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3화. 반드시 들어가야겠다
우유도가 말했다.
“제가 찾은 일부 단서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노인이 말했다.
“내통자가 누구인가?”
“누구든 가능성이 있지요! 그러니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는 그 의심대상을 선배님께 알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일에 얽힌 사람들은 모두 보통이 아닙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감히 무량원을 방화한 사람들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담이 크겠으며, 또 그 뒤에 얼마나 큰 배경이 있겠습니까. 선배님은 혹시 천하전장의 홍운법이 죽은 것을 알고 계십니까? 아주 수상하게 죽었지요.
성경 내부에서 엄중한 비밀 하에 홍운법을 붙잡으려 했는데, 대체 그 소식이 어떻게 알려진 건지, 홍운법은 체포되기도 전에 스스로 자진하여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는 홍운법의 뒤에 있는 자가 성존의 비밀 서신에 적힌 내용을 알아냈다는 것이지요. 생각해 보십시오. 아주 두려운 일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존께서 각 문파에게 감찰을 세우신 이유입니다.”
“홍운법의 죽음이 반면교사입니다! 일단 진짜 증거를 손에 쥐기 전에, 만약 그 내용이 새어나간다면, 모든 단서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 검은 손은 쥐도 새도 모르게 홍운법을 없애, 모든 증거를 말살시켜버렸습니다. 이에 천하전장의 일이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무량원의 일도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우리가 다시 온다 한들, 증거를 찾기는 몹시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갑작스럽게 이곳에 온 이유입니다.”
그리고는 뒤에 있는 여덟 문파의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성존께서는 성경 내부에 우리 여덟 문파를 남겨 감찰로 삼으셨습니다. 우리 여덟 문파가 같이 손을 잡고 한 가지 사건을 추적하는 일은 지금까지 없던 일이지요. 이번에 우리 여덟 문파가 모두 움직인 것은, 벼락 치듯이 단서를 찾아 배후에 있는 검은 손이 단서를 끊어버릴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선배님은! 그 사이에서 일을 방해하며, 무량원의 법도라는 것을 내세워 우리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렇게 선배님께서는 성존이 우리에게 하사한 감찰의 권력도 무시해버렸고, 무량원에 들어가지 못하게 의도적으로 우리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선배님이 정말 우리를 막아서면, 우리가 감히 강제로 뚫고 들어갈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선배님은 아셔야 할 겁니다. 우리가 이번에 이곳에 온 것만으로 배후는 우리의 의도를 추측하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대로 떠난다면, 그게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이미 타초경사 했습니다! 우리가 떠나기만 하면, 그건 배후에게 시간을 주는 것을 뜻하며, 그건 바로 배후가 자신과 연결된 단서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선배님, 이토록 우리를 저지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혹시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노인은 순간 크게 화를 냈다.
“지금 나를 내통자로 의심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우유도는 두 손으로 검을 짚고 우뚝 선 채, 단호한 기세로 엄숙하게 말했다.
“성존의 법지입니다. 감찰 인원은 구대성지를 제외하고 조사하지 못할 곳이 없습니다. 그건 무량원을 포함하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일전에는 어찌 들어간 것입니까?”
“하지만 이번에 선배님은 성존의 법지를 어기면서까지 우리를 저지하고 있지요. 그 행동이 상리를 벗어나고 있으니, 아주 이상합니다. 그러니 의도적으로 우리를 막아선 것이라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선배님을 보고 의심하지 않기도 어렵습니다! 선배님의 행동들을 보고, 어찌 의심하지 않는단 말입니까? 만약 선배님이 제 입장이었다면, 의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우유도는 검 위에 있는 한 손을 들어 노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눈앞에 계신 선배님의 비정상적인 행동만으로 우리는 지금 선배님을 붙잡아 심문할 수 있습니다!”
노인이 크게 분노하며 소리쳤다.
“누가 감히!”
