 몰래 우유도를 도운 적이 있었다.

세 사람이 방을 나선 후, 이들은 가까이 있는 문파들부터 방문하기 시작했다. 조경은 두 제자를 입구에 두고 상대방 장로와 이번 성경 단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이건 눈속임에 불과했으니, 당연히 뭔가 영양가 있는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 조경은 그곳에서 나와 다시 제자들을 데리고 다른 문파에 들어가서 똑같이 했다.

그렇게 빙빙 돌다 보니, 밤이 되었다. 등불이 내걸린 지도 이미 어느 정도 시간이 되었다. 조경은 드디어 자금동이 있는 방문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조경은 제자에게 문을 두드려 말을 전하라 명령했다.

문이 열리자 방 안에 있는 우유도를 보고 서화가 포권을 하며 말했다.

“우 장로님, 저는 만수문의 제자입니다. 제 사부이신 조 장로님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

그는 우유도와 사부님이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천도비경 안에서 명령에 따라 우유도에게 협조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 그는 우유도와 사부 사이에 분명 무슨 결탁이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가 걱정할 것이 아니었다. 서화는 한 가지만 기억하면 충분했다. 그는 조경의 심복 제자였고, 조경이 하는 모든 일은 모두 자신과 조경을 위한 것이었다. 조경이 잘되어야지만, 그 제자인 서화도 같이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할지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우유도는 이미 문밖에 있는 조경을 보았다. 조경을 볼 때마다 우유도는 흑모란이 생각났고, 눈앞에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일그러진 표정이 한순간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그건 마치 바늘처럼 우유도의 마음을 찌르는 한순간이었다. 다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의자에서 일어나 크게 웃으며 말했다.

“조 장로님이셨군요.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조경이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더니 포권을 하며 말했다.

“과거 만수문에서 헤어질 때는 동생이 자금동의 장로가 될 것이라 상상도 못 했네. 아직 축하 인사를 하지 못했는데, 그걸 가지고 너무 뭐라고 하지 말게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조 장로님이 부족한 저에게 축하를 나눌 필요가 뭐가 있단 말입니까. 자, 안으로 드시지요. 앉으시지요. 여기 차가 없으니, 대접할 것이라고는 물밖에 없군요.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는 직접 조경에게 물을 따라 주었다.

“이렇게 내외할 필요 없네.”

조경은 손사래를 치며 주위를 힐끗 보며 말했다.

“이번 성경 단련에 대해서 우 장로와 사담을 나누고 싶은데 이대로 괜찮겠는가?”

우유도는 조경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는 뒤돌아 끄덕였다. 곧 진관과 가정걸이 다시 밖으로 나갔다.

방안에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우유도 또한 의자에 앉으며 웃어 보였다.

“조 장로님이 저를 만나기 위해 참으로 고생하셨습니다. 여기를 한 바퀴 다 돌고 있더군요.”

조경이 끄덕였다.

“바로 보았네. 특별히 동생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 같지도 않았네. 그런데 이 큰 건물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미 속속들이 알고 있군그래.”

“아직 상황이 명확하지 않으니, 당연히 조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유도의 말대로 확실히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우유도가 어떤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게다가 원강이 진관과 가정걸을 잘 교육해 놓았기 때문에, 암중에 그들이 건물 내부에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빠르게 우유도에게 보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유도는 조경이 여기저기 방문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고, 또 마지막에 자신을 찾아온 것을 보고는, 조경의 목표가 자신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을 만난 것은 모두 눈속임에 불과했다.

조경이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정말 동생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군.”

“무엇을 말입니까?”

우유도는 다소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우유도는 조경이 사해의 사람들과 같은 목적을 갖고 자신을 찾아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의아해하며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이 고맙다는 말입니까? 제가 우둔하여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동생이 사전에 당부해준 것 말이네. 자네 말대로 믿을 만한 제자 서화를 성경 명단에 추천한 덕분에 지금 내가 얼마나 편한 줄 모르네.”

조경은 서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사실, 조경은 정말로 우유도가 사전에 준비시킨 것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우유도가 사전에 당부하지 않았다면, 이번 성경에 믿을 만한 심복을 데리고 들어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우연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결국은 우유도가 사전에 당부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공교롭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성경에서 만수문이 올린 세 명 중에 한 명을 제외했을 때, 서화를 제외하지 않은 일이었다. 심복이 한 명이라고 얕잡아 볼 수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정말로 조경에게 큰 힘이 되었다.

지금 성경의 상황은 이전의 천도비경과는 많이 달랐다. 천도비경에서는 각 문파의 사람이 적지 않았기에, 자신의 심복을 넣는 게 어렵지 않았고, 또 심복이 없어도 사람이 많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성경에 온 각 문파의 사람들은 매우 적었다. 그러니 자신의 뜻을 잘 이해해줄 수 있는 한 사람이 매우 중요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당연히 우유도를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한다 해도 과한 것은 아니었다.

조경은 우유도에게 충분히 감사를 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기에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우유도는 감사 인사를 듣고서는 얼이 빠져 있었다. 잠시 후, 그제야 조경이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옥창의 일은 겪은 후, 어느 정도 상대방이 오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다만 그 추측이 확신으로 변하게 되자, 우유도는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 일은 정말 설명하기가 어렵구나. 그 누구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으니….”

조경은 우유도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조심스럽게 물었다.

“설명이라니, 뭘 말인가?”

“아무것도 아닙니다.”

우유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우유도는 옥창과 같이 쓸데없는 수고를 하고 싶지 않았다. 조경 또한 굳게 자신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같으니, 그저 입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괜히 고생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우유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조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 조경은 사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찾아온 것이었다. 역시나, 그 질문이 옥창과 매우 비슷했다.

“동생, 이번 단련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내게 먼저 상황을 좀 알려 줄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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