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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04화 (302/1,000)

1204화. 또 데려가다.

우유도가 다시 궁임책을 보고 물었다.

“장문인은 방비각의 각주님과 대립하시기로 결정하신 겁니까? 만약 정말 그런 결심이 섰다면, 두말하지 않고 장문인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지금 즉시 황 집사님과 가겠습니다.”

우유도는 감히 표묘각에게 강하게 나가지 못하고, 모든 책임을 궁임책에게 떠넘겼다. 그리고 자신을 궁임책의 몸 뒤에 숨겼다. 결국, 하늘이 무너져도 궁임책이 먼저 버텨야 할 것이다.

“그것이….”

궁임책은 우유도의 말 한마디에 심장이 철렁했다. 궁임책은 매우 곤란해했다. 마찬가지로 정신이 멍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됐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표묘각의 말을 어찌 거역할까. 그렇다고 자금동이 나방비를 쉽게 건드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어찌하는 것이 좋을까? 정말로 진퇴양난이었다. 궁임책은 우유도에 의해 한순간에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했다. 화도 안 날 정도로 제대로 말이다. 심지어 우유도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모두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금동을 한방에 끌어들였다. 한쪽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던 엄입이 멍해졌다. 더는 기뻐할 수 없었다.

어찌 기뻐할까? 나방비의 말을 들으면 표묘각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그렇다고 표묘각의 말을 들으면 나방비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었다. 자금동에 문제가 생기면 엄입이 잘 지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현장에 있는 장로들이 서로 바라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그때가 되면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 누구도 그런 상황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

눈앞의 결정을 장로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우유도가 가도, 안 가도 다 적절치 못한 것 같았다.

궁임책은 순간 마음속에 후회가 차올랐다. 뭐하러 우유도를 자금동에 끌어들였단 말인가? 조금의 이익을 위해서 원한을 사면 안 되는 사람들의 원한을 산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다.

궁임책은 애초에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어째서 유독 우유도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이토록 터무니없는 일까지 생기다니.

문밖에서 듣고 있던 관방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야는 역시 도야였다. 거절도 어떤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만약 관방의였다면, 아마 고분고분 따라갔을 것이다. 어디 감히 표묘각을 거역한단 말인가.

비록 우유도가 암중에 손을 쓸 명령을 내렸다고 하지만, 표묘각 같은 거대한 괴물과 싸우는 것은 아무런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가능하면 최대한 손을 쓰지 않는 것이 좋았다.

우유도의 말 때문에 황반은 이미 궁임책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유도가 명확히 말한 바와 같이 우유도는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가고 말고는 모두 궁임책의 말을 따르겠다고 했다. 우유도는 자금동의 제자로, 자금동의 장문인이 가지 말라고 하면, 제자의 신분으로 당연히 항명할 수 없었다.

궁임책이 한참이 지나도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것을 보고 황반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궁 장문인, 설마 표묘각의 명령을 어기시려는 것이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궁임책이 연신 손사래를 치며 단호하게 부정했다. 다만 여전히 크게 고민하는 말투로 말했다.

“황 형, 제가 알기로, 표묘각에 있는 사람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나성지 출신입니다. 방비각주의 태도가 어느 정도는 표묘각의 태도라고 봐도 되지 않겠습니까?”

궁임책은 하마터면 솔직한 태도로, 황반에게 당신 말을 들었다가, 나방비의 원한을 사면, 나중에 표묘각이 자금동을 찾아와 어렵게 하지 않겠느냐고 직설적으로 말할 뻔했다. 하지만 간신히 이를 돌려 말했다.

황반은 매우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궁 장문인, 수행계에서 이렇듯 오래 지내면서, 표묘각의 명령을 이처럼 얼버무리는 사람은 그대가 처음이오! 그대가 알아야 할 것이 있소. 지금 표묘각을 관리하는 분은 정위 각주님이시오. 혹시 그걸 모르시오? 우유도에게 돌아오라고 한 분이 바로 정 각주님이시지. 혹시 항명할 생각이시오?”

만약 눈앞의 자금동의 세력이 이처럼 크지 않았다면, 어쩌면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갔을 수도 있었다. 황반도 설명할 필요 없이 아마 사람을 그냥 잡아갔을 것이다.

“아닙니다. 절대 그런 뜻이 아닙니다.”

궁임책이 다시 부정하며, 이상할 정도로 곤란해했다.

“제 말은, 황 형께서 혹시 방비각에 연락을 취해 그분께 질문을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황반이 분노했다.

“무슨 질문을 말이오? 두 번째 단련이 이제 곧 시작될 것이오. 우유도는 반드시 그 전에 돌아가야 할 것이오. 만약 여기서 소식을 보내고 기다리면 그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소? 궁 장문인,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우유도를 성경에서 끄집어낸 것은 나방비가 독단으로 처리한 일이오. 표묘각의 동의가 없이 일어난 일이란 말이오. 그녀가 했던 일은 무효라 할 수 있소. 알아듣겠소?”

하지만 궁임책에게는 나방비가 독단적으로 했든지, 그 일이 무효가 됐든지 간에,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나방비의 태도였다. 자금동에게 어찌 나방비를 대적하라 하는 것인가? 자금동이 감히 나방비의 체면을 구길 수 있단 말인가?

옆에서 듣고 있는 우유도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것처럼 태연히 서 있었는데. 사실은 그것이 우유도의 목적이었다.

성경 내부, 황반은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의 단련을 관리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여기서 황반의 노여움을 사는 것은 절대 좋은 일이 아니었다. 황반은 우유도를 괴롭힐 기회가 무수히 많았고, 정말로 황반이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으면 우유도가 어찌 견디겠는가.

