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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255화 (353/1,000)

1255화. 오풍의 증언

“확실히 보았습니다.”

오풍이 망설임 없이 말하는 것을 보고, 정위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하지만,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곧 고개를 끄덕인 정위가 말했다.

“좋다! 그럼 당시 네가 보았던 상황을 자세히 밝히거라.”

“구체적인 시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황택사지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저는 당시 사람들과 다른 옷을 입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우유도를 바라보며 그를 가리켰다.

“바로 이자였습니다. 저는 바로 조금 전까지 이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당시 우유도는 다른 복식의 의복을 입고 있었고, 저는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표묘각의 옷이 아니었고, 각 문파의 사람들이 입고 있는 붉은 옷도 아니었습니다. 당시 누구인지 알지 못한 저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고자 그 뒤를 몰래 쫓았습니다.”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두 명의 표묘각 인원이 우유도의 앞을 막아섰습니다. 당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표묘각 인원은 우유도를 막아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손을 썼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유도의 뒤를 쫓는 과정에서 우유도는 자신의 주머니를 멀리 던져버렸고, 두 사람이 주머니에 정신이 팔린 틈에 우유도는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우유도가 도망가는 과정에서 제가 숨어있는 작은 숲을 지나쳤고, 당시 저를 보았습니다. 당시 저는 두 사람이 우유도의 물건을 강탈하는 것을 보았지만, 그것이 요호의 수안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우유도는 이야기를 들으며 내심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풍의 거짓말이 그야말로 천의무봉(*天衣無縫: 매우 자연스러워 조금의 꾸밈도 없다는 뜻)이었다. 우유도가 당부한 골자에 살을 붙여 더욱더 사실적으로 만들었다. 우유도가 그 즉시 오풍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틀림없습니다. 당시 그 두 사람이 강탈해 간 것이 제가 사냥했던 요호의 수안이었습니다.”

진관과 가정걸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사실 우 장로님이 지금까지 단 한 마리의 요호도 사냥하지 않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요호의 수안이 없으니, 빼앗길 수도 없었다.

두 사람이 아무리 멍청해도 모를 수가 없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오풍은 당시 우 장로님이 처리한 두 표묘각 인원의 입에서 나온 사람이 아닌가. 우유도가 유독 상세히 확인한 독무허의 손제자였다. 그리고 그런 오풍이 지금 분명히 우 장로님을 돕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대체가 알 수가 없었다. 왜 오풍이 나서서 우 장로님을 돕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황택사지에 들어가기 전에 우 장로님은 오풍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로잡은 표묘각 인원의 입에서 정보를 알아낼 필요도 없었다.

그 사이에 분명 무슨 일이 있었기 때문에 우 장로님을 돕는 것이 분명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우 장로님과 같이 움직일 때 오풍을 본 적이 없음을 확신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따로 떨어져 움직인 시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그 사이에 우 장로님이 뭔가를 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만 무엇을 했는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건 두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상력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최소한 두 사람이 보기에, 이건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우유도와 같이 다니는 사람조차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하는 일이니, 다른 사람은 어떻겠는가. 누가 우유도와 오풍이 결탁했다고 생각하겠는가. 심지어 오풍은 지금껏 무량원에만 머물렀던 사람이었다.

우유도가 맞장구치는 것을 보고, 정위는 단지 그를 힐끗 한번 보았을 뿐이었다. 이제 정위에게 우유도의 말은 다 쓸모없는 헛소리에 불과했다.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우유도에게 신경을 끊은 정위가 계속해서 오풍에게 물었다.

“우유도의 물건을 강탈한 두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

“압니다. 한 명의 이름은 부명(符明)이고, 다른 한 명의 이름은 척유관(尺留寬)입니다.”

그 두 사람의 이름을 들은 진관과 가정걸은 다시 한번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두 사람에게 낯설지 않은 이름이었다. 바로 우유도가 직접 손을 써서 잡아들이고, 나중에 이들 두 사람에게 목숨을 잃은 표묘각 사람의 이름이었다.

진작에 목숨을 잃은 두 사람이 우 장로의 물건을 빼앗다니, 귀신이 되기에도 부족한 시간 같았다.

이제 두 사람은 저 오풍이 이미 우 장로와 결탁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놀라운 연극이 시작되었음을 느낀 것이다. 우 장로가 이번 연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할 것 같았다.

이번 일로 두 사람의 고정관념이 서서히 깨어지기 시작했다. 표묘각이 어떤 존재인가? 자금동뿐만 아니라, 각국의 문파들이 모두 전전긍긍하는 존재였다. 감히 조금이라도 거역하지 못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번에 우 장로가 자신들을 이끌고 성경에 와서 무슨 짓을 했는가?

우선 그는 직접 표묘각의 사람을 죽였고, 이제는 눈앞에서 오풍과 결탁해 수많은 표묘각의 사람들 앞에서, 또 표묘각의 각주 앞에서 옳고 그름을 뒤엎고 있었다. 과거였다면 두 사람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은 우 장로의 배짱이 커도 너무 크다며 탄식을 내뱉었다. 우 장로의 눈에는 표묘각도 별로 두려워할 것 없는 존재 같았다.

과거 자금동에 있을 때, 우 장로가 자금동에 가입한 후, 자신의 사부가 우 장로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얕잡아 보며 그걸 언행으로 표현하던 때를 생각해 보았다. 두 사람은 자신의 사부를 대신해 등에 식은땀을 흘렸다.

