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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456화 (552/1,000)

1456화. 도야라는 부름에, 대경실색!

“청아야!”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와 같이,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마차의 밖에 있는 사람이 마차의 주렴을 걷어냈다.

마차 안에 있는 두 사람이 바라보니, 왕비 봉약남이 마차 밖에서 말을 타고 같이 움직이며, 검으로 주렴을 들어 올린 것이었다.

“새언니, 어쩐 일이세요?”

상숙청이 깜짝 놀라 물었다.

봉약남이 고개를 숙여 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맞은편에 있는 부군란이 다급히 예를 갖추고는 것을 보고 미소지은 그녀가 말했다.

“부 공자는 그리 예를 차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런 후에 상숙청에게 말했다.

“나도 초려산장의 사람들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잖아. 이왕 저들이 우리 영역에 왔으니, 나도 마땅히 만나보아야지. 마침 같이 가면 좋겠다 싶어서 급히 왔어.”

사실상, 이건 상조종이 고민하다가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까 봐, 자신의 아내를 전면에 내세워 상황을 장악하기로 한 것이었다.

우유도는 일단 연회와 환영회를 취소하고 당분간 자신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라고 했었다. 그러니 상조종이 빈번하게 드나드는 것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의 여주인인 봉약남이 나서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었다. 남주인이 연회를 열어 손님을 접대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거리를 두려는 뜻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봉약남은 과거 상조종과 사이가 매우 경색되어 있을 때, 우유도에게 큰 도움을 받은 전적이 있었다. 지금 초려별원의 사람들이 온 것을 수많은 사람이 알고 있으니, 봉약남이 은혜를 갚는다고 개인의 신분으로 연회를 여는 것을 가지고 뭐라 할 사람이 없었다.

왕부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영빈관은 별로 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말과 마차에서 내렸다. 영빈관을 지키는 호위들은 당연히 이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고, 빠르게 안으로 기별을 넣었다.

비록 이곳이 상조종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아무나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특히 지금 우유도의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외부의 수행자들에게 모습을 보여서 좋을 것이 없었다. 심지어 자금동의 수행자들도 지금 초려별원의 의도를 알 수 없어 감시하고 있는 참이었다.

상숙청과 봉약남을 호위하는 수행자들은 모두 문밖에서 저지당했으며, 부군란조차 저지당했다. 다행히도 봉약남과 상숙청이 나서서 설명하고 나서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규율이 이토록 삼엄한 것을 보고, 부군란은 더욱 긴장되기 시작했다.

다만, 상숙청은 초려별원의 경계심이 다소 의외였다. 그녀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상황과 뭔가 다른 것 같았다. 예전에는 그녀가 나서면, 처음 보는 시녀조차 어떠한 조사 없이 초려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한편, 대청 안,

그곳에서는 우유도와 일행이 마침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때, 수행자 한 명이 다가와 말하길, 봉약남과 상숙청이 왔으며, 심지어 상숙청이 미래의 남편을 데려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즉시 우유도가 운희에게 눈짓했다. 운희가 즉시 일어났고, 우유도는 바로 그 뒤를 쫓아 그곳을 벗어났다.

지금 우유도의 신분은 도운산의 사람이자, 운희의 심복으로, 이름은 왕소(王嘯)였다.

운희는 초려별원에 있을 때부터 조용히 지내왔기에, 다른 사람의 눈에 거의 띄지 않았다. 그러니 언제든지 관방의 등의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이 신분이 우유도에게 가장 적당했다.

두 사람이 대청을 나선 후에 한쪽에 있는 정자로 향했고, 우유도는 그대로 대문을 등지고 섰다.

관방의도 대청을 나섰고, 봉약남 등 일행을 확인하고는 화사하게 웃으며 계단을 내려가 그들을 마중했다.