우유도는 하늘을 향해 포권을 하며, 성존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이후, 다시 한 손을 들어 입구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엄한 목소리로 일갈했다.
“우리가 성존의 법지에 따라 행하는 일을 누가 감히 막을까!”
그 말을 들은, 무허 성지의 인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다들 마음속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상대방이 정말 노인을 잡아 심문하려 한다면, 이들은 우유도 일행을 막아야 할지, 막지 말아야 할지,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지금 노인의 얼굴은 붉어졌다 창백해지기를 반복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뭐라고 변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그저 이를 갈며 소리쳤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헛소리를 지껄이는구나!”
하지만 우유도는 상대방을 계속해서 압박하며, 조금도 사정을 보아주지 않았다. 우유도는 고저장단이 있는 어조로 말했다.
“제 말이 허튼소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선배님은 나중에 성존께 오늘의 이상행동을 뭐라고 설명할지나 고민하십시오!”
막무가내란 무엇인가? 태숙산해는 개안을 하는 느낌이었다. 최소한 자신들이 우유도의 입장이었다면 감히 저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진관과 가정걸은 남몰래 혀를 찼다. 우 장로님은 과연 우 장로님이었다. 이 기세, 자금동의 그 누가 이런 기세를 보여줄까. 아마 장문인이 나선다 해도 이런 기세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다. 이 기세만 보면, 우유도가 자금동의 일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곤림수도 말을 잃고, 멍청한 얼굴로 우유도를 보고 있었다. 자신과 우유도의 거리를 확실하게 느낀 것이다.
한편, 진법 입구에 당직을 서고 있는 위야도 멍한 얼굴로 우유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풍은 얼굴을 씰룩거리며, 속으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제기랄, 저게 통한다고?
오풍은 우유도에게 두손 두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 우유도가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정말로 그럴듯하게 들렸다. 만약 상대방의 의도를 몰랐다면, 오풍조차도 믿었을 것이다.
오풍은 오늘 우유도가 무슨 일이 있어도 무량원에 들어오려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우유도가 그럴수록 오풍은 바로 오늘, 우유도가 반드시 손을 쓰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말 무량과를 손에 넣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와, 일이 커졌다. 이젠 일을 돌이킬 수 없었고, 돌이키려 한다면 죽음뿐이었다.
오풍은 정말 두려운 나머지, 이상할 정도로 안절부절못했다.
그렇게 오풍은 속으로 우유도 보고 자라 새끼라고 실컷 욕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기별이라도 주지, 이런 식으로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니,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며 한탄했다.
한편, 노인은 이미 우유도의 말을 듣고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자신이 하는 일에 아주 당당했다. 하지만 지금 우유도의 말을 듣고 나니, 뭔가 마음에 걸렸다. 정말로 나중에 성존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만약 성존의 의심을 산다면, 설명한다고 먹히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이들을 들이는 것도 무언가 불편했다. 그냥 안에 들인다면, 그의 체면이 어찌 되겠는가? 노인은 여전히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렸다.
“뭐라고 설명할지는 내 일이네. 자네가 걱정할 것 없어!”
“선배님, 대국을 고려해 주십시오!”
노인의 말에, 방금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게 상대방을 압박하던 우유도가 갑자기 자세를 낮췄다. 그는 검을 들어 포권을 하더니 허리를 깊이 숙인 채, 공손하고 진실한 태도로, 정말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선배님, 우리 감찰의 신분은 성존께 하사받은 것입니다. 어째서 그런 권한을 얻었는지 다들 아주 잘 알고 있지요. 우리가 무량원에 들어가 조사를 하는 것은 법도와 규율을 어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합리적이고 경우에 맞는 일이지요!”
“물론, 우리도 이대로 떠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화를 한 일에 배후가 있다는 것을 알아낸 상황이고, 단서와 증거를 당장이라도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입니다. 그러니 이대로 타초경사 하여 단서가 끊긴다면, 두 눈 뜨고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어야만 합니다. 선배님께서는 정말로 배후가 저 멀리 도망치는 것을 지켜만 보시겠습니까?”