우유도는 그저 자신을 다시 성경으로 데려가려는 이유가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를 통해 가도 되는지 판단을 내리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황반과 논리를 가지고 다툴 수는 없었다. 아마 황반은 자신에게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도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너무 들러붙으면, 황반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 궁임책을 앞에 내세워 입을 놀리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다만 여기까지 들은 우유도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자신을 데려가서 두 번째 단련에 참여하게 하려는 것이었군.

그런데도 우유도는 나방비가 어째서 독단으로 자신을 성경에서 내보냈는지 여전히 의아해했다. 우유도는 자신도 모르게 사여래 쪽으로 생각이 확장되었다. 나방비에 대해서 생각하면 결국은 과거에 얽힌 적이 있는 사여래 쪽으로 생각이 흘러가고는 했다. 사여래를 제외하고는 우유도는 나방비와 연관이 하나도 없었다.

궁임책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황 형도 잘 아실 겁니다. 이건 정말 저희를 난처하게 하시는 겁니다. 방비각주가 화를 내면 저희가 감히 감당할 수 없습니다! 부디 저희 입장을 조금만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황반이 냉소 지었다. 논리가 통하지 않으니, 황반은 더는 논리를 따지지 않고, 바로 우유도를 지적하더니 궁임책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우유도를 데려간다면, 막아설 것이오?”

“…….”

궁임책은 입을 다물었다. 상대방이 정말 강하게 나온다면, 궁임책이 어찌 반항할까. 다급하게 머리를 굴리던 궁임책이 갑자기 물었다.

“그러니까. 황 형은 방비각의 나 각주님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으시는군요?”

듣기에 참으로 수상한 말이었다. 우유도는 그 말을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궁임책의 의도를 대략 깨달을 수 있었다. 역시 대문파의 장문인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마 황반은 이 수작에 걸릴 것이 분명했다. 다만 그와는 상관없이, 우유도는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이번 성경 행을 피할 수 없으리라 추측했다.

과연, 황반이 냉소 지었다.

“나는 대원성지의 사람이오. 규율과 법도에 따라 일을 하는 사람이지. 내가 그녀를 왜 무서워한단 말이오?”

궁임책이 정색하며 말했다.

“황 형의 기백은 우리 같은 사람이 감히 따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황 형께서 두려워하지 않으신다고 한다니, 황 형께서는 우유도를 데려간 모든 책임을 감당하실 수 있으십니까? 우유도는 데려가셔도 됩니다.

하지만 만약 나 각주님께서 책임을 추궁한다면, 저희는 감히 감당할 수 없으니, 그저 황 형이 강제로 데려갔으니, 저희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황 형이 만약 허락하시면, 우유도는 즉시 데려가셔도 무방합니다!”

“안 될 것이 무엇이오?”

좋아,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았으니 궁임책이 즉시 포권을 하며 말했다.

“그럼 우유도를 데려가시지요. 자금동은 그 누구도 황 형을 막아서지 않을 것입니다!”

장로들이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장문인의 격장지계가 정말로 좋은 방법이었다고 감탄을 내뱉었다!

황반이 우유도에게 말했다.

“가세!”

다만 우유도는 매우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황 집사님, 혹시 며칠만 시간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제 사질이 사흘 후에 혼인을 올립니다. 도리를 따진다면 제가 참석해야 합니다. 혹시 삼 일 후에 출발해도 되겠습니까?”

아직도 안 끝났다고? 황반이 분노하며 말했다.

“두 번째 단련이 언제 시작하는지 자네도 알 것이네. 삼 일을 기다리면 시간에 맞출 수 있겠는가? 자네 사질의 혼인이 성경의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인가? 그러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나와 가세!”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었다. 황반은 최대한 두 번째 단련이 시작하기 전에 우유도를 데려가서 구멍을 틀어막고 싶었다.

물론, 우유도라고 지금 눈앞의 결정된 일을 바꿀 수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단지 혼인을 명목으로 황반의 태도를 떠보았을 뿐이다. 어쩔 수 없었다. 성경은 우유도에게 그야말로 반격할 여지도 없는 세력이었다. 성경 같은 세력을 눈앞에 두고 우유도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한 발만 잘못 내디뎌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우유도가 다시 궁임책에게 물었다.

“장문인, 아쉽지만 정말로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거안과 문묵아의 혼사는 예정된 시간에 거행될 것입니까?”

궁임책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제, 황 형과 떠나게. 혼사는 걱정할 것 없네. 약속된 시간에 거행할 것이라고 반드시 약속하겠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말게!”

우유도가 엄입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

“장문인께서는 다른 약속 또한 지키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떠났다고, 누군가 또 문제를 일으키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 말은 우유도 자신을 화나게 하면, 성경에 가서 다들 편히 지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말이었다. 궁임책이 즉시 말했다.

“황 형이 여기 계시네. 내가 표묘각 앞에서 장담하겠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네. 이러면 안심이 되겠는가?”

강하게 약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궁임책은 우유도가 성경에 가서 함부로 날뛰는 것이 걱정되었다. 우유도가 날뛰면 정말로 사람을 골치 아프게 했다. 방금 겪어보지 않았는가.

궁임책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장로들도 연신 끄덕이며 약속했다.

엄입마저도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 일 없을 것이네.”

다들 우유도의 마음을 다독이고자 했다. 사실 그 전에 우유도가 하는 이야기를 다들 들어 알고 있었다. 성경에서 각 문파의 문제를 적어 제출하라고 했던 일이 있었다. 이제 우유도가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사람들은 다들 우유도와 같이 조마조마하는 심정으로 우유도를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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