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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28화 (326/1,000)

1228화. 결론

우유도는 요호 일족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간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처음 만난 상황에서 저들에게 자신을 믿어달라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니 그냥 발언권을 쥐고, 사실로 입장을 만들어야 했다. 같은 입장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우유도이며, 사람들이 도야라 부르는 사람이었다.

우유도의 말을 들으니 단순히 무량원을 공략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우유도는 구대지존을 쓰러뜨리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한 것이었다. 그 말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놀라웠다.

얼마나 긴 시간이었던가. 요호 일족은 마치 거북이처럼 숨어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이미 구대지존에 대항하고자 하는 용기를 거의 잃어버렸다. 과거에는 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매번 반항할 때마다, 구대지존에 의해 잔혹하게 당하고, 매번 일어설 때마다 요호 일족에 큰 희생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계속해서 일어서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그때마다 요호 일족에게는 큰 재난과 같은 일이 닥쳤고, 많은 희생을 감당해야만 했다.

심지어 몇 번은 하마터면 요호 일족이 전멸할 뻔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용기가 없었고, 희망도 없었다. 승리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고, 온 일족이 늪지대에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다.

요호 일족은 과거, 이 세상의 패자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요호 일족은 그저 토벌당하지 않고 살아만 있어도 행복하다 느끼고 있었다. 이미 오랫동안 그들은 더는 구대지존을 언급하지 않았다. 성공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구대지존과 겨루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바로 상찬의 전인이라는 것이다. 그가 내뱉은 한마디가 사람들을 얼마나 크게 흔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상찬의 전인이 구대지존을 상대하려 한다.

물론 이들은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 우유도가, 자신들의 노족장조차 상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연히 구대지존의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기 시작했다.

흑의 남자가 침을 꿀꺽 삼키고 물었다.

“확신이 있으시오?”

“성경 단련을 온 사람을 잡아 심문했다면, 이번 성경 단련이 무슨 의도로 열린 것인지 알 것이오.”

흑의 남자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홉 개자식이 표묘각에 불만이 있어, 표묘각을 정돈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들었소.”

우유도가 반문했다.

“그게 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흑의 남자가 깜짝 놀라 말했다.

“뭘 설명하냐니?”

그리고 이어 보충 설명하며 말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곳에 숨어 지내오. 외부와 연락할 통로가 거의 없다시피 하지. 단지 가끔 살아 있는 사람을 잡아 와 외부의 일을 물어볼 뿐이오. 당신이 말한 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소.”

“천하 수행자들의 생사대권이 모두 아홉 개자식 손에 있소. 천하 수행자들이 아홉 개자식에게 오랫동안 고통을 당해왔소. 다만 반항할 능력이 없었을 뿐이지. 이제 아홉 개자식이 표묘각을 정돈하려고 하고 있소. 이게 뭘 설명하는 것 같소? 지금 표묘각을 정돈하는 시기가 바로 아홉 개자식이 장악하고 있는 천하의 인심이 동요하는 시기라는 것이오.

내부와 외부의 사람이 모두 크게 동요하고 있으니, 바로 허점을 이용할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소. 그러니 확신이 있든 없든 시도해 봐야 하는 것이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아홉 개자식이 천하를 꽉 틀어쥐게 될 것이고. 다시 흔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게 되겠지.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언제 움직이려는 것이오?”

흑의 남자는 망설였다. 그가 고개를 돌려 좌우에 있는 장로들을 돌아보았다. 다들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다들 크게 마음이 동하는 모습이었다. 흑의 남자가 다시 우유도를 바라보며 물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시오?”

“이렇게 큰일을, 그 누가 구체적으로 계획을 짤 수 있단 말이오? 그저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나아갈 뿐이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량과라 할 수 있소. 바로 당신들이 말하는 호선과이지. 나는 지금 무량원의 내부 정보가 급히 필요하오. 그리고 눈앞의 오풍이 바로 그 기회라 할 수 있지. 나는 그자를 기점으로 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오.”

“그래 봤자 지금 당신이 말한 것은, 모두 당신이 그 입으로 지껄인 것에 불과하지 않소? 지금 보니 당신은 아주 교활한 사람이오. 대체 당신이 하는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그 누가 안단 말이오. 우리가 대체 당신을 어떻게 믿어야 한단 말이오?”

우유도는 자신이 어디가 교활한지 알 수 없었다. 마치 요호 일족에게 무슨 사기라도 친 것처럼 이야기하지 않는가.

하지만 흑의 남자가 보기에는 상황이 또 달랐다. 그는 두 무리의 사람들이 황택사지에 들어와 요호 일족을 죽이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 한 무리는 검은 옷을 입은 표묘각의 사람들이었고, 한 무리는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표묘각의 사람은 익숙했지만, 붉은 옷을 입은 자들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다른 옷을 입은 사람이 있어 호족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마침 그렇게 다른 사람과 다른 옷을 입은 사람이 호족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호족이 수차례 그를 떠보았지만, 그 사람은 호족을 사냥할 의도가 없어 보였다. 그럼 왜 여기 왔단 말인가?

그 상황이 흑의 남자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혹시 아래 여우들이 실수할까 봐 직접 나서서 우유도를 관찰하고, 직접 우유도를 떠보기까지 했다.

