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7화. 잡아라!
외부인이 모두 나간 후, 일곱 문파의 사람들이 정원에 모여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우유도가 죽었다고? 대체 어찌 죽었단 말이오?”
혈신전의 장로 매장홍이 답답한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놈은 아주 ‘노회한’ 인간이지 않소. 예전에 상조종의 동생을 구할 때, 조국 삼대 문파 고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았고, 수많은 고로가 그곳에 참여했음에도 그를 죽이지 못했다고 했소. 그런데, 그 여우 새끼보다 교활한 놈이 이처럼 쉽게 죽었단 말이오?”
태숙산해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이 어디인지 잊지 마시오. 감히 조국 삼대 문파와 비교할 수 있는 곳이 아니오.”
“그처럼 큰일이니, 황반이 사람들 앞에서 거짓을 말할 리 없소. 분명 사실일 것이오.”
안수귀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좌우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어찌해야 하오?”
안수귀의 말에, 다들 침묵했다. 비록 그들 손에 수많은 진술이 있긴 했지만, 그들은 단서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니 그 많은 진술을 가지고도 무엇을 한단 말인가? 아무리 내용을 살펴보아도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때, 열천궁의 장로 우화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죽기 전 우유도가 했던 말이 틀림없소. 분명 우유도는 성경 안에서 큰 힘을 지니고 있는 자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 분명하오!”
이제 와, 그것을 모를 수 없었다.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을 그저 한 번 더 반복했을 뿐이었다.
사람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외부에서는 호풍환우를 하는 우유도가 이곳에서 이렇게 죽어버리다니!
우유도의 죽음으로 인해, 다들 망연자실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 성경 안에 갇혀있는 이들은, 지금까지 우유도의 도움을 의지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만약 우유도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면, 여기 있는 자들 중에 아마 절반도 살아남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그런데 이제 와 우유도가 사라졌다. 그들은 갑자기 망망대해에 홀로 버려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 *
한편, 중추당으로 돌아간 황반은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현요를 만날 수 있었다. 황반이 언짢아하며 말했다.
“찾아도 자리에 없더니, 이제야 오셨소이까?”
현요가 웃으며 말했다.
“방금 돌아왔소. 돌아오자마자 무쌍 성지 쪽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소. 무슨 일이오?”
황반이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가 생겼소.”
현요의 두 눈이 번뜩였다. 확실히 방금 돌아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방금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황반과 같이 움직였기 때문에 상황을 알아볼 수도 없었다. 현요가 떠보듯이 물었다.
“무슨 일이 있소?”
황반이 매우 곤란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유도가 죽었소! 황택사지에서 일단의 복면인들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고 말았소. 이건 요호사의 집행자 주천우가 보내온 소식이오. 읽어보고 어찌해야 할지 의견을 말해 보시오.”
소매에서 소식을 꺼내 그에게 넘겨주었다.
현요는 소식을 받아들여 묵묵히 한참 동안 내용을 확인하고는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말 죽었다니…. 누가 이처럼 간덩이가 부었단 말이오. 감시 성경에서 성존께서 임명한 감찰을 죽이다니?”
“나도 마침 그 일 때문에….”
황반은 거기까지 이야기하더니 갑자기 멈칫하고는 천천히 상대방을 보며 물었다.
“한데, 어째서 지금에서야 돌아온 것이오?”
“일이 있어서 연우루(煙雨樓) 쪽에 다녀왔소. 알고 있지 않소?”
“연우루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이리 오래 걸린단 말이오?”
“그곳에 가면 당연히 잠깐 머물러야 하지 않겠소. 그렇지 않고 계속 왔다 갔다 하란 말이오? 아니, 설마…. 지금 나를 의심하는 것이오?”
“내가 의심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소. 당신과 우유도 사이에 원한이 있다는 사실을 성경 내에 모르는 자가 없소. 우유도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마침 당신이 자리에 없었으니, 누군가 의심을 한다면, 아주 곤란해질 것이오.”
현요가 즉시 엄한 말로 질책하며 말했다.
“황반, 함부로 말하면 안 될 것이오. 나는 줄곧 연우루에 있었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증인이 되어줄 것이오.”
