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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47화 (345/1,000)

1247화. 비법을 드리고 싶습니다

생각에 잠긴 각 성지는 나추의 결정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단련에 참여한 사람들의 등급을 높여서 나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곧 그들은 표묘각에게 나추의 뜻을 집행하게 했고, 추후에 각 문파의 장로들을 집어넣게 되었다. 그렇게 통보된 명단이 급작스레 변경된 것이었다.

다만, 구대지존이 하릴없이 각 문파의 어느 장로를 참여시키라고 하나하나 지목할 리 없었다. 천하의 일이 얼마나 많은가. 만약 이런 일까지 구대지존이 개입한다면, 아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이다. 또 표묘각을 뭐하러 유지한단 말인가? 구대지존은 결정만 내리고, 구체적인 것은 아래 표묘각에게 시켰다.

그리고 지금 표묘각의 일을 처리하는 사람은 바로 이번에 표묘각을 관리하는 정위였다. 현요는 정위 옆에서 같이 각 문파의 장로들을 선발한 바 있었다. 당연히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나방비가 우유도를 지목한 것 외에, 다른 문파의 장로들은 정위 등의 사람들이 직접 지목했었다. 그러니 당연히, 우유도가 명단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은 없었다. 또 사전에 내막을 알 수도 없었다. 성경 내부에 뒷배나 끄나풀이 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나중에 나방비가 우유도를 다시 성경에서 쫓아내고 나서야 각 측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추가 이처럼 장난치듯이 결정을 번복할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 각 성지에서는 나추에게 어찌 된 일인지 추궁했고, 그 후에야 나추가 진실을 밝혔다. 나추는 명단을 수정한 일이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고, 나방비의 결정이었음을 밝혔다. 다만 나추는 딸이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그저 내버려 두었다고만 답했다. 이는 그 정도로 명단을 수정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겨우 명단에 이름 하나 바꾸는 일이었다. 겨우 그런 작은 인물 때문에 딸의 체면을 상하게 할 필요 없다고 여긴 것이다.

다만 나중에 나방비가 각 측이 결정한 일에 대해서 결정을 번복해, 우유도를 성경에서 쫓아낼 줄 몰랐다.

그렇게 나추는 다른 성존에게 뭔가 설명을 해야 했고, 나방비를 연금시켜 처벌함으로써 그 일을 처리했다!

비록 수많은 사람이 너무 가벼운 처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들이 감히 나추에게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겨우 이런 일 때문에 나추에게 자신의 딸을 죽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또 나방비가 우유도를 가지고 이런 식으로 결정을 번복하니, 각 측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다들 나방비와 우유도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 것이다. 최소한 현요는 정위 곁에 있었기 때문에 정위가 우유도를 찍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튼, 각 문파의 장로들이 명단에 오른 과정에 우유도가 뭔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던 게 분명했다.

하지만 부화 등 사람들이 하나같이 그리 말하니, 현요는 도대체 어찌 된 일인지 확인하고자 했다. 아무 이유 없이 다들 우유도가 성경 내부에 뒷배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이제 우유도의 설명을 듣고, 우유도의 노파심이 문제를 일으켰음을 알 수 있었다. 의문이 풀렸다. 이렇게 된 일이군, 어쩐지, 만약 우유도가 사전에 명단이 바뀔 것을 알았다면, 얼마나 큰일이겠는가?

다만, 그런데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현요가 한쪽을 바라보며 명령을 내렸다.

“심일도를 데려와라.”

“알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심일도가 그 자리에 불려왔다.

한편, 각 문파의 사람들은 모닥불 곁에 앉아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심일도가 다가와 예를 올렸다. 그는 감히 우유도를 정면으로 마주 보지 못했다. 찔리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일도 또한 이제 우유도 눈앞에서 자신이 우유도를 배신한 것이 폭로된 것임을 알고 있었다.

현요가 말했다.

“심일도, 우유도가 단련의 내막을 빌미로 효월각에 금 이천만 냥을 갈취했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우유도의 얼굴이 한껏 굳어지며 그 즉시 심일도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요?”

현요가 싸늘한 눈빛으로 우유도를 흘겨보며 말했다.

“자네에게 말하라고 하지 않았네.”

우유도는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고, 심일도를 빤히 노려보았다. 심일도는 우유도를 보지 않고 현요를 보며 포권을 하고 말했다.

“기억합니다.”

부인할 수 없었다. 어찌 감히 부인하겠는가. 현요가 또다시 우유도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는 내막을 모른다면서, 왜 그걸 빌미로 저들의 돈을 갈취했는가? 어디 설명해 보게.”

우유도가 심일도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이보시오, 심 씨, 어디서 감히 협잡질하는 것이오. 내가 언제 효월각에서 금 이천만 냥을 갈취했단 말이오?”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심일도는 즉시 어깨를 펴고 우유도에게 반박했다.

“자네가 우리 효월각의 돈을 갈취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오. 각주가 직접 내게 한 말이오. 당신이 내막을 알고 있으니, 이번 단련에서 효월각을 잘 보아달라고, 당신이 또다시 금 이천만 냥을 가져갔다고 했소! 그런 일에 각주께서 허튼소리를 한단 말이오?”

