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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45화 (343/1,000)

1245화. 당부하다.

우유도는 나머지 한 손도 천천히 검 위에 올리고는 깊은 사색에 잠겼다. 표묘각의 사람이 뭐하러 그들과 같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뭔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은 분명했다.

“혹시 그들이 뭔가를 발견한 것은 아니오?”

“표묘각 사람들이 그들과 어울리고 있는 것을 보면, 뭔가를 발견하긴 했겠지. 과거에 내가 남긴 허점이 너무 많소. 그러니 조사를 시작하면 숨기지 못할 것이 분명하오. 최소한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움직였다는 사실은 숨기지 못할 것이 분명하지.”

흑운이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

“그럼 어떡해야 하오? 만약 위험하다면, 돌아가지 않는 게 좋겠소.”

우유도가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지 않으면, 일전에 했던 모든 노력이 헛고생이 되는 것이오. 모든 계획이 한낱 불쏘시개가 되는 것이지.”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지 않소.”

“걱정하지 마시오. 각종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소. 그 전에 했던 안배들이 바로 일전에 남겨놓은 허점을 없애기 위한 것이오. 그리고 나와 같이 다녔던 사람들은 내게 무슨 비밀이 있는지 모르오. 지금 내가 걱정스러운 것은 나와 같이 다녔던 두 사람뿐이오. 지금 그들은 어떤 상황이오?”

“그들은 별다른 이상 없소. 표묘각 사람과 만나지도 않았고, 그 전에 당신이 알려준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소.”

우유도가 끄덕였다.

“이만 움직여야겠소. 표묘각에서 그들을 발견하기 전에 그들을 먼저 만나야겠소. 그럼 이만!”

말을 마치고 바로 움직이려 했다. 우유도가 다급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 흑운이 그를 막아서며 말했다.

“정말 위험한 일이오. 요행을 바라고 움직이는 것은 추천하지 않소!”

우유도가 미소지었다.

“확신 없이 일을 진행하지 않소! 내가 왜 황택사지에 들어오자마자 당신들을 찾았겠소? 당신들을 찾았으니, 이제 내게 더 걱정은 없다 할 수 있소. 황택사지에서, 당신들 호족이 나를 배신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다 한들 도망칠 자신이 있소.

족장, 만약 이번 일에 문제가 생기면, 표묘각으로는 돌아가기 어려울 것 같소. 성경을 떠나기도 어렵겠지. 아마도 당신들 호족에게 한동안 얹혀살아야 할 것 같소. 그때가 되면 나를 내치지만 말아주시오.”

우유도의 말이 가히 틀리지 않은 것 같았다. 흑운은 우유도가 늪지 안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능력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곧 우유도를 잡은 팔을 내리며 웃었다.

“그럴 리가 있소. 오히려 당신들 인간들이 우리 요괴들을 싫어하지. 당신만 괜찮다면, 얼마든지 우리와 같이 살아도 되오. 당신 한 명 정도를 굶길 리 있겠소.”

그 말을 들은 우유도가 말했다.

“인간이란 무엇이오? 요괴란 무엇이오? 누가 인간이고, 누가 요괴란 말이오? 그건 단지 갖다 붙인 말에 불과하오.”

가볍게 말을 던진 우유도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다만 흑운은 우유도의 말에 잠시 멍해졌다. 상찬이 두 세계를 잇기 전에, 아직 인간들은 이 세계에 들어오지 못했었다. 그러니, 그때 당시에는 호족들이 사는 세계에 요괴라는 단어가 없었다. 당연히 인간과 요괴에 대한 구분이 없었다. 나중에 인간이 이 세계에 들어오고 나서, 호족은 알게 모르게 자신들이 요괴라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과거의 호족은 인간계의 인간들과 다를 바 없었다. 호족은 인간들의 세계와 연결되기 전까지, 자신들의 세계 안에서 인간들과 같은 생활을 했고, 같은 활동을 했다. 하지만 인간들이 오고 나서, 그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들 종족을 요괴라 구분 짓는 인간의 판단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는 천천히 우유도가 사라진 곳을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우유도의 한마디에서 그는 담담하고 진정한 인정을 느낄 수 있었다. 우유도의 말에는 억지나 가식이 조금도 없었다. 요호 일족은 지금까지 배척만을 받아왔다.

