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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00화 (298/1,000)

1200화. 모함

궁임책이 입을 여니, 우유도는 손에 든 검을 거둬들였다. ‘챙’하고 검집에 검을 집어넣고 관청애를 내리누르고 있던 발도 거둬들였다. 다만 다시 손을 들어 곽묘승과 안태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 둘, 이리 오너라!”

더 한다고? 두 사람은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방금 우유도가 관청애를 훈계하는 이유를 똑똑히 본 두 사람은 잠시 머뭇거리지도 않았다. 다른 사람이 말하기도 전에 전전긍긍하며 우유도에게 다급히 뛰어갔다.

궁임책이 나서서 뭐라고 하려고 할 때, 우유도가 땅에 기고 있는 관청애를 가리키며 말했다.

“일으켜 세우거라.”

두 사람은 고분고분 우유도의 말에 따라 양쪽에서 급히 관청애를 일으켜 세웠다.

아까 하던 짓을 계속하는 것이 아님을 보고, 궁임책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키며 직접 우유도에게 다가갔다. 그때 우유도가 두 사람에게 하는 질문을 들을 수 있었다.

“너희 둘 이름이 무엇이냐?”

두 사람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말했다.

“곽묘승, 안태화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대답했을 때, 우유도가 또다시 손을 휘둘러 곽묘승의 따귀를 쳐올렸다. 그 또한 코와 입에서 피를 뿌리며 날아갔다.

곽묘승은 장문인 바로 눈앞에서 또 손을 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우유도가 다시 옆에 있는 안태화에게 손을 휘두르려고 할 때 궁임책이 다급하게 손을 뻗어 그런 우유도의 손을 붙잡았다. 하지만 우유도는 포기하지 않고 안태화의 복부를 강하게 걷어찼다.

“억!”

안태화가 참담한 비명을 지르며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날아갔다. 사실상 셋 중에 가장 중상을 입은 사람은 안태화가 되었다.

관청애는 깜짝 놀라 급히 몸을 날렸다. 감히 그 자리에 계속 있어서 우유도에게 처맞길 기다릴 리 없었다.

궁임책이 빠르게 두 손가락을 피고 우유도의 심장을 짚었다. 언제든지 경기를 내뿜어 우유도의 목숨을 거둬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무엄하다!”

우유도가 제압당한 것을 보고 초려별원의 사람들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우유도가 오히려 손에 들고 있는 검을 휘두르며 호통쳤다.

“누가 마음대로 움직이라고 하더냐! 당장 물러나지 못할까!”

하지만 자금동 쪽 사람들이 뛰어오는 것을 보고, 홍랑 등 사람들은 우유도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그렇게 앞으로 뛰어나가 자금동의 사람들과 대치했다. 무조행, 운희도 뛰쳐나왔으며, 혜청평까지도 몸을 드러냈다.

원방도 눈 딱 감고, 두 자루 계도를 들고 뛰쳐나왔다. 하지만 그가 위치한 곳은 일행의 맨 뒤쪽이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우유도의 두 눈이 궁임책의 두 눈과 마주쳤다. 목소리를 낮춘 우유도는 아주 단호했다. 다만 그 목소리가 너무 작아 궁임책만 정확히 들을 수 있었다.

“장문인, 장담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날 죽이지 못할 겁니다!”

“…….”

“누군가 홍랑을 모함한 것에 대해서는 증거가 필요 없습니다. 누가 잘못했는지 아마 장문인도 잘 알 것입니다. 제가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종문에 있는 누군가가 해도 해도 너무한 것입니다! 이게 바로 장문인이 제게 약속한 결과입니까?”

“전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들 세 마리 개자식의 목숨은 기어코 받아내야겠습니다! 저놈들을 바로 죽이지 않은 것은, 장문인의 체면을 세워 드린 겁니다. 하지만 오늘 장문인은 제게 반드시 합당한 대가를 주어야 할 겁니다.