부명? 척유관? 정위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하였다. 그는 그 두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한쪽에 있던 현요가 즉시 조용히 조언했다.

“선생님, 우리 대원성지의 사람입니다. 마침 두 사람 모두 실종자 명단에 있는데, 어찌….”

현요가 말할 것도 없이 정위도 기억하고 있었다. 정위는 싸늘한 눈으로 현요를 바라보며 그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와 동시에 아래 있는 사람 중, 시합에 참여한 표묘각 인원들 사이에 소란이 일었다. 문파 사람들은 부명과 척유관이 누군지 모르지만, 표묘각 쪽 사람들은 대부분 두 사람이 어느 쪽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이제 불길이 대원성지로 옮겨붙었다. 마침 대원성지의 사람이 표묘각을 관리하고 있으니, 적지 않은 사람이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심정으로 사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정위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풍, 네가 어찌 그 두 사람을 아는 것이지? 평소 그들과 친하게 지냈던가? 내가 알기로, 너는 오랫동안 무량원에 머물며 외부와 접촉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찌 단번에 그 두 사람의 이름을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이냐?”

다른 것은 대충 처리한다 해도, 같은 편 사람이 얽힌 일이다 보니, 모든 의문을 낱낱이 파헤쳐야 했다.

“잘 모르는 자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사람의 물건을 빼앗는 것을 보고,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시합에 참여한 표묘각 인원들이 황택사지에서 집결했을 때 그들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각주님은 제가 그 정도 호기심도 없길 바라시는 겁니까?”

이는 오풍의 반격이었고, 독무허의 손제자가 마땅히 보여야 하는 태도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위는 오풍과 말싸움할 생각이 없었다.

“그 두 사람이 실종되었다. 네가 비록 두 사람이 물건을 강탈했다고 하지만 일단 당분간은 그들을 찾을 수 없으니 진실을 확인할 수 없다.”

“그들을 찾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들은 이미 죽었습니다.”

정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허점을 찾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들이 죽었다는 것을 어찌 아는 것이지?”

“제가 직접 보았습니다.”

“그들이 죽는 것을 네가 어찌 직접 보았단 말이냐. 설마 네가 죽인 것이냐?”

오풍이 담담히 대답했다.

“그럴 리 있겠습니까. 저는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 사실, 이제 와서 숨길 것도 없으니, 저도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원성지의 사람이 그처럼 간덩이가 부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본 후, 저는 두 사람의 죄를 증명할 증거를 모으려고 둘의 뒤를 밟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또다시 문파의 사람에게 손을 쓰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들은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는지 오히려 상대방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진관과 가정걸은 깜짝 놀랐다. 설마 자신들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상황은 오풍의 말과 크게 달랐고, 지금 오풍은 우유도와 손을 잡고 표묘각을 속이고 있으니, 우 장로가 자신의 발등을 찍는 일을 할 리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문파의 사람들은 대경실색했다. 자신 중에 감히 표묘각의 사람을 죽인 사람이 있단 말인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각 문파의 사람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누가 가장 의심스러운지, 다른 문파의 사람을 살펴보고 있었다.

표묘각의 사람들이 문파의 사람들을 노려보았다. 의미심장한 눈빛이었다. 정위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풍, 그러니까, 그 두 사람이 문파 쪽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제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보면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느냐?”

“있습니다.”

정위가 손을 들어 각 문파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각 문파에서 보낸 사람들이 여기 모두 모여있다. 어디 한번 살펴보아라.”

오풍은 뒤돌아보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살펴볼 필요 없습니다. 그 둘을 죽인 사람은 저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도 죽었습니다.”

정위가 갑자기 음산한 말투로 말했다.

“또 죽었단 말이냐?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할 참인 것이냐?”

“부명과 척유관이 먼저 한 사람을 공격했습니다. 공격에 적중한 사람은 아마도 어떤 문파의 장로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곧이어 아마도 그 문파의 제자인 것 같은 두 사람이 합류하여 반격을 가했습니다. 결국, 나중에 합류한 두 제자는 죽임을 당했고, 셋의 협공 아래 부명과 척유관도 죽임을 당했습니다. 다만 그 장로도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지가 다 떨어져 나가고 오직 법력에 의지해 그곳을 벗어났습니다. 당시 저는 그자의 뒤를 쫓아가 그를 살려 증인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다만 생각지도 못한 것은 제가 나서기 전에 그가 다른 문파의 사람들과 먼저 만났다는 것입니다. 저는 다른 문파의 사람들이 그를 발견했으니, 서둘러 그를 치료해주고 살려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그는 부상자의 물건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그 부상자를 죽여버렸습니다. 어쩌면 제가 무량원에 너무 오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시합에 참여하고 그야말로 견문을 크게 넓힐 수 있었습니다. 간덩이가 부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대다수 사람이 매우 놀랐다. 누구도 지금 일어난 일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지 못했지만, 우유도가 수안을 강탈당한 일이 이렇게 큰일로 번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오풍의 말대로, 간덩이가 부은 사람이 확실히 적지 않았다!

사실 이번 일은 놀라울 것도 없었다. 사실 강탈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던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저 다들 결국은 두려워하며 실행하지 못했을 뿐이다.

우유도는 나중에 그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매우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우유도는 이번 일과 별 상관이 없게 되었다. 우유도가 무거운 짐보따리를 내던졌고, 오풍이 받아 들었다. 앞으로 일어날 수많은 문제를 이제 오풍이 처리해야 했다. 우유도는 그저 옆에서 조용히 서 있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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