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3화. 성존의 진노 (1)
잠시 후, 두 제자의 말을 듣던 안수귀는 대략 어찌 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열에 아홉은 방 안에 있는 우유도가 안에서 뭔가 수작을 부려 자신을 모함하는 것 같았다.
부화 등 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만수문 제자의 설명을 듣고, 그들도 우유도가 뭔가 수작을 부렸다고 느낀 것이다. 자신들 의동생은 당연히 그런 짓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이었다.
표묘각 사람이 뒤돌아 우유도에게 물었다.
“저들은 자네가 문을 부쉈다고 의심하고 있소, 이걸 어찌 설명한 것이오?”
“그 말은, 제가 저들을 제 방 앞으로 끌고 온 다음에, 저들을 함정에 빠트렸다는 말입니까?”
그리고는 상대방에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제 설명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사소한 일입니다. 저는 표묘각이 진실을 밝힐 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바로 이때, 다시 세 사람이 현장으로 날아왔다. 선두에 선 사람은 이번 단련을 책임진 황반이었다. 현장을 확인한 그가 호통쳤다.
“이게 무슨 소란이냐?”
표묘각 인원은 즉시 그에게 다가가 상황을 보고했다. 황반이 우유도를 빤히 노려보며 말했다.
“우유도, 또 자넨가?”
우유도가 한숨을 내쉬었다.
“황 집사님, 저라고 이러고 싶겠습니까. 하지만 누가 저를 곤란하게 하려고 작정하지 않았겠습니까. 믿지 못하시겠으면, 여기 다른 사람들에게 한번 물어보십시오. 다들 똑똑히 보았습니다.”
황반은 좌우를 한번 둘러 보더니 소리쳤다.
“관련자들을 모두 잡아들여라!”
우유도는 그에게 한번 물어보라고 했지만, 황반은 우유도가 하는 말이 이치에 맞는지, 이치에 맞지 않는지 고려치 않았다. 그저 무조건 일단 우유도를 잡아들였다. 그것만 보아도 황반이 우유도에 대해 어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우유도는 바로 이 때문에 이런 시기에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표묘각 사람들에게 원한을 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만수문의 사람들을 피한 것이었다. 다만 만수문이 무슨 약을 잘못 먹었는지 끝이 없었다.
관련자들은 현장에서 모두 붙잡혔다. 안수귀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찌 될지 알 수 없어 공황에 빠졌다. 그는 우유도를 찾아간 것을 후회했다.
상황이 모두 밝혀진 후, 우유도는 풀려났다. 빨리 잡혀들어갔다가, 빨리 풀려난 것이다.
다만 안수귀는 황반에게 한 건물로 불려갔다. 내부는 소박했다. 향로 하나와 서탁 하나가 다였다. 황반은 서탁에 앉아 있었고, 안수귀는 안에 들어가 황반에게 예를 올렸다.
인사를 받은 황반이 담담히 말했다.
“성경에 오자마자 문제를 일으키다니, 아주 간덩이가 부었군?”
그냥 해보는 말이 아니었다. 만약 이런 시기가 아니었다면, 황반은 이 문제로 안수귀를 본보기로 죽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 또한 표묘각에 속해 있는 입장에서, 제멋대로 굴 수가 없었다. 자기 위에는 더 높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은 모든 상황이 매우 민감했으니,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할 때도 있었다.
성경 단련 인원들은 지금 상부에서 내려보낼 두 번째 단련 임무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수문 사람들은 표묘각에 방금 들어온 사람들로, 지금 시기에 만수문의 사람들을 죽이고 다시 인원을 보충하게 하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었다. 혹시 그사이에 갑작스럽게 임무가 내려오면, 단련 인원에 결원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단련 시기를 늦출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황반은 자신이 주관하는 단련에서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여러 가지를 고려해, 황반은 처음 결심과 다르게 큰 처벌을 내리지 않기로 이미 어느 정도 결심한 상황이었다.
안수귀가 다급히 포권을 하며 변명했다.
