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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08화 (306/1,000)

1208화. 그건 이 몸이 정하겠습니다.

우유도는 진지하게 화봉황에게 곤림수의 안전을 돌보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야 했다. 그러니 이대로 곤림수를 위험에 처하도록 놔둘 수 없었고, 반드시 최선을 다해 저지해야 했다.

나중에 우유도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곤림수가 알게 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은 곤림수를 지키고 볼 일이었다.

이번에 자금동에 돌아갔을 때 화봉황은 우유도가 돌아온 것을 보고, 별말 하지 않고, 그저 눈물을 흘렸다. 우유도가 없으니 자신 남편의 처지가 더욱 위험해졌음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건 우유도나 화봉황이 좌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나방비에게 강제로 쫓겨난 것이니 우유도 또한 방법이 없었다.

그때 우유도는 별말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다시 돌아왔고, 기회가 왔으니 좌시할 리 없었다. 그들 부부가 나를 따르기로 했으니, 우유도는 최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 당연히 문제를 방임할 리 없었다.

우유도의 약속을 들은 노요가 매우 놀란 듯, 동요했다. 설마 장문인이 정말 그런 말을 했단 말인가. 정말로 자신이 살인 멸구할 것을 걱정했단 말인가?

곤림수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장문인께서 정말 그리 말씀하셨습니까?”

우유도가 끄덕였다.

“너도 보았겠지만. 사해의 두령들이 모두 내 의형제이지. 나는 사람이 부족한 것이 아니야. 너 한 명 더한다고 세력이 아주 강해지는 것도 아니지. 그러니 내가 지금 이처럼 공들여 너를 속일 이유가 있겠어?

다시 말하지, 우문 장문인이 말하기를, 이번 성경단련에서 너보고 나를 따르라고 했다! 만약 내 말이 거짓이면, 성경을 나간 후, 너에게 자유를 주겠다. 지금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증인이 되어 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증인으로 있으니 나도 잡아떼지 못하겠지!”

사실 어떤 일들은 헛소리로 지껄여도 상관이 없었다. 각 문파 사이의 은원에 표묘각은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천화교가 우유도를 찾아와 복수하려 해도, 그건 천화교에 그만한 실력이 있는지 보아야 할 일이었다. 지금의 우유도는 천화교가 처리하고 싶다고 해서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곤림수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은 발걸음을 내디디었고, 노요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멈춰라! 사문을 배신할 참이더냐?”

노요는 그 말을 하는 자신조차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곤림수는 침묵하고 걸어나갔다. 더는 노요를 신경 쓰지 않았다. 노요가 분노해 움직이자, 우유도도 또한 마찬가지로 움직여 노요와 곤림수 사이를 가로막았다.

“비켜라!”

노요가 우유도에게 삿대질을 하며 분노로 소리쳤다. 진관과 가정걸이 즉시 우유도의 좌우를 보호하고 나섰다. 그렇게 천화교의 두 사람과 대치했다.

표묘각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요는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하고 뒤돌아 소리쳤다.

“태숙산성, 이번 요호 사냥에 모두 당신을 지휘관으로 추대했소. 그리고 다들 문파를 하나의 조로 정하기로 했지. 그런데 이제 누군가 규칙을 어기려고 하니, 당신은 지휘관이 되어서 어찌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는 것이오?”

태숙산성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멀지 않은 곳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황반을 힐끗 한번 보고는 손짓해 사람들을 이끌고 앞으로 나가며 호통쳤다.

“우유도, 이게 뭐 하는 짓이냐?”

하지만 태숙산성을 따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우유도가 나섰다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여러 가지 고려할 것이 많아, 중립을 유지하고자 했다.

우유도가 냉소 지었다. 그리고 뒤에 있는 사해의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

“저쪽이 사람이 많다고 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어쩌실 겁니까?”

