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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400화 (497/1,000)

1400화. 질식

우유도는 각 문파의 사람들에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어쩔 수 없다는 모습을 하고는 다시 집사들에게 포권을 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요.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우유도가 그 말을 했을 때, 밖에서 한 사람이 뛰어와 다급히 보고했다.

“집사님, 무쌍 성존께서 친림하셨습니다. 빨리 진문을 열어야 합니다!”

그가 급히 보고한 이유는, 아홉 집사만이 무량원 진법의 진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무쌍 성존? 여무쌍이 왔다고? 우유도의 가슴이 철렁했다. 우유도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정말 진심으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마침 외부인이 없는 날을 골랐다며,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우유도는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설사 외부인이 온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쓰고 있는 감투를 내세워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격리한다면, 자신이 추진하는 일에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여무쌍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우유도의 감투가 아무리 대단해도, 여무쌍을 어떻게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우유도는 재수 옴 붙었다며, 속으로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철저하게 자신의 예측을 벗어나고 있었다. 지금 우유도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알지 못했고, 자신도 없었다. 우유도는 빠르게 사여래가 제공한 여무쌍의 성격과 지금 상황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구대지존 여무쌍이 친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태숙산해 등 사람들은 설사 거리낌이 없다 해도, 내심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정걸과 진관은 힐끗 우유도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크게 긴장하고 있었다. 오늘 우유도의 행동이 다소 비정상적이었다는 것을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여무쌍이 왔다! 두 사람은 제발 오늘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빌고 있었다.

성존이 친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홉 집사는 즉시 엄숙한 얼굴로 현장에 있는 우유도 일행을 무시하고는 빠르게 성존을 마중하기 위해 움직였다.

눈을 번뜩인 우유도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는 이를 악물었다.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대로 몸을 피한다면, 오히려 의심을 받을 수 있었다. 우유도는 처음부터 성존을 내세워 찾아온 참이었다. 곧 우유도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갑시다, 성존께 인사드리러 갑시다!”

태숙산해 등 사람들은 멍청한 얼굴을 했다. 사실 오늘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이들은 멍청이가 된 것처럼 우유도가 시키는 대로, 뭐든지 고분고분 따랐다. 지금, 이 순간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은 우유도를 따라 급히 입구로 향했다….

* * *

진법의 입구, 일남 일녀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곤림수였고, 그는 여덟 마리의 날짐승을 돌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늘씬한 몸매의 여인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는 그 여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갑자기 하늘에서 날아온 것을 보면, 상대방의 경지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또 여자는 이곳에 도착했을 때, 그냥 밖에 서 있을 뿐, 자신의 이름과 내력을 밝히지 않았다. 그저 무량원의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절색의 미모를 가진 여인은 아주 고고한 모습이었다. 그 의복은 바람이 없음에도 혼자서 나부꼈으며, 그 모습이 마치 신선과 같아 보였다. 자색 치마를 입고 있는 그녀의 피부는 백옥처럼 하얗고, 매우 깨끗했으며, 속세를 벗어난 고결하고 우아한 느낌을 주었다. 더욱이 하늘에서 날아오기까지 했으니, 하늘의 선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았다.

이 여자가 바로 무쌍 성지의 성존, 여무쌍이었다!

원래 그녀는 그저 무량원의 하늘을 지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때, 아래에 누군가가 있음을 확인했고, 어찌 된 일인지 확인하고자 내려온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곤림수를 보게 되었다.

상대방은 자신을 보고도 참배할 생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빤히 살펴보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면,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패방 아래 오풍은 무량원 입구에 있는 손님을 보았다. 그는 당연히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았고, 속으로 덜덜 떨고 있었다. 오풍은 오금이 저렸고, 공황에 빠졌으며, 두려워했다. 갑자기 성존이 여길 왜 왔지?

지금 그가 장포 안에 숨긴 돌, 그 안에는 어마어마한 물건이 숨겨져 있었다!

다만 그 옆에 있는 위야는 별거 없었다. 그저 공손하고 엄숙한 태도를 유지하면 그만이었다.

일단의 사람들이 날아왔다. 아홉 집사가 신속하게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 뒤를 우유도 일행도 따르고 있었다.

진문이 열렸다. 일단의 사람들이 뛰쳐나가, 아홉 책임 집사를 선두로 다들 여무쌍에게 절을 올렸다.

“무쌍 성존을 뵙습니다!”

이 여자가 여무쌍? 곤림수는 멈칫하더니, 문득 방금까지 자신이 했던 일이 매우 무례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자신은 조금 전까지 성존께 인사도 하지 않고 그저 빤히 쳐다보고만 있던 것이다. 곤림수는 크게 당황하여 공황에 빠진 듯, 다급히 포권을 하며 예를 올렸다.

마치 신선과 같은 모습을 한 여무쌍은 싸늘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쓸어 보았다. 그리고 곧 그녀를 마중 나온 사람들이 다소 많다는 것을 알았다. 무량원 내의 인물 중에 자신이 알지 못하는 얼굴이 이리 많을 리 없었다.

곧, 얼굴을 알지 못하는 우유도 일행이 끼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뒤에 있는 곤림수를 향해 턱짓하고는 다소 삐딱한 어투로 물었다.

“어찌 된 일이냐?”

목소리는 마치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처럼 청아했다. 하지만 그 안에 무정한 싸늘함이 깃들어 있었다.

무쌍 성지의 집사가 곧 한발 앞으로 나와 포권을 보고했다.

“성존의 명을 받아 감찰 인원들이 이곳에 방화와 관련된 사건을 조사….”

그는 조리 있고 신속하게 지금 무슨 일이 생겼는지 빠르게 보고했다.

한편, 오풍은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극도의 공황에 빠져들었다.