“황 집사님, 제가 본문의 제자들에게 확실히 물어보았습니다. 절대 문을 부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분명 방 안에 있는 우유도가 수작을 부린 것입니다.”
“그렇게 말해봤자 누가 믿는단 말인가? 우유도가 인정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우유도가 자네들을 찾아가 문제를 일으켰는가? 다들 우유도가 자네들을 피하는 것을 보았네. 자네들이 우유도를 찾아간 것을 보았어. 그리고 자네들이 문을 부서져라 두드리는 것을 보았고, 결국 자네들이 문을 정말로 부숴버리는 것을 보았지!”
안수귀가 격분하며 말했다.
“황 집사님, 정말 억울합니다. 문중의 제자들은 절대 저를 속이지 않을 것입니다. 황 집사님께서 우유도를 심문하시면, 분명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황반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안수귀, 자네 머리에 문제라도 있는가? 우유도가 수작일 부린 것이면 어떻고, 진실을 밝히면 또 어떻단 말인가. 자네들이 먼저 소란을 일으킨 것을 그 장원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보았네. 자네들 만수문이 먼저 소란을 일으킨 것을 말이야! 우유도를 처리하면, 먼저 도발한 사람을 그냥 놔둘 수 있겠는가?”
안수귀가 멈칫하더니, 황반의 말 속에 다른 말이 있음을 알아듣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황 집사님의 말씀은?”
“그처럼 많은 사람이 보았으니, 소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처벌이 있어야겠지. 자네들은 가서 문을 고치게!”
가벼운 처벌이었다. 안수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더는 별다른 이견이 없이 처벌을 받아들였다!
안수귀를 떠나보낸 황반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실 그는 우유도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 현요도 자신에게 특별히 우유도를 잘 감시하다가, 우유도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찾아내면, 죽여달라고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자기 일이 아니므로 할 수 있는 속 편한 말이었다. 그는 대략적인 상황을 알고 있었다. 우유도가 정말로 큰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지금 이 시기에는 정위조차도 우유도에게 심한 짓을 할 수 없었다. 그런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황반은 자신이 주관하는 단련에 자신이 나서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만약 단련에 결원이 발생하면, 입장이 다소 난처해질 수 있었다.
그 후, 만수문의 세 사람도 풀려났다. 안수귀 일행은 적당한 목재를 구해 그걸 들고 우유도의 방 입구에서 뚝딱뚝딱 부서진 문을 고치기 시작했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수귀는 망신이라고 생각했다. 각 문파의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다들 뒤에서 안수귀를 비웃었다.
다행히 아래 두 제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가 직접 손을 쓸 필요는 없었다.
수리 중인 방 내부는 너무 시끄러웠기 때문에 우유도는 진관과 가정걸을 데리고 밖에서 일광욕을 했다.
한참 동안 수리를 한 이후, 마침내 문을 완전히 고친 안수귀는 결국 우유도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한참 노려보았다. 우유도가 물었다.
“안수귀 장로, 어째 또 소란을 일으키려고 그러시는 겁니까?”
“저 문이 왜 부서졌는지, 자네는 잘 알 것이네.”
“아직도 제가 했다고 의심하는 겁니까? 그쪽 두 제자가 처벌받는 것이 두려워 책임을 회피하고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안 장로님. 좋은 마음에 당부 한 말씀 드리지요. 이런 곳에서 믿을 수 없는 제자를 데리고 있는 건 별로 좋은 일이 아닙니다. 태숙산성의 죽음이 바로 반면교사지요.”
안수귀는 자신도 모르게 침묵했다. 우유도의 말을 듣고 보니, 그조차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두 제자가 두려워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의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안수귀는 화제를 돌려 자신이 묻고 싶은 질문을 했다.
“태숙산성은 자네와 조경이 결탁했다고 했네, 그걸 어찌 변명할 텐가?”
“죽어서 증명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변명이 필요합니까? 만약 이런 식으로 아무렇게나 말해서 다른 사람을 모함할 수 있다면, 저도 안 장로님을 수백 번 모함할 수 있을 겁니다!”
