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군-1336화 (433/1,000)

1336화. 감찰의 신분 (2)

오풍은 대체 우유도가 무슨 방법을 써서 정위를 따라 무량원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 몰랐다.

하지만 정위가 있기 때문에, 오풍은 크게 안심할 수 있었다. 그는 사실 우유도가 막 나갈까 봐 걱정스러웠다. 아무리 감찰이라 해도 독단적으로 무량원을 조사하겠다고 찾아오는 것은 참으로 무모한 일이었다. 당연히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을 리 없었다.

우유도 또한 오풍이 있는 곳을 잠깐 보았다. 하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그저 스쳐 가는 눈빛으로 살짝 봤을 뿐이었다. 우유도는 오풍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그저 주변을 유심히 확인하여 마음속으로 그 위치를 기억하려 했다.

원래는 어떻게 해서든 무량과수가 있는 곳을 한번 찾아 가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웬걸, 정위가 무량원의 중심에 있는 무량과수로 직진하는 것이 아닌가. 덕분에 우유도는 수고를 크게 덜 수 있었다.

중심지대,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시냇물이 중앙에 있는 ‘섬’을 둘러 흐르고 있었고, 중앙의 섬에 큰 나무가 우뚝 서 있었다.

섬 주위는 텅텅 비어있었고, 덕분에 섬에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은 들키지 않고 접근할 수 없었다.

공터 사방에는 아홉 동의 누각이 배치되어 있었다. 우유도는 보자마자 구대성지의 인원들이 돌아가면서 이곳을 지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위 일행이 도착하자, 아홉 동의 누각 안에서 수 명의 사람들이 즉시 튀어나와 일행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섬 안에 홀로 서 있는 나무는 상상했던 것만큼 거대하지는 않았고, 대략 다섯 장 높이였다. 다만 나뭇가지가 넓게 퍼져나가 마치 임금이 쓰는 녹색의 화개(*華蓋: 의장의 하나, 양산 같은 것에 그림과 수를 놓아 꾸민 것) 같았다.

우유도는 그 나무를 빤히 살펴보았다. 말할 것도 없이, 눈앞에 있는 나무가 바로 전설의 무량과수가 분명했다.

일행이 섬 주위를 흐르는 시냇물에 다가갔을 때, 나무 꼭대기에서 붉은 눈의 까마귀 세 마리가 쏘아져 왔다. 이 까마귀들은 순간적으로 검은 안개를 뿜어내더니 그 안개 속에서 즉시 얼굴과 피부가 모두 검은 남자로 변했다. 그들은 나무 아래 각기 세 방향에 서서 두 눈에 붉은빛을 뿌리며 가까이 다가온 일행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상할 정도로 괴이한 모습이었다.

우유도는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이것들이 바로 까마귀 장군이었다.

우유도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과연, 지금 자신의 눈앞에 나무를 지키고 있는 수호 까마귀 장군은 얼마 전에 우유도가 한 번씩 그림을 그린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백발노인이 손을 들어 사람들이 더는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정 각주, 더는 다가가지 않는 것이 좋겠소. 주위를 걸으며 둘러보는 것은 괜찮지만, 더 다가가면 문제가 생길 것이오.”

딱 봐도 정위는 처음 무량과수에 와본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 즉시 노인의 말을 듣고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곳에는 별문제 없었소?”

백발노인이 말했다.

“이곳은 문제없었소. 문제는 저 밖에 생겼고, 무량원 내부는 아주 평안했소.”

두 사람은 문제가 생겼을 때의 상황을 주고받았다. 반면 우유도는 암중에 법안을 열어 무량과수를 관찰했다.

이 무량과수는 특별하게도, 열두 개의 가장 굵은 가지가 있었고, 다른 잔가지들은 대부분 이 굵은 가지들로부터 뻗어 나온 것이었다. 이 하나의 주 가지마다 은은하게 보이는 암홍(暗紅)색의 과일이 달려있었다. 과일의 표피는 거칠어 마치 나무껍질 같았고, 주먹만 한 크기였다. 게다가 생긴 것이 사람의 심장 같았다.

더욱 신비한 것은. 저 ‘심장’이 마치 정말 살아 있는 것 같이,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거친 껍질 사이사이에 아주 조금씩 움푹 들어간 표면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은은한 붉은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것이 바로 전설의 무량과로군. 빛을 뿜는 과일이라. 무량과를 처음 보았으니, 그야말로 견문을 크게 넓힐 수 있었다.

무량과를 한동안 빤히 바라보던 우유도가 갑자기 시선을 돌리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두 사람의 대화 중간에 끼어들어 정위에게 말했다.

“각주님, 당시 상황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혹시 뭔가 다른 단서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정위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렇게 해도 되는지 백발노인을 바라볼 뿐이었다.

백발노인은 우유도를 가볍게 살펴보더니, 딱히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성존이 임명한 감찰이라는 감투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우유도를 무시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하긴, 무시할 작정이었다면 아예 이곳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었으리라.

노인은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수행원에게 말했다.

“너희 둘이 따라가거라, 잠시도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알겠습니다!”

수행원들이 포권을 하며 대답했다.

우유도는 포권을 하며 감사를 표하고는 진관과 가정걸을 데리고 그곳을 벗어났다.

그리고 우유도는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왔던 길을 돌아가더니, 나오는 첫 번째 건물로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곧 안에 있는 사람이 밖으로 나왔다.

우유도는 건물에서 나온 사람에게 질문하기 전에 백발노인이 파견한 두 사람에게 잠시 자리를 피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두 사람은 우유도의 말에 따르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시오. 당신들이 볼 수 없는 곳으로 가지 않겠소. 바로 여기서 질문을 할 것이니, 당신들은 다 볼 수 있을 것이오. 다만 우리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당신들에게 들려줄 수는 없소.”

