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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19화 (317/1,000)

1219화. 우 장로님이 미쳤다.

진관과 가정걸은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 그들은 창백해진 얼굴로 바닥에 있는 사람을 돌아보았다. 온몸이 진흙투성이인 것을 보니,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우유도에게 맞아 늪에 빠졌던 것 같았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우유도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에는 두려움과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일들이 있었다. 눈앞에 있는 표묘각 인원의 손속과 기세만 보아도, 그 둘이 모두 금단 수행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이번에 표묘각에서 시합을 위해 파견한 사람 중에 금단기 이하의 경지를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두 사람은 우 장로님이 손을 쓰자마자,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하고, 손쉽게 우 장로님의 공격에 쓰러졌다. 그것만 보아도 우 장로님의 실력이 어떠한지 알 수 있었다.

이런 실력을 갖추고도 기습을 하다니, 두 사람은 어이가 없었다.

다만 이들은 우유도가 기습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피를 꼭 봐야 한다면, 수고를 더는 것이 좋았다. 그러니 우유도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싸우고 죽이는 것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니 손을 쓰지 않을 수 있다면 최대한 쓰지 않는 것이 좋았다. 보통 우유도는 직접 손을 쓰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쓴다면, 간단 명쾌하고 빠른 것이 좋았다. 굳이 먼 길을 돌아갈 필요가 없었다.

땅에 내려선 우유도는 뒤돌아 싸늘한 눈으로 두 제자를 바라보았다. 놀란 나머지 멍청한 모습으로 멀뚱히 서서 자신의 명령을 듣지 않은 두 사람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다만 그걸 문제 삼지는 않았다. 우유도 또한 두 사람이 얼마나 놀랐을지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우유도가 손을 들어 허공섭물로 땅에 널브러져 있던 검을 검집째로 빨아당겼고, 검이 빠르게 우유도의 손에 들렸다.

온몸에 진흙 칠을 한 사람이 천천히 자리에서 기어 일어나 거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유도, 간덩이가 부었구나….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

그는 그나마 치명상을 조금 덜 입은 것인지,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우유도는 검을 지팡이 삼아 그에게 천천히 다가가더니, 검을 들어 검집으로 바닥에 쓰러진 사람의 가슴을 내리누르고, 그 검에 몸을 기댔다. 덕분에 기어 일어나려던 사람은 검집에 눌려 일어나지 못했다. 우유도가 그 사람을 보고 담담히 말했다.

“내가 옷을 갈아입지 못한 게 아니야. 황반이 나를 다시 성경에 데리고 올 때 다급하게 움직이다 보니,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던 거야.”

이때, 바닥에 쓰러진 채, 부러진 팔을 붙잡고 있던 사람이 다급히 말했다.

“오해일 뿐이오.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었소이까. 이왕 오해였으니, 그냥 없었던 일로 합시다. 걱정하지 마시오. 우리를 풀어 주기만 하면, 당신에게 아무 일도 없을 것이오.”

우유도가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쓸데없는 생각이야. 내가 이미 너희를 공격했는데, 정말 아무 일도 없을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우유도, 아직 돌이킬 수 있소. 늦지 않았소. 그렇지 않으면, 어떤 최후를 맞이하게 될지 생각해보시오.”

“무슨 생각? 어제 밤새도록 고민한 일이야. 그냥 오늘 너희가 나를 만난 게 재수가 없었던 거라 생각해.”

우유도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 다른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야. 그냥 뭘 좀 묻고 싶을 뿐이야. 사실대로 말해줬으면 좋겠군.”

가슴이 검집에 눌린 사람이 입안 가득 핏물을 머금고 물었다.

“무엇이 궁금하시오?”

우유도는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번 사냥에 참여한 표묘각 인원들을 모두 알고 있나?”

겨우 그것? 발아래 쓰러져 있는 사람이 헐떡이며 말했다.

“알고 있소. 기본적으로 서로 다 알고 있소.”