고개를 숙이고 포권을 하는 우유도도 침을 꿀꺽 삼키며 어깨를 흠칫했다. 지금 우유도의 내심도 오풍보다 그다지 좋은 상태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여무쌍 같은 사람들이 일단 손을 쓴다면, ‘승산’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우유도?”

여무쌍이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사람들을 쓸어 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 있느냐?”

우유도가 즉시 앞으로 나서 다시 포권하며 말했다.

“우유도가 성존을 뵙습니다!”

“네게 무량원을 조사하라고 권력을 준 것 같으냐?”

그 말을 들은 오풍의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와서 우유도는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였다. 우유도는 담담히 대답했다.

“구대 성지를 제외하고, 다른 모든 곳을 조사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존께서 주신 권한 중, 무량원은 제외되어 있지 않습니다.”

“무슨 결과가 있었느냐?”

“여기 남겨진 진술들을 정리해야 마지막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무쌍은 싸늘한 눈빛으로 앞으로 나온 무쌍 성지의 집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과수는 어떠하냐?”

오풍은 당장이라도 질식할 것 같았다. 지금 자신의 장포 아래 숨기고 있는 돌덩이를 더는 통제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는 지금 속으로 우유도에게 쌍욕을 퍼붓고 있었다. 언젠가 우유도 때문에 죽고 말 것이라 이야기했는데, 그 말이 정말로 현실이 될 줄이야!

우유도의 심장 또한 당장이라도 멈출 것 같았다. 책임 집사는 다시 공손하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방금 조사한 결과, 모든 것이 정상입니다!”

여무쌍은 다시 우유도를 보았다.

“무량원 내부에 내통자가 있는 게 분명한 듯하고, 그 불 또한 무량원 내의 누군가가 외부와 결탁해 방화한 것이라고…. 너는 단서를 확보했느냐?”

한번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고 누가 그랬던가. 우유도는 그 말을 오늘 뼛속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전에 무량원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내뱉은 말이, 이제는 주워 담을 수 없게 되었다. 인제 와서 그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우유도는 눈 딱 감고 말했다.

“그렇습니다!”

“네가 확보한 단서가 누구를 가리키고 있느냐?”

포권을 한 우유도가 좌우를 살피며 잠시 망설였다.

“진술을 정리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는, 혹시라도 추측이 틀릴 수 있어, 감히 함부로 단언하지 못하겠습니다!”

여무쌍이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장 말하라. 본좌의 명령이다!”

“그것이….”

우유도는 정말로 난처했다. 아무렇게나 지어낸 말이었다. 당연히 특정한 목표나 대상이 없었다. 그러니 우유도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음?”

여무쌍이 의문 가득한 소리를 냈다.

“어째, 본좌의 말이, 말 같지 않은 것이냐? 설마 항명이라도 하겠다는 말이냐?”

“제가 감히 어찌 그러겠습니까!”

우유도가 다급히 부인하며, 급히 머리를 굴리더니, 눈 딱 감고 말했다.

“아직 명확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 소인은 감히 망언을 내뱉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그런데도 성존께서 소인에게 말하라 하시면, 어찌 감히 사실을 숨기겠습니까. 다만 성존께 간구하는 것은, 조용히 성존 한 분께만 고하게 하소서!”

그렇게 우유도가 고개를 들어 여무쌍을 바라보았다. 여무쌍은 싸늘한 눈빛으로 마치 벌레를 보듯이 우유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걸 확인한 우유도가 다급히 보충 설명했다.

“소인은 무량원에 내통자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자를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일단 그자의 신분이 폭로된다면, 앞으로의 수사에 차질이 있을 것입니다. 성존께서는 이를 헤아려 주십시오!”

여무쌍의 두 눈이 순간 반짝였다. 주위를 훑어본 그녀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허한다!”

우유도는 즉시 뒤돌아 감히 무례할 수 없다는 듯, 의관을 정제하는 척했다. 동시에 우유도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러다가 오풍과 눈빛이 마주쳤고, 우유도는 그에게 얼핏 알아차리기 힘든 눈빛을 보냈다.

오풍은 가슴이 철렁했다. 우유도의 의도를 깨달은 것이다. 지금 우유도가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이는 지금, 오풍 자신에게 여무쌍 눈앞에서 수작을 부리라는 뜻이었다. 오풍은 지금 당장 우유도의 조상에게까지 쌍욕을 퍼부었다!

오풍은 후회하고 있었다. 우유도와 알게 된 것을 후회했으며, 자신의 탐욕으로 황택사지에서 우유도의 물건을 빼앗은 것을 후회했다. 그 결과, 자신은 조금씩 우유도의 함정에 빠지게 되었다.

우선은 우유도의 협박에 위증했고, 덕분에 표묘각과 원한을 맺었다. 그렇게 어렵게 얻었던, 무량원을 떠날 기회를 날려버렸다. 또 무량원에 남아 있으면서도 눈칫밥을 먹으며, 입구나 지키는 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건 작은 일에 불과했다. 나중에는 급기야 우유도를 도와 수상한 물건들을 무량원에 들이게 되었고, 매번 그런 일을 할 때마다 간덩이를 배 밖으로 내놓은 듯한, 대담한 행동을 취해야만 했다. 심지어 방금 전에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천하에서 감히 그 누구도 만지지 못하는 무량과를 따기까지 했다.

아무튼, 우유도를 만나고 나서부터, 마음 편히 지낸 적이 없었다. 무량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요즘처럼 자극적인 나날을 보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갈수록 더 가관이었다. 지금 우유도는 여무쌍 앞에서 자신보고 대놓고 수작을 부리라고 하고 있었다. 오풍은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물러날 곳이 없었다. 인제 와서 정말로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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