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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49화 (347/1,000)

1249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모함

진관과 가정걸도 당연히 방금 발생한 상황을 두 눈으로 보고 있었다. 두 사람도 대경실색했다. 우 장로님이 표묘각의 집사를 향해 검을 뽑아 들다니!

두 사람은 이제 무슨 일이 생길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걱정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유도의 도발에 표묘각 인원들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 장면은 두 사람에게 큰 믿음을 주었다. 현요는 우선 진관이 있는 쪽에 와서 먼저 심문한 사람의 보고를 들은 후, 직접 진관을 심문했다.

그리고 다시 가정걸이 있는 곳에 가서 똑같은 질문을 했다.

하지만 얻은 것이 없었다. 두 사람은 대부분 상황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아는 것도 우유도가 한 말과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처음에 사냥한 요호의 수안을 모두 우유도에게 주었지만, 나중에 그 수안이 다 사라졌다고만 말했다. 우유도에게 물어도, 우유도는 그들에게 쓸데없는 질문을 하지 말라고 했다. 우유도는 그들에게 그저 사냥한 적 없는 것으로 치라고,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을 하지 말고, 그저 사냥을 못 했다고만 말하라고 명을 내렸다고 했다.

두 사람은 조경이 실종되던 날, 우유도가 확실히 부화 일행과 같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렇게 헛고생을 한 현요는 원하는 답을 찾지 못했다. 현요가 다시 우유도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우유도는 여전히 검을 뽑아 들고, 그를 포위한 세 사람과 대치하고 있었다.

현요가 돌아와 사람들에게 무기를 내리라고 손짓하고는 우유도를 노려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존께서 이번 성경 단련을 지시했기 때문에, 더는 너희들에게 간섭하지 않겠다. 하지만 잊지 말아라. 너는 언젠가 오늘, 네 행동에 대해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가자!”

현요가 그대로 뒤돌아 손짓하고는 표묘각 사람들을 이끌고 철수했다.

어두운 밤, 여섯 사람이 세 마리의 날짐승을 타고 그렇게 떠나갔다.

우유도가 강하게 나오자 더는 조사를 이어갈 수 없었다. 우유도가 더는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우유도가 협조하지 않아도 우유도를 어쩌지 못한다는 것이다. ‘살인멸구’라는 꼬리표 때문에 더는 정위의 명령대로 우유도의 주리를 틀 수도 없었다.

그렇게 현요는 정위의 지시를 완수하지 못하고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밤하늘 아래, 멀어지는 세 개의 점을 보며 우유도는 검을 집어넣었다. 다시 검을 지팡이 삼아 그 자리에 선 우유도는 무표정한 얼굴로 표묘각 사람들이 지핀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각 문파의 사람들은 다들 조용히 우유도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두 눈에는 경악이 가득했다. 믿을 수 없었다. 표묘각 사람들에게 검까지 뽑아 들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다고?

진관과 가정걸이 먼저 날아와 여전히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우유도에게 포권했다.

“장로님!”

우유도가 그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음, 쓸데없는 말을 하진 않았겠지?”

“네!”

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진관이 말했다.

“장로님이 분부하신 대로 대답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걸이 동의하며 말했다. 곧이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장로님, 괜찮으십니까?”

우유도가 담담히 대답했다.

“무슨 일이 있겠느냐? 표묘각은 여러 성지가 얽혀있는 곳이다. 나를 건드리고 싶다면, 먼저 다른 쪽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다.”

우유도의 말에 한기가 느껴졌다. 두 사람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이심전심으로 깨달았다. 과연 성경에 우 장로님의 뒷배가 있는 것 같았다.

그 전에 두 사람이 표묘각 인원을 죽였을 때, 크게 두려워했다. 당시 이 사실을 고발할까 말까 하고 고민하기도 했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너무나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고 죽었을 것이다.

우유도가 그들에게 왜 나방비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필 우유도를 성경에서 내보냈는지 고민해 보라고 했을 때, 이미 암시한 바 있었다.

지금 상황을 보니, 우 장로님의 말을 의심할 필요 없어 보였다. 두 사람은 안도했다. 우 장로님을 따르는 것에 더욱더 자신감이 붙었다.

곤림수가 다가와 우유도에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도야, 괜찮으십니까?”

우유도는 손을 휘저어 곁에 있는 장작을 모닥불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괜찮아.”

곤림수가 잠시 망설이더니 침음했다.

“저기 있는 사람들이 일전에 도야께 불리한 말을 했습니다.”

우유도가 끄덕이며 말했다.

“알고 있어.”

곤림수가 자신을 변명하며 말했다.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유도가 웃었다.

“넌 아무것도 모르니 할 말도 없었겠지.”

“이번 일 때문에, 더는 저들 곁에 머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도야와 같이 움직이겠습니다.”

우유도가 그를 돌아보더니 담담히 말했다.

“다 지나간 일이야. 아무 일 없었으니, 계속 부화와 다니는 게 좋겠어.”

우유도는 앞으로도 요호를 사냥할 생각이 없었다.

우유도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 곤림수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알고 있는 것이 적을수록 좋았다.

우유도는 곤림수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었다. 다만 천화교를 향한 곤림수의 감정을 고려했을 때, 천화교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곤림수는 절대 좌시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러니, 타협하기 어려운 갈등에 처할 가능성이 있었다. 우유도는 어쩔 수 없이 곤림수를 살인멸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우유도는 심지어 요호족에게 천화교의 사람들을 죽이라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걸 고민하기까지 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 저들 곁에 있는 것이 불편합니다.”

우유도는 모닥불에 허리를 숙여 한 손은 검을 짚고, 한 손은 주위에 있는 장작을 들어 모닥불에 집어넣었다.

“거기서 불편하게 있으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야. 가서 저들을 감시해.”