말을 마친 후, 우유도는 노인 뒤에 있는 일단의 무허 성지 사람들을 향해 포권을 하며 간청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상황이 급하니 유연성을 발휘해 주십시오. 여러분, 제발 도와주십시오!”
입구,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던 오풍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끝났군!
오풍은 사람들의 망설이는 얼굴을 확인했다. 그들의 얼굴에 망설임이 떠오른 것만 보아도 우유도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풍의 마음은 다소 복잡했다. 그는 분명 배후에서 우유도와 손잡은 사이였다. 하지만 이대로 우유도가 무량원에 들어가는 것을 오풍은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 뜻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잠시 후, 과연, 무허 성지의 인원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누군가 회백색 머리의 노인에게 다가갔다. 그는 노인의 귓가에 뭐라 뭐라 중얼거렸다.
노인은 뒤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물러날 구실이 생겼음을 알게 되었다. 노인은 마치 별로 원하지 않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음.”
노인에게 귓속말하던 남자가 대신 나섰다.
“우유도, 당신이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니, 당신을 들여보내지 않는다면, 그건 우리의 잘못이 될 것이오. 됐소. 성존이 당신들에게 감찰이라는 권한을 준 것을 고려해, 당신들을 들여보낼 수 있소. 하지만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군. 그대가 만약 이 안에서 증거를 찾지 못한다면, 당신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오!”
우유도가 즉시 그대로 포권을 하며 장담했다.
“만약 증거를 찾지 못하면, 성존께서 내리시는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소!”
“성존 외에 무량원에 들어가는 자는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하오. 이미 한번 와봤으니 이곳의 법도를 잘 알 것이오.”
우유도가 협조적으로 끄덕였다.
“엄격한 검사는 당연한 것이오. 당연히 무량원의 법도에 따를 것이오. 그 누구도 거절할 수 없지!”
그리고는 뒤돌아 다른 문파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무량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곳의 법도에 따라야 하니, 다들 협조적으로 검사를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각 문파 사람들은 감히 싫다는 의견을 조금도 내비치지 않고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와 내뺄 수도 없었다. 다들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 의견을 표했다.
앞으로 나섰던 남자는 뒤에 있는 인원을 향해 손을 휘둘러, 검사를 준비했다.
우유도가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서 검사를 받았다. 손에 들고 있던 검은 이미 다른 사람이 가지고 갔다. 허락 없이 무기를 가지고 무량원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렇게 철저하게 몸수색을 받은 후, 우유도의 차례가 지나갔다.
태숙산해 등의 사람들은 우선 감찰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를 꺼내 신분을 확인받았다. 이후에야 다시 검사를 받았다.
그렇게 몇 명을 조사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앞으로 나왔을 때, 노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설마 이들 모두 안으로 들어갈 생각인가?”
“당연히 아닙니다.”
우유도는 곤림수를 불러 말했다.
“너는 여기 남아 날짐승을 보고 있어라.”
곤림수가 끄덕였다. 각 문파에서 날짐승을 조종하던 사람들은 그 즉시 지령을 모두 곤림수에게 넘겼다.
노인은 어이가 없었다. 한 명을 남기는 것과 이 많은 사람이 다 들어가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그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우유도, 들어가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가?”
우유도가 포권을 하며 말했다.
“선배님, 인원이 적으면 안 됩니다. 일부 단서를 찾았으니, 잠시 후 심문을 할 때, 각각 떨어진 상태에서 동시에 심문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서로 입을 맞추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대상을 격리한 채로 동시에 심문하려면, 당연히 많은 인원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여덟 문파의 감찰 인원이 모두 움직인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몰려올 일도 없었지요.”
노인은 코웃음을 치고는 더는 아무 말 없었다. 묵인이었다. 그렇게 다시 인원들이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결국, 빤히 바라만 보고 있는 곤림수를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무량원의 방어진법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