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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15화 (313/1,000)

1215화. 최소한의 양심

그렇게 모두 모여 그날의 수확을 확인하려고 할 때, 일행은 한 무리 사람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곤림수가 포함된 부화 일행이었다.

오늘 수확은 그 전날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더 많았다. 몇 마리 요호를 더 사냥한 것이다. 이미 전날의 사냥경험이 있었기에, 다들 요호 사냥이 조금 수월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수량을 보자, 진관과 가정걸은 의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도중에 맞닥뜨린 상황과 일행의 수확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일행이 우유도 일행과 같은 상황을 맞닥뜨렸다면, 수확량이 겨우 이 정도일 리가 없었다.

물론, 이런 의아함은 우유도 또한 마찬가지로 느낀 것이었다. 우유도가 떠보듯이 물었다.

“제가 오늘 보니, 우리가 황택사지 깊숙이 들어온 것 같습니다. 그러니 어떻습니까? 다들 어제보다 요호를 많이 맞닥뜨리지 않았습니까?”

낭량공이 이에 대답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많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미 타초경사 했으니, 요호를 발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을 뿐이네.”

다른 사람들이 분분히 끄덕이며, 낭량공의 의견에 동의했다.

우유도는 자신도 모르게 진관과 가정걸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들 셋은 빈손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자신들이 도중에 본 상황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러면 지금 우유도 일행이 빈손인 상황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경이 말했다.

“동생, 설마 오늘도 빈손인가?”

우유도는 마치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으로 고개를 저었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이상합니다. 여러분은 그나마 몇 마리라도 잡았지만, 저희는 여기까지 오면서 요호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우유도의 말에 각자 재잘거리며 상황을 분석했다. 다만 진관과 가정걸은 우유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잠시 후, 조경이 다소 복잡한 심경으로 말했다.

“흠, 지금 보니 이 정도라면 매일 수확이 너무 적은 것 같소. 이대로는 좋지 않으니,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소.”

사람들의 시선이 다들 우유도에게로 향했다.

조경은 대놓고 우유도에게 들으라고 이런 말을 했다. 물론, 우유도도 알고 있었다. 이 늙은이가 사문을 배신한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당연히 좋은 성과를 올려서 표묘각에 가입해야 했다. 우유도는 그런 조경을 다독이며 말했다.

“천천히 하시지요. 시작하자마자 한 번에 성과를 낼 수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아직 시간이 석 달이나 있지 않습니까. 일단 상황을 좀 보시지요.”

조경이 생각해도 우유도의 말이 가히 틀리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작한 시합이었다. 조경은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자신이 너무 조급했음을 인정했다.

해가 지고 밤이 되었다. 여기저기 모닥불이 피어올랐을 때까지도 부화 일행은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제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홍개천이 입을 열었다.

“혹시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지?”

하지만 걱정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 늦은 밤에, 주변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일행이 수색에 나서기도 어려웠다. 그저 계속해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다. 밤이 더욱 깊어졌을 때, 일행이 머무는 곳 외곽에 인기척이 있었고, 사람들은 즉시 벌떡 일어나 그곳을 경계했다. 나타난 사람들은 서해의 사람들이었다. 네 사람 모두 무사히 돌아온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을 확인하고 경계를 풀었다.

홍개천이 다가가 물었다.

“어찌 이리 늦은 것이오?”

부화는 그대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는 우유도에게 가더니 말했다.

“표묘각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했어. 그들의 뒤를 쫓아 어디에 머무는지 확인하고 오느라고 좀 늦었지.”

그 말을 들은 우유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들이 어디 있습니까?”

부화는 수첩을 꺼내 지도를 펼치더니 표시된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여기야.”

사람들이 이들을 둘러싸고 지도를 확인해 보았지만, 뭔가 특별한 것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우유도는 지도를 확인하고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부화가 물었다.

“이제 저들을 찾았으니, 다음은 어찌할 거야?”

“제게 다 계획이 있습니다.”