“안 됩니다.”

“당신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오. 하지만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 무량원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모두 혐의가 있소. 나는 용의자끼리 서로 공모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해야 할 필요가 있소.”

이런 이유라면, 두 사람이 고집을 부릴 수 없었다. 둘 중의 한 사람이 백발노인에게 돌아가 어찌해야 할지 물어보았고, 결과는 허락이었다.

그리고 또다시 진관과 가정걸에게 무량원의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움직이라고 눈짓했다. 그리고 진관과 가정걸에게 이쪽의 대화가 들리지 않는 곳까지 가서 멈춰 서라고 했다. 혹시라도 표묘각의 두 사람이 우유도의 대화를 몰래 엿들을까 방비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우유도는 표묘각 감찰의 신분으로 질문을 시작했다. 물론, 우유도가 묻는 것은 사실 다 쓸데없는 질문이었다. 당시 문제가 생겼을 때의 상황 같은 것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았지만,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로서 그런 것을 잘 모르고 있을 리 없었다.

무량원의 두 사람은 눈 한 번 깜박하지 않고 우유도를 감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곳에서 질문을 마친 우유도는 다음 집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오풍의 거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유도는 길을 따라 한 곳, 한 곳 방문하며 움직였다. 난간에 서 있는 오풍은 그 모습을 보고 우유도의 의도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오풍의 차례가 되었을 때, 불려 내려간 그는 우유도와 문 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우유도가 어떻게 질문을 하면서 왔는지 확인한 오풍은, 진관과 가정걸이 물러난 후, 우유도가 대화하기 아주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확실히 이놈은 정말로 꼼꼼하고 치밀하게 안전 장치를 여러 겹 준비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아주 안심하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정말 올 줄 몰랐군. 우유도, 정말 네놈한테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대담한 사람은 보았지만, 너처럼 대담한 사람은 처음이야. 이렇게 무량원을 찾아오다니, 정말 대단하군. 아마 성존들의 제자들이라도 이 상황을 알았다면 네놈한테 오체투지 할 것이다.”

“어쩔 수 없었어. 그전에 선생과 만난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 많으니, 어떻게든 다시 한번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정말 신기하군. 이런 짓을 하면서, 정말 조금도 두렵지 않은 것이야?”

“두려움은 아무 도움이 안 돼. 만사 모든 일은 익숙해지기 마련이지. 그러니 신중하게 진행하면 그만이야. 딱히 두렵지는 않군.”

“인제 보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일을 적지 않게 했나 보군.”

“지금 이건 칭찬을 하는 거야. 아니면 욕을 하는 거야? 오 선생. 여기 들어 오는 게 쉽지 않았어. 어서 해야 할 이야기나 하자고. 시간이 한정적이니 말이야.”

“이번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설사 까마귀 장군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들 어찌할까? 성공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니 여기서 멈추는 것은 어떤가.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일이다.”

“목표를 정했다면,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갈 뿐이야.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면 그만이지. 그렇게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되는 것일 뿐. 아직 시작도 하기 전에,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 거지?”

“다른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저 아홉 개의 누각에서 목표를 감시하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저 누각 한 곳마다 각 성지의 사람 셋이 온종일 감시하고 있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은 감히 목표에 다가갈 수도 없는 것이다. 접근하자마자 발견될 것이야.

그리고 훔치든, 빼앗든, 설사 과일을 손에 넣더라도, 이 방호대진을 어떻게 뚫고 나갈 거지? 강제로 나가려고 한다면 벗어날 수 없는 추격을 받게 되겠지. 우유도, 포기해라. 정말 그렇게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우리가 나설 것도 없이 성경 안에 우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이미 다 손에 넣었겠지.”

“걱정할 필요 없어. 까마귀 장군의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사람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야. 이미 계획이 다 있어.”

“쉽게도 말하는군, 그래서 어찌할 건가?”

“나중에 저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보낼 거야, 그렇게 선생이 손을 쓸 기회를 만들어 주지.”

오풍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내가 손을 쓸 기회를 만들어 준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훔치는 거야?”

“선생은 무량원 내부 사람이잖아. 직접 감시하는 사람이 훔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 그러니 선생이 훔치러 가지 않으면, 누가 훔친단 말이야?”

“장난하나? 난 그런 짓을 할 정도로 미치지 않았어. 날 놀라게 하지 마!”

“걱정할 필요 없어. 선생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야. 내가 직접 선생과 협력할 것이니 말이야. 내가 다시 무량원에 돌아올 때가 바로 선생이 손을 쓰는 시간이 될 거야!”

“또 들어온다고? 아니, 또 들어온다면, 그때 직접 손을 쓰면 되잖아. 왜 내가 손을 써야 하지?”

우유도가 반문했다.

“그럼 선생이 주변에 있는 감시자들을 다른 곳으로 보낼 거야?”

“…….”

오풍은 말문이 막혔다. 그러더니 결국 말했다.

“그렇다 해도, 저 사람들이 내 말을 들을 리 없지. 물론 네 말도 듣지 않겠지.”

“꼭 그렇지는 않지. 내게는 방법이 있어. 내게 방법이 있으니 사람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건 내가 해야 하는 거지.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 일을 알릴 수는 없어. 손을 쓸 때 우리 둘만 그 일을 하는 거야. 하아, 그 표정…. 난 선생이 할 수 없는 일을 시키지 않을 거야.

난 친구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지. 내가 다시 들어왔을 때, 분명 선생이 안심하고 손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겠어. 손을 써도 되겠다는 확신이 있으면 움직이고, 확신이 없으면 안 해도 상관없어. 이건 어때?”

“어째 네가 꿈꾸는 소리를 하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