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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451화 (547/1,000)

1451화. 단칼에 해결

상조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유선종, 영수산, 부운종은 도야의 부고를 듣고 이상행동을 보였습니다.”

“그들 세 문파는 걱정할 것 없습니다. 그래 봤자 자금동을 찾아가 다리를 붙들었겠지요. 아직 궁임책과 반목할 정도로 담력이 크지 않을 겁니다. 제가 이미 궁임책과 합의를 보았으니, 궁임책의 명령에 따라 그들 세 문파는 자금동이나 다른 사람의 간섭 없이 왕야의 명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금동에 귀순한 후, 궁임책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십시오. 남주는 오직 궁임책이 직접 보내온 사람의 말만을 따라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금동에 있는 궁임책 세력이 제 세력을 인계받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 예전 세력에 대해서, 궁임책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건 모두 표면적인 것일 뿐, 사전에 반드시 제 동의를 거치게 될 것입니다. 남주의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여러분은 지금까지처럼 알아서 하십시오. 아무도 간섭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여기 오기 전에, 궁임책이 제게 전한 소식이 있습니다. 몽 사령관을 위국으로 데려가 위군을 지휘하게 해달라는 위국의 요청이 있었다지요? 여러분이 거절한다는 의견을 자금동이 이미 받았습니다. 다만 아직 답장을 보내지 않은 것은, 겉으로는 의논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제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서쪽의 전쟁은 작지 않은 일이 얽혀 있습니다. 저도 진국이 너무 커지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오늘 제가 몽 사령관님께 묻고 싶은 것은, 만약 그곳에 간다면 이길 수 있냐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했을 때, 세 사람이 모를 수가 없었다. 거짓일 수가 없었다. 정말로 도야가 돌아왔다!

“제가 가도 소용이 없습니다….”

몽산명은 천천히 그전에 상조종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반복했다. 우유도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며 말했다.

“지금 보니 위국이 멸망할 가능성이 아주 큰 것 같군요.”

우유도는 상청종 사람들의 처지를 떠올렸다. 곧 발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가도 소용이 없다면, 오히려 몽 사령관의 안위만 위험하게 되니, 가지 마시지요. 이 일은 더는 신경 쓸 것 없습니다. 제가 알아서 궁임책에게 전할 테니, 자금동은 여러분께 안심할 수 있는 답을 드릴 겁니다. 그러니 일단은 제가 말한 대로, 눈앞의 일을 처리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광주 쪽은 제 부고가 전해진 후에, 대선산에서 아마 꽤 설쳐댔을 겁니다. 광주의 동향을 감시하십시오. 감히 조금이라도 설치면 즉시 금주와 연합하여 두 곳의 병력을 합쳐야 합니다. 이후, 당장이라도 쳐들어갈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직접적인 무력으로 저들을 겁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태도는 신경 쓸 것 없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다 처리하겠습니다.”

상조종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금주 같은 경우는, 저의 죽음이 너무 큰 일과 얽혀 있어, 일단은 저들에게 제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저들은 줄곧 남주와 같이 움직였으니, 여러분이 금주에 입장을 확실히 밝히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그들을 안심시킨다면, 저들도 삼대 문파들이 금주에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테니, 여러분께 협력할 것입니다.”

“만약 도저히 협력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건 그때 가서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사실 우유도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다른 건 말할 것도 없고, 적양주과의 비밀만 갖고도 저들을 불안에 떨게 할 수 있었다.

이제 ‘우유도’는 죽었다. 저쪽이 가지고 있는 비밀은 이제 더는 우유도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 비밀이 서로를 억압하던 형태가 무너진 것이다. 이제는 오직 우유도만이 금주를 위협할 수 있었다.