반면, 무표정한 얼굴을 한 원강은 계속 계단 위에 서 있었다. 그는 평소에도 이처럼 마중하고 배웅하는 허례허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다만 의외인 것은, 주위를 한번 둘러본 상숙청의 두 눈이 반짝이더니, 한쪽에 있는 정자로 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두 눈에 큰 기쁨이 차올랐다. 그녀는 그대로 가던 방향을 틀어 곧바로 정자로 향했다.

마중 나가던 관방의는 아연실색했고, 봉약남 또한 상숙청이 갑자기 가던 길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는 부군란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에는 상숙청의 뒤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관방의와 봉약남은 무슨 일인지 몰라 말릴 수도 없었기에, 발걸음을 멈추고 그런 상숙청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계단 위의 원강 또한 상숙청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다소 멍청한 얼굴로 그저 상숙청을 바라봤다.

정자 안에 앉아 있는 운희는 다소 안절부절못하며, 자세를 고쳐 앉고는 조용히 경고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저 군주가 여기로 오는군.”

뭐라고? 등지고 있는 우유도 또한 다소 놀랐다. 이곳의 주인인 관방의에게 가지 않고 왜 여기로 온단 말인가? 상숙청이라면 초려별원에 대해서 모를 리 없었다. 그녀가 언제 운희와 이 정도로 친했던가?

우유도의 머리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상황이 어찌 굴러가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아직 뭔가 반응하기도 전에 우유도 뒤로 다가온 상숙청이 그의 등에 대고 예를 올리더니, 기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도야!”

그 도야라는 한 마디에, 우유도는 그야말로 심장이 철렁했다. 원강, 관방의, 운희, 그리고 우유도까지 다들 넋이 나가버렸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도야?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봉약남도 멍청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상숙청은 모르고 있지만, 봉약남은 우유도가 성경에서 죽었다고 알고 있었다. 진실은 상조종이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봉약남은 말할 것도 없고, 장원 여기저기 몸을 숨기고 호위를 서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이 ‘도야’라는 한마디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중에 가장 매우 놀란 사람은 바로 우유도 본인이었다. 그야말로 간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만약 이 소식이 퍼져나가면 죽을 수도 있었다!

딱딱하게 굳은 우유도는 그곳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게 무슨 소린가? 날 부르는 것인가?

하지만 곧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질문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 많은 사람 중에서 상숙청이 도야라고 부르는 사람이 다른 사람일 수 있단 말인가? 이게 무슨 상황이지? 설마 상조종 그 멍청이가 비밀을 지키지 않은 것인가?

아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상조종은 그리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면, 자신의 뒷모습만 보고 바로 알아봤단 말인가? 관방의는 크게 긴장하고 있었다. 그녀조차 상조종이 비밀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 ‘도야’라는 한 마디에 현장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듯 고요해졌다. 유일하게 어리숙한 부군란만이 아무것도 모르고 한쪽에서 같이 어리숙하게 예를 올렸다.

“소생이 도야를 뵙습니다!”

복이면 화가 아니고, 화면 피할 수 없었다. 이판사판이었다. 우유도가 천천히 뒤돌아섰다.

대답이 없는 것을 보고도, 상숙청은 여전히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몰랐었는데, 도야께서 성경에서 돌아오셨군요. 저는….”

상숙청이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흠칫했다!

기쁨 가득했던 상숙청의 얼굴이 한순간에 굳어졌다. 뒤돌아선 우유도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건 우유도가 아니었다.

사실, 우유도는 당연히 변장을 하고 있었다. 수행자가 법안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들키겠지만, 일반인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변장이 어설프진 않았다.

상숙청이 자신에게 ‘몰랐었는데, 도야께서 성경에서 돌아오셨군요.’라는 말을 했을 때, 우유도는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뒤돌아 상숙청을 봤을 때 그녀의 반응을 보자, 우유도는 크게 안심할 수 있었다. 오해였구나. 깜짝 놀라 기절할 뻔했다. 상조종이 말한 것이 아니었다! 상숙청의 표정만으로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상숙청이 측은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후, 한껏 쪼들리던 심장이 드디어 천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우유도는 나름 수많은 풍파를 이겨낸 사람이었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담담하게 물었다.

