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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187화 (285/1,000)

1187화. 도야가 그 목숨값을 받아낼 것이오!

무조행과 운희 또한 빠르게 앞으로 나가 단호 일행을 저지했다. 두 사람의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걸 알고 있으니, 단호 일행 또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원강을 구하는 것에는 다소 망설이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선 자신들 또한 초려별원의 사람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자신들이 원강을 구하기 위해 지금 저곳에 끼어든다면, 자금동의 제자들과 어쩔 수 없이 정면으로 맞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만약 자신들이 그런 식으로 끼어들면, 결국 문제는 단호 일행이 끼어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커지게 될지도 몰랐다. 두 사람 모두 소란을 키우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원강이 자금동 제자들에게 협공을 받는 것을 보고도 거기에 함부로 끼어들 수 없었다. 흥분한 자금동 제자들은 자신들도 공격하려 할 테니, 괜히 끼어들었다가 더욱 싸움이 커질 확률이 높았다.

다만, 두 사람이 보기에도 이 원강은 정말로 용맹스러웠다. 수많은 사람에게 협공을 받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용맹스럽게 대항하고 있었다. 비틀거리기는 해도 결코 바닥에 쓰러지지 않았고, 굳세게 땅을 두 발로 디딘 채 계속해서 도를 휘둘러댔다. 호랑이 울음소리가 간간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울음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자금동 제자 몇 명이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정말로 수행자보다 더 뛰어난 무도가라 할 수 있었다!

다만 수많은 검기에 의해 협공을 당하니, 원강도 무사할 수는 없었다. 의복은 이미 다 찢어졌고, 온몸에 수많은 상처가 생겨나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었다.

원강을 포위하고 있는 자금동의 제자들은 모두 남몰래 경악하고 있었다. 이처럼 튼튼한 몸이라니!

직접 손을 쓰는 입장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보통 사람이었다면 진즉에 몸이 잘려나가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강은 검기의 날카로움에 적중하고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지 않았고, 심지어 검을 직접 맞아도 그 몸이 잘리지가 않았다. 너무나 단단했다. 그 덕분에 원강은 계속해서 전투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 누군가 원강의 손목을 쳐 원강으로 하여금 삼후도를 땅에 떨구게 했다.

그러자 이들은 더욱더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이들은 이미 크게 분노해 있었다. 감히 자금동에서 이처럼 무도하다니, 그러니 자금동의 제자들은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원강의 기세는 도저히 줄어들 기미가 안 보였다. 검을 놓친 후에도 닥치는 대로 주먹을 휘둘렀고, 이에 적지 않은 제자들이 원강의 주먹에 얻어맞고는 바닥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자금동 제자들은 분노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원강에게 치명적인 살수를 펼치게 되었다. 다만 원강의 몸이 너무 단단하다 보니, 이런 살수로도 원강의 몸을 조각낼 수가 없었다.

“홍랑, 원야에게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도야에게 뭐라 할 겁니까!”

이때, 진 아저씨에게 가로막힌 단호가 크게 소리쳤다.

그제야 넋 놓고 이를 보고 있던 관방의도 퍼뜩 정신을 차렸다. 분명 자금동의 사람들이 치명적인 살수를 펼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관방의는 원강을 협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크게 소리쳤다.

“원강은 도야의 형제요. 감히 그를 죽이는 자는, 나중에 도야가 반드시 그 목숨값을 받아낼 것이요!”

그리고는 먼 곳에서 어쩔 줄 모른 채로 이를 보고 있던 거안에게 소리쳤다.

“누군가 종 태상 장로 제자의 동생을 죽이려고 하고 있어요. 빨리 가서 종 태상 장로를 모셔오세요!”

거안이 그 말을 듣고 즉시 날아올랐다.

* * *

별원 입구,

승포를 입고 두 자루 계도를 든 원방이 고민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계도를 다시 소매 속에 숨기고 대문 뒤에 숨어서 머리만 살짝 내밀어 밖의 상황을 몰래 살피기 시작했다.