조경과 조승회가 모두 죽었다. 우유도에게 불리한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 우유도는 이제 두려울 게 없었다.
“그럼 그 많은 날짐승이 어디서 났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거기에 대해서 말하니, 진관과 가정걸조차도 의심스러웠다. 자금동에 있을 때 듣기로, 우 장로님 손에 있는 날짐승이 심지어 한 대문파가 가진 것보다 많다고 했다. 문중의 제자들은 우 장로가 그 날짐승들을 대체 어디서 구한 것인지 다들 쑥덕거렸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는데, 대부분 우 장로님이 술을 팔아 막대한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날짐승을 구매할 능력이 충분했다는 것이 대세였다.
하지만 지금 보니, 어쩌면 정말 떳떳하게 얻은 것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우유도와 지내면서, 그가 정당하지 못한 수단을 쓰는 것에 아무 거리낌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어디서 났는지 무슨 상관입니까. 만수문에서 팔아치운 물건을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사용하지도 못한단 말입니까? 날짐승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주든, 죽여서 구워 먹든,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지금 내가 만수문의 날짐승을 훔치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만수문에서 날짐승을 언제 잃어버리기라도 했습니까? 한발 물러나서, 설사 잃어버렸다 한들, 증거 있습니까? 안 장로님, 증거 없이 말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그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는지부터 고민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 일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네, 만수문은 자네에게 분명 합당한 설명을 요구할 것이란 말일세. 반드시 진실을 밝힐 것이야!”
그는 이 일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이는 태숙산성이 밝힌 일을 듣고, 과거에 있었던 한 가지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안수귀는 과거 만수문에서 독수리 둥지를 책임지는 사람이었다. 그 당시, 독수리 둥지에 ‘전염병’이 발생해서 수많은 날짐승이 죽었었다. 그 일은 아직도 어찌 된 일인지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조경이 정말로 만수문을 배신했다면, 그 일에 조경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정말로 공교롭게도, 그 이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우유도가 날짐승을 갖고 나타나게 되었다. 그에게 아무 이유 없이 적지 않은 날짐승이 생겨났으니, 의심할 만했다.
다만 안수귀의 협박에도 우유도는 코웃음 쳤다.
어디 한 번 열심히 밝혀봐라. 지금 우유도의 신분과 지위를 고려한다면, 만수문이 자금동의 장로를 붙잡아 심문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정말 그렇게 하면, 자금동이 만수문으로 쳐들어갈 것이다. 그런 전제 없이 어떻게 진실을 밝히겠는가. 그 당시 문제가 생겼을 때, 이에 관련됐던 사람들은 이미 모두 죽었는데, 어찌 조사하겠는가?
우유도는 자금동의 장로였다. 겨우 의심만으로는 그를 어쩔 수 없었다.
“안 장로님, 조사하고 싶은 대로 조사하십시오. 제가 살아 돌아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으니, 마음껏 조사하십시오.”
그렇게 비웃듯이 말을 하고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이어 말했다.
“그나저나, 지금 성경의 일이 아닌 다른 일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걸 모르시는 것 같군요. 아직 왜 자신이 인원 보충이라는 명목하에 여기 들어왔는지 모르시는 모양입니다? 종문의 문제들을 적어냈으면서, 아무 일 없었던 사람처럼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까? 잘 들으십시오. 그것들을 적어낸 사람은 아무도 돌아갈 수 없습니다.”
말을 마친 우유도는 일어나 안수귀의 귓가에 얼굴을 들이밀더니 조용히 말했다.
“그쪽이 인원 보충이라는 명목으로 들어오고 나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왜 각 대문파의 사람들이 모두 필요한 것일까요?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성존께서 우리를 미끼로 각 대 문파를 안정시키고, 수행계를 안정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천하를 안정시켜야, 표묘각을 쉽게 요리할 수 있지요. 우린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소위 성경 단련이란, 우리와 표묘각을 싸우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저와 싸울 여유가 있으십니까?”
안수귀는 대경실색하며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매우 놀란 얼굴로 우유도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