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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486화 (582/1,000)

1486화. 상황이 아주 재미있어졌군!

가무군이 떠보듯이 물었다.

“그 소 대인이라는 분을 만나보고 싶은데, 맥 대인에게 방법이 있소?”

맥덕만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소관이 진국 경성에서 처리하는 업무 중 하나가 바로 각 세력의 소식을 알아보고, 그들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소관도 소평파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소평파는 아주 엄중하게 보호받고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혹시 소평파와 자금동 장로 우유도의 은원에 대해서 들어보셨습니까? 진국 쪽에서는 소평파가 혹시 암살이라도 당할까 봐, 수많은 고수를 파견해 그를 보호했습니다. 당연히 아주 엄중하게 보호받고 있으니, 외부인이 도저히 접근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후로, 그자의 거처는 경계가 조금 풀어졌지만, 그 안에 소평파는 없었습니다. 소관이 알아보았지만, 어디로 갔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행적이 아주 괴이했습니다. 조정의 대다수 관원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께서 그자를 보고 싶다 하셨지만, 소관은 어찌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

가무군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남주가 자신에게 이번 일을 시킨 이유를 깨달은 것 같았다. 강제로 혼인시키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었다. 남주는 소평파라는 사람을 밖으로 끄집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 부분은, 가무군의 마음속에 있는 일부 계획과 들어맞는 일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그가 다시 원종의 등에 글을 적었다.

“그럼 그 칠 공주를 만나고 싶소. 맥 대인께서 일정을 잡아 주시오!”

맥덕만이 의아해했다.

“칠 공주에게 흥미가 있으신 겁니까?”

가무군이 싸늘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맥덕만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곧 민망해하며 말을 바꿨다.

“선생님, 소관의 말은, 칠 공주가 황궁 심처에 있어, 만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일정을 잡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 정도 일도 처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니, 승상께서 맥 대인을 진국의 사신으로 선택한 것이 옳지 못한 결정이었던 것 같소!”

그 말을 들은 맥덕만은 즉시 좌불안석이 되어 급히 말했다.

“선생님, 소관의 말은 어렵다는 것이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급하게 처리할 수 없는 일이니, 소관에게 시간을 좀 주십시오.”

“화신묘(火神廟)!”

“화신묘?”

맥덕만이 멈칫했다. 진국은 기운종의 영향으로 인해 화신을 숭배하는 기조가 있음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상대방이 화신묘를 언급한 이유를 알 수 없어 포권을 하며 말했다.

“소관이 우둔하여 선생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맥 대인께서는 송국을 대표해 진국에 있으면서, 진국 황궁 안에 소식을 알아볼 사람조차 안배하지 못한 것입니까?”

“있습니다. 당연히 있습니다. 소관이 무능하여, 진국 황궁 안에 기밀을 알아낼 수는 없었지만, 일부 궁녀와 내시들을 매수해 내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칠 공주가 진장공에게 몸을 의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장공이 죽었소. 칠 공주는 혼인도 하지 않고 순결을 잃게 되었소. 진장공을 잡아먹고 과부가 되었으니, 그 미래가 비통하고 불안할 것이오.

그야말로 액운이 끊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소. 그러니 사람을 시켜 경성의 가장 큰 화신묘에 진심으로 고사를 지내면 액운을 태울 수 있다는 소문을 내시오! 그 소식이 칠 공주의 귀에 들어가면, 그녀를 유혹할 수 있을 것이오.”

맥덕만이 멈칫했다. 하지만 곧 어찌 된 일인지 깨우칠 수 있었다. 고사를 지내는 것이 효과가 있든 없든,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은 어쨌든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터였다. 일단 소문이 나면, 누군가가 칠 공주를 데리고 나와 시도해 보려 할 것이 분명했다. 그가 포권을 하며 말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가능하다면 흑수대가 움직이기 전에, 화신묘에서 나름대로 신분이 있는 사람을 매수하시오.”

맥덕만이 끄덕였다.

“잘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만약 다른 분부가 없으시면, 소관은 바로 일을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무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맥덕만은 즉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곳을 벗어났다. 가무군을 위해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가무군이 자신의 일 처리에 만족해, 승상 앞에서 몇 마디 좋은 말이라도 해준다면, 자신은 송경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출셋길이 열릴 것이다.

하지만 그곳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돌아온 그가 가무군에게 보고했다.

“선생님, 진국 대행령(大行令) 곽문상(郭文尙)이 선생님께서 이곳에 오신 것을 알고 사람을 보내 뵙기를 청했습니다. 만나시겠습니까. 아니면 일단 휴식을 취하시고 나중에 다시 약속을 잡으시겠습니까?”