* * *

별이 빛나는 밤,

늪지 위를 날아가는 우유도는 서둘렀다. 반드시 표묘각의 사람들이 찾기 전에 진관과 가정걸을 찾아야 했다.

전에는 걱정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우유도조차 표묘각이 개입할 줄은 몰랐다.

표묘각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으면 진관과 가정걸은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표묘각 손에 떨어진다면,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를 문제가 불거질 수 있었다. 그들이 표묘각의 위협과 협박에 넘어가게 된다면, 두려움에 무슨 말을 할지 몰랐다.

표묘각이 만약 그들이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고, 강하게 협박한다면, 그들은 우유도가 했던 거짓말을 표묘각에게 거짓으로 고할 수도 있었다. 얼마 전, 우유도가 스스로 자신과 표묘각이 관련 있다는 거짓말을 두 사람에게 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그걸 감쪽같이 믿고 있으니, 그 말이 표묘각에게 들어가면 큰일이 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두 사람 입에서 그 말이 튀어나온다면, 그 전에 그가 준비한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될 수 있었다.

그전에는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 상상도 못 했기에 당연히 두 사람에게 공을 들이지 않았다.

우유도는 의아해하고 있었다. 표묘각이 왜 지금 단련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단 말인가. 이게 뭘 뜻한단 말인가. 다른 집단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유독 우유도가 속한 집단에만 이런 일이 생긴 건지 우유도는 알 수 없었다.

아무튼, 무슨 상황이든지 간에, 우유도는 허점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야만 했다. 대비는 아무리 과해도 지나치지 않는 법이다.

우유도가 처음 황택사지에 들어왔을 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당연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뒷일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여러 가지 허점을 남겨놓았다. 이제 어느 정도 조건이 충족되었으니, 가능한, 최대한 그것들을 없애야 했다.

하늘의 별들이 흘러가고 밤이 지나 날이 밝았다. 뜨거운 태양이 서쪽으로 떨어졌고, 다시 어둠이 찾아왔다. 그 어둠이 지나고 다시 날이 밝았다.

우유도는 여정 가운데 가끔 법력을 회복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것 말고는 쉬지 않고 길을 재촉했다.

다행히 우유도는 목적 없이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 우유도는 사전에 진관과 가정걸 두 사람에게 그들이 움직일 노선에 대해서 지정해 주었고, 거기에 호족의 도움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릴 수 있었다.

그렇게 오후가 되었을 때, 우유도는 움직이고 있는 진관과 가정걸을 정확하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 서로 붉은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언덕 위에 우유도가 서서 웃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유도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인, 검을 지팡이 삼고 서 있는 모습이었다.

끝없는 늪지를 방랑하며, 힘들어하던 두 사람은 크게 기뻐하며 급히 우유도에게 뛰어가 예를 올렸다.

“장로님을 뵙습니다!”

사실 우유도와 헤어져 있는 시간 동안 두 사람은 크게 불안해했다. 만약 앞으로 만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이제 다시 만나니, 두 사람은 방황하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우유도가 손을 들어 인사를 받아주고는 입을 열었다.

“혹시 여기까지 오면서 표묘각의 사람을 보았느냐?”

호족이 우유도에게 소식을 제공했을 때, 어쩔 수 없이 간격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우유도는 확실히 할 필요가 있었다.

두 사람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유도의 질문에 같이 대답했다.

“보지 못했습니다.”

우유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관이 물었다.

“장로님, 저희가 아무리 찾아도 조경 일행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혹시 장로님께서는 뭔가를 찾으셨습니까?”

“찾지 못했다!”