“나를 부르는 것이오. 낭자? 그대는 누구요?”

목소리는 당연히 내리깔아 바꾼 상태였다.

그 말을 들고, 한쪽에 있던 부군란도 다소 멍해졌다. 고인이 머무는 곳에 들어온 덕분인지, 머리가 굳어버린 것 같았다. 설마 사람을 잘못 본 것인가?

상숙청의 얼굴에 민망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그때 운희의 눈에 우유도가 뒷짐 진 두 손으로 그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 들어왔다. 그녀는 그 즉시 끼어들어 말했다.

“이 자는 도운산의 사람으로 왕소라고 하지요. 군주, 혹시 전에 이 자를 본 적이 있습니까?”

“왕소….”

상숙청은 우유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머뭇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운희가 다시 우유도에게 말했다.

“왕소, 이분은 용친왕의 누이로, 대연국의 군주시다.”

우유도가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공손하게 예를 올렸다.

“실례했습니다. 군주님을 알지 못해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군주님을 뵙습니다.”

상숙청도 살짝 허리를 숙여 답례했다.

“제가 무례를 범했어요. 사죄드리겠어요.”

“군주님이라면 초려산장의 가족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러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관방의는 빠르게 다가왔다. 깜짝 놀라 팔딱팔딱 뛰던 심장이 드디어 진정되기 시작했다. 관방의는 찬란하게 웃으며, 아주 열정적으로 팔을 흔들며 상숙청에게 말을 건넸다. 그렇게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어들였다.

“군주님, 여기서 계속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여기 형제도 말이에요. 자, 같이 안으로 들어가,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하지요.”

동시에 관방의는 열정적으로 부군란에게 인사를 건넸고, 부군란은 연신 예의를 차렸다.

사람을 착각했구나, 여기저기 은근하게 보이던 호위들도 다시 사라졌다.

처마 아래 있던 원강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설사 줄곧 감정의 동요가 없던 그라 할지라도, 방금 그 순간에는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놀라게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원강은 오늘 확실히 배울 수 있었다.

봉약남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은 정말 깜짝 놀랐다. 우유도가 죽음에서 부활이라도 한 줄 알았다.

하지만, 정말 이런 상황이 봉약남에게는 큰 걱정이 되었다. 그녀는 우유도가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체 저 남자의 어디가 우유도를 닮았단 말인가?

봉약남은 당연히 우유도를 본 적이 있었다. 지금 현장에 있는 사람 중에 우유도를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을 한 명 꼽으라면 그건 바로 그녀였다. 우유도가 아직 소년이었을 당시,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은 나름 오래 아는 사이였다. 하지만 우유도와 눈앞에 있는 사람은 비슷한 곳조차 없었다. 그런데 청아는 마치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저 사람에게 다가가 도야라고 불렀다.

봉약남은 과거, 상숙청이 우유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밝혔을 때, 마치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 같다고 자신에게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런 상숙청이 초려산장의 사람들을 보자마자 이런 반응이라니, 눈앞에 보이는 아무 사람을 보고 ‘도야’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봉약남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상숙청이 너무 안타까웠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여인인가, 그런 여인이 보답 받지 못하는 애정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을 보자, 봉약남의 마음조차 애가 타서 괴로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안타까운 것이고, 왕부의 입장에서 이대로 추태를 보일 수는 없었다. 봉약남이 호통쳤다.

“청아야, 무례를 범하지 말아라!”

상숙청은 뒤돌아 봉약남을 한번 보더니, 봉약남의 손짓을 보고는 다시 우유도에게 허리를 숙이며 사죄했다.

우유도는 감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모습으로, 포권하며 답례했다. 하지만 상숙청은 고개를 든 후 여전히 우유도를 내버려 두지 않고, 그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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