결국, 그는 우유도가 확실히 호족에게 불리한 행동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흑호를 공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다니는 사람들에게 손을 쓰게 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러다 마지막에 자신이 우유도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소한 그는 우유도가 독특한 행동을 한 것이 바로 그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믿을 필요 없소. 처음 만나서 말 몇 마디로 나를 믿으라고도 하지 않을 것이고 말이오. 앞으로 일들은 시간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것이오. 지금 문제는 나 또한, 당신들 호족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오. 그리고 당신들은 나를 도와서 손해 볼 것이 없지. 내가 지금 떠난다고, 당신들이 나를 막을 수나 있으시오?

간단한 문제지. 당신들에게 모험하라고 할 생각이 없소. 그러니 큰 대가를 치를 필요 없이, 호족의 운명을 바꿀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면, 한번 도박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오? 혹시라도 위험을 발견한다면, 언제든지 행동을 멈춰도 좋소.”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앞으로 우유도와 같이 위험을 무릅쓸지 말지는 나중에 호족이 마주해야 하는 선택이었다.

물론, 어떤 일들은 너무 급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모든 걸 한 방에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양측이 모두 상대방의 가장 기본적인 상황도 모르는 상태에서 말 몇 마디로 상대방의 믿음을 얻고자 하는 것은 너무 천진난만한 생각이었다. 정말 그게 가능하다면 여기에서 이렇게 입 아프게 떠들 필요 없었다. 이렇게 저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매달릴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했다. 일단 호족을 끌어들이는 게 중요했다. 상대방의 신임은 앞으로 천천히 얻어낼 수 있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기 마련 아니겠는가. 일단 호족을 배 위로 끌어들이면, 배를 움직이기가 편해졌다. 이럴 것이 아니었다면, 우유도는 자신이 상찬의 제자라고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건 성경의 환경 덕분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지금 우유도의 상황을 보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사람이 필요했다.

흑의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곧 한쪽으로 가서 호족의 장로들과 같이 의논을 했다.

우유도는 가끔 한두 마디 말을 들을 수 있었지만, 대부분 중얼거리는 것이 무슨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의견을 나눈 흑의 남자는 결론을 내렸다. 우유도의 말마따나 위험을 발견하면 그 즉시 행동을 멈추기로 한 것이다. 상황은 호족이 장악할 수 있었다. 그것으로 하나의 가능성을 바꿀 수 있다면 확실히 도박을 해볼 만한 일이었다.

흑의 남자가 우유도에게 다가와 말했다.

“좋소. 우리 호족이 당신을 도와주겠소!”

우유도가 미소지으며 포권을 했다.

“고맙소!”

“하지만 그 전에 당신에게 물어볼 것이 있소. 사실대로 말해주시오.”

“물어보시오!”

“당신은 나방비와 무슨 관계요?”

“나방비?”

우유도가 깜짝 놀라 대답했다.

“그녀와 별다른 관계가 아니오. 어째서 그걸 묻는 것이오?”

“그렇지 않아 보이오만? 만약 별다른 관계가 아니면, 그녀가 어째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만 성경 밖으로 내보내 준단 말이오? 그녀가 직접 움직여 당신을 배웅해 주었다고 들었소만?”

“설마, 내가 나방비와 결탁하고 호족에게 불리한 일을 할까 봐 걱정해서 묻는 것이오? 아니면 내가 아홉 개자식이 보낸 첩자라고 생각하는 것이오? 내가 방금 말하지 않았소. 만약 어떤 위험이든 발견한다면 언제든지 행동을 멈추면 그만이오.”

“그대는 지금 내 질문을 회피하고 있는 것 같소. 나는 지금 당신과 그녀의 관계를 물었소.”

“아무 관계가 아니오. 사실, 나도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는 하지. 당신이 나보고 그걸 설명하라고 하는데, 나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그러고 보니, 내가 성경에 들어온 것은 모두 그 여자 때문이오….”

우유도는 정위의 입에서 들은 사실대로, 나방비가 명단을 바꾼 일을 이야기하며 마지막에 보충설명을 덧붙였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내가 당신의 의문을 해소해 주겠소. 나도 마침 그 여자를 찾아 대가를 치르게 할 참이었소.”

다만 그 말을 들은 흑의 남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 일이라면 굳이 그녀를 찾아가 대가를 치르게 할 필요 있겠소? 그냥 조금 제멋대로인 여인에 불과하오. 괜히 드잡이질할 필요 없지.”

우유도는 그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당신은 내가 그녀와 결탁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오?”

“나는 단지 당신이 겨우 여자 한 명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하는 대업에 지장을 주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오.”

우유도의 두 눈이 번뜩이더니 느긋하게 말했다.

“당연히 어느 정도 확신이 있기 때문에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겠소! 족장은 걱정하지 마시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머리를 잘라 그대에게 가져오겠소.”

장로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고, 흑의 남자는 그런 우유도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나추의 딸이오. 그녀를 건드리면 문제가 생기지 않겠소. 당신이 하려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소만? 난 그녀의 머리가 필요 없소. 단지 그대가 일을 순조롭게 처리하기만을 바랄 뿐이오.”

우유도는 사람들의 이상 반응을 감지했다. 그리고 조용히,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아홉 개자식이 얼마나 많은 호족을 죽였소. 이제 호족이 나를 돕고자 하니, 나도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소. 내 반드시 나방비의 멱살을 따버리겠소. 족장은 걱정하지 마시오. 일을 잘 안배할 것이니, 하려는 일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오.

마침 내가 나중에 하려는 일에는 나방비의 목숨으로 성경 내부에 갈등을 일으키는 일도 포함되어 있었소.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나방비를 죽여야겠소. 그러니 겸사겸사 그 머리를 가져와 호족에게 주는 것은 정말 일도 아니라 할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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