상조종이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도착했으니, 자금동에서 보낸 사람도 곧 도착할 것입니다. 그러니 어서 준비하십시오.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저는 밖으로 돌아다니기 좋은 신분이 아니니, 언제든지 홍랑과 소통하십시오. 또 한 가지, 조금 전에 무슨 연회를 열어 피로를 푼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건 그냥 취소하시지요.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에 여러분은 초려별원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라도 자금동의 사람들이 너무 큰 반응을 보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모든 건 결정이 난 후에 다시 이야기하시지요.”

“여기 너무 오래 있지 마십시오. 할 말이 있으면 다음에 합시다. 그럼 어서 가십시오!”

우유도가 소매를 휘저었다.

세 사람은 곧 우유도에게 작별을 고했고, 관방의가 그들을 배웅했다.

영빈관을 떠난 상조종 세 사람은 뒤돌아 거대한 장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서로를 돌아보았다. 마음이 통한 세 사람은 서로를 보고 미소지으며 안도할 수 있었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도야가 돌아오자, 눈앞의 수많은 문제와 걱정들이 단칼에 해결되었다. 말과 마차에 올라탄 일행은 그렇게 왕부로 돌아갔다.

이곳에서 왕부는 별로 멀지 않았다. 일행이 왕부 입구에 도착했을 때, 한 대의 마차가 군사들에 의해 빠르게 한쪽으로 밀려났다. 상조종을 위해 길을 연 것이다.

말 위에서 상조종이 그곳을 보니, 나름대로 품위 있는 공자가 마차와 같이 옆으로 비켜서고 있었다.

그 남자는 상조종도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자금동의 장로 부군량과 단 한 글자 차이 나는 이름을 가진 부군란이었다. 그는 인품과 용모가 나무랄 곳 없는, 상조종의 미래 매부라 할 수 있었다.

상조종이 그를 보고 미소지었다. 말에서 뛰어내린 그는 호위들을 뒤로 물리고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부군란이 급히 예를 올렸다.

“왕야를 뵙습니다.”

상조종이 웃으며 말했다.

“군란 왔는가. 그래, 청아를 보러 온 것인가?”

부군란이 다소 민망해하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군주님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다들 눈앞에 있는 남자가 어쩌면 군주의 부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륜의에 앉아 있는 몽산명이 마차에서 들려 내려졌고, 남약정과 같이 다가와 서로 인사를 나눴다.

“부 공자님, 오셨습니까.”

“몽 사령관님, 남 선생님.”

부군란이 예의 바르게 두 사람에게 인사했다.

한편, 마차를 끌고 한쪽으로 물러나 있던 부 가의 하인들은 다들 긴장하고 또 흥분한 얼굴이었다. 다들 굽실거리며 웃는데, 너무 웃어 얼굴에 경련이 일 정도였다.

이들 세 사람은 남주에서 그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인물들이었다. 특히 용친왕은 그 손에 병마대권을 쥐고 있었으며, 그야말로 연국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일단 공자가 용친왕의 매부가 된다면, 부 가는 그 즉시 남주의 일 등 귀족이 될 것이다.

이들 하인들은 온 부 가의 수많은 친인척이 이 혼인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요즘은 공자가 어디를 가든 다들 정중하게 공자와 안면을 트려고 해서, 공자님이 골치 아파할 정도였다.

보통 부호 집안이, 이들 왕과 제후의 패업 뒤에 도사리고 있는 복잡하고도 다사다난한 흉험함을 어찌 알겠는가. 그저 겉으로 보이는 권세의 영향력만을 볼 뿐이었다.

이들 하인들은 매번 왕부에 올 때마다 왕부에 들어갈 자격이 없었기에, 이렇게 높은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다. 지금 자신들 눈앞에 있는 세 사람은, 평소에 정말 보기 힘든 사람들이었다. 셋 중의 한 명이라도 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한 번에 셋을 모두,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다.