“잘됐군. 다른 건 아니고. 난 그냥 그 사람들의 상황을 좀 파악하고 싶을 뿐이야. 성경 내부 상황을 좀 알고 싶은 것이지. 그리고 이번에 온 사람들의 이름이 뭔지, 평소 표묘각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직무를 담당하는지, 사실대로 하나도 숨기지 말고 다 털어놓아야 할 것이야. 사실대로 알려주기만 하면, 목숨을 살려주도록 하지.”

진관과 가정걸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두 사람은 온몸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우 장로님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지?

발아래 있는 사람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우유도, 성경과 표묘각을 염탐하는 사람이 어떤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지 모르는 것이오?”

반면 우유도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어떤 최후든 간에, 그건 내 최후이지. 내 복이면 내가 누리고, 내 죄라면 내가 감당하면 그만이야. 너희들이 걱정할 필요 없어. 잘 들어, 목숨을 살려준다고 했어. 말하지 않으면 너희를 죽이고 다른 사람을 찾으면 그만이야. 사람이 이리 많으니, 그중에 입을 여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겠지.”

팔이 부러진 사람이 비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말한다고, 우리 목숨을 살려줄 리 있겠소?”

“나라고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아니야. 고민할 시간을 줄 테니, 잘 생각해보고 알려주도록 해.”

말을 마친 우유도는 가슴을 누르고 있던 검을 치웠다. 하지만 검을 치운 후, 연속으로 지풍을 몇 번 쏘아 보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의 몸을 여기저기 점혈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도망가기 어려워 보이는 두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한 것은, 두 사람이 같이 모여 의논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우유도가 그대로 몸을 돌려 전전긍긍하고 있는 진관과 가정걸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들 뒤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서더니 담담히 말했다.

“종문이 너희 둘을 보내 내게 적극적으로 협조하라 했다. 그런데 너희는 이런 식으로 내게 협조하는 것이냐?”

두 사람이 서로서로 바라보더니 천천히 뒤돌아 우유도에게 다가갔다. 진관이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로님, 표묘각은 건드리면 안 되는 곳입니다. 종문에 큰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호오!”

우유도가 검을 짚고 뒤돌아 두 사람을 직시하며 반문했다.

“그 문제가 어디 있느냐?”

“장로님, 표묘각의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분명 조사를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표묘각의 사람들을 찾아온 것을 알고 있습니다. 관계가 없을 수 없습니다.”

“개소리! 이곳은 구대지존이 장악하지 못한 곳이다. 그러니 누가 알겠느냐? 싸우고 죽이다 보면 한둘 사라지는 것이 대수란 말이냐? 황택사지에서 표묘각의 두 사람이 죽은 것이 뭐 그리 특이한 일이란 말이냐. 네놈들이 입 다물고, 내가 말하지 않으면 우리가 한 짓이라는 것을 누가 안단 말이냐. 요호가 했다고 하면 그만 아니더냐? 문제? 지금 보니 오히려 네놈들 머리통 속에 문제가 있구나. 정신 좀 차려라. 그런 문제는 머릿속에서 쫓아내기만 하면, 없는 것과 같다.”

가정걸은 여전히 크게 두려워하며 말했다.

“우 장로님, 도대체 뭘 하시려고 이러시는 겁니까?”

“뭘 하냐니? 방금 저들에게 말하지 않았느냐? 못 들었느냐?”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성경과 표묘각의 내부사정을 염탐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뭐하러 그런 짓을 해서 표묘각 사람과 대립각을 세운단 말입니까? 며칠 전만 해도, 표묘각과 굳이 충돌할 필요가 없으니, 요호를 잡을 필요가 없다 하지 않았습니까?”

“이미 저지른 일이다. 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리 많으냐? 내가 지금 너희에게 묻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종문의 명령에 따라 내게 협력할 것이냐. 아니면 배신자가 되어 나를 팔아넘기고 종문을 어렵게 할 것이냐? 너희가 선택해라.”

선택하라고? 두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우유도의 손을 보았다. 검 손잡이 위에 올려져 있는 우유도의 열 손가락은 마치 뭔가를 준비하듯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서 두 사람이 대체 뭘 어떻게 선택하란 말인가? 이미 표묘각 사람들을 공격했다. 이제 와서 우 장로님이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이 있을까?

