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1화. 얕잡아 보지 마십시오
“영원히 나올 수 없단 말입니까?”
소평파가 반문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선생님은 그를 너무 얕잡아 보고 계십니다. 전 그자의 능력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자가 만약 나오고 싶어 한다면, 그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방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성경도 그를 어쩌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자가 일단 나오게 되면 절대 절 살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남자는 그런 소평파를 비웃으며 말했다.
“인제 보니 너는 그를 두려워하는구나.”
“제게 두렵고 말 것도 없습니다. 제가 선생님과 협력한다는 것은, 결국 누구와는 대적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강력한 아군이 생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강력한 적이 생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지금 제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우유도는 제게 번거로운 문제입니다. 강력한 적이 생기는 지금, 그는 반드시 지금 나서서 해결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그는 나중에 반드시 골치 아프게 할 것입니다.”
남자가 잠시 침묵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가 성경 안에서 어떤 상황에 있는지 좀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 다만 성경 내부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매번 그를 감시할 수 없으니, 내가 알고 있는 정보도 많지 않다. 그를 없애고 싶다면 아주 간단하지, 내가 기회를 봐서 성경 안에서 그를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제가 비록 선생님의 신분을 모르지만, 선생님은 분명 성존 중에 한 분은 아니실 겁니다. 제 말이 맞습니까?”
소평파가 동문서답하는 것을 듣고 그 의도를 알 수 없는 남자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내가 만약 성존 중에 일인이라면 내가 여기 앉아서 너와 대화를 하고 있을 것 같으냐?”
“그렇지요. 확실히 선생님은 성존 중 한 분이 아니십니다. 아직 그런 결정을 내리실 수 없으시지요. 그러니 외람된 말씀 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이 만약 대놓고 그에게 손을 쓰지 않으면, 선생님은 우유도를 죽이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너는 격장지계(*激將之計: 장수를 화나게 하여 자기 뜻대로 움직이고자 하는 전략)를 사용하는 것이냐?”
“격장지계가 아닙니다. 선생님이 만약 그를 죽여주신다면, 제게는 바라마지 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당부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절대적인 확신이 없는 이상 절대 손을 쓰지 마십시오. 일단 손을 쓴 후에 그를 죽이지 못한다면, 오히려 그에게 반격할 기회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일단 그가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면, 일단 그가 뭔가를 알아차린다면, 그는 반격과 복수에 절대 사정을 두지 않을 것입니다!”
“우유도는 그 방면의 고수입니다! 제가 감히 보장하는데, 선생님과 그자가 만약 손속을 겨룬다면, 누가 죽을지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남자가 혀를 차며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 자신의 신분으로 우유도를 안중에 둔다는 것 자체가 우습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남자가 담담히 말했다.
“하충불가이어어빙(夏蟲不可以語於氷)이라는 말이 있지. 여름벌레가 얼음에 대해서 뭘 알겠느냐? 너는 성경 내부의 상황을 모르니, 그런 말을 한다고 탓하지 않으마.”
소평파가 눈살을 찌푸렸다.
“전 확실히 성경 내부의 상황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통하는 것이 있으니, 성경 안이든지, 성경 밖이든지 간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일맥상통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께 경거망동하지 말고, 타초경사하지 마시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를 죽이고자 하는 사람이 무수히 많았습니다. 최소한 저를 죽이고자 했던 사람보다 훨씬 많았지요. 하지만 아직도 아주 잘 살아 있습니다. 그것만 보아도 이미 문제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유도 같은 사람은 경각심이 아주 높습니다. 특히 성경 같은 환경에서, 그는 아마도 경각심을 아주 날카롭게 곧추세우고 있을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이상이라도 그의 경각심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확실히 준비되기 전에 선생님은 경거망동하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건 자신의 무덤을 파는 짓이 될 것입니다.”
“선생님, 절대 망언이 아닙니다. 또 선생님께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목숨을 걸었는데, 이런 일로 장난을 치겠습니까? 선생님은 신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자는 소평파의 말을 들은 것인지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물었다.
“그래서 넌 도대체 우유도에 대해 뭘 알고 싶은 것이냐?”
“그는 그냥 앉아서 죽어줄 사람이 아닙니다. 아마도 성경 안에서 이미 목숨을 구하려는 방법을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의 모든 움직임을 알고 싶습니다. 상세할수록 좋습니다.”
“말했다시피, 성경 내부의 상황이 지금 좀 복잡하다. 줄곧 그를 감시할 수 없다.”
“선생님의 능력으로, 그자 옆에 밀정을 하나 심는 것도 어렵단 말입니까?”
“그가 있는 문천성에 내 밀정이 있다. 하지만 그놈은 수시로 여기저기 싸 돌아다니니 뒤를 따르기가 쉽지 않다. 성경 내부의 금시와 날짐승은 모두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고, 특히 날짐승은 몰래 성경 안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도 없다. 우유도가 날짐승을 타고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니, 내 사람이 날짐승을 타고 그 뒤를 쫓을 수가 없다. 그러니 그의 상세한 동향에 대해서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소평파의 안색이 오랫동안 굳어졌다. 그리고는 하늘을 보고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것이 바로 우유도의 대단한 부분입니다. 우유도는 현요가 공적인 일로 사적인 복수를 한다고 보고를 올렸습니다. 성존에게 올리는 보고가 아무 근거가 없을 수 없으니, 현요와 우유도 사이에 분명 갈등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는 선수필승으로 먼저 상대방을 제압해 위협을 해소한 것입니다.