부화가 좌우에 눈짓을 보내고는 그녀와 낭량공, 단무상, 홍개천과 같이 사해의 사람들을 이끌고 우유도 쪽에 가서 섰다. 참으로 체면이 구겨지는 일이었다. 태숙산성이 굳은 얼굴로 경고하며 말했다.

“당신들 사해는 지금 칠국에 대항하겠다는 것이오?”

“여기 칠국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 연국이 허락했습니까?”

우유도가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 위협하는 겁니까? 좋습니다! 듣기 싫은 말을 먼저 하지요. 능력이 되면 이번에 저를 죽여야 할 겁니다. 만약 저를 죽이지 못하고, 제가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연국 주위에 있는 나라 중에 감히 사해를 난처하게 하는 나라는 이 몸이 즉시 군사를 일으켜 공격해 들어갈 겁니다. 전 한다면 하는 사람입니다! 심일도, 당신도 옆에서 계속 구경이나 할 겁니까?”

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효월각의 장로 심일도를 바라보았다.

이런! 심일도는 참으로 난처해졌다. 여기 들어오자마자 사람들과 원한을 질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우유도가 이렇게 지목하고 나서니 뭐라 반응을 보여야 했다. 성경에 들어오기 전에 옥창이 그에게 우유도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라고 당부했었고, 그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방법이 없었다. 심일도는 손짓해서 후진의 삼대 문파의 사람들을 이끌고 우유도 쪽에 가서 섰다.

태숙산성이 좌우를 둘러 보았다. 지휘관이라는 감투를 쓰고 있는 자신의 명령을 듣는 사람이 제국과 위국, 그리고 진국, 이렇게 아홉 문파밖에 없었다. 우유도 쪽도 거의 여덟 문파가 모여있었다. 그야말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태숙산성의 안색이 한껏 굳어졌다. 그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다. 그가 말을 하면, 설사 다들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는 따르는 척이라도 했다. 하지만 우유도가 오자, 더는 사람들을 지휘하기가 어려워졌다. 이게 뭐란 말인가.

한편, 영검산과 소요궁은 중립을 유지하고 있었다. 우유도의 체면을 고려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같은 연국 사람끼리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분이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한국과 송국의 문파도 중립을 유지했다. 확실히 우유도가 꺼려졌기 때문이었다. 우유도는 강한 군사력을 쥐고 있었다. 바로 얼마 전에 하마터면 연군이 송국에 다시 밀고 들어갈 뻔했고, 때문에 송국은 타협하고 양보를 해야 했다. 우유도가 천도비경에서 나와 전쟁을 일으켜 조국을 멸망시킨 것이 바로 반면교사였다.

우유도가 말한 것처럼. 우유도를 확실히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이상, 경거망동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우유도가 나가서 본국에 큰 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진관과 가정걸은 좌우를 보며 자신들을 지지하는 세력을 많음을 보고 그야말로 기운이 솟아났다. 자금동의 위상이 아주 높아진 것 같았다. 우 장로님이 들어왔기에 망정이지, 만약 다른 장로님이었다면 지금같이 위풍당당하지 못했을 것 같았다.

태숙산성이 어두워진 얼굴로 우유도 쪽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소인배들 같으니라고, 그전에 나를 지휘관으로 추천하고, 인정했던 것이 다 무효란 말이오?”

“지휘관을 개뿔! 제가 동의한 적 있습니까? 제 동의 없이 지휘관은 무슨 지휘관입니까. 누가 지휘관을 할 것인지, 그건 이 몸이 정하겠습니다!”

우유도의 한마디는 그야말로 오만한 말이었다. 부화조차도 내심 쓴웃음을 지을 정도였다.

하지만 진관과 가정걸은 느낌이 달랐다. 자금동에서 이처럼 광오한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다만 참으로 흥분되는 광오함이었다. 덕분에 두 사람은 자금동의 제자로서, 우유도 덕분에 체면이 크게 서는 것 같았다.