“긴장할 것 없소. 그저 스스로 결백을 증명하면 그만이오. 증명하면 될 일일 뿐인데, 그리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 없지 않소.”
“쓸데없는 걱정이군. 그 수많은 사람이 나를 보았소. 당연히 나를 중상모략하지 못할 것이오.”
현요의 말을 들은 황반은 더는 별말 하지 않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지 간에, 선생님은 외계에 더는 머물기 힘들어지겠군.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일이 산더미 같이 늘어나 버렸으니 말이야. 이제 선생님께 최대한 빨리 돌아와 달라 소식을 보내야겠소.”
말을 마친 그는 빠르게 서탁으로 다가가 붓을 들고 서신을 작성하고는 수하에게 최대한 빠르게 전달하게 했다.
한쪽에서 기다리던 황반이 급보를 보내고 상황을 처리했을 때, 현요가 다시 물었다.
“무쌍 성지의 사람이 지금 나머지 일곱 문파의 사람들을 엄히 가둬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소. 혹시 이번 일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오?”
황반이 고개를 저었다.
“가둬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고 있는 것이오. 우유도에게 문제가 생기기 전에 여덟 문파의 사람들이 같이 있었던 것 같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여무쌍과 같이 있었던 것 같소. 저들이 문천성에 돌아오자마자 그 즉시 무쌍 성지의 사람들이 총출동해 저들을 보호하기 시작했소. 유독 우유도만 오랫동안 귀환하지 않더니, 자객에게 목숨을 잃었을 줄이야!”
현요가 대경실색했다.
“우유도가 그 전에 여무쌍과 같이 있었단 말이오? 그들이 대체 같이 무엇을 했단 말이오?”
이건 완전히 그의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여무쌍과 같이 있었다고?
“나도 그들이 같이 뭘 했는지 알고 싶소. 뭐길래 마치 지금 대적이 습격하기라도 할 것처럼 저들의 안위를 보호해준단 말이오. 내가 가서 물어보았지만, 일곱 문파의 사람들은 단 한마디도 정보를 흘리지 않았소. 그들이 말하길, 성존의 명령 없이는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고 하더군.”
현요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동요가 떠올랐고, 한쪽에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황반도 마찬가지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가,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현 형, 여무쌍이 직접 참여한 일은 분명 사소한 일이 아닐 것이오. 만약 우유도의 죽음이 그 일과 연관이 있다면, 우유도의 죽음은 어쩌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오! 성존께서 분노하면 피가 강이 되어 흐를 것이니,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사라져 갈 것이오!”
현요는 표정을 감춘 채, 침묵했다. 하지만 입안의 혀는 바짝바짝 말라붙고 있었다. 그는 그저 마른침을 삼키며 침묵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다가 여무쌍이 얽혀들었단 말인가! 이번 일은 좋게 끝나기 어려워 보였다….
* * *
무쌍 성지에 있는 궁전의 난간,
하늘의 별을 보고 있던 여무쌍이 돌연 뒤돌아 소리쳤다.
“죽었다고?”
여무쌍에게 보고하고 있는 사람은 그녀의 제자인 화미여(華美如)였다. 여무쌍의 제자여서일까? 그녀 또한 평범하지 않은, 매우 아름다운 용모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보고서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보고했다.
“그렇습니다! 황택사지에서 복면인들의 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상처를 보고 판단하건대, 아마도 천검부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것 같습니다!”
여무쌍이 두 손가락을 내밀어 보고서를 잡아 들고는 싸늘한 눈으로 그 위의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그녀가 갑자기 담담한 냉소를 지었다.
“정말 재미있군. 이 배후에 있는 자의 능력이 그야말로 신통 광대(신통한 힘이 대단하다는 뜻)하구나. 우유도가 무량원을 조사하자마자, 바로 그를 죽여 입을 막아버리다니, 정말로 안절부절못하는구나! 우유도가 정말로 상대방이 두려울 만한 물건을 손에 쥐고 있었나 보군. 그렇지 않으면 이리 조급하게 일을 처리할 리 없지!”
화미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우유도가 무량원을 조사하고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여무쌍이 손에 든 종이를 흔들자, 종이가 가루가 되어 날아갔다.
“내가 직접 문천성을 한번 방문해야겠구나.”
화미여가 잠시 멈칫했다.