우유도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멀리 있는 숲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은 대화하기 적합한 곳이 아니다. 너무 눈에 띄니 나를 따라오거라.”

세 사람이 그대로 날아올라, 그대로 숲으로 숨어들었다.

줄곧 하던 대로, 진관과 가정걸은 우선 늪지에서 툭 튀어나온 작은 숲을 샅샅이 뒤져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우유도에게 돌아와 이상 없다고 보고했다.

곧 가정걸이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지금까지 사람 그림자도 보지 못했습니다. 조 장로가 일행과 합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면, 문제가 생긴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우유도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건 신경 쓸 것 없다. 조경의 실종은 처음부터 우리와 상관없었고, 우리는 마지막까지 그를 찾아 나섰으니, 죄책감을 느낄 이유도 없다. 이제 와 다른 사람이 뭐라고 오해하든 신경 쓸 필요 없다. 지금은 그것보다 너희에게 알려줄 이야기가 있다. 내가 조경을 수색할 때 우리와 같이 움직이는 그 사람들이 표묘각의 사람들과 같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너희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들과 마주칠까 봐 너희보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의미에서 먼저 말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심장이 철렁했다. 진관이 긴장하며 말했다.

“표묘각 사람들이 왜 그들과 같이 움직인단 말입니까. 장로님, 설마 표묘각 사람이 실종된 것을 저들이 발견한 것입니까?”

“긴장할 것 없다. 증거도 없는 일이다. 목격자도 없고 죽인 후, 증거도 남기지 않았다. 우리를 의심할 이유가 없는 일이다.”

그리고 주머니 하나를 두 사람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일단 너희 둘이 나눠 가져라.”

두 사람은 그게 무엇인지 몰라 주머니를 받아 열어 보았다.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요호의 수안이었다.

두 사람은 멈칫하더니 서로 바라보았다. 결국, 가정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장로님, 요호를 사냥하셨습니까?”

가정걸의 말에는 지금까지 자신들보고 요호와 원한을 맺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깔려있었다.

“사냥한 것이 아니다. 빼앗은 것이다. 물론, 당연히 우리는 빼앗았다고 말하면 안 되겠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냥한 것이라 말하거라. 너희는 앞으로 내가 하는 말대로 하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다. 잘 듣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밀리에 당부한 우유도는 두 사람에게 자신이 한 말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 자리에 앉았다.

지쳤다. 두 사람을 따라잡기 위해서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법력 소모도 적지 않았고, 몸이 크게 지쳐 있었다. 그렇게 우유도는 자리에 앉자마자 가부좌를 틀고 몸을 회복하는 것에 집중했다.

지금은 우유도의 호법을 서는 사람이 있으니 드디어 안심하고 회복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고, 세 사람은 다시 여정을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여유롭게 끝없는 늪지를 유람하듯이 움직이며 다른 사람들과 만나기로 한 목적지를 향해 움직였다.

표묘각 사람들과 만났을 때, 충분한 법력을 보유하고 있는 게 좋았다. 그러니 우유도 일행은 전력을 다해 이동하는 것보다 조금 움직이고 휴식을 취하며 체력과 법력을 비축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들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저문 뒤였다. 하지만 숲 안에는 불빛이 있어, 세 사람은 그 불빛을 향해 직선으로 움직였다.

그곳에 도착하니, 과연 효월각의 사람들과 능소각, 사해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우유도가 돌아온 것을 보고,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아주 조용했다.

우유도는 곧 표묘각의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매우 놀란 얼굴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분명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진관과 가정걸은 서로 몰래 눈빛을 교환했다. 과연 우 장로님의 말씀이 틀림없었다. 표묘각 사람들이 있었다.

현요 등 표묘각 사람들도 하나둘 모닥불 근처에서 일어났다. 곤림수가 갑자기 뛰어와 우유도 옆에 내려섰다.

“도야….”

하지만 아직 뭐라 말하기도 전에 현요가 손짓하자 한 사람이 날아와 곤림수가 말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서고는 다른 곳으로 그를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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