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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395화 (492/1,000)

1395화. 물건은 선생이 훔치는 거야

대전을 나선 백발노인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수하를 불러 지시를 내렸다.

“감찰 인원이 성존의 법지에 따라 조사할 것이니, 너희는 저들에게 협조하거라.”

나머지 일곱 사람도 각자의 수하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찬가지라는 의미였다. 여덟 수하는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니, 너무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최근 무량원에 수시로 성지의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그들이 온 이유는 모두 한 가지 일 때문이었다.

그 후, 여덟 책임 집사는, 그들의 수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쪽에 있는 방에 연금되었다. 입구에 누군가 지키고 서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그들 여덟 사람을 처리한 우유도는 즉시 무허 성지의 책임자가 갇혀있는 곳에 사람을 보냈다. 그렇게 무허 성지에서 조사하는 데 협조할 수 있는 사람을 한 명 데려오게 했다. 그렇게 아홉 세력의 협조가 모두 이루어졌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우유도는 즉시 일곱 문파의 사람들을 여기저기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례차례 도착한 무량원 인원에 대해 격리와 심문을 진행하게 했다.

아홉 세력의 사람들이 그들을 안내했다. 또 그들이 전하는 말은 각 책임자의 전언이다 보니, 무량원 안에 있는 사람들은 조급도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고분고분 협조했다. 그래 봤자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정도였다.

각 인원이 어느 곳에 격리되는지, 어느 곳에서 심문하는지, 우유도는 일곱 문파의 인원들을 하나하나 직접 배치했다.

이건 우유도가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반복하고 계산한 일이었다. 그러니 이제 와 헷갈릴 수 없었다.

우유도가 직접 이 일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또 우유도는 무량원에 들어온 적이 있었기에, 무량원 내부 환경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더욱이 오풍이 제공한 내부 인원과 내부 방어 상황이 있었으니, 더욱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눈앞의 일을 하는 것에 있어, 우유도보다 무량원 내부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격리가 모두 완료된 후에, 각 문파의 사람들은 심문을 시작했다.

자금동은 지금 현재 무량원에서 당직을 서고 있는 사람의 심문과 상황 조율을 책임졌다. 따로 격리된 사람들의 심문은 나머지 일곱 문파에게 처리하게 했다….

진법 출구 쪽을 지키고 있는 두 사람은 두 눈을 크게 뜬 채, 각 세력이 각지에 격리되기 위해 소란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격리가 끝난 후에는, 다시 조용해졌다. 무량원 내부에 걸어 다니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그 분위기가 묘하게 사람을 긴장시켰다.

패방 아래 있는 위야가 물었다.

“정말 무슨 큰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선생님, 정말 내통자가 있단 말입니까?”

내통자? 오풍은 너무 잘 알았다. 내통자 따위는 없었다. 굳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자신이었다. 하지만 입으로는 담담히 대답했다.

“그걸 내가 어찌 알겠는가. 아무튼,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지.”

그 말이 끝났을 때, 진관이 그곳을 향해 다가왔다. 두 사람을 마주한 진관이 말했다.

“오 선생님, 감찰 인원이 무량원에 있는 인원에 대해서 심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지금 두 분은 당직을 서고 계시니, 번갈아 가면서 심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오 선생님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오 선생님, 저를 따라오시지요.”

심문? 심문은 개뿔! 오풍은 속으로 우유도의 조상까지 싸잡아 욕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움직였다.

현장에 남아 있는 위야는 혼자 패방을 지키며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을 빤히 바라보았다.

* * *

한편, 무량원의 진법에서 멀지 않은 곳,

이곳엔 곤림수 혼자 남아 있었다.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황산 야령이었는데, 그곳에서 곤림수는 여덟 마리의 적엽조를 지키며 무료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 * *

무량원의 의사대전 내부,

그곳으로 불려온 오풍이 혼자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 들어가자, 혼자 뒷짐을 지고 성존의 조각상을 바라보고 있는 우유도를 볼 수 있었다.

