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6화. 사실을 말하다.
우유도는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특히 곤림수가 우물쭈물하는 반응을 보면 자신에게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우유도는 이들 표묘각 사람들이 정말로 자신 때문에 온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우유도는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현요가 사람들을 이끌고 다가오더니 냉담한 얼굴로 우유도를 날카롭게 훑어보며 물었다.
“그대가 우유도인가?”
우유도가 포권을 하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소인이 바로 우유도입니다! 귀하께서는 표묘각의 어느 귀인이십니까?”
현요가 담담히 말했다.
“현요, 표묘각의 집사 중 한 사람이지. 정 선생님의 명령을 받아 이리 찾아오게 되었네. 자네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군.”
그 말을 마치고 우유도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손짓했다.
그 즉시 좌우에서 두 사람이 나와 진관과 가정걸을 데리고 멀어졌다. 두 사람은 걸으면서 계속 우유도를 돌아보았다.
“자네는 날 따라오게.”
현요는 그 말을 하고 그대로 몸을 돌렸다.
우유도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곧 세 사람의 표묘각 인원이 자신을 포위해 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도망가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확인한 우유도는 크게 경계하기 시작했다.
우유도는 모닥불 근처에 있는 각 문파의 사람들을 둘러 보았다. 다들 어딘가 양심의 가책이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는데, 감히 우유도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렇게 우유도를 모닥불 옆으로 데리고 간 현요가 발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 뒷짐 지고는 우유도를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물었다.
“조경은 어디 있는가?”
우유도가 깜짝 놀라 대답했다.
“모릅니다. 갑자기 실종되어, 제가 지금까지 그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찾았는가?”
“못 찾았습니다! 혹시 집사님은 그 일 때문에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질문은 내가 하는 거지, 자네가 하는 것이 아니네. 내가 묻는 말에 거짓으로 답한다면, 그 결과를 스스로 책임져야 할 것이네!”
“제가 감히 어찌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집사님이 물어보시는 것에 이실직고하겠습니다.”
“조경을 죽이려고 했다던데?”
“그런 생각을 품기도 했었습니다. 그자가 제 비밀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태숙산성이 폭로한 덕분에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이번에 조경이 실종된 일이 자네와 연관이 있는가?”
우유도가 대답하려는 것을 보고, 다시 손을 들어 말을 저지하고는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 자네 둘 사이의 은원은 표묘각이 신경 쓸 일이 아니네. 단지 자네에게 사실을 확인하고자 할 뿐이지. 자네와 연관이 있으면 인정하게, 여기서 자네에게 그 책임을 물을 사람은 아무도 없네. 책임을 물어도 만수문이 자네를 찾아올 뿐, 표묘각은 간섭하지 않을 것이니, 말해보게!”
“하늘을 우러러 맹세할 수 있습니다. 조경을 죽이고자 하는 생각을 품은 적은 있지만, 이번 조경의 실종은 저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
현요가 냉소 지었다.
“조경에게 조승회라는 손자가 있지. 그자에게 무슨 짓을 한 적이 있는가?”
조승회의 일은 지금까지 우유도가 확실히 마음을 놓고 있지 못한 일이었다. 밖의 상황을 모르니,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유도는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까 봐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제 눈앞에 있는 사람이 그에 관해서 물어오니 우유도는 드디어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아마도 성공한 것 같았다.
속으로는 안심했지만, 겉으로는 망설이는 얼굴로 잠깐 침묵했다.
“음?”
현요가 우유도를 압박하는 소리를 냈다. 우유도가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어찌 감히 집사님 앞에서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사실 제가 성경을 잠시 떠났을 때, 자금동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부하들을 시켜 조승회를 암살하라 했습니다. 하지만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건 제 사적인 은원일 뿐입니다. 표묘각이 이런 것까지 문책한단 말입니까?”
우유도는 깔끔하게 인정했다. 사실 처음부터 숨길 생각도 없었다. 오량산의 사람을 동원할 때부터, 우유도는 표묘각에 이번 일을 알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이건 우유도가 거짓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이기도 했다.
여기서 진실을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어질 거짓말을 위해서 기반을 다지는 것이었다. 여기서 진실을 말해야만, 뒤에서 거짓말을 할 때, 무사히 표묘각을 속여 넘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 우유도는 알고 있었다. 나방비가 그를 성경에서 내보낸 그 순간부터, 우유도는 그 여자가 우유도에게 큰 문제를 떠안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방비의 행동 때문에 표묘각은 분명 그를 크게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것이 우유도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이유 중 한 가지였다.
그 대답을 들은 현요는 나름 만족했다. 표묘각의 밀정이 보내온 소식에 부합하는 내용이었다. 우유도의 계획대로, 현요는 우유도가 나름 고분고분 자신의 말을 따른다고 여겼다.
현요가 담담히 말했다.
“표묘각은 자네들의 사적인 은원에 관심이 없네. 단지 왜 조승회를 죽였는지 궁금하군?”
