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5화. 옥창이 직접 상건백을 죽였네!
우유도는 다시 내용을 정리하며 말했다.
“좋습니다! 일단 상청종은 제쳐놓으시지요. 방금 말씀하신 영왕이 반란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부터 해보지요.”
“하아, 이건 나도 표묘각의 문서를 보고 알게 된 일이네. 표묘각의 조사 결과이지. 물론, 표묘각 내부에 보관된 비밀문서는 매우 방대하므로, 지금까지 몇백 년 동안 쌓인 문서를 모두 확인할 수는 없네. 내가 이 사실을 아는 것은 자네 주변 상황을 정리할 때 발견한 것으로….”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이해할 수 없는 반란이 어찌 된 일인지 궁금할 뿐입니다. 다들 연국 황제 상건웅이 계획한 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상건웅의 짓이 맞네. 그건 계획된 습격이었지. 문서에 따르면, 영왕과 그를 따르는 이천 기의 기마를 삼만의 병력으로 포위했고, 전멸시켰네.”
“바로 그 부분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영양무열위의 전투력을 잘 모르겠지만, 저는 아는 바가 있습니다. 영왕을 호위하던 병력은 영양무열위의 정예였습니다. 또 영왕은 그 당시, 금단방 삼 위의 고수 신무진(辛無眞)의 친우이기도 했지요.
신무진의 보호를 받고 있고, 영왕의 손에 큰 권력이 있었습니다. 일부 출세를 하고자 하는 수행자들이 찾아와 호위를 자청하기도 했지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영왕 그 자신도 뛰어난 장수였습니다. 그러니 싸워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삼만의 군대로 영왕의 이천 기병의 돌파를 막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상조종이 이끄는 영양무열위의 힘을 직접 보았습니다. 심지어 제가 본 것도 전성기에 상건백이 갖고 있던 전력에 비하면 약소한 것이라 했었습니다. 그러니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전멸은 하지 않았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단 한 사람의 생존자도 없다니, 심지어 영왕 곁에 있던 수행자들마저 말입니다. 신무진까지도 죽었습니다. 거기에 영왕을 습격한 반란군까지 전부 죽었습니다. 덕분에 현장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절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이상할 것도 없네. 이건 아주 정교하게 계획된 습격이네. 비밀리에 반란군을 지휘에 공격한 사람은 연국의 경기 사대 장군 중 한 명인 왕횡이었네, 그 습격을 위해서, 상건웅은 비밀리에 동백을 시켜 효월각의 암살자들을 고용하게 했지. 효월각은 그를 위해서 비밀리에 대량의 고수를….”
우유도가 깜짝 놀라 물었다.
“효월각이 영왕 습격에 참여했단 말입니까?”
사여래가 끄덕였다.
“그때, 효월각 내부에서 순위권에 드는 고수들이 대부분 그 일에 참여했네. 옥창도 직접 나섰지. 마지막에 신무진이 상건백을 데리고 그곳을 벗어나려 했지만, 옥창에게 저지당했네, 옥창과 효월각의 고수들이 연합해서 신무진을 죽였네. 옥창이 직접 상건백을 죽였네!”
“이천의 기병이라 해도, 수백의 효월각 고수들과 삼만의 대군이 포위 공격을 하니, 당연히 살아남기 힘들지. 물론 일을 마쳤을 때, 삼만의 대군도 큰 손실을 본 상태였네. 그 후, 왕횡은 효월각과 같이 손을 잡고, 남아있는 병력의 음식에 독을 탔네. 그렇게 효월각은 수만에 달하는 반란군을 깔끔하게 처리해버렸지.”
“당시, 효월각의 사람들은 모두 복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왕횡조차도 자신을 도운 세력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네. 연국 조정에서도 진실을 아는 사람은 상건웅과 동백뿐이지. 하지만 알아도 소용없지, 상건웅과 동백이 감히 그 일을 자신들이 계획했다고 폭로하겠는가.”
“만약 그 일이 들통난다면 연국 내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네. 마찬가지로 효월각도 그 일에 자신들이 참여했다고 밝힐 리 없지. 한 살수 조직이 감히 일국의 중신을 죽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어찌 되겠는가? 아마 수많은 세력의 분노를 불러올 것이니, 그 누가 그들을 내버려 두겠는가.