발소리를 들은 우유도가 뒤돌아보며 웃었다. 그리고는 나란히 서 있는 성존의 큰 조각상을 보며 물었다.

“이 조각상이 본인들과 비슷한가?”

그는 나추를 본 적이 있었다. 지금 본 결과, 조각상은 나추와 꽤 닮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확신할 수 없어 물어본 것이다.

“다들 성존을 본떠 조각한 것이니, 대충 비슷하지.”

오풍이 다가오며 한마디 했다.

“호오!”

우유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성존의 조각상을 둘러 보았다. 마치 저들 아홉의 용모를 기억하려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나중에 쓸모가 있을 수도 있었다.

오풍은 조급하지도, 당황하지도 않는 우유도를 보며, 드디어 버티지 못하고 물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유도가 입을 쭈뼛거리며 뒤돌아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뭘 다 알면서 물어보는 거야?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정말 모르는 거야?”

과연 그 일 때문이었군. 오풍이 조용히 말했다.

“미쳤어? 사전에 기별이라도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와 단독으로 나를 따로 부르다니, 다른 사람이 의심할까 걱정되지 않는거야?”

“긴장할 필요 없어! 어찌해야 할지 다 안배되어 있어. 여기서 이렇게 오 선생을 만나는 것도 다 예정되어 있던 일이니,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아무튼, 지금은 무량원 전체가 내 통제하에 있지. 그러니 선생이 침착하게 일을 처리하기만 하면 돼.”

“내가?”

오풍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불안에 떨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오풍이 이를 갈며 말했다.

“미친 거야? 정말 나보고 손을 쓰라는 거야?”

“선생이 아니면 누가 손을 쓴다는 거야? 우리 모두 무사하려면 말이야, 손을 쓸 때 나는 그 자리에 없었다는 증거가 필요해. 내가 데려온 사람들 또한 모두 자리에 없었다는 증명이 필요하지. 게다가 선생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증명 또한 어렵지 않게 만들어 낼 수 있어. 잠시 후, 선생보고 입구를 지키는 다른 사람과 자리를 바꿔 이곳으로 불러오게 되는 그 순간이, 바로 선생이 손을 써야 하는 순간이야. 나머지 한 사람이 그곳을 떠나면 즉시 움직여. 일전에 선생에게 보낸 물건을 나무에 대신 달아놔. 시간이 많지 않으니, 빠르게 움직여야 할 거야!”

“정말 미친 거야? 아홉 세력의 사람들이 나무 근처, 각기 다른 각도에서 감시하고 있어. 내가 어떻게 접근한다는 거야?”

“내가 말했다시피, 지금 무량원은 내가 통제하고 있어. 그러니 선생보고 손을 쓰라고 하는 그 순간은 분명 안전한 시간일 거야. 절대 들키지 않아. 그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보낼 거야, 그러니 안심하고 가서 처리하면 돼.”

오풍은 미칠 것 같았다.

“지금 보니 정말 미쳤군! 그 사람들을 어떻게 다른 곳으로 보낼 거지?”

“선생이 생각하는 것처럼 상황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 그러니 어려울 것도 없지. 하지만 지금 당장 다 설명해 주기는 어렵군. 다만 한 가지 이치만 기억하면 돼. 비록 무량과가 아주 삼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 해서 틈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거야. 무량과를 지키는 것에는 일종의 규칙성이 있지.

그리고 이 규칙성의 틈을 파고들면, 풀지 못할 문제는 없어. 이 세상에 천의무봉한 규칙이란 없는 법이지. 규칙이란 물건은 말이야. 일단 만들어내기만 하면, 바로 가장 고집스러운 물건이 되지.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허점이 잡히는 거지. 규칙을 상대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규칙을 이용하는 거야!”

오풍이 대답했다.

“지금 나한테 설교라도 하겠다는 거야? 생각해 본 적 있어? 내가 손을 쓰려면, 반드시 모든 사람을 그곳에서 철수시켜야 하지. 하지만 만약 모든 사람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나중에 분명 그 빈 시각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게 될 거야.”

