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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337화 (434/1,000)

1337화. 강호 사람들이 도둑 어르신이라 불렀소

“꿈꾸는 소리가 아니야. 설명해 주지. 까마귀 장군의 일, 또 감시자의 일은 해결할 방법이 있어. 나머지 문제는 물건을 어떻게 가지고 나가냐는 것이지. 그게 오늘 내가 온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야.”

그 말을 들은 오풍이 말했다.

“물건을 어떻게 가지고 나갈지 나중에 걱정하고. 내가 하나 물어보지. 손을 쓴 후에 나는 어떻게 나가지? 여기 앉아서 죽을 날을 기다리기라도 하란 말인가? 진법의 보호 아래 하늘과 땅속까지 막혀 있으니, 만약 누군가 진법에 접촉만 해도 들키고 말 거야.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내가 말했잖아.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우리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자고. 하나만 물어보지. 무량원을 나갈 기회가 전혀 없는 거야? 설마 무량원에 들어가면 평생 못 나가는 건 아닐 것 아니야?”

“그건 아니지.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갈 기회가 거의 없는 건 맞아. 무량원의 사람은 한 사람당, 매년 한 달의 휴가가 주어지지. 밖에 나가서 한 달 동안 쉴 수 있지. 물론, 만약 나가기 싫으면 이 안에 남아있어도 상관없어. 하지만 사람들은, 차라리 나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지.

한번 나갔다 오면 돌아와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아주 번거로워.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것이 발견되면, 잘못해서 죽이는 한이 있어도 절대 그냥 놓아주지 않지! 나가지 않으면 휴가는 누적되지 않아. 자진해서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지.”

“나가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 거야?”

“아니, 어느 정도 자유롭게 시간을 정해서 휴가를 신청할 수 있지. 하지만 그 기회는 일 년에 단 한 번뿐이야.”

“자, 문제가 해결됐군. 나중에 휴가를 신청하고 떠나면 그만이겠어.”

오풍은 눈을 부릅뜨고 우유도를 노려볼 뻔했다. 최대한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며 말했다.

“미친 거야? 이곳에 드나드는 사람은 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물건을 가지고 나갈 수 있겠어?”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다음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지. 어떻게 물건을 가지고 나갈까. 방금 여기 들어올 때 보니까. 입구 수위들은 생각보다 사람들을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지는 않더군. 그러니 아직 기회가 있다고 할 수 있지.

만약 수위라는 난관만 넘어갈 수 있다면, 물건을 가지고 나갈 수 있어. 혹시 입구에 수위로 당직을 설 기회를 만들 수는 없는 거야? 만약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없다면, 입구 당직에 대해서 한번 설명해봐. 내가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지.”

오풍은 하마터면 쓴웃음을 지을 뻔했다.

“그건 따로 방법을 생각할 필요 없겠군. 내가 지금 맡은 직책이 바로 문지기야.”

“선생이? 위풍당당한 성존의 손제자가 문지기를 하고 있다고?”

“지금 네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한단 말이야?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 참이야? 누구 때문에 내가 이러고 있을 것 같아? 황택사지에서 돌아온 후에, 내가 여기서 호의호식하며 지내기라도 하고 있을 줄 알았어? 지금 내가 하는 일은 그런 잡일을 하는 거지. 무허성지가 입구를 지키는 때가 되면 내가 가서 당직을 설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정말로 그냥 입구를 지키고 안에 기별을 넣는 일이야. 밖에 누가 왔는지 안에 알리는 일을 하는 거지. 진법을 여닫는 건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드나드는 사람을 검시하는 건 다른 사람이지.”

“나는 단지 진법의 입구가 열렸을 때, 선생이 입구에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하군.”

“입구에 있어. 하지만 나갈 수는 없지. 심지어 입구에 있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야.”

“몇 명이 입구를 지키지?”

“두 명.”

“당직 주기가 어찌 되지?”

“여기 있는 구대성지가 한 번씩 돌아가며 당직을 서는 것이니, 구 일에 한 번씩 당직을 서겠군.”