“과거, 연국과 송국이 교전을 벌일 당시, 만수문이 전쟁에 끼어들어 연국에 거대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나중에 제가 조경을 찾아갔고, 조경이 암중에 저를 도왔지요. 덕분에 연국이 송국을 격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수문은 자신들이 전쟁을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 당시, 조경의 손자였던 조승회는 저와 조경이 손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저를 협박하여 이득을 뜯어내려 했습니다. 저와 조경이 손잡았다는 사실이 퍼져 나가면, 만수문이 저와 조경, 두 사람 모두 죽이려 할 게 분명했습니다. 만수문은 자신들이 전쟁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조승회가 저를 협박해 이득을 얻어내려 하니, 저는 언젠가 조승회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자네가 조승회를 죽인 이유인가? 그럼 왜 하필 이르게도 아니고, 늦게도 아니고 그때 손을 쓴 것인가?”
“그때 손을 쓴 이유는 제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줄곧 조경과 암중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성경에 들어온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정 선생님이 각 문파의 장로들에게 죄상을 적어내라고 했을 때, 조경은 냉정함을 잃었습니다.”
“이후, 조경은 저에 대해 한 가지 오해를 했습니다. 제가 성경 내부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즉, 성경 내부에 저의 끄나풀이나 뒷배가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렇게 조경은 제게 그 뒷배를 동원해 자신이 순조롭게 단련을 마칠 수 있도록 하라고 강요했습니다. 심지어 저를 협박하기도 했지요. 그 때문에 조경마저도 살인멸구 할 생각이 든 것입니다. 당연히 저는 성경을 나서자마자, 일단 골칫거리인 조승회부터 죽일 계획을 세웠습니다.”
“조승회를 죽여 보았자, 조경이 남아있네. 둘 중에 하나만 죽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물론 조경에 대한 것도 생각해두었었지요. 조경이 저를 위협했을 때, 저는 효월각의 장로 심일도를 찾아 기회가 있을 때 조경을 처리하라고 요구했었습니다. 다만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갑자기 제가 성경을 떠나게 되었고, 또 예상치 못하게 다시 성경으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태숙산성이 저와 조경 사이의 비밀을 알고 폭로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때, 저는 조경을 죽이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밀이 폭로된 상황에서 만약 조경을 죽이면, 마치 제가 살인멸구한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게 심일도가 나중에 저를 찾아와 조경을 죽일지 물었을 때, 죽이지 말라고 막았습니다.”
현요가 담담히 말했다.
“조경은 어째서 자네가 성경 내부에 뒷배나 끄나풀이 있다고 생각했는가?”
우유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현 집사님, 말하자면 긴 이야기로, 억울한 이야기입니다.”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이야기해 보게.”
“이렇게 된 것입니다. 성경 단련 소식을 들은 저는 당시에 자금동의 장문인과 장로들을 찾아갔습니다. 그들이 저를 성경 단련의 명단에 올리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자금동도 제게 장담하기를 장로를 절대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다만 그때, 저와 자금동의 관계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수차례 자금동의 억압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자금동이 하는 말을 별로 믿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스스로 제 살길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그건 바로 천도비경의 일입니다. 지금까지 역대 천도비경은 산수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저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심정으로 천도비경의 일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산수가 천도비경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그 일 때문에 저도 천도비경에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목숨을 잃을 뻔했지요.”
“그 일 이후, 저는 아무것도 확실한 일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불가능한 일이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자금동은 믿음직하지 못하니, 누가 되었든 미리 대비하려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전, 혹시 성경에 들어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이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경에게 부탁해, 성경에 들어가는 만수문의 사람들을 조경의 사람들로 채워달라 요구했지요. 만약의 경우, 제가 성경에 들어갔을 때 도움을 받기 위함이었습니다. 집사님, 만약 집사님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우유도의 논리는 아주 명확했다. 현요가 입장 바꿔 생각해 봐도, 확실히 사전에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입으로는 다른 말을 내뱉었다.
“질문은 자네가 아니라 내가 하네. 자네는 자네가 할 말이나 하게.”
우유도는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성경 단련의 소식이 들려온 후, 저는 만일을 대비해 조경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저와 인연이 있고, 어느 정도 세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연락을 취해, 그들에게 믿을만한 제자들을 성경 단련에 보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저는 그저 만약을 대비한 것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성경에 들어가게 된다면, 주위에 제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이것에 제가 그들에게 연락한 진짜 이유입니다.”
“이후, 성경 명단이 나왔을 때, 제 이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심하는 것도 잠시, 갑자기 성경 명단이 바뀌었고, 과연 제 이름이 그곳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제가 몰래 연락했던 사람들마저 대부분 그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각 세력에서 분분히 제게 연락을 취하더니, 제게 성경 단련의 내막을 아느냐고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믿지를 않았습니다. 다들 제가 내막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고는 제게 부탁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집사님, 조경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오해한 것에 불과합니다. 저는 단지 혹시나 모를 일을 대비한 것에 불과합니다. 다만 저뿐만 아니라, 제가 연락한 사람들까지 모두 성경 단련에 이름을 올릴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설명을 해도 저들은 믿지 않았고, 그저 자기들끼리 제가 내막을 알고 있다고 단정을 지어버렸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우유도가 설명하지 않아도, 현요는 의문을 가지고 있던 참이다.
외부 사람들은 단련 명단이 어떤 과정을 거쳐 수정되었는지 알지 못했지만, 현요는 잘 알고 있었다. 원래 아무 문제 없던 명단에 나방비가 갑자기 개입해서는 자금동의 명단을 수정했다. 기어이 우유도를 끌고 들어온 것이다.
처음에, 다른 구대지존은 이것이 나추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나방비의 행동을 확인한 나추가 별말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