우유도가 그렇게 말하며, 쉽게 계획을 밝히려고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우유도에게 더 물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 우유도가 말하려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잘 입을 열지 않는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미 여기서 어느 정도 그런 성향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우유도를 압박할 수도 없으니, 우유도에게 뭔가를 듣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조경은 오히려 그들이 요호를 얼마나 사냥했는지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오늘의 수확이 어떻소이까?”

부화가 고개를 저었다.

“별다른 수확이 없었어요. 겨우 두 마리를 잡았을 뿐이죠.”

부화가 우유도가 있는 쪽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유도가 표묘각의 움직임에 큰 관심이 있잖아요. 표묘각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 뒤를 쫓고 있었으니, 싸우는 소리를 낼 수 없었어요. 그저 조용히 뒤를 따랐죠. 그러는 여러분은 수확이 좀 있었나요?”

“하아!”

조경이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안 되오….”

한편, 곤림수는 우유도가 오늘도 빈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지도를 보며 고민에 잠겨있는 우유도를 돌아보았다.

곧 사람들이 모두 조용히 각자의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았다. 그때 곤림수가 서해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몸을 일으켜 우유도에게 다가왔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부화는 살짝 눈을 뜨고 그 모습을 힐끗 바라보았다.

모닥불이 주위를 붉게 밝히고 있는 가운데, 지도를 보며 한참 사색에 잠겨있던 우유도가 고개를 들어 자신 옆에 자리 잡고 앉는 곤림수를 보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

곤림수가 소매에 손을 집어넣더니 곧 무언가를 움켜쥐고 꺼내 우유도 앞에 있는 풀밭에 내려놓았다. 우유도가 고개를 숙여 확인하니, 요호의 수안 세 개였다. 우유도가 웃으며 물었다.

“이게 무슨 뜻이지?”

“드리는 겁니다.”

“하아, 이번에 성경에 온 것이 천화교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고 하지 않았던가? 천화교를 위해서 단련을 온 것이라면 네가 여기서 얻은 것은 모두 천화교에 주어야지, 무슨 마음이 동했길래 나에게 주는 거야? 혹시 내가 한 마리도 사냥에 성공하지 못한 것을 보고 동정하는 건가?”

“…….”

곤림수는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우유도의 말이 맞았다. 그는 우유도가 조금 안쓰러웠다. 그래서 우유도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 마음이 든 것은, 이전과 달리 우유도를 생각하는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곤림수는 과거, 대결 중에 우유도가 자신의 목숨을 얼마든지 뺏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신을 살려줬다는 것을 이미 확실히 깨달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천화교가 자금동에 찾아왔을 때는, 심지어 자신과 자신의 사매를 지키기 위해 힘껏 노력하기까지 했다.

이미 곤림수가 우유도에게 갖고 있던 복수심은 사라진 상태였고, 그는 어느 정도 우유도에게 감사하는 마음까지 갖고 있었다. 그러니 우유도를 돕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생겨난 것이었다.

우유도는 이러한 곤림수의 태도를 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곤림수와 나눠서 움직이기로 한 자신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왜 우유도는 곤림수와 일부러 따로 떨어져서 행동하기로 한 것인가?

그건 바로, 우유도가 처음부터 요호를 사냥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곤림수는 천화교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만약 곤림수가 요호를 잡지 못하면, 천화교에서 곤림수를 못살게 굴 게 뻔했다. 천화교가 성경을 나가게 된 후에, 이 소식이 천화교의 수많은 장로에게 알려진다면, 곤림수의 사부인 방탁 또한 큰 괴로움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어찌 됐든 곤림수는 요호를 무조건 잡아야 했다. 그건 우유도의 계획과 충돌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유도는 곤림수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곤림수는 우유도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긴 했지만, 그렇다 해서 천화교에 갖고 있던 깊은 감정이 사라진 것만도 아니었다. 물론 그건, 어쩌면 자신의 사부 방탁이 아직 천화교의 손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아무튼, 곤림수는 이번 단련에서 천화교를 돕기를 원했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유도 일행과 곤림수는 같이 다니기 어려웠고, 우유도는 곤림수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우유도는 사람을 대하거나, 문제를 처리하는데 자신만의 처리방식과 방법이 있었다. 그러니 어떤 일이 중하고, 어떤 일이 가벼운지, 어느 정도 힘으로 사람을 움켜쥐어야 하는지 아주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단도직입적으로 단호하게 해야 했지만,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는 순차적으로 한발 한발 접근해야 했다. 우유도는 결국 시간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니 지금 곤림수의 마음가짐을 볼 때, 우유도는 차라리,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진관과 가정걸 두 사람에게 더 힘을 쏟는 것이 낫다고 여겼다.