만약 이전에 했던 말을 지키지 않는다면, 저는 우리 둘 중의 하나가 죽을 때까지 가볼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약속을 지키신다면, 앞으로 자금동에서 저는 오직 장문인의 말만을 따를 것입니다! 저들 셋을 죽일 겁니까. 아니면 저를 죽일 것입니까? 강요하지 않을 것이니, 장문인께서 알아서 결단을 내리시지요!”

궁임책 또한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본문의 제자를 함부로 죽이다니, 미쳤는가?”

우유도가 갑자기 크게 소리쳤다.

“개 같은 자식들, 감히 면전에 대고 나를 욕해? 설마 내가 네놈들을 훈계하지도 못한단 말이냐?”

자금동의 사람들은 크게 놀라며, 방금 바닥에서 기어 일어나고 있는 곽묘승과 안태화, 그리고 옆에 서 있는 관청애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간덩이가 부었느냐는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닙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우 장로님을 욕하지 않았습니다.”

세 사람은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다.

궁임책의 두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갑자기 우유도를 밀어내더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다들 뭐 하는 것이냐? 물러나라!”

우유도는 즉시 관방의 등 사람들에게 물러나라 손짓했다. 초려별원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분분히 물러났다.

자금동 쪽 제자들도 분분히 물러났다. 유일하게 장로들만이 뒤로 물러나지 않고, 궁임책을 향해 다가왔다. 막영설이 뒤돌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세 사람을 바라보고는 다시 궁임책에게 물었다.

“장문인, 저들이 우 장로를 욕했습니까?”

궁임책이 방금 이들과 같이 있었기 때문에 가장 좋은 증인이었다. 궁임책이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천천히 말했다.

“난 아무것도 못 들었소!”

“하지만 저들이 절 욕하는 걸 전 똑똑히 들었습니다!”

궁임책이 싸늘한 눈빛으로 우유도를 바라보았다. 방금에서야 궁임책은 첩자가 있다느니, 조사를 해야 한다니 하고 떠든 것이 다들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헛소리에 불과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이놈은 복수하고 있었다.

사실이 그러했다. 우유도는 관청애 일행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아무리 조사해도 결과가 나올 리 없으니, 우유도는 당사자들을 모아놓고 아주 대놓고 복수를 한 것이었다!

우유도가 이런 복수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닙니다! 장문인, 저희는 욕하지 않았습니다.”

“장로님, 저흰 정말로 욕하지 않았습니다. 우 장로님이 저희의 이름을 물어보셨기에, 저희는 이름을 말했을 뿐입니다. 그때 우 장로님이 갑자기 저희에게 손을 쓰셨습니다.”

세 사람은 입으로 피를 흘리며 연신 설명했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고, 당황해서 아주 난장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설명해도, 우유도가 그들 셋이 자신을 욕했다고 단언하니, 세 사람은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었다. 그러니 그저 욕한 적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셋은 당연히 욕을 한 적이 없었다. 우유도가 그들을 모함한 것이다. 우유도는 받은 대로 돌려준 것뿐이다!

그 모습을 보고, 그 누가 눈치채지 못했을까. 엄입이 분노하며 소리쳤다.

“우유도, 저들이 욕을 했다면 종문에서 공정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어찌 너 혼자 독단으로 손을 쓴단 말이냐!”

“올바른 판단?”

우유도가 원강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공정한 판단이라는 것이 어디 있소? 이 자를 보시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아직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내 사람을 붙잡아 가두는 것이 무슨 얼어 죽을 공정한 판단이란 말이요?”

엄입이 분통을 터트렸다.

“네 사람, 내 사람이라니, 종문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도당을 만들어 결탁하다니, 네놈이 정말로 자금동의 제자더냐?”

우유도도 거침없이 쏘아붙였다.

“종문 내부에서 도당을 만들어 결탁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적어 보이시오? 종문의 명단을 들고, 중요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누구 제자인지, 누구의 사람인지 어디 한번 확인해 봐야 직성이 풀리겠소? 아래 제자들이 다 머저리에 천치인 줄 아시오?”