지금 와서는 더욱 그렇네. 효월각이 나라를 세웠으니, 그들의 입장이 다른 나라와 같아졌네. 이제는 더욱더 그 당시 일을 입에 올리지 못할 것이네. 안 그러면 그들 나라의 위신이 땅에 떨어질 테니 말이네.”
우유도의 동공이 한껏 수축했다. 마음도 무거워졌다.
“왕횡은 죽었고, 동백도 죽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상건웅 혼자입니다. 표묘각은 당시 있었던 일을 어찌 아는 것입니까. 설마 현장에 표묘각의 사람이 있었습니까?”
사여래가 끄덕였다.
“효월각에서 동원한 사람이 너무 많았네. 그중에 표묘각의 사람이 끼어있었네. 당연히 표묘각에서 그 일을 모를 수가 없지.”
“말이 안 됩니다.”
우유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생존자가 하나도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신무진까지 죽었습니다. 당목과 동곽호연이 현장에 있었다면, 어떻게 목숨을 건질 수 있었겠습니까?”
사여래가 멈칫했다. 우유도의 말대로 상청종의 일에 큰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우유도의 질문에 깊이 고민하니,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설마, 당시에 그들이 같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우유도의 두 눈에 의심이 서렸다. 우유도는 사여래가 혹시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 것이다. 우유도는 계속해서 그 사건의 의문점에 대해서 질문했다.
“게다가 효월각이 도왔다는 것도 이상합니다. 만약 효월각이 정말로 그 일에 참여했었다면, 이는 돈을 보고 움직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효월각이 돈을 보고 움직이는 단체라고는 하지만, 이런 일에 참여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효월각은 큰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겨우 돈을 위해서 그런 위험을 감수할 리 없습니다. 도대체 얼마를 주어야 효월각을 움직일 수 있단 말입니까?”
“돈이 아니네, 상경이네. 바로 지금 효월각이 나라를 세울 때 사용된 그 상경이지.”
“상경?”
우유도의 두 눈이 살짝 커졌다.
“그러니까 동백이 효월각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상경을 대가로 주었기 때문이라는 겁니까?”
사여래가 끄덕이며 말했다.
“맞네.”
우유도의 얼굴이 굳어졌다.
“사 선생님. 지금 농담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절 놀리시는 겁니까? 만약 절 죽이려는 것이라면, 오늘 선생님과 따님은 살아서 여길 떠나지 못할 겁니다!”
그전까지 잘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정색하는 우유도를 보고 사여래가 우유도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우유도, 그게 무슨 말인가?”
우유도가 냉소 지었다.
“효월각에게 상경을 주었다고요? 개뿔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효월각의 손에 있는 상경은 바로 이 몸이 준 것입니다. 상경은 원래 제 손에 있었습니다.”
우유도는 사실 사여래를 떠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지금까지 이 말을 이어온 것이었다. 우유도는 동곽호연이 어떻게 상경을 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어쨌든 상경이 나타났던 시기가 참변이 있던 시기이기 때문이었다.
사여래 또한 놀라서 멈칫했다.
“자네가 주었다고? 말도 안 돼. 효월각이 나라를 세울 때 표묘각에 상경을 제시하고 자신이 나라를 세울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네. 당시 내가 표묘각의 각주로 있었고, 옥창에게 직접 어디서 얻었는지 물었었네. 그리고 옥창이 하는 말은 비밀문서에 있는 사실과 일치했지. 동백이 효월각에게 대가로 주었다고 했네!”
우유도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동백이 주었다고 옥창이 말했단 말입니까?”
“그렇네. 그런데 자네는 자네가 옥창에게 주었다고 하는군. 자네와 옥창 둘 사이에 분명 한 사람은 거짓을 말하고 있겠군.”
“제가 이런 일로 선생님을 속일 이유가 있겠습니까? 제가 옥창에게 상경을 주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까?”
“설사 자네가 주었다고 해도, 그게 진품인지 자네가 어찌 안단 말인가?”