덕분에 이번 요호 사냥에서 곤림수를 데리고 다니기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삼인 일조로 움직이는데, 우유도 일행만 사인 일조로 움직이는 것도 조금 거슬리는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사인 일조인데도 항상 빈손으로 온다면, 그것도 좀 말이 안 되지 않겠는가.

결국,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유도는 곤림수를 부화 곁에 두었다. 부화가 여인이니, 곤림수가 그녀를 지키게 한다는 듣기 좋은 변명은 덤이었다.

여자라서? 물론 부화는 당연히 거기에 낚이지 않았다. 여자라서 어떻단 말인가?

부화가 이를 의아해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우유도는 부화를 속이기 위해서, 거짓이 뒤섞인 진실을 일러 주었다. 그 진실이라는 것에는 거짓이 아주 교묘하게 뒤섞여 있었다.

먼저 우유도는 곤림수가 천화교를 도와 좋은 성적을 얻게 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부화에게 알렸다. 그렇기 때문에, 곤림수가 얻은 수확 중에 일부분은 반드시 천화교 측에 줘야 한다고 우유도는 부화를 설득했다.

다만 자신이 대놓고 곤림수가 얻은 수확을 숨기는 것은 너무 좋지 않은 일이니, 부화에게 대신 곤림수를 데리고 다니라고 했다. 그렇게 부화에게, 곤림수가 얻은 수확 중에 일부분을 숨겨, 그걸 천화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당연히 부화도 그 정도 부탁은 거절하기 어려웠다. 별것 아닌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녀는 곤림수를 데리고 다니며 곤림수가 얻은 수확물 중 일부분을 다른 일행들에게 비밀로 했다.

하지만 곤림수의 능력을 확인한 부화는 내심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곤림수의 실력이 아주 대단했다. 공격 수단도 보통이 아니었다. 서해의 사람들을 모두 합해도 곤림수 하나보다 못할 지경이었다. 곤림수가 얻은 성과가 적지 않았으니, 그 성과 중에 절반이 넘는 양을 천화교에 주어야 한다는 게 매우 불편했다.

물론, 곤림수도 나름 우유도의 일에 마음을 쓰고 있었다. 요호를 사냥하는 것과 더불어, 대량의 법력이 허비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표묘각의 흔적을 찾은 것이다. 이번에 표묘각 사람들도 곤림수가 먼저 발견하고, 부화 일행이 그 뒤를 추적한 것이었다.

눈앞의 이 행위는 확실히 우유도를 동정하는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더욱 큰마음은 죄책감이었다. 곤림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전 오늘부터 제가 얻은 수확 중에 삼분지 일은 부화 일행에게, 또 삼분지 일은 천화교에, 나머지는 장로님께 드리겠습니다.”

“대단하군, 부화 일행에게 주는 양 말고도 나눌 것이 그리 많단 말인가?”

“그럼 지금 나에게 세 개를 주는 것이니까, 오늘 하루 동안 혼자 요호를 아홉 마리 잡았다는 말이군. 정말 대단한걸?”

우유도가 웃었다. 곤림수를 놀리듯이 웃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우유도는 지금 아주 흡족해하고 있었다.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곤림수는 실력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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