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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321화 (418/1,000)

1321화. 마교 금술

그렇게 잠시 조웅가를 빤히 바라보던 원강이 다시 물었다.

“까마귀 장군이 생전에 자신이 누구였는지 알려주기라도 한단 말입니까?”

조웅가가 고개를 저었다.

“영지가 열리지 않았다면, 까마귀처럼 깍깍 짖을 뿐, 인간의 말을 할 수 없으니 알려줄 수 없다.”

“그렇다면 사자의 유골을 어찌 찾는단 말입니까?”

조웅가는 손에 든 술 단지를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 까마귀 장군이 빨아들인 음기가 강할수록, 그 공격력이 강해지지. 이런 사법은 귀수(鬼修)와 육신의 결합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진정한 사마외도라 할 수 있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큰 화가 미칠 수 있는 것이다. 까마귀 장군의 음기가 일정 정도 이상이 넘어가면, 영지가 열려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지. 까마귀 장군이 사마라고 했다. 그 마성이 얼마나 깊은지 말할 것도 없지. 당연히 외부의 조종을 고분고분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교조차 쉽게 이 비술을 사용하지 않지. 까마귀 장군은 반서(*反噬: 기르던 짐승이 은혜를 잊고 주인을 해침)하기 쉬운 비술이야. 마교의 금술이지. 오상도 비록 제련을 할 줄 알지만, 그 금술의 약점을 모두 통달했다고 하기는 어렵겠지. 아마 오상은 사자의 생전 유골이 까마귀 장군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상이 그걸 모른다면, 사자의 영령을 사로잡은 후에, 사자의 유골을 가루로 만들어 없애지 않았겠지. 혹여나 그 유골을 없앴다가 까마귀 장군에게 어떤 불이익이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확률이 매우 높다. 영이라는 것은 어쨌든 민감한 것이니 말이다. 그 말인즉슨, 사자의 유골이 묻혀있는 곳을 찾을 가능성이 아직 있다는 것이다.”

원강은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이번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의문이 생기면 바로 물었다.

“오상이 과거 마교의 대권을 쥐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오상도 통달하지 못한 까마귀 장군의 제련에 대해 그리 상세히 알고 있는 것입니까?”

“내가 말했듯이 이건 금술이다. 마교의 금술은 줄곧 마교 내에 있는 역대 성녀들이 관리했던 비술이었다. 쉽게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았고, 마교의 역대 교주조차 통달하지 못한 것이다. 오상도 당연히 전부 전수받지 못했지.”

거기까지 말했을 때, 원강의 두 눈이 번뜩였다. 그도 조웅가와 마교 성녀 사이의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오상이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한 마리 까마귀 장군을 길어야 십 년 동안 통제하는 것이 다일 것이다. 시간이 다가오면 분명 까마귀 장군을 없앨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까마귀 장군을 만들어 대체하겠지. 그렇지 않으면 결국 오상도 까마귀 장군을 통제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은 우유도에게 알아보라 해라. 무량수를 지키는 까마귀 장군이 정기적으로 교체된다면, 내가 말한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간에 실종된 사람을 확인한다면, 제련된 영령의 유골을 찾을 수도 있겠지.”

“또 한 가지, 우유도가 사자(死者)의 신분을 확인할 방법이 있다. 까마귀 장군이 인간으로 변했을 때, 그 외모가 사자의 생전 모습과 비슷하다.”

“만약 이 두 가지 모두 소용이 없다면, 이제 나머지는 우유도가 알아서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일한 방법은 오상의 입에서 까마귀 장군을 통제하는 수단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지. 만약 그것만 알 수 있다면, 바로 까마귀 장군을 통제하면 그만이다. 다만 오상은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니, 나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군.”

말을 마친 그는 술을 들이켰다.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모습이었다.

“끝입니까? 다른 것은 없습니까?”

“없다.”

조웅가가 반문했다.

“또 다른 볼일이 있나?”

원강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각자 갈 길로 가지.”

조웅가가 그대로 일어나, 바위 위에 있는 금모후의 등에 올라타더니, 손에 든 술 단지로 금모후의 머리통을 쿵 때리며 욕했다.

“쓸모없는 놈!”

금모후는 영성이 있는 맹수였지만, 조웅가의 호통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아래 있는 원강을 힐끗 보고는 그대로 몸을 날려, 빠르게 숲속으로 뛰어들어 사라졌다.

* * *

요호사,

우유도는 서재에 틀어박혀, 서신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는 원강이 보내온 서신으로, 그것은 우유도가 내린 지시에 대한 답변이었다. 조웅가가 알려준 것들이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

서신의 내용을 확인한 우유도는 골치가 아팠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무량원 내부에 있는 까마귀 장군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무량원 안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무를 지키고 있는 것들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리하기 매우 곤란했다. 무량원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까마귀 장군은 그런 것이 통하지 않았다. 소통할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저들 까마귀 장군이 소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무량원을 지키고 있는 세력을 보면, 강제로 빼앗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은 훔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우유도의 계획에 따르면, 소리소문없이 몰래 훔쳐야 했다. 그것도 훔치고 난 후에,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무량과가 사라졌다는 것을 들키지 않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무량과를 얻고도 추격을 받게 될 것이다.

우유도는 이번 일을 오래전부터 계획해 왔다. 하지만 오상이 배치한 까마귀 장군 때문에 계획 진행이 불가능해졌고, 어쩔 수 없이 원강에게 조웅가를 찾아가 방법을 알아오게 한 것이다.

다행히 조웅가가 방법을 알려주기는 했다. 하지만 너무 번거로운 방법이었다.

