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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384화 (481/1,000)

1384화. 저입니다!

서문청공이 현미를 떠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아마 이번 일로 인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해독된다면, 그는 바로 현미에게 달려갈 것이니, 이번에 구한다 해도 헛수고가 될 것이 분명했다.

우유도는 생각을 멈췄다. 어쨌든 사실 이 일은 우유도가 주목하고 있는 일이 아니었다. 우유도가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

“소평파를 찾았습니까?”

사여래가 우유도를 힐끗 보더니 깔끔하게 대답했다.

“아니.”

“조금의 단서도 없었습니까?”

“내가 말했지 않은가. 난 이제 표묘각 소속이 아니니, 물어보기 어려운 일이 없지 않네. 자네와 소평파 사이의 은원을 모르는 사람이 있던가. 만약 내가 그 일을 물었다는 것을, 일단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자네와 나의 관계를 의심할 수 있음이야.”

우유도는 또다시 이치를 따지고 들려고 하자, 사여래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저지하더니 물었다.

“나와 만나자고 한 것이 겨우 그걸 묻기 위해서인가?”

우유도가 쓴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곧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밖에서 한 사람을 데려와 주십시오.”

사여래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장난하는가?”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단 데려오기만 하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겁니다. 그자는 들어오자마자 바로 호족이 있는 곳으로 보내질 것이니, 그 누구도 그를 보지 못할 것이고, 그 누구도 그를 발견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여래가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그런 모험을 할 정도의 사람인가? 도대체 누구인가?”

“저입니다!”

“자네?”

사여래가 깜짝 놀랐다. 그는 우유도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우유도가 당부하며 입을 열었다.

“선생님은 체형이 저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 같이 성경을 나가…….”

* * *

수일 후,

사여래가 성경을 떠났다. 그는 우선 적성성에 가서 딸을 만나고, 돌아오는 도중에 홀로 있는 해도에서 우유도가 말한 또다른 우유도를 만났다.

검은 피풍을 뒤집어쓰고 가면을 쓴 사여래가 손뼉을 쳤다.

곧 해도에 있는 구멍에서 세 사람이 걸어 나왔다. 다들 역용을 하고 있었고, 그중에 두 명은 바로 단호와 오삼양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바로 둘이 제경에서 데려온 사람이었다.

양측은 서로의 신분을 모르는 상태였다. 사여래가 먼저 물었다.

“어느 쪽이냐?”

단호가 제경에서 데려온 사람에게 말했다.

“가시오. 저분과 같이 가면 될 것이오.”

제경에서 온 남자는 다소 불안한 모습으로 걸어 나와 사여래에게 포권을 했다.

사여래는 그자에게 가면을 벗어 얼굴을 보이라며 얼굴의 위장을 가리켰다. 제경에서 온 남자는 뒤돌아 단호와 오삼양을 바라보았다. 오삼양이 끄덕였다.

“저분의 말에 모두 따르시오.”

제경에서 온 사람은 얼굴의 위장을 뜯어냈다.

그 얼굴을 확인한 사여래의 동공이 확 수축했다. 그야말로 대경실색한 것이다. 그는 빠르게 다가와 상대방의 얼굴을 매만지며 확인해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자세히 볼수록 더욱 놀라웠다. 사여래는 드디어 우유도가 말한 ‘자신’이 무슨 의미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세상에 이처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사여래는 반복해서 검사해 보았다. 최소한 얼굴에서는 뭔가 어색한 부분을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설마 우유도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단 말인가?

물론, 사여래는 진짜 우유도와 만날 때 이렇게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눈앞에 있는 사람이 우유도 본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충분히 진짜와 가짜를 바꿔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우유도는 이 사람을 성경으로 들여보내 도대체 뭘 하려 한단 말인가?

예전에는 우유도의 대담함을 마음에 들어 했고, 우유도의 거침없는 행동력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제 이 사람을 성경에 데리고 들어가려 하니, 사여래가 오히려 조마조마한 심정이 될 지경이었다.