우유도는 우습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그는 직접 상경의 비밀을 밝혀냈다. 진짜인지 어찌 모를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입으로는 그리 말할 수 없었다.
“제가 오랫동안 상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상경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사여래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자네는 대체 어디서 상경을 얻은 것인가?”
“바로 동곽호연이 제게 준 겁니다. 당시 제가 중상을 입고 깨어났을 때….”
우유도는 과거, 자신과 동곽호연이 마주친 이야기를 해주었다. 또 자신이 어떻게 동곽호연의 지시대로 상청종을 찾아갔으며, 상경을 넘겨받았는지 이야기해주었다.
우유도가 말을 모두 마치자, 사여래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유도가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사여래는 이상할 정도로 진지한 표정을 한 채, 굳어진 얼굴과 목소리로 물었다.
“자네가 사당을 나왔을 때, 밖에서 까마귀가 갑자기 인간으로 변해 자네를 습격했다고 했는가?”
“맞습니다. 사기가 가득한 까마귀였습니다. 두 눈에 붉은빛이 났으며, 몸에서 이상한 안개를 뿜어내더니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사여래의 입에서 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까마귀 장군!”
그 대답에 대해서 우유도는 놀라지 않았다. 사실 진작부터 우유도는 그런 의심을 하고 있었다. 그저 오늘 확답을 받았을 뿐이다. 우유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것이 까마귀 장군이란 말입니까?”
사여래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죽은 자의 영령을 모아 음기가 강한 곳에 사는 까마귀의 몸에 주입하면, 귀신도 아니고 요괴도 아닌, 까마귀 장군을 제련해 부릴 수 있다고 하지. 그것은 마귀네! 마교의 비법이지. 듣기로, 지금 그 비술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천마성지의 오상뿐이라고 알고 있네. 무량원 내부에 무량과를 지키는 까마귀 장군이 바로 오상이 제련한 것이네.”
“정말 오상뿐입니까?”
우유도가 반문했다.
“표묘각이 영왕을 주목했을 당시, 연경에 퍼졌던 소문을 들어보지 못했습니까? 그 당시, 영왕이 십만 까마귀 장군을 준비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십만 까마귀 장군이라면, 각국의 대군을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네. 그 큰일을 표묘각이 조사하지 않았을 리 없지. 당연히 조사했었네. 하지만, 이는 없는 일로 밝혀졌네. 모두 거짓이었어. 나중에 상조종이 진실을 밝히지 않았는가?”
“이는 단지 상건웅을 진정시켜 상조종에게 독수를 쓰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일 뿐이었을 것이네. 까마귀 장군은 마귀네. 마귀를 내쫓고 통제하는 것이 그리 쉬울 리 있는가. 심지어 십만의 마물이라니. 오상조차도 믿지 않을 것이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일단 오상이 대량의 까마귀 장군을 제련한다면, 구대지존 중에 누가 그를 이겨낼 수 있을까? 십만 까마귀 장군은 불가능한 일이네.”
우유도가 눈살을 찌푸렸다. 까마귀 장군이 마교의 마물이라는 이야기를 당연히 들어보았다. 아마 수많은 사람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유도는 자신이 만난 그 까마귀 장군을 지금까지 동곽호연 쪽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비록 나중에 남약정이 그건 단지 연국 조정을 속여 상조종을 지키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고 말했지만 말이다.
우유도는 남약정에게 왜 하필 십만 까마귀 장군이라는 거짓말을 했느냐 물어본 적이 있었다.
우유도가 그리 물어본 이유는, 그가 직접 까마귀 장군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질문에 남약정은 예전에 영왕부에서 자신의 사부 낙소부와 영왕 상건백이 만약 십만 까마귀 장군을 제련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언급을 한 것을 우연히 들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그때의 기억이 있어, 이런 거짓말을 퍼트렸다고 이야기했다.
우유도는 지금까지 남약정이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동곽호연과 조웅가의 관계, 조웅가와 마교의 관계를 보면 동곽호연이 까마귀 장군을 제련하는 것이 근거가 전혀 없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우유도는 동곽호연 곁에서 까마귀 장군을 직접 두 눈으로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사여래의 말을 듣고는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십만 까마귀 장군을 제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자신의 의심은 잘못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