“오상도 모르는 방법이라니, 그 술고래가 어떻게 까마귀 장군의 제련에 대해서 이처럼 상세히 알고 있는 거지? 설마 마교의 성녀가 비술을 그에게 다 알려주었나?”

의자에 기대앉아 서신을 노려보던 우유도가 한참 동안 중얼거렸다.

원래는 조웅가를 통해 마교에서 까마귀 장군에 대해서 알아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조웅가가 이미 까마귀 장군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알고 있었다. 공교롭기는 해도, 훨씬 편해졌다.

사실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컸다. 조웅가와 마교 성녀의 일은 무슨 비밀도 아니었다. 마교 성녀가 조웅가에게 비술에 대해 뭔가를 알려준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다만 문제는 마교의 교주들조차 통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면, 역대 마교 성녀들의 입이 얼마나 무거웠는지 알 수 있는 일이다. 어쩌면 그것이 그만큼 중요한 것일 수도 있었다. 다만 그렇게 중대한 기밀을 마교 성녀가 조웅가에게 알려주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했다. 다만 뭐가 이상한지 정확히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결국, 조웅가와 마교 성녀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두 사람이 대체 어떤 관계였는지, 그건 조웅가 본인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유도는 조웅가와 만났을 때, 그가 분명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까마귀 장군의 일 덕분에 우유도의 의심은 더욱 깊어졌다.

게다가 또 한 가지, 조웅가와 마교의 처지 때문에 더욱 그랬다. 이 복잡한 수행계에서 그 둘의 처지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우유도는 손에 든 서신을 가루로 만들어 날려 보냈다. 손을 털어낸 우유도는 다시 지도를 꺼내 무량원의 위치를 살펴보았다.

비록 지도에 무량원이 표시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우유도가 알아본 정보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무량원을 찾을 수 없다. 진법이 펼쳐져 있어서 밖에서는 무량원이 보이지 않았다. 진법안에 있는 사람들이 입구를 열어주지 않으면, 근처에 가도 무량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사실 이런 건 별로 큰 문제가 아니었다.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물건을 훔치는 것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안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욕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약점을 찾을 수 있었다. 결국은 움직일 방법이 있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다시 까마귀 장군으로 돌아온다.

우유도는 까마귀 장군을 본 적이 있었다. 우유도가 알고 있는 상황과 원강이 보낸 서신에서 조웅가가 한 말을 조합하면, 오상이 제련한 까마귀 장군의 능력은 아마 그리 뛰어나지 않을 것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오상이 그런 까마귀 장군으로 무량원을 지키게 한 것은, 싸우는 용도가 아니었다. 그저 마지막에 집 지키는 개와 비슷한 역할을 맡긴 것이다.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무량수에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면, 까마귀 장군이 경보를 발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까마귀 장군은 무량과를 없애버려, 무량과가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할 수도 있었다.

다만 그렇다면, 나머지 팔대지존이 까마귀 장군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조금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오상이 까마귀 장군을 조종해 무량과를 훔치는 것이 걱정되지 않는단 말인가?

지도를 한참 동안 살펴보던 우유도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까마귀 장군의 실력으로는 아마 진법을 벗어나 도망가지 못할 것이다.

이때, 우유도는 또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구대지존이 대량의 무량수를 없애 버렸다. 그런데 어째서 한 그루를 남겨놓은 것일까? 구대지존은 이미 무량과를 복용하고 축체를 이루었다. 그냥 다 없애버리면 훨씬 편할 것 아닌가.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가진 불순한 의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왜 하필 한그루를 남겨놓은 것일까?

그 이유는 호족도 알지 못했다. 당연히 우유도 또한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심지어 무량과가 어떻게 생겼는지 본 적도 없으니, 고민해 봤자, 헛고생이었다.

고개를 저은 우유도는 일단 쓸모없는 고민은 제쳐두고, 무량수의 마지막 호위를 해결하는 문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까마귀 장군을 해결하지 못하면, 우유도는 경거망동할 수 없었다. 또 감히 무량원에 쉽게 접근할 수도 없었다. 일단 들어가면 뭔가를 이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수시로 무량원을 드나든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했다.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린 우유도는 동시에 양쪽에서 손을 쓰기로 했다. 한쪽으로는 사여래에게 도움을 받고, 다른 쪽으로는 무량원 안에 있는 오풍에게 연락하기로 한 것이다.

우유도는 지도를 정리하고 방을 나선 후, 곡령곤을 찾았다.

한편, 곡령곤이 우유도의 장원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 그 떠나가는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우유도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더는 쓸 수 없는 사람이군….”

살인멸구 하겠다는 말은 아니었다. 단지 더는 곡령곤을 통해 소식을 전하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강변을 걷다 보면 신발이 젖기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한 사람만 통해서 연락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상함을 발견하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이미 사여래와 만나기까지 했다. 우유도는 문천성에 있는 사람을 피해서 연락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수결산장,

황반과 현요가 같이 도착한 후, 다급하게 안으로 들어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정위와 만났다.

인사를 올린 후, 황반이 물었다.

“저희를 부르신 연유가 무엇입니까?”

정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하전장에 문제가 생겼다.”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동시에 물었다.

“무슨 문제 말입니까?”

“천하전장에 보낸 감찰 인원들이 전장 내부의 삼대 집행자 중 하나인 홍운법(洪運法)이 가짜 장부를 만들고 내용을 수정한 정황을 발견했다. 그는 대량의 금액을 빼돌렸다. 지금 초기에 계산한 액수만 해도 수억 냥이 넘는다. 전장 내부에서 공금을 착복했다는 것을 전해 들은 성존이 진노하셨다!”

“아!”

두 사람은 대경실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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