“이제 너희에게는 볼일이 없다.”

사여래가 단호 일행을 보며 말했다.

두 사람은 포권을 하고는 신속하게 그곳을 벗어났다. 도야의 안배였다. 그들에게 목숨이 위험할 수 있으니 궁금해도 묻지 말라 당부해 놓은 상태였다.

이건 우유도의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일단 사여래가 뭔가 이상함을 발견한다면, 분명 단호와 오삼양을 죽여 입을 막으려 할 것이었다. 지금 우유도가 곁에 없으니, 막고 싶어도 막을 수 없었다. 사여래에게는 자신의 행동에 결단을 내릴 권리가 있었으며, 그건 우유도의 통제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다시 가면을 쓰고 나를 따라와라.”

사여래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그 말대로 다시 변장하고 그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즉시 해도를 벗어났다.

두 사람이 해도를 벗어나 또 다른 해도에 도착했다.

그 해도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사여래는 남자의 변장을 벗겨내고 변장을 위한 또 다른 가면과 의복을 건네주며 말했다.

“바꿔입어라!”

옷을 갈아입고 변장하는 과정에서 사여래가 직접 손을 써서 도와줄 정도였다. 아주 신중하고 세심한 작업이었다. 그렇게 자세히 보지 않고는 뭔가 발견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고 나서야 사여래는 손을 뗐다.

반면에 사여래는 자신의 가면을 벗어버리고, 검은 피풍을 벗어버렸다.

사여래가 진짜 얼굴을 드러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남자는 사여래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둘이 어디로 향하는지 남자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사여래와 같이 다시 적엽조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고, 움직이는 와중에 사여래는 남자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 시작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남자는 자신이 온 곳이 전설의 성경으로 들어가는 성도라는 것을 깨닫고 크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당황하지 말아라. 여긴 내 말이 곧 법이다. 너는 조용히 내 뒤를 따르면 될 것이다.”

사여래는 그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남자를 다독였다. 물론, 사여래가 한 말은 단순히 남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말에 불과했다. 성경에서 사여래의 말은 법이 아니었다.

사여래의 말을 들은 남자는 깜짝 놀랐다. 마음속으로 상대방의 신분을 추측해 보았지만, 누군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둘이 성도 안에 있는 성곽에 들어갔을 때, 즉시 누군가 다가와 조사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은 들어온 사람이 사여래인 것을 확인하고 예를 올렸고, 사여래는 그들에게 영패를 내밀었다.

조사를 위해 다가온 사람들은 영패를 확인한 후, 지체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켰다. 심지어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사여래가 자신이 말했던 것처럼, 사여래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성존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수시로 밖으로 나가곤 했다. 그리고 성존의 일은 다른 사람들이 감히 물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드나들 때 온몸을 수색하기도 하고, 들고 나가는 목적에 대해서 분명 엄중한 심문을 진행했을 것이다.

사여래는 성경을 한두 번 드나든 것이 아니었다. 덕분에 이번 일에 상당한 확신이 있었다. 그 정도 확신도 없었다면, 감히 외부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경에서 온 남자는 그렇게 사여래와 같이 관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와 빛무리를 통과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있었다. 그야말로 안계를 크게 넓히는 일이었다.

두 사람은 수결산장에서 한 마리 날짐승을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바로 대나성지가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들이 향한 방향은 눈속임에 불과했다. 중간에 방향을 바꾼 사여래는 다른 곳에서 우유도와 만남을 가졌다. 이번에 우유도는 변장하고 사여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처럼 어물쩍, 비밀스럽게 이 사람을 성경으로 데리고 들어온 이유가 무엇인가?”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닙니다. 나중에 때가 되면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알게 되실 겁니다.”

“때가 되면? 지금 당장 확실히 말하지 않으면, 더는 어찌 자네와 어울리겠는가? 내가 어찌 안심하고 이 자를 자네에게 넘겨주겠는가?”