또 두 번째 보고로 용범해를 죽음에 이르게 했고, 성존의 관심을 끌어냈습니다. 또 자신이 감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밝혔고, 세 번째 보고에서 여러 가지 요구를 할 기반을 닦았습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었습니다.”
“연달아 올린 세 번의 보고 방식에는 그 나름의 큰 이치가 숨어있습니다. 그는 성존이 뭘 원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존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 낸 것입니다.”
“그렇게 그는 치밀한 계획을 성공시켜 대형 날짐승을 얻어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고, 성경 안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그가 하는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성경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도 그의 필요조건 중 하나일 뿐일 것입니다. 그는 절대 성존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왜 자유롭게 활동하려 한 것일까요? 저는 우유도를 잘 알고 있습니다. 분명 비밀리에 뭔가를 하고 있을 겁니다.”
“제가 나중에 소식을 들었을 때, 각 문파의 감찰들이 갑자기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고, 홍운법의 사건을 포함하여 많은 일이 폭로되었습니다. 물론 그건 다 나중에 일어난 일이지요.”
“선생님, 저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만약 우유도의 입장이었다면, 뭔가 계획을 꾸미기 위해서, 또 더욱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서, 반드시 다른 문파의 사람들이 감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게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감시하는 표묘각의 관심을 줄이고, 암중에 움직이기 쉽게 할 것입니다.”
“선생님, 만약 제가 틀리지 않았다면, 세 번의 보고를 올린 후, 우유도는 조용히 지냈을 것이고, 반면 다른 문파 사람들이 날뛰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표묘각의 사람이 처음에 소평파와 접촉했을 때,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서, 우유도에 관한 표묘각의 정보를 그에게 전해주었다. 거기에 적힌 내용이 바로 우유도가 연달아 세 번의 보고를 올린 소식이었다.
남자가 침묵했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소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군. 확실히 그러했다.”
소평파가 반문했다.
“그가 성경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이유에 대해, 선생님께서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소평파의 추리 결과가 뭔가를 증명했다. 드디어 남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남자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확실히 그의 동향을 염탐하는 것은 어렵다.”
“독수리는 소리를 남기고, 물은 흔적을 남기기 마련입니다. 뭔가를 했다면, 분명 뭔가 흔적을 남겼을 것입니다. 선생님은 한번 잘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선생님을 대신해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건 선생님을 돕는 것이기도 하며, 저를 돕는 것이기도 합니다.”
남자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성경 안에서 그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를 얕잡아 보지 마십시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야말로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유도는 현요와 있었던 갈등을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 어째서 갈등이 생겼는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은 아십니까?”
남자는 입술을 깨물었다.
“돌아가서 관련 상황을 자세히 파악해 보겠다. 다만 그놈이 여기저기 쏘다니는 바람에 따라다니기가 쉽지 않다. 아마 상세한 동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소평파가 탁자를 중앙에 두고 남자에게 상반신을 숙이며 말했다.
“최대한 자세한 내용이 필요합니다. 성경 내부의 자세한 지도도 필요합니다. 우유도가 성경에 들어간 후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사람과 접촉했는지. 어떤 곳을 갔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일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아무튼 상세할수록 좋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사건을 나열할 수만 있다면, 설사 단서가 끊긴 곳이라 한들 정리한 후에는 뭔가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 위에 있는 봇짐을 짊어지며 그대로 떠나려 했다. 소평파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이왕 여기 오셨으니, 선생님께서는 혹시 저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거기까지 말했을 때, 남자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미 그럴 필요 없다. 그 전에 너와 접촉한 것은 쓸데없는 일이었다. 이번 전쟁에 대해서 성존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성존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 각 문파의 감찰 인원이 영향을 받은 것 외에, 홍운법의 일을 조사하는 것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이제 이 일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
소평파는 상대방이 그 일 때문에 탄식을 내뱉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쟁을 일으켰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그 덕분에 다른 사람에게 칼자루를 쥐여주었다. 이건 아마 상대방이 생각지도 못한 부분일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자신의 신분과 존성대명을 알려주시지 않는 겁니까?”
소평파가 물었다.
“그럴 필요 없다.”
그가 온 것은 단 하나의 목적이 있었을 뿐이다. 바로 소평파를 진정시키는 것이었다. 또 소평파가 준비한 한 수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소평파의 한 수를 없애기만 하면, 소평파를 없앨 수 있었다.
“그럼 나중에 선생님이 안심하신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시지요.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삼생의 영광입니다. 만약 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분부를 내려주십시오.”
이건 그냥 아첨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 전에 표묘각과 관계를 만들고 싶었지만, 줄곧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표묘각에서 자신을 먼저 찾아올 줄은 몰랐다. 당연히 그냥 놓아줄 리 없었다!
“네게 내가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군.”
말을 마친 그가 그대로 떠나갔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소평파가 그를 막아서더니 포권을 하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떠나기 전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남자는 소평파는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무 기어오르지 말아라.”
“아주 쉬운 일입니다. 선생님을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