과연 용친왕은 소문과 같았다. 그 걸음이 용과 호랑이처럼 당당했고, 용친왕의 목소리는 묵직하고 우렁찼다. 그 기세, 그 중후한 검은색 피풍은 더욱 사람을 압박하는 기세가 있었다. 천군만마를 지휘하는 전쟁의 상승 장군이었고, 남주의 생사대권을 거머쥐고 있는 사람이었다!

륜의에 앉아 있는 몽산명은, 얼핏 보기에 말라보이지만, 그 눈빛의 예리함이란, 마치 날카로운 칼과 같았다. 소심한 사람은 그 눈빛을 본 것만으로 심신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였다. 백성들이 입으로 ‘연산명, 제무한’이라 떠든다. 몽산명이 바로 그 ‘연산명’이었다!

한편으로, 담담하고 여유 있는 남약정의 눈가에서는 가끔 숨겨진 위엄이 흘러나왔다. 그 또한 사람을 주눅 들게 했다. 남약정은 남주의 정무를 총괄하는 사람으로, 수많은 남주 지방 관리의 임명권이 모두 남약정의 손에 있었다.

하인은 입이 바짝 마르는 것 같았다. 이들 세 사람을 봐서 크게 흥분하고 긴장되었다. 지금 이들 하인은 공자님 곁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다!

안부를 주고받은 상조종이 부군란의 등을 툭툭 쳐서 앞으로 밀며 왕부를 가리키며 말했다.

“가세,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세.”

하인은 두 눈 뜨고 부군란이 상조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왕부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헤벌쭉하게 웃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왕부 안에 들어선 부군란은 객청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매우 조심하고 있었는데, 비록 몽산명은 이 자리에 없지만, 상조종과 남약정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압박이었다.

비록 상조종과 남약정이 백성들에게 친근한 편이고, 거드름을 피우지는 않지만, 그렇다 해도 그들이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수없이 많은 비바람을 겪었고, 고난을 이겨내며 차츰 몸에 스며든 굳건함과 강인함이 있었다.

또 그 신분과 지위 덕분에, 그들의 작은 동작 하나하나에서 흘러나오는 기세와 기품이 남달랐다. 부군란 같은 일반 백성은 그들 앞에서 도저히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다. 이건 명확한 신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넘을 수 없는 간극이기도 했다.

두 사람 앞에서, 부군란은 평등하게 교제를 한다는 느낌을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이건 못 오를 나무를 쳐다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는 그저 고분고분 묻는 말에 대답할 뿐이었다.

부군란은 이 두 사람 앞에서, 상숙청만큼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상숙청은 지혜로워 부군란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맞추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상조종은 사실 부군란과의 사이에서 공동의 주제를 단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한두 마디 하고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혹시라도 부군란이 자신을 깔본다거나, 거드름을 피운다고 오해할 수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상조종은 없는 말을 찾아서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최대한 격을 낮춰, 일부 잡다한 것들에 관해서 대화를 나눴다. 예를 들어 집안의 사람들은 잘 지내느냐 같은 것들 말이다!

사실 상조종도 아주 불편했다. 그런데도 최대한 상대방이 반감을 품지 않도록 좋은 말로 말을 걸었다.

누이의 혼인을 위해 상조종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렇게 잡스러운 이야기를 한차례 한 후, 상조종은 더는 나눌 이야기를 찾을 수 없었다. 곧 상조종은 자신의 이마를 탁탁 치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잊을 뻔했군. 자네, 청아와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청아는 지금 아마 왕비와 같이 있을 것이네.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게, 내가 가서 불러오겠네.”

그렇게 상조종이 벌떡 일어나자, 처음부터 엉덩이를 의자에 반쯤만 걸치고 있던 부군란이 다급히 일어났다. 감히 조금도 무례를 범할 수 없었다.

상조종이 손을 뻗어 그럴 필요 없다며, 계속 앉아서 차를 마시라고 하고는 남약정에게 눈짓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그곳을 떠나갔다.

남약정도 부군란에게 잠시 실례한다고 이야기하고는 그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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