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5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우유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표묘각은 각자의 소식 통로가 있네. 이번 상황에 대해서 진작부터 파악하고 있었으니, 이번 전쟁은 진국이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이네.”
“홍운법의 죽음과 연관이 없다…. 제 생각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주에게 제게 보내온 소식에 따르면, 이번에 진국의 작전이 과거와는 매우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위국 내부에서부터 적을 무너뜨리는 수법이 제게 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바로 소평파입니다! 선생님께 그에 대한 조사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 일이라면 조사할 필요 없네. 자네의 추측이 정확하네. 이번에 위국과 진국이 전쟁을 벌이기 전, 위국 내부에서 소란을 일으킨 것은 확실히 소평파가 계획한 일이네. 내가 아직 표묘각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던 일이네. 소평파는 줄곧 이번 일을 계획하고 있었고, 이미 예전에 모든 준비가 끝나있었네. 원래라면 지금보다 훨씬 전에 집행되었어야 하는 일이지. 다만 연달아 사건이 발생하면서 계속 중단되었으니, 지금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네.”
우유도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작 알고 있었다면, 어째서 알려주지 않으신 겁니까?”
“자네가 물어본 적이 없지 않은가. 그 많은 일에 대해 어찌 일일이 다 알려준단 말인가? 더군다나, 사전에 자네에게 알려줄 수도 없었네. 만약 내가 알려주었다면 자네는 분명 저지하려 했을 것이 아닌가. 이 일은 진국에서도 최고 기밀에 속한 일이었으니, 자네가 움직였다면 분명 누군가가 이상을 감지했을 것이네. 소평파 쪽을 이미 표묘각의 사람이 감시하고 있을 터.”
우유도가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 이미 발생한 일이었으니, 여기서 논쟁해 봐야 아무 의미 없었다.
우유도가 잠시 그 자리를 천천히 배회하더니, 잠깐 깊은 고민에 잠겼다. 곧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진국이 위국을 공격했습니다. 제국이 반드시 참전하겠지요. 소평파 그놈이라면 겨우 머리만 보고, 꼬리는 간과하는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놈은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바로 직접 일을 진행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입니다. 지쳐 피를 토할 정도로 부지런한 놈이고, 아주 대담한 놈이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만약 그놈이 위국 경성에 없다면 반드시 제국 경성에서 직접 그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 그놈을 죽이기에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하나만 도와주십시오. 그 두 곳을 찾아가 그놈을 찾아 죽여주십시오!”
사여래는 침묵했다. 대답이 들리지 않자 우유도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상대방이 다소 괴이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렇게 저를 바라보시는 겁니까?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표묘각이 저보다 소평파라는 사람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추측하는 것은 근거가 있는 일입니다.”
우유도는 자신이 그냥 찍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여래는 그런 의미로 우유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반문했다.
“겨우 소평파일 뿐이네. 그가 아무리 날뛰어도 그는 어쩔 수 없는 범인에 불과하지. 자네는 앞을 보지 않고, 이럴 때 그를 죽이려고 하는가?”
“사 선생님, 그놈을 얕잡아 보지 마십시오. 그에게 지렛대를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기만 한다면, 그놈은 모든 것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를 간과한다면,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선생님보다 그를 더 잘 압니다.”
“얕잡아 보고 말 것도 없네. 물어보겠네. 지금 나보고 가서 그를 죽이라고 했는가? 지금 장난하는 건가?”
사여래의 이야기를 들은 우유도가 오히려 침묵했다. 서서히 사여래의 말투에 담긴 깊은 뜻을 깨달은 것이다.
사여래가 계속 말했다.
“나도 자네가 그와 생사를 걸고 대결을 펼친 것을 잘 알고 있네. 자네는 심지어 북주에서 제경까지 그를 찾아가서 죽이려고 했었다지? 그 후에 그가 진국으로 도망가게 되었네. 내가 오히려 물어보고 싶네. 그렇게 된 후, 자네는 왜 그를 건드리지 못했는가?