“구 일?”

우유도가 중얼거리더니 다시 물었다.

“진법의 입구가 열리는 것에 규칙이 있어?”

“규칙이랄 게 있을 수 없지. 성지에서 수시로 사람을 보내 감독을 하지. 그들이 오는 것과 이 안에서 사람이 나가는 것에는 따로 규칙이랄 게 없군. 만약 여러 일이 겹치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진법이 열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열흘에서 보름 동안 한 번도 열리지 않을 때도 있으니 말이야.”

“눈앞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이건 기회야. 아마 앞으로 당분간 문이 좀 더 자주 열릴 거야. 만약 정말로 기회를 잡지 못하겠으면,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기회를 기다려야겠지.”

“무슨 기회를 기다린다는 거야?”

“한 가지 일을 해줘야겠어. 호족을 시켜서 최대한 입구 근처에 몸을 숨기고 있게 할 거야. 그러니 나중에 문이 열렸을 때 호족과 서로 한번 소식을 주고받아야겠어.”

오풍이 경악하며 말했다.

“그런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입구의 위치가 대충 어디인지 기억하고 있어. 호족의 서신을 최대한 입구 근처에 배달하고 선생이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을 해 놓을 거야. 아마 유심히 관찰하면 발견할 수 있겠지. 그 서신을 어떻게 가지고 들어가는지, 또 어떻게 호족에게 소식을 전하는지는, 선생이 자신의 상황을 보고 그때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지금 와서 다른 것들은 말해봐야 아무 소용없어. 다음 행동 계획은 호족을 통해서 선생에게 전하지.”

“우리 계획을 성공시키고 싶다면, 어떻게 해서든 이 과정을 완수해야 해. 이 과정을 경험해야지만, 앞으로의 일에 확신이 설 거야. 내 말대로 하면, 이게 무슨 소리인지 깨닫게 될 거야.”

“지금 네가 하는 말이 아주 허무맹랑하게 들리는군.”

“어떻게 들리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느냐지. 시간이 없어서 더 이야기하기는 어렵겠군. 다만 한 가지 확실히 해야 하는 것은, 난 물건을 밖으로 내보낼 뿐만 아니라, 선생을 안전하게 무량원에서 나오게 할 것이고, 무량원에서 물건이 도둑맞았다는 것도 모르게 할 거라는 거야.”

“말은 잘하는군. 그런데 그건 불가능해!”

“예전에 강호의 사람들이 내게 ‘도야’라는, 즉, 도둑 어르신이라는 별호를 붙여주었지. 그것이 허명인지 아닌지 곧 알게 될 거야. 좋아. 너무 오래 이야기한 것 같군. 내가 당부한 일을 잊지 마. 한발 한발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다 알려줄 것이니, 걱정할 필요 없어. 만약 다른 사람이 물으면, 불이 났을 때의 상황을 물었다고 하면 될 거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질문을 했으니 말이야. 그럼 이만!”

말을 마친 우유도는 오풍의 반응을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다음 집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몇몇 집을 거쳐 한 사람과 집 앞에서 대화하고 있을 때 정위 일행이 돌아왔다. 그는 우유도에게 다가가더니 담담히 물었다.

“여기 남아서 심문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같이 떠날 것이냐?”

“지금 바로 떠나십니까?”

정위는 우유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

“맡은 직분이 있으니, 만약 남고 싶다면 강요하지 않겠다.”

그리고는 바로 떠나는 것이 아닌가. 우유도는 그 즉시 대화를 멈추고는 다급히 진관과 가정걸을 불렀다.

우유도는 오풍을 만나기 위해 온 것이지, 진짜로 뭔가를 조사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우유도는 그 일이 무량원 안에 있는 사람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여기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었다. 그럴 필요도 없으니, 남을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우유도는 정위와 같이 떠나가려 했다. 우유도가 떠나가려 할 때, 백발노인이 갑자기 우유도에게 물었다.