그전에 태숙산성이 자신들에게 압박을 가했을 때, 그들은 아무 소리도 못 하고 찌그러져야만 했다. 그런데 우 장로님이 나서니, 곧바로 태숙산성이 지휘관이 됐던 일을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리지 않았는가!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조경 등 사람들은 다들 남몰래 탄식을 내뱉었다. 이건 태숙산성의 체면을 너무 깎아내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상황은 한 가지 사실을 뜻하는 것이기도 했다. 우유도가 나타나자, 수많은 사람이 우유도 쪽에 붙었다. 그러니 지금 사람들이 모여 갓 지휘관이라고 뽑아 놓은 태숙산성이 진정한 지휘관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태숙산성이 그 분함을 어찌 참을까. 다만 현실이 눈앞에 있었다. 지금 나서서 치욕을 자초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한껏 조롱하는 얼굴로 말할 뿐이었다.

“네가 정하겠다고? 그래 어디 한번 말해보아라, 네가 보기에 누가 지휘관이 되는 것이 좋겠느냐?”

그 또한 마찬가지로 부정할 능력이 있었다. 우유도가 누구를 추천하든 반대하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영향력으로 자신의 체면을 다시 세우고자 했다.

하지만 우유도는 태숙산성과 싸울 생각이 없었다. 그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하고 싶은 사람이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천천히 노십시오!”

태숙산성은 분노를 참으며, 최대한 추태를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우유도, 지금 우리를 방해하려는 것이더냐? 잘 들어라, 이번 요호 사냥은 성경단련에 참여한 우리 모두의 성적과 연관이 있다. 지금은 합심해서 움직여야 할 때다. 그런데 네놈이 와서 우리를 분열시키려 하니, 여기에 무슨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냐?”

“전 아무런 사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당신들 기운종이 아주 사람을 업신여기는군요! 만약 정말 그럴 마음이 있다면, 좋습니다. 그쪽과 우리 모두 지휘관이라는 것을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추천하지요. 나는 중립 문파의 장로가 지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어찌 생각하십니까?”

기운종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일찍부터 기운종의 강압적인 모습에 불만이 쌓여 있었다. 단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끌려다녔을 뿐이다. 이제 감히 태숙산성과 맞상대를 하면서 원한을 맺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 즉시 누군가 이유를 찾아 양쪽의 갈등을 고려해서, 또 다들 순조롭게 이번 단련을 완수하기 위해서, 중립 문파의 장로를 지휘관으로 뽑는 것에 찬성한다고 나섰다.

우유도의 의견은 거의 모든 사람의 찬성과 지지를 받았다. 태숙산성은 놀라우면서도 또 한편으로 화가 났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의 두 눈이 만수문의 조경에게로 향했다.

중립 문파라고 해보아야 만수문, 영종, 천행종 세 문파였다.

그는 진즉에 소평파를 통해서 우유도와 조경 사이에 결탁이 있을 수 있음을 들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우유도의 의도를 추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소평파의 판단에 불과했다. 어떠한 증거도 없었다. 기운종이 알아야 할 것은 만수문 또한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송국과 연국이 전쟁을 벌일 당시, 괴사(怪事)가 있었다. 비록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다 하나, 만수문이 손을 썼음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만수문은 이미 전쟁을 좌우할 수 있는 자신들의 능력을 증명한 상태였다. 그러니 기운종이 함부로 그들의 원한을 사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문파들이 대부분 동의한 일에 기운종 혼자서 반대해도 소용이 없었다. 태숙산성은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다들 동의한 가운데, 세 중립 문파는 투표권을 주지 않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투표가 시작됐고, 즉시 최종 결과가 나왔다. 만수문의 조경이 가장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았다. 그렇게 각 문파가 모여 만들어진 단련 인원의 지휘관이 되었다.

이건 우유도가 예상한 결과였다.

송국 삼대 문파는 분명 송국 안에 있는 만수문을 지지할 것이다. 거기에 우유도가 연국, 후진, 사행의 사람들을 끌어들여 조경에게 투표하게 하니, 영종과 천행종이 만수문을 이길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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