“그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지. 선생에게 하라고 했으니, 절대 다른 사람이 선생을 의심하지 않을 거야. 내가 죽으려고 이 짓을 하는 것 같아? 어쨌든 선생이 들키면 나도 죽는 건데, 내가 그리 쉽게 내 목숨을 내놓을 사람으로 보이나? 그냥 내 말대로 해! 아무튼, 내가 장애물을 치우는 일을 할 테니, 선생은 물건을 훔치는 일을 하면 되는 거야!”

훔쳐? 오풍의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 아무리 들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 단어였다. 물론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오풍이 급히 말했다.

“설사 그들을 처리한다 해도, 그 세 마리 까마귀 장군은 어찌하지? 내가 일단 가까이 다가가면 그들이 소란을 피울 거야. 강제로 손을 쓰다가 큰 소란이 일면, 그것이야말로 무덤을 파는 것이지. 이 진법은 저들 아홉 책임자만 열 수 있어.

일단 소란이 일면, 진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고, 뚫고 나갈 수도 없으니, 도망이나 칠 수 있겠어? 겨우 네가 데려온 인원으로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을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저들의 손에 얼마나 많은 천검부가 있는지 알고 있는 거야? 널 가루로 만들 정도는 충분하지.”

“무슨 헛소리가 그리 많아! 내가 그 정도도 생각 못 했을 것 같아? 선생한테 보낸 해골은 그냥 장난감이 아니야. 그걸로 세 마리 까마귀 장군을 억제할 수 있어. 그 해골은 세 마리 까마귀 장군의 본명두골(本命頭骨)이지, 그저 그 해골을 세 마리 까마귀 장군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까마귀 장군은 짧은 시간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가 될 거야. 아무런 반응도 없는 거지. 바로 그때가 무량과를 바꿔치기할 기회인 거야.”

“……!!”

오풍은 경악했다. 정말로 까마귀 장군을 억제할 방법을 찾아냈단 말인가? 까마귀 장군의 생전 유골을 찾아오다니, 그것도 오상이 까마귀 장군을 제련하기 위해 죽인 자의 유골을 말이다. 그야말로 불가사의했다.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러고 보니, 그는 우유도가 일전에 자신에게 까마귀 장군의 용모를 알아 갔던 일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오풍이 즉시 물었다.

“방화를 했을 때 그림을 그려갔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어? 저들의 본명두골을 어디서 찾은 거야?”

정말로 궁금했다. 오풍은 우유도가 참으로 신통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어디서 찾아낸 것이 선생과 개뿔 무슨 상관이 있는데?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건 나중에 다시 천천히 설명해 주지.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말이야.”

“그렇다 해도, 세 마리 까마귀 장군인데, 왜 해골은 다섯 개야. 이건 무슨 뜻이야?”

그건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우유도가 차분히 말했다.

“그 다섯 두개골은 같은 곳에 묻혀 있었어. 당시 상황이 다소 다급했지, 진법이 빈번히 열릴 때 물건을 전달해야, 물건을 안으로 들여보낼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당시 나는 그중에서 정확히 세 개를 추려낼 방법이 없었어. 하지만 그중에 본명두개골 세 개가 있는 것은 확실하지. 그러니 물건을 훔칠 때, 그 다섯 해골을 전부 저들에게 보여주면 그만이야. 효과는 같으니까, 걱정하지 마!”

이건 큰일이었다. 절대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됐다. 우유도는 반복해서 조웅가에게 확인한 상태였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어. 다른 한 명이 이쪽에 불려올 때가 바로 손을 쓸 시간이라는 것을 말이야. 다른 한 사람이 그곳을 떠나면, 바로 움직여. 선생이 지내는 곳에서 목적지까지 그냥 달려가. 숨거나, 조용히 움직일 필요 없어. 그 일대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다른 곳에서, 내 통제를 받고 있을 테니까 혹시 들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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