“사부님께서는 방금 제게 문천성으로 향하라고 하셨습니다만….”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사부에게 문천성으로 가서 무엇을 하려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들려온 것은 허공을 가르는 바람 소리뿐이었다. 여무쌍은 이미 달빛 아래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고 있었다….
* * *
무량원,
거처에서 나온 오풍은 무허 성지의 책임 집사 금욱(金旭)을 찾아가다가 흠칫 멈춰 섰다.
그의 눈에 일단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이들은 퍽 의외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무허 성지에서 온 사람이었는데, 선두에 있는 사람은 바로 그의 사부 엽념이었다.
엽념은 일단의 사람들을 이끌고 책임 집사가 자리한 무허당으로 향했다. 오풍은 빠르게 그쪽에 다가가 사부에게 인사를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도착했을 때, 엽념이 데려온 사람들은 이미 책임 집사 금욱을 포위하고 있었다. 무량원을 지키던 무허 성지의 사람들은 어찌 된 일인지 몰라 서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책임 집사 금욱이 주위를 둘러보며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엽 선생, 이게 무슨 뜻이오?”
엽념이 그를 빤히 바라보더니 말했다.
“다른 뜻은 없습니다. 성존의 법지를 받아 금 백에게 몇 가지 여쭈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금욱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성존의 법지라면 본인을 불러서 물으면 그만이오.”
“여덟 문파의 감찰 인원이 무량원에 감찰을 왔을 때, 바로 금 백이 무허 성지로 소식을 보냈습니까?”
“그렇소! 저들이 안으로 들어오고자 하기에 허락하지 않았소. 하지만 저들은 성존께서 임명한 감투를 쓰고 있어 계속 막을 수 없었소. 이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들여보냈소. 그 후에, 나는 그 일을 성존께 보고해야 했소. 설마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이오?”
엽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못 없습니다!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여덟 문파의 사람들을 들여보낸 당일 날, 금 백을 제외하고 금시를 날려 보내 소식을 전한 다른 사람이 있습니까?”
“당일은 우리 무허 성지가 돌아가며 당직을 서던 날이오. 진법의 개방도 내가 관리하던 날이지, 그 날, 진문이 열릴 때마다 나는 현장에 있었소. 내가 사람을 시켜 한 마리 금시를 날린 것을 제외하고, 외부에 소식을 전한 다른 사람은 없었소. 다만, 무허 성지가 다른 곳과 교대를 한 후, 다른 파벌에서 금시를 날렸는지 어떤지는 나도 모르겠소.”
“그러니까, 당일 금 백을 제외하고는 외부에 연락을 취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소. 하지만 그날 당일에, 드나든 사람이 적지 않았소. 나간 후에 다른 사람이 외부에 소식을 전했는지 어떤지는 보장할 수 없소.”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금 백을 잠시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손짓하자, 엽념을 따라온 사람들이 앞으로 나서 금욱을 붙잡았다.
상대방이 독무허의 이름을 내세우고 찾아온 덕분에 금욱은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 그저 몇 번 가볍게 소극적으로 저항하며, 승복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엽 선생, 왜 나를 잡아가는 것이오?”
“금 백, 말하지 않아도 깨끗한 자는 깨끗할 것이고, 더러운 자는 더러울 것입니다. 금 백은 사부님의 심복이니, 감히 금 백을 홀대하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이건 사부님의 뜻입니다. 우선 금 백은 성지에 한 번 다녀오시지요. 조사에 잘 협조하시기만 한다면, 결백이 밝혀지기만 한다면 당연히 풀어 드릴 것입니다. 이곳은 당분간 금 백을 대신해 제가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금욱이 소리쳤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이오?”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성지에 가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엽념이 손을 저으며 소리쳤다.
“모셔라!”
그렇게 금욱이 현장에서 붙잡혀 갔다. 그 행동이 곧바로 무량원을 매우 소란스럽게 했다. 다들 분분히 얼굴을 내밀고 붙잡혀 가는 금욱을 바라보았다.
오만 추측이 난무했다. 누군가는 무량원의 내통자가 금욱이 아닌지 의심하기까지 했다.
여덟 문파의 감찰들이 방문한 후, 무량원 안에 있는 사람들은 누가 내통자인지 자신만의 추측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