임무를 쥐여주자 곤림수가 침묵하더니, 별말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렸다. 떠나가는 그 뒷모습을 보고 진관이 물었다.

“장로님, 저들이 장로님을 배신했습니다. 이대로 그냥 놔두는 것입니까?”

그 말은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표묘각 사람들조차 자신들을 어쩌지 못한 것을 보고 두 사람은 매우 자신만만해진 것 같았다.

진관과 가정걸은, 나머지 일행이 다들 우유도를 배신했다는 것을 알았다.

“배신당한 기분이 좋진 않지, 하지만 어떤 일들은 개인의 감정이 중요하지 않아. 여기서 저들을 원망해 봐야, 결국은 내게 불리할 뿐이다. 나를 따르기로 한 이상, 도량을 넓게 가졌으면 좋겠군. 복수해도 사소한 것보다는, 큰 복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앞을 바라보아라! 저들이 우릴 위해 목숨을 걸 이유가 있느냐? 어찌 보면 저들은 그저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에 불과하다. 생각해 보거라. 이 귀신같은 곳에서 저들과 반목해서 우리에게 좋을 것이 무엇이냐? 득보다 실이 많은 일이다. 우리 또한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걸 문제 삼는 것은 우리에게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거라. 앞으로도 지금까지와 같이 저들을 대하거라. 알겠느냐?”

두 사람은 우유도의 도량에 깊게 감탄했다. 근묵자흑이라고 했던가. 누군가를 오래 따르다 보면, 어느 정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었다. 두 사람은 방금 우유도의 말에 어느 정도 깨우치는 바가 있었다. 방금 일어난 일을 가지고 현실적으로 비교해 볼 수도 있었으니, 단순히 이치에 대해서 설교를 들은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경험이었다. 두 사람이 같이 포권을 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잠시 후, 우유도가 손을 들어 각 문파의 사람들에게 가까이 오라 손짓했다. 퍽 민망해하는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다들 모여서 다가오더니, 민망해하며 억지웃음을 지었다.

우유도는 빙그레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먼저 입을 여는 사람이 없으니, 우유도 또한 그저 웃고 있을 뿐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다들 어찌하는지 두고 볼 참이었다.

결국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많은 쪽이 견디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부화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동생, 괜찮아?”

“여러분들 덕분에 괜찮습니다.”

전태봉이 나섰다.

“동생, 난 동생에 대해서 단 한마디의 나쁜 말도 하지 않았네.”

하! 우유도는 웃었다. 오히려 전태봉에게 알고 있는 것이 있기는 하냐고 묻고 싶었다. 다만 겉으로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의리 있으십니다! 역시 제 의형이십니다.”

그 말을 들은 사해의 네 사람은 아주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부화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동생, 우리도 어쩔 수 없었네.”

“알고 있습니다.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전 신경 쓰지 않으니, 형님, 누님도 신경 쓰지 마십시오. 다만 형님, 누님이 이토록 의리를 모를 줄 몰랐습니다. 물론, 책망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만약 제가 반대 입장이었다면, 장담하는데, 전 형님, 누님에 대해서 단 한마디의 나쁜 말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행복은 함께 누리고 고통은 나누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이게 책망이 아니라면 뭐가 책망이란 말인가? 다만, 우유도의 말에 따지고 들기가 참 무안한 상황이었다. 그러니 부화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우리가 동생만 못한 부분이군. 동생은 사내대장부이니, 나 같은 여자와 다르지 않겠는가?”

홍개천이 붉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동생, 그만하게. 이거 쥐구멍에라도 숨어들고 싶을 정도군. 이번에는 우리가 잘못했네.”

“좋습니다. 잘못한 걸 아셨다면,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형제 사이에 가끔 다툼이 있는 건 정상 아니겠습니까. 화해하면 그만이지요.”

우유도가 손을 저으며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하니, 사해의 네 사람이 기뻐하며 미소지었다. 다만 우유도는 한 사람만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심일도, 아주 잘나셨소. 성경의 내막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없는 말을 지어내서 내가 당신들 효월각의 금 이천만 냥을 갈취했다고 하다니. 다른 일들은 당신이 몰랐다고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이건 내 확실히 기억했소.

나중에 돌아가서 옥창에게 내가 그 돈을 갈취했는지 한번 물어보시오. 만약 그런 일이 없다면, 효월각은 이천만 냥을 준비해야 할 것이오. 당신이 보기에 내가 이런 모함을 받고도 그냥 넘어가야 하는 것이 맞소?”

심일도가 한껏 굳은 얼굴로 말했다.

“내가 상황을 미처 다 파악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니, 내가 실수했다 할 수 있소. 하지만, 그렇게 나를 모질게 대할 필요는 없지 않겠소?”

“모르면 허튼소리 하지 말았어야지. 날 죽음으로 내모시오? 날 모함해놓고, 돈도 안 주려고 그러는 것이오?”

우유도가 코웃음을 치더니 사람들을 둘러보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이보시오, 이번에 내가 참으로 섭섭했습니다. 그러니 다들 알아서 하십시오.”

진관과 가정걸은 다소 넋을 잃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들에게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째서 갑자기 자기가 연연한단 말인가?

사실 이런 이치는 한두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비록 두 사람의 나이가 우유도보다 많다고는 하지만, 우유도에게 배워야 할 것이 아주 많았다. 물론, 배우고 싶다고 배울 수 없는 것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은 것을 배우고, 같은 일을 하지만, 그중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치는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타고난 재능이 필요한 것들이 있었다.

두 사람이 아직 반응을 보이기 전에 우유도는 이미 그대로 그 자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정말로 방금 말한 대로 사람들에게 알아서 하라는 듯, 그냥 이 자리를 떠나려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우유도를 급히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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