방금, 우 장로님이 이미 자신들 앞에서 실력을 보여주었다. 만약 옳은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 모두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게 뻔했다.

게다가 이곳에서 정말 천운으로 빠져나갔다 한들, 표묘각에게 본문의 장로를 팔아넘기는 것도 매우 찜찜한 일이었다. 그리고 표묘각에 우 장로를 팔았다 해도, 자신들 또한 무사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이처럼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 앞에서 진관이 얼버무리며 말했다.

“저희는 종문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우유도가 미소지었다.

“잘 생각했다. 우리 모두 다 종문을 위해서 이러는 것이 아니냐.”

두 사람은 속으로 쌍욕을 퍼부었다. 한 사람은 우유도의 부모님을, 다른 한 사람은 우유도의 조상을 욕했다. 지금 이것이 종문을 위한 것이란 말인가? 종문이 감히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걱정하지 말아라. 이 일은 너희가 생각하는 것처럼 심각한 일이 아니다. 내가 방금 말한 것과 같이, 여기서 두 사람에게 문제가 생겼다 한들, 표묘각은 누가 했는지 알아낼 수 없을 것이다.”

우유도는 두 사람에게 마음가짐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속으로 감히 동의하지 못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겉으로는 고분고분 순종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그들 뒤에서 고통스러운 고함이 들려왔다.

“내가 말하겠소!”

진관과 가정걸이 뒤돌아보았다. 우유도는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갔고,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우유도의 뒤를 따랐다.

부상을 입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갔을 때, 진관과 가정걸은 표묘각 인원에게 이상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매우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반쪽 얼굴은 불타는 것처럼 붉게 달아 올라있었고, 나머지 반쪽 얼굴에는 서리가 끼어있었다. 깜짝 놀란 진관과 가정걸은 어찌 된 일인지 몰라 서로를 돌아보았다.

지금 표묘각 사람의 체내에서는 극한에 달할 정도로 매우 뜨겁고 차가운 기운이 날뛰고 있었다. 그 고통은 차마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 법력이 제한을 받고 있으니, 법력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고통을 견딜 수밖에 없었다.

“이제 말할 생각이 들었나?”

온몸이 진흙으로 뒤덮인 사람이 말했다.

“말하겠소.”

우유도가 다른 한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당신은?”

팔이 부러진 사람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내가 말해도, 우릴 죽일 거라는 걸 알고 있소.”

“당부하지 않을 수 없군. 저자가 말하겠다고 했으니,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난 당신을 죽일 수밖에 없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당신들이 성경과 표묘각을 팔아넘긴다면, 당신들의 약점을 내가 쥐고 있는 것이 되니, 당신들을 죽일 필요가 없는 것이야. 당신들은 내게 쓸모가 있어.”

쓰러진 이가 한숨을 쉬었다. 사실, 선택권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미 누군가 입을 열겠다고 말했으니, 말하지 않으면 그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팔이 부러진 자가 고통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소. 약속을 지키길 바라겠소. 나도 말하겠소.”

“좋아. 굳이 자신을 괴롭힐 필요 없지.”

우유도가 허리를 숙여 손바닥을 천천히 뻗었다. 우유도의 손바닥이 진흙을 뒤집어쓴 사람의 가슴에 놓였다. 곧 그자의 몸에서 서리가 서서히 사라졌고, 이상할 정도로 붉게 달아올랐던 피부도 정상을 되찾았다.

고통이 줄어들었다. 그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 후 우유도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가더니 마찬가지로 그의 고통을 해소해 주었다. 손을 거둔 우유도가 당부의 말을 했다.

“내가 물어보면 그것에 대해 대답하는 거야. 만약 두 사람의 대답을 비교했을 때 일치하지 않으면, 일치하지 않는 것 하나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한 개씩을 잘라 버릴 거야.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지?”

바닥에 쓰러진 두 사람은 거친 숨을 내쉬며 침묵했다. 우유도가 검을 들어 팔이 부러진 사람의 몸에 점혈을 가하니, 바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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