진국에서 적지 않은 고수를 파견해 그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진국의 수많은 고수들이 그를 지키고 있다네. 그러니 지금 누가 죽이고 싶다고 해서 그를 쉽게 죽일 수 있단 말인가? 그자 곁에 있는 호위는 장식에 불과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지금 표묘각은 내가 관리하고 있지 않네. 내가 그자 곁에 표묘각의 사람이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지 않은가. 지금 내 세력을 동원해서 그를 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심지어 나보고 위국과 제국에 가서 그놈을 찾으라니, 어느 정도 인원을 동원하지 않으면, 혹은 표묘각을 동원하지 않고 그를 어찌 찾는단 말인가?
만약 내가 폭로되기라도 하면, 상부에 이 일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가? 이건 각국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이네. 상부의 윤허 없이 독단적으로 간섭했다가 걸리면, 뭐라고 변명한단 말인가? 어디 한번 말해보게. 내가 뭐라고 변명해야 하겠는가?”
“우유도, 우리가 이쪽 일을 잘 처리한다면, 소평파가 아무리 날뛰어도 아무 소용이 없네. 그때가 되면 그를 죽이는 데 필요한 것은 자네의 말 한마디뿐이지. 그러니 지금 문제를 만들지 말게나.”
한참 침묵하더니 우유도가 천천히 말했다.
“진국의 야심이 작지 않습니다. 성존들은 진국이 홀로 세력을 키우는 것을 지켜만 볼 참입니까?”
“홀로 세력을 키워? 그래 봤자 얼마나 커지겠는가? 설사 진국이 칠 국을 통일한다 해도 뭐 어떤가? 수행계의 각 세력이 서로 땅을 나눠 갖는 국면은 바꿀 수 없을 것이네. 수행계를 통제하고 있기만 한다면, 누가 천하의 황제가 된들 무슨 상관인가?”
“저들을 하나로 합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저들을 여럿으로 나눌 수 있다는 말과 같네. 오히려 갈라져 있던 자들이 급작스레 하나가 되면, 충돌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법이지. 그러니 하나가 된다 해도, 적당히 긁어주기만 하면 끊임없이 싸우게 될 것이고, 수행자들이 많이 죽게 될걸세. 그리되면 오히려 천도비경까지 생략할 수도 있을지 몰라.”
“어쨌든 성존들은 칠 국의 모습이 바뀌지 않아, 수행계의 세력들이 점차 세력을 키워 가는 것을 오히려 반기지 않을 것이네. 미끼를 던지고 저들을 서로 싸우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
“그러니 성존이 나서서 진국의 야심을 억제할 이유가 무엇인가? 성경에서 손을 쓰기만 하면, 어쨌든지 간에 그 누구도 세력을 키울 수 없네. 그러니 지금 내가 나선다 해도, 내 목이 잘리는 것 외에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지 못할 것이네. 물론 소평파의 목 또한 날아가겠지만, 자네는 지금 내 목과 소평파의 목을 바꾸고자 하는 것인가?”
“수백의 제후국들이 서로 싸우고 또 싸워 지금 칠 국이 남았네. 그리고 이 칠 국이 남았음에도 계속해서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고, 서로 여전히 싸움을 지속하고 있지. 설마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 각국 내부에서 서로 싸우도록 부추기는 존재들이 있다네. 그렇게 각국이 서로 견제와 다툼을 지속하여, 세력을 키우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성존의 뜻이지.”
“이제 내가 굳이 더 설명해줄 필요도 없을 것이네. 사실 누군가 칠 국의 고위대신들을 유혹하지 않았다면, 대체 왜 허구한 날 서로 싸우고 죽이는 짓을 반복하겠는가?”
“내 말을 잘 듣게. 내 사부인 나추는 진국이 위국을 공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떠한 반응도 보여주지 않았네.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지. 나추는 오히려 홍운법의 죽음이나, 무량원의 소란에 더 관심이 크네.”
이치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우유도가 한숨을 내쉬며 손사래를 쳤다.
“됐습니다. 그럼 이 일에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제가 외부에 있는 사람을 시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경고하는데, 절대 함부로 움직이지 말게. 그렇지 않으면 자네와 외부의 연락을 끊어 버릴 것이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습니다.”