“우유도, 뭔가 문제를 찾았는가?”

오늘 처음 만난 사이에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미 정위를 통해서 뭔가 이야기를 들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우유도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선배님께서는 제게 그런 질문을 하지 않으시는 게 좋으실 것 같습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제가 바로 성존께 보고드릴 것이니 말입니다!”

백발노인이 얼굴을 씰룩거리며, 뭔가를 말하려고 우물쭈물하다가 결국은 입을 다물었다.

정위가 자신도 모르게 우유도를 힐끗 바라보았다. 이놈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설마하니, 우유도가 정말로 무량원 내부에서 무슨 문제를 발견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만약 정말 그렇다면, 한차례 거대한 폭풍우가 들이닥칠 수도 있었다.

정위는 우유도에게 무슨 문제를 발견했는지 묻고 싶었으나. 방금 우유도가 한 말이 마음에 걸려 감히 묻지 못했다.

무량원을 나올 때 일행은 다시 한번 꼼꼼한 검사를 받았다. 정위조차도 그 조사에 고분고분 협조했다.

아무튼, 무량원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빈손으로 들어가, 빈손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량원을 나온 후, 무량원이 허공에서 신비롭게 사라지는 것을 목도한 후, 정위 일행은 먼저 날짐승을 타고 날아올랐다. 우유도는 즉시 그 뒤를 쫓으라 명령했다.

잠시 후, 정위 일행을 따라잡았을 때 정위가 우유도를 힐끗 보고는 물었다.

“뭐지? 설마 나를 따라서 대원성지까지 가려는 것이냐?”

“문천성으로 돌아가시는 것이 아닙니까?”

우유도는 자신이 질문하고, 헛소리를 지껄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위가 문천성으로 돌아간다고 누가 그랬는가. 문천성은 우유도가 거주하는 곳일 뿐, 표묘각 각주가 머무는 거주지가 아니었다. 그곳은 정위 휘하의 일개 부문일 뿐이었다.

정위는 우유도의 질문을 무시하고 그대로 멀어져 갔다. 아무튼, 문천성이 있는 방향은 아니었다.

“…….”

우유도는 내심 조금 찝찝했다. 어째 정위에게 속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바로 전에 정위가 우유도 보고 같이 갈 것이냐고 물은 것은, 같이 문천성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같이 무량원을 나가자는 말이었나 보다. 어째 우유도를 무량원에서 꺼내려 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미 나왔으니, 우유도가 뭐라 할까. 진관과 가정걸에게 문천성으로 방향을 잡으라고 손짓했다.

우유도가 뒤돌아 지상에 검게 그을린 불탄 대지를 돌아보며 놀리는 말투로 말했다.

“어떠냐? 개안했느냐? 온 수행계에서도 무량원에 들어갈 수 있었던 사람은 정말 몇 명 없었을 것이다. 무량과를 직접 본 사람은 정말로 적지. 어디 가서 충분히 자랑할 만한 일이다.”

가정걸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무량과…. 저런 것은 설사 저희가 종문에 돌아간다 해도 어찌 함부로 입에 올리겠습니까.”

진관도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어떤 개자식이 간덩이가 부어 무량원을 태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유도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세 사람이 돌아가는 도중, 진관과 가정걸이 걱정하던 일이 또 생겼다. 우유도가 두 사람을 또 어딘가에 버린 것이다.

두 사람이 그런 걱정을 한 것은, 이런 일이 너무나 비일비재해서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습관이 되었으면서도 걱정한 이유는, 기다리는 과정이 너무나 무료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항상 조심스럽게 오랜 시간을 숨어 있어야 했다.

우유도가 혼자서 날짐승을 타고 홀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진관이 한숨을 내쉬었다.

“장로님이 도대체 뭘 하시려는 갈까?”

가정걸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오풍! 장로님이 무량원에 들어가서 그자를 만나지 않았는가?”

진관이 돌아보았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사실 둘은 같은 의심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우유도가 오풍과 암중에 결탁한 것을 모르지만,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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