우유도 또한 거리낄 것이 없었다. 보통 사람이 이렇게 했다면 그건 하극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유도는 충분한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그런 문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종문의 제자를 어디에 배치할지는 종문의 의결을 걸친 것이다. 아주 공평하고 합리적이지. 그건 종문 내부의 일이다. 너처럼 외부 사람들을 종문 내부에 끌어들여 자립한 후, 그들을 이용해 종문과 대항하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누가 결정하는 것이오? 누가 저들이 여기 있어도 된다고 허락한 것이오? 우리 사람들이 종문과 대항하고자 했는지, 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문제를 일으키려 한 것인지는 다 알고 있을 것이오. 나를 이렇게까지 핍박하는데, 내가 참기라도 해야 한다는 말이오? 그럴 이유가 없지. 당신, 상대를 잘못 찾았소. 난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오!

처음에 뭐든지 다 알겠다고 자금동에 속여서 데려오더니, 다시 제자를 시켜 문제를 일으키다니…. 관청애가 당신 제자가 맞소, 아니오? 엄입 장로! 무슨 의도로 이러는 것이오? 나를 없애고자 하는 것이오? 그럼 어디 손을 쓰시오. 내가 언제든지 어울려 주도록 하지!”

눈앞에서 두 사람이 그야말로 안면몰수하고 갈수록 거칠게 말다툼을 이어나갔다. 이대로 가다가는 얼굴에 금칠해도 빛이 안 날 지경이었다. 궁임책이 호통쳤다.

“다들 입 다물게!”

우유도가 즉시 궁임책에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장문인, 이처럼 누군가 초려산장을 불편하게 여기고, 여기서 떠나라고 제사를 지내니, 장문인께서는 우리를 풀어주십시오. 우리 모두 여기를 떠나서 종문의 영역에서 다른 곳에 머물면 그만입니다. 그럼 종문도 조용해질 것이니 말입니다. 종문은 제 청을 들어주십시오!”

궁임책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지금 우유도의 요구는 들어줄 수 없는 요구였다. 과거였다면 상관이 없다. 하지만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해진 상황에서, 어찌 호랑이를 다시 산에 풀어주겠는가. 종문 내부에 머문다면 그나마 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풀어주면, 우유도가 자금동의 말을 어찌 듣게 하겠는가?

궁임책은 우유도가 어째서 저들 세 사람을 한 번에 죽이지 않았는지 알고 있었다. 체면을 세워주려 했다고 하지만 그건 모두 부차적인 것이다. 진정한 원인은 우유도 또한 자신들이 자금동의 적수가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초려별원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까 봐 상황을 너무 극단적으로 만들지 않은 것이다.

정말로 이대로 우유도 일행을 풀어주면, 나중에 이들이 자금동과 반목하고, 다른 문파에 의탁할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니 궁임책은 지금 우유도의 요구를 절대 들어줄 수 없었다.

거대한 이익을 잃을 각오를 하고 우유도 일행을 풀어주느니, 지금 이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 나았다. 우유도도 같이 죽여 버리면, 자금동 또한 거대한 이익을 삼키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 손에 우유도가 들어가, 자금동을 압박하는 상황만은 피할 수 있었다!

오늘날 연국에서 자금동은 아주 큰 발언권을 가지고 있었다. 소요궁과 영검산조차 자금동의 안색을 살펴야 했다. 궁임책은 이런 상황이 역전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잠시 이리 오게.”

궁임책은 우유도에게 그리 말하고는 조금 옆으로 움직였다. 우유도는 분노한 얼굴로 엄입을 노려보고는 갑자기 중지 하나를 치켜세웠다. 그리고는 궁임책을 따라 움직였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중에 그 중지가 가리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원강밖에 없었다. 당연히 엄입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무슨 좋은 의미가 아님은 분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축복이라도 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걸 가지고 뭐라 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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