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1화. 원강의 방법 (1)
관방의는 어떻게 해서든지 날짐승을 다시 가져오려 했다. 날짐승의 가치는 말할 것도 없었고, 매우 좋은 이동수단이기도 했다. 초려별원의 사람들이 철수할 때 이를 이용한다면 큰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혜청평은 최대한 빨리 요마령으로 가야 했다. 그렇지 않고, 천녀교가 사정을 알고 뒤를 쫓아 온다면 아주 곤란해질 수 있었다.
관방의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과거 그녀에게 애정을 품었던 자금동의 고위층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과연 지금의 그녀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었다.
우선 관방의가 중년이 되어 매력이 떨어졌고, 다음으로는 이미 높은 자리에 올라선 그들은 과거처럼 여자 때문에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려 했다.
그렇게 자금동에 묶여 있는 초려별원의 사람들은 사방이 벽으로 막혀, 고립무원의 상태나 다름이 없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결국은 현실을 받아들였다. 가업이 적지 않았고, 시간은 한나절밖에 없었기 때문에 벽을 마주한 관방의는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짐 싸는 것을 감독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이곳에 와서 마련한 값비싼 물건들의 경우, 너무 큰 나머지 가져갈 수 없는 것들은 어쩔 수 없이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최대한 가져갈 수 있는 물건 위주로 짐을 쌌다….
* * *
혼자 골방에 박혀 있던 원강은 혼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우유도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강은 도야의 능력을 믿었다. 혼자서 강호를 종횡무진 누비던 사람이었다. 천하를 상대로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이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었다. 특히 가짜 우유도까지 있지 않았는가. 그러니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원강은 믿었다. 도야가 살아 있다면, 자신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를 수가 없었다.
그러니 도야가 살아 있다면, 절대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분명 늦지 않게 오는 소식이 있을 것이다.
원강과 우유도의 관계와 감정을 고려하면, 아무리 비밀스러운 일이라 한들, 이런 상황에서까지 그에게까지 비밀로 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초려별원이 다급히 이삿짐을 싸며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을 때, 곧 있으면 한나절이라는 기한이 닥치려는 그때, 금시 한 마리가 날아왔다.
“원야, 기다리시던 소식이 왔습니다.”
단호가 문을 두드리며 보고했다.
덜컥! 문이 열렸다. 원강이 뛰쳐나와 서신을 낚아채고는 신속하게 내용을 살펴보았다.
단호와 오삼양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이 밀서가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두 사람은 일전에 원강의 명령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일단 그쪽에서 오는 금시가 있다면, 잠시도 지체하지 말고 그 즉시 그에게 알리라는 명령이었다.
서신의 내용을 확인하고, 반복해서 필적을 확인한 원강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도야의 초서가 분명했다.
도야가 죽지 않았다. 아직 살아 있었다!
다시금 서신의 내용을 확인한 원강은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깊은숨을 들이킨 그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서신을 몇 번 접어 품에 넣은 원강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홍랑은 어디 있느냐? 지금 즉시 나를 보러 오라 전해라.”
“알겠습니다!”
오삼양이 명령을 받고 빠르게 움직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방의가 돌아왔다. 두 사람은 마당에서 마주 섰다. 관방의의 얼굴에 원망이 가득했다. 그녀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방에서 나온 거야?”
사실 그녀는 화가 나 있었다. 그녀에게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던 남자가, 막상 일이 벌어지자 거북이처럼 숨어들어서 침묵했다. 그렇게 관방의 혼자 나서서 모든 일을 하게 내버려 뒀다. 덕분에 관방의는 온갖 서러운 일을 다 당했다.
원강이 좌우를 살펴보고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너희는 일단 물러가라.”
단호와 오삼양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포권을 하고 물러갔다. 이제 이곳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
“이제 와 뭘 그리 수상쩍게 움직이는 거야? 자금동이 우리에게 단 한나절의 시간을 주었어. 떠나지 않으면 저들이 어찌 나올지 알 수 없어.”
“떠나지 않을 것이오. 초려별원의 사람들은 바로 이곳에 있을 것이니, 누구도 우리를 쫓아내지 못할 것이오!”
“사람이 떠나면, 차는 식기 마련이야. 그러니 일단 그 성질머리부터 죽이는 것이 어때. 저들이 우리에게 예전처럼 예의를 차릴 거라는 생각은 버려. 지금 좋은 말로 할 때 떠나야 하는 거야. 만약 이대로 시간을 끈다면, 나중에 너덜너덜해져서 쫓겨날 거야. 엄입의 제자를 누가 죽였지? 비록 증거는 없지만, 모르는 사람이 없지. 그 엄입이 지금 트집을 잡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어.”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오. 이건 도야가 생전에 안배한 것이오.”
“…….”
관방의가 멈칫했다. 그리고는 곧 크게 분노하며 소리쳤다.
“진작부터 안배가 되어 있었다면, 왜 일찍 말하지 않고, 내가 여기저기 무릎 꿇고 애원하고 다닌 후에 이야기하는 거야!”
“그전에 말하지 않은 것은, 당연히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이오.”
관방의도 더는 쓸데없는 소리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지금은 말싸움할 때가 아니었다. 관방의가 다급히 물었다.
“그래서 무슨 안배지?”
“지금 즉시 나와 가서 한 사람을 만나야 하오.”
관방의가 깜짝 놀라 물었다.
“누굴? 지금? 누굴 말이야?”
원강이 고개를 저었다.
“모르오. 도야가 생전에 말하셨소. 만약 문제가 생기면 그 즉시 이 사람을 찾아가라고 했소. 그 사람이 우리를 도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했소.”