* * *
위국 황궁.
처마 밑에 서서 창문을 통해 넋을 잃고 방 안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현승천의 모습을 확인한 현미의 안색이 복잡해졌다.
어마어마한 사고를 쳤다. 덕분에 위국 삼대 문파는 생사존망의 기로에 서게 되었고, 그들은 철저하게 분노했다. 위국 삼대 문파의 모든 제자가 크게 분노하며 오랫동안 자신들이 보호했던 황제를 죽이고자 했다.
지금 현승천은 모든 인심을 잃은 상태였으니, 위국 삼대 문파는 그를 죽이는 데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현미가 동의하지 않았다. 그렇게 현미가 강력하게 보호하자, 위국 삼대 문파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위국은 현미가 상황을 통제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사고를 친 현승천을 현미라도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승천이 연금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평소 후궁을 연금하는 냉궁에 갇히게 되었다. 초라하고 적막한 곳이었다.
“더러운 년!”
현승천이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창문에 자신의 누이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일어나 창문으로 뛰어오더니 나무판자로 막혀있는 창문을 흔들며 현미를 향해 분노의 고함을 내질렀다. 마치 격노한 야수 같은 모습이었다.
현승천이 다소 차분해진 후 현미가 물었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거야?”
현승천이 하하 참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잘못했다고? 확실히 내가 잘못했지. 네년을 같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누이로 대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지. 내가 널 어찌 대했는데, 넌 오랫동안 내 자리를 빼앗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었군. 내가 널 그리 믿었는데, 나라를 내게 맡겼는데. 그 모든 것이 잘못이군. 다 내 잘못이야. 나의 믿음이 네년의 야심을 키웠어!”
현미가 분노했다.
“넌 아직도 그 두 여자가 너를 도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두 개년은 진국에서 보낸 첩자였어. 이제 진군이 이미 우리 위국에 쳐들어왔는데도, 아직도 죄를 뉘우치지 않는 것이야?”
현승천이 눈물을 흘리며 크게 웃었다.
“첩자?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네년이 위국을 이토록 오랫동안 관리하면서, 만약 그녀들이 진국에서 보내온 첩자였다면, 그녀들이 내게 접근하는 것을 허락했을까? 만약 그녀들이 정말 첩자였다면, 그건 네년이 허락했기 때문이겠지!”
그 한마디에 현미는 할 말이 없었다. 반박할 말도 없었다. 현미라고 아무 잘못이 없겠는가? 그저 배후에서 이번 일을 계획한 사람이 너무 교활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현미 자신의 눈을 이처럼 속여 넘기다니, 정말로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네 누이다. 너는 외부인인 그 두 여자를 믿을지언정, 나를 믿지 못하는 것이냐? 아니면, 사실 마음속으로는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위국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재앙을 불러온 자신의 멍청함을 외면하고 싶은 것이냐?”
“개년, 변명하지 말아라. 그래 그 둘이 첩자라고 하자. 좋다. 그러면 설마 후궁에 있는 그 모든 사람이 첩자란 말이냐? 왜 그들을 모두 죽였느냐? 왜! 넌 지금 사람들에게 누가 위국에서 가장 강한 사람인지 증명하려는 것이 아니냐? 현미, 네년이 이토록 악독한 년일 줄 상상도 못 했다. 그러니 이제 네가 저지르지 못할 일이 무엇일까. 나는 언제 죽느냐? 너는 날 언제 죽일 것이냐? 와라, 죽여라!”
그는 미친 사람처럼 갑자기 창문의 갈라진 틈 사이로 손을 뻗어 현미를 할퀴려고 했다.
휙!
가까이 있던 서문청공이 지풍을 쏘아 허우적거리며 현미를 상하게 하려는 손을 쳐냈다.
그와 동시에, 현승천을 감시하던 두 수행자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그를 붙잡아 창문에서 뜯어냈다.
현미는 한껏 굳은 얼굴로 붙잡혀 있는 동생을 바라보았다.
“지금 냉정을 잃은 것 같소. 나중에 진정한다면, 깨달을 수 있을 것이오!”
서문청공이 현미 곁으로 다가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