“선생님, 한 가지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러는 것은 모두 선생님을 위한 것입니다. 다 아시게 될 것입니다.”

“내 눈에는 문제만 보일 뿐, 나를 위한 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군.”

“선생님, 어떤 일들은 지금 알아서 선생님과 저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우리 모두 안심하지 못하겠지요. 그러니 제게 여지를 주십시오. 마치 선생님이 제게 여지를 남긴 것과 같은 것입니다. 다들 어느 정도 여지가 있어야 좋지 않겠습니까.

선생님은 한 가지만 아시면 됩니다. 전 절대 선생님을 해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을 해쳐서 제게 좋을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선생님을 해치는 것은 저를 해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멀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께 만족스러운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제경에서 온 남자는 두 사람이 뭘 저리 중얼거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자신을 데려온 사람의 불만족스러움을 느낄 수는 있었다. 곧이어 다른 남자가 자신에게 다가오며 한마디 했다.

“나를 따라와라!”

자신을 데려온 사람이 막지 않는 것을 본 그는 그렇게 우유도를 따라 떠나갔다. 우유도는 사람을 건네받고 빠르게 날아 황택사지로 향했다.

그렇게 호족의 근거지에 도착할 때까지 제경에서 온 남자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호족에게 붙잡혔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물론, 또 한 가지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우유도가 성경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가 성경에 들어온 이유가 분명 우유도와 연관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성경 안에서 우유도를 가장하는 것인가? 누구일까? 무슨 의도지? 남자는 매우 불안해졌다. 자신이 거대한 음모에 휘말렸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성경이었다. 성경에 대해서 그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 때문에 그는 더욱 두렵고 무력했다.

* * *

문천성, 요호사 구역,

우유도가 진관과 같이 천천히 걸어 한 누각에 들어가더니 자리에 앉았다.

“장로님, 여기 문천성의 분위기가 좀 이상합니다.”

“어디가 이상하더냐?”

“뭐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장로님, 이곳에 오랫동안 지내면서, 정말 조금도 걱정이 되지 않으시는 겁니까?”

“뭘 말이냐?”

“장로님은 현요의 원한을 사셨습니다. 매번 현요를 만날 때마다 현요의 눈에 원한이 어른거립니다. 저는 그자가 장로님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내가 원한을 산 사람이 현요뿐이더냐. 정위와도 원한이 있다. 하지만 인제 와서 그들을 두려워할 것도 없다. 게다가 겨우 현요가 나를 어찌하겠느냐?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라. 그가 손을 쓰기 전에 내가 그를 죽일 것이다.”

“장로님께서는 이미 그를 상대할 방법이 있으십니까?”

“무슨 방법인지, 지금 당장 말하기는 어렵구나. 나중에 때가 되면 다 알게 될 것이다. 아무튼, 그는 용범해와 같은 처지가 될 것이다. 아주 억울하게 죽겠지. 나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

“장로님의 능력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 저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겠습니다. 아, 장로님, 제가 듣기로 요호사에서 실시한 황택사지의 요호 사냥이 곧 끝나, 얼마 후면 그들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대충 언제라고 하더냐?”

“앞으로 길어봤자 오 일이면 끝난다고 합니다.”

“오 일이라…. 한번 들려야겠구나. 우리가 감독해야 하는 곳은 결국 이곳 요호사가 아니더냐. 요호사의 임무는 요호를 소탕하는 것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지.”

“또 황택사지로 간단 말입니까?”

“인제 보니, 너는 황택사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구나. 사실 나도 별로 가고 싶지 않다. 걱정하지 말아라. 지금 당장 가는 것이 아니다. 오 일이 지나면 소탕이 끝난다고 하지 않았느냐? 저들이 돌아오기 위해 집결하는 곳에서 그들을 기다리면 그만이다. 그때 안부를 묻고 상황을 확인하는 등 대충 하는 척만 하면 그만이라는 말이다.”

두 사람이 그렇게 담소를 나누며, 화제가 서서히 잡다하게 바뀌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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