관방의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미친 거야? 그걸 왜 지금 이야기하는 거야! 그럼 빨리 가야지,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원강이 차분하게 물었다.
“날짐승을 모두 자금동에 뺏기지 않았소?”
관방의가 한숨을 내쉬었다.
“알면서 뭘 물어보는 거야. 자금동이 불난 집에 강도질하려는 거지. 다 삼킬 작정인 거야!”
원강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는 말했다.
“다소 먼 곳이오. 말을 타고 쉼 없이 달려도 한나절은 걸리는 곳이오. 반드시 날짐승을 타고 가야 시간 안에 갈 수 있을 것이오.”
“아!”
관방의가 분노한 얼굴로 소리쳤다.
“그걸 알면서 방 안에 혼자 틀어박혀서 뭘 한 거야? 이미 날짐승을 모두 빼앗겼는데 어떻게 되찾아오겠다는 거야. 그들이 가져가기 전에 우리가 먼저 행동해서 날짐승을 지켰어야 했어. 지금 당장이라도 우릴 쫓아낼 것 같은데, 한나절? 오가는 것까지 생각하면 최소한 하루는 족히 걸리는 거잖아. 그나마 말이 통할 것 같은 사람은 만나지도 못하니,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벌지?”
원강은 두말하지 않고 그대로 방 안으로 뛰어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 원강의 손에는 삼후도가 들려 있었다. 그는 성큼성큼 관방의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말했다.
“갑시다! 지금 같이 궁임책을 만나러 갑시다.”
원강의 손에 사람을 죽이는 무기가 들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관방의가 빠르게 그 뒤를 따르며 말했다.
“뭘 하려는 거야? 궁임책은 처음부터 우릴 피할 생각이었어. 만날 수 없다고! 강제로 밀고 들어갈 수도 없어. 경고하는데, 지금은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니야. 절대 함부로 나서면 안 돼, 알았어?”
“걱정하지 마시오. 이런 사소한 일을 해결하는 건 손쉬운 일이오. 오랫동안 도야를 따랐으니, 배운 것이 없지 않소.”
“무슨 방법이 있어?”
관방의는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고 물었다.
원강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전진했다. 관방의는 어쩔 수 없이 종종걸음을 그 뒤를 따라붙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자금동의 의사대전에 도착했다. 궁임책을 만나겠다고 하자, 예상대로 만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문인이 출타하여 내부에 없다는 뻔한 대답이었다!
쿵!
원강이 그 자리에 선 채, 도를 땅에 박아 넣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렇다고 장로가 한 명도 없단 말이오? 안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에게 전해 주시오. 우리 초려별원의 모든 날짐승을 무상으로 자금동에 주겠다고 말이오. 하지만 그 대가로 철수 기한을 삼 일로 늘려주시오. 솔직히 짐을 싸기가 쉽지 않아, 한나절로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소.”
“…….”
관방의가 깜짝 놀랐다. 그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원강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애원하고 간청한 것은 바로 최대한 그 비싼 날짐승을 어떻게든 지키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놈은 그걸 그냥 자금동에 줘버린다고?
다만 관방의는 원강의 목적을 알고 있었다. 생각을 바꾼 그녀는 뭔가 고민하더니, 일단 조용히 원강이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무상으로 날짐승을 주겠다고? 물론, 자금동은 사실상 날짐승을 공짜로 집어삼키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다. 다만 날짐승들의 가격이 워낙 비싸기에, 어느 정도 충돌할 것을 각오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원강이 나타나, 스스로 주겠다고 제안했다. 충돌할 필요 없이 이 많은 날짐승을 가진다는 건 확실히 좋은 제안이었다. 게다가 삼 일의 시간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원강을 막아서고 있던 제자들이 서로를 돌아보았다. 큰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대로 원강에게 돌아가라고 할 수 없었다. 이들이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일이었으니, 그들은 원강에게 잠시 기다리라 말했다. 이후, 한 사람이 안으로 뛰어들어가 보고했다….
“철수 시간을 삼 일로 늘려준다면, 무상으로 날짐승을 모두 주겠다고?”
대전 안에 있는 궁임책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사실 궁임책이 출타 중일 리가 없었다. 이런 중요한 때에 당연히 종문을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초려별원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중간에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가로채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라 할 수 없었다. 당연히 논리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는 당당한 명문정파인 자금동의 장문인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엄입을 제외하고, 지금 종문에 있는 장로들 또한 모두 자리하고 있었다. 다들 성경에 들어갈 인원에 대해서 의논을 하고 있었다.
다들 서로 트집을 잡으며 논리를 펼치고 있는 것이, 성경에 가고 싶은 사람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보고한 제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말했습니다.”
궁임책이 좌우에 있는 장로들을 보고 물었다.
“다들 어찌 생각하시오?”
윤이덕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정말 알아서 우리에게 넘기는 것이라면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우리가 그래도 명문정파이지 않습니까. 그냥 날짐승을 집어삼키자니, 너무 추잡스러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것도 좋지 않습니다.
아래 수많은 제자가 보고 있으니, 종문의 기강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만약 당당하게 날짐승을 가져올 수 있다면, 삼 일로 기한을 늘려줘도 나쁠 것이 없습니다. 엄 사제의 원한이 종문의 명예와 비교하면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나머지 사람들도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다. 물건은 이미 자금동의 손에 있으니, 다들 초려산장이 후회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궁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뒷짐을 지고 천천히 주위를 맴돌더니 감자기 멈춰 서서 말했다.
“말로만 끝나서는 안 되니, 증서로 확언을 받도록 하세!”
사람들이 서로를 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