‘또다시’라고 하는 것을 보면, 심일도는 우유도가 예전에 효월각의 손에서 재물을 갈취한 적이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사실 알고 있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었다. 효월각은 하나의 조직이었다. 옥창이 재물을 쓰고 싶다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액수가 작으면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천만 냥이 넘는 거액의 재물이었다. 일단 지출이 있다면 옥창이라도 효월각의 고위층에게 합당한 설명을 해야 했다.

예전 두 번은 확실히 우유도가 효월각의 돈을 갈취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 일은 심일도를 포함한 효월각의 고위층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

우유도가 즉시 현요를 보고 말했다.

“현 집사님, 옥창이 확실히 제게 이천만 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갈취가 아닙니다. 제가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을 옥창이 저에게 강제로 쑤셔 넣은 것입니다!”

“하하하!”

현요가 냉소 지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런 거액의 돈을 자네에게 주었단 말인가?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내게는 왜 그런 일이 없지?”

“아무 이유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옥창은 제가 열심히 설명했음에도 여전히 제가 내막을 알고 있다고 오해하고….”

우유도는 당시 옥창이 자신에게 돈을 받으라고 하며 있었던 일을 대략 설명했다. 말을 마친 우유도가 포권을 하며 말했다.

“현 집사님, 정말로 전 그 돈을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옥창이 제게 강권한 겁니다. 그리고 그 돈이 더욱 갈취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옥창과 약속하기로, 술 담그는 비법을 그에게 넘기는 대신, 그는 매년 제게 금 천만 냥을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옥창은 2년 치를 미리 준다고 하며 제게 돈을 쥐여주었습니다. 그 일은 표묘각이 언제든지 옥창을 찾아가 확인하셔도 됩니다. 아마 옥창도 거짓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심일도는 그 즉시 얼굴이 멍해졌다. 우유도의 말을 들으니,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현요가 심일도를 돌아보았다.

“우유도의 설명을 들었는데, 또 할 말이 있는가?”

심일도가 다급히 변명했다.

“방금 우유도가 한 말은 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우유도가 또 금 이천만 냥을 가져갔다는 말을 듣고, 우유도가 갈취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절대 거짓을 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심일도는 이제 벌을 받을까 봐 걱정되었다. 너무 많이 말했다고 후회했다. 말이 많으니, 틀린 것도 많았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당시 현요가 심문하니,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서, 자신이 말한 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 일을 들어 증거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렇게 자신의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우유도가 분통을 터트리며 말했다.

“상황도 잘 모르면서 지금 나를 중상모략한 것이오? 나중에 돌아가서 옥창에게 전하시오. 이대로 모함을 받고 그냥 넘어갈 수 없으니, 차라리 금 이천만 냥을 내게 주라고 하시오. 그럼 당신이 한 말을 받아들이겠소. 그렇지 않으면 내 이번 일을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오. 나중에 이곳에서 나가면 당신들 효월각을 찾아가서 이 원한을 톡톡히 갚을 것이오!”

이천만 냥을 더? 현요가 우유도를 힐끗 바라보았다. 지금 이건 자신 앞에서 돈을 갈취하는 것이 아닌가!

다만 그는 우유도가 이 기회에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런 식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

심일도는 할 말이 없었다.

모닥불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다들 이쪽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눈앞의 상황을 보고 다들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지만, 우유도가 현요 앞에서 눈을 치켜뜨고 심일도에게 화를 내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반면 심일도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감내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현요는 아마 우유도가 진실을 말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우유도가 말한 대로 표묘각은 언제든지 옥창을 찾아가 진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곧 그는 심일도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더는 볼일 없으니, 그만 돌아가도 좋소.”

현요는 심일도의 잘못된 정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만약 평소였다면, 이번 기회에 심일도를 혼쭐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구대지존이 단련을 치르라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표묘각도 쉽사리 단련 과정을 방해할 수 없었다.

심일도가 떠나간 후, 현요가 호기심에 물었다.

“술 담그는 비법을 가지고 왜 직접 돈을 벌지 않고 옥창에게 주었는가?”

우유도는 멀어져가는 심일도에게서 고개를 돌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은, 자금동에서 그 비법을 집어삼키고자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습니다. 자금동에게 그 비법을 넘겨주면, 더는 제가 그것을 가지고 판매하여 이득을 취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 가지를 판단해서 옥창에게 미룬 것입니다. 옥창이 제게 이익을 나누어 준다면, 최소한 저도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자금동에게 주면 제가 얻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손실이 아주 클 것입니다!”

현요가 코웃음을 쳤다. 이들 문파 내부의 암투가 어떠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그 비법을 사여래에게도 주었다던데?”

“그렇습니다!”

우유도가 인정했다. 또 포권을 하며 말했다.

“집사님도 만약 허락하신다면, 비법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니!”

현요가 즉시 거절하며 말했다.

“자네 물건을 받을 수 없네. 그런 건 받아서도 안 되고 말이야. 그냥 자네나 돈 많이 벌게.”

거짓이 아니었다. 그저 술 담그는 비법에 불과했다. 물론 사여래도 받았다고는 하지만, 아무 문제없었다. 다만 하필이면 나방비가 나중에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나방비 때문에 사여래는 아마도 지금 술 담그는 비법을 생각하고는 골치가 아플 것이다. 사람들이 이번 일과 그 비법을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사여래는 그 비법을 손에 넣고도 자비 없이, 천도비경에서 우유도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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