진국 대행령의 관직은 그 지위가 절대 낮지 않았다. 진국 삼공 아래 있는 구경(九卿) 중 하나로, 전문적으로 진국과 각 나라의 교류를 책임지는 직책이었다. 그가 가무군이라는 사람을 만나보고자 하는 것은 당연히 송국 ‘은상’의 명성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주 하다 보면 자연히 그 움직임이 몸에 익기 마련이었다. 원종은 알아서 가무군의 앞에 서서 등을 내주었다. 곧 그는 등에 느껴지는 대로 입을 열었다.

“마침 잘 왔군! 일단 몸이 좋지 않아, 다음에 내가 직접 방문한다고 전하시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그리 전하겠습니다.”

맥덕만이 다시 포권하고 거처를 나섰다. 그는 나가기 전에 입구 옆에 양손을 공손히 하고 서 있는 위충을 힐끗 바라보았다.

가무군의 입을 대신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위충에 대해서는 위국에 있는 사람을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가무군에게 ‘벙어리’라고 욕을 해, 가무군에 의해 그의 시종이 된 사람이라고 했다.

위충은 고분고분 그 옆을 지켰다. 방금의 대화를 그도 모두 들었다. 다만 가무군이 무엇을 하려는지는 알지 못했다. 다만 진국 경성에 오자마자 음모를 꾸미는 것을 보면, 그다지 좋은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 * *

남주, 왕부 주위,

몇 개의 거리를 포함한 땅이 새로운 영역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그곳에 새로운 건물들이 빠르게 들어섰다.

초려산장의 사람들이 정식으로 그곳으로 옮겨갔고, 이사를 할 때 주변을 살펴본다는 명목으로 운희는 다시 지하 밀실을 만들었다.

우유도가 그 밀실 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가무군이 보내온 소식이 들려 있었다.

소식은 위충이 보내온 것으로, 그는 이 소식이 우유도에게 가는 것인 줄 모르고, 다만 조웅가에게 보내는 소식이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지시에 따라, 가무군 쪽의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했다. 위충은 아주 신중하고 열심히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종문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소석 장로가 이미 아주 명확하게 그에게 당부한 바 있었다.

“공개적으로 신분을 드러내다니, 소평파의 복수가 두렵지 않단 말인가….”

소식을 확인한 후, 우유도가 중얼거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가무군이 하는 일에 우유도는 간섭할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그에게 임무를 맡겼으니, 알아서 하라는 생각이었다. 심지어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임기응변이 필요할 경우 우유도가 상황을 통제할 수 없으니, 간섭할 수도 없었다.

관방의가 말했다.

“그 신분과 배경을 가지고 직접 송국의 힘을 빌리니,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겠지.”

우유도가 눈을 치켜떴다. 그의 시선이 종이에 머물더니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건 그저 혼인뿐만이 아니라, 겸사겸사 소평파를 처리해 버리려는 것 같은데?”

관방의가 의아해했다.

“간단한 일을 처리하면 그만인 것을, 소평파가 어디 보통사람인가? 굳이 번거로운 일을 늘릴 필요 있을까?”

우유도가 손에 든 종이를 툭툭 치며 하하 웃었다.

“바로 소평파가 보통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지. 지금 그에게 혼인을 강요하는 것은 소평파와 원수가 되는 일이야. 그에게 그런 불명예를 안겨 주다니 말이야…. 가무군은 소평파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읽어보았지. 소평파가 얼마나 악독한 사람인지 모를 수가 없어.

아마도 소평파의 보복을 기다리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 가무군은 자신이 한 일을 소평파에게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야. 그러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용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이용해, 후환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지!”

관방의의 두 눈이 반짝였다.

“그럼, 이건 그야말로 생사결이라 할 수 있겠군!”

“화신묘라….”

우유도가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찼다.

“진국 경성에 도착하자마자, 벌써 판을 만들다니,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야. 보통사람이 아니야. 인제 보니 내가 사람 하나는 아주 잘 찾았어. 하하하, 손을 쓰는 기세를 보니, 그야말로 래자불선, 선자불래로군. 소평파가 눈치챘을 때는, 공주 마누라를 거절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있을 거야. 나중에 소평파가 어떻게 그에게 반격할지 모르겠군. 상황이 아주 재미있어졌어!”

* * *

진국 경성. 남릉산(南陵山),

이 산은 진국 경성에서도 가장 큰 산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었다. 이는 큰 화신 묘가 이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엔 평소에도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다만 오늘은 관병들이 그 앞을 지키고 있었다.

산자락 아래,

십여 기의 기마가 두 대의 마차를 호위하고 도착했다. 가무군 일행이 마차에서 내렸고, 진국 대행령 곽문상이 같이 마차에서 내렸다.

일행은 모두 간편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가무군은 오늘 곽문상을 방문해 담소를 나누며, 진국 경성의 풍모를 겪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곽문상은 가무군의 계략을 알지 못하고, 그의 몇 마디 말에 알아서 자신이 경성을 안내해 주겠다고 나섰다.

경성의 거리를 둘