관방의의 고함 소리를 들은 자금동 제자들은 마음속에 다소 꺼리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곧 원강을 향해 펼치던 살수를 거두었다. 이후, 원강을 포위한 채, 이리저리 움직이며 공격을 피하면서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사실 자금동의 제자들은 우유도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관청애와 마찬가지로 그 명성만 들어보았을 뿐이다. 당연히 두려워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다소 경멸하기까지 했다.

그들이 이렇듯 우유도를 깎아내리는 이유는, 어느 정도 그가 갑자기 장로가 됐기 때문이기도 했다. 심지어 젊은 나이에, 자금동과 아무 인연도 없던 사람이 갑자기 장로가 됐다. 오랜 시간 자금동에 머물던 제자도 아니었다. 그러니 당연히 우유도에 대한 반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다들 말하길, 우유도가 자금동에 가입한 것은 모두 화를 피하기 위함일 뿐이라는 둥, 자금동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온 것일 뿐이라는 둥, 모두 각자 험담을 늘어놓았다.

이들은 처음부터 대 문파의 제자로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갑자기 우유도가 나타난 것이 좋게 보일 리 없었다. 게다가 지금 같은 상황은 우유도가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더욱 거리낄 것이 없었다.

하지만 종곡자는 달랐다. 관방의가 종곡자를 내세웠다. 이건 자금동 제자들에게 나름 큰 위력을 발휘했다.

다행히 살수가 그치자, 원강의 몸에 계속해서 생겨나던 상처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미 원강은 상처에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는 상태였다.

자금동의 제자들이 자신의 말에 주춤하는 것을 확인한 관방의는 빠르게 무조행과 운희에게 다가가 말했다.

“원강을 다치게 하지 마세요!”

감정적으로 보면, 그녀의 행동은 어쩌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도 나름 부방원을 오랫동안 경영해 온 입장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그나마 냉정할 수 있었다.

무조행과 운희는 관방의의 말을 알아들었다. 원강을 구하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에는 숨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관방의는 두 사람에게 말하길, 원강을 구하면서 자금동의 사람을 상처 입히지 말라고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금동 고위층은 종문의 제자들에게 합당한 설명을 해주어야 할 테니, 상황은 수습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두 사람이 눈빛을 교환하더니 휙 날아올랐다. 그렇게 공중에서 전투가 벌어진 공간의 중앙에 바로 끼어들었고, 잠깐 투덕거렸다. 고수는 역시 고수였다. 두 사람은 손쉽게 원강을 구해낼 수 있었다. 물론, 이는 관방의의 말 때문에 자금동의 제자들이 이들을 공격하는 것을 주저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 * *

귀면각 내부,

거안이 급하게 안으로 뛰쳐 들어오더니 종곡자의 앞에 무릎을 꿇고 다급히 말했다.

“사조님, 초려별원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본문의 제자들과 초려별원 사이에 싸움이….”

종곡자는 두 눈을 뜨고 어찌 된 일인지 사정을 다 듣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다.”

그리고는 다시 두 눈을 감았다. 종곡자는 다시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상태에 빠져들었다.

거안은 우물쭈물했다. 만약 평소였다면, 사조님의 이런 태도에 별말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사조의 청정을 방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초려별원의 상황이 아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거안은 참지 못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사조님, 이 일을 어찌 처리해야 합니까?”

종곡자가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설사 종곡자가 나서지 않는다고 해도, 종곡자의 한마디 말만 있다면, 지금 즉시 종곡자의 말을 빌미로 돌아가서 전투를 멈출 수 있었다. 그럼 초려별원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때, 두 눈을 감고 있는 종곡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는 어떻게 하고 싶으냐?”

“사조님께서 결정해 주십시오.”

종곡자가 눈을 감은 채로 말했다.

“네 사숙이 성경에 갔다. 초려별원에 있는 사람들이 자금동의 제자더냐?”

“아닙니다.”

“명목상, 그들은 모두 외부인이다. 그러니 나보고 뭘 결정하라는 것이냐? 이치를 따져, 팔이 밖으로 굽어 본문의 제자를 벌하고, 다른 태상 장로 일파의 제자를 건드리라는 것이냐. 아니면 이치를 따지지 않고 본문의 제자를 편들어 초려별원의 사람들을 벌하라는 것이냐?”

거안은 사조의 난처함을 깨달았다.

“사조님, 양쪽 모두 돕지 않고, 그저 분쟁만 멈추게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일은 종문의 집법(執法)을 담당하는 자들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나는 이미 은거에 들어간 사람이다. 종문이 처리할 수 있는 일에 내가 낄 자리는 없구나. 내가 나서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거안아. 내 날이 길지 않구나.

괜히 이런 일에 끼어들어 저들의 원한을 산다면, 저들이 나를 어쩌지는 않을 것이지만, 너희는 다르다. 그들이 너희를 어찌 생각하겠느냐? 네 사숙이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알겠느냐?”

종곡자에게 초려별원의 사람들은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곧 천수가 다하는 그는 그렇게 많은 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거안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 * *

대전 뒤쪽 심처,

문묵아는 한 누각 안에서 한동안 궁임책을 기다렸고, 드디어 멀리서 걸어오는 궁임책을 볼 수 있었다.

문묵아가 오늘 초려별원을 벗어난 것은 바로 궁임책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온 이유도 거안과 상관이 있었다. 비록 그전에 자신의 혼인과 관련된 소문을 들었지만, 궁임책이 줄곧 언급하지 않으니, 문묵아가 먼저 나서서 그 일에 대해서 물어보기가 다소 난감했다. 어떠한 언급도 없으니 혹시 양부에게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닌지, 희망을 품기도 했었다.

하지만 거안이 과일을 자신에게 선물로 주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실로 드러났다. 드디어 참지 못한 문묵아가 궁임책을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궁임책은 마침 다른 문파의 장문인들과 만나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게 된 것이다.

누각 안에 들어온 궁임책이 웃으며 물었다.

“그래, 무슨 일로 찾아온 것이냐?”

문묵아가 어색하게 인사를 올리고 말했다.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무방하다. 할 말이 있으면 해라. 다른 사람이 없으니 그리 소원하게 대하지 말고, 아버지라 부르거라.”

눈앞에 있는 계집에게 궁임책은 어느 정도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문묵아는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버님께서 우 장로님과 같이 저를 귀면각의 거안 사형에게 시집보내기로 합의하셨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것이 사실인지요?”

궁임책은 침묵했다. 이 일은 사실 그조차도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난감했다. 성도에서 돌아온 후, 옥창과 송국 삼대 문파의 장문인들이 자신을 찾아와 만남을 가졌다. 그렇게 바빴으니 문묵아를 만나 이야기할 적당한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문묵아가 직접 찾아와 물어볼 줄 몰랐다.

잠시 침묵한 궁임책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묵아야. 너도 나이가 찼으니, 혼인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느냐?”

이 대답은 인정한 것과 다름이 없는 말이었다. 문묵아는 입술을 깨물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아버지, 저는 혼인하고 싶지 않습니다.”

궁임책이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또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양부로서, 나는 네 인륜지대사를 결정할 책임이 있다. 거안은 본분에 충실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평생을 함께할 만한 사람이다.”

문묵아가 고통스럽게 대답했다.

“아버님, 과거에 저를 우유도에게 시집보내려고 하시더니, 이제는 또다시 저를 거안에게 시집보내려고 하시는군요. 만약 상황이 바뀌면, 저를 또 다른 사람에게 보내실 겁니까?”

궁임책의 행동은 당당히 밝힐 만한 것이 아니었다. 당연히 문묵아의 말은 궁임책의 약점을 찌르는 말이 되었다. 하지만 궁임책이 이런 말을 듣고 가만있을 리 없었다. 순간적으로 대노하며 말했다.

“무엄하다!”

문묵아는 고개를 숙였다. 두 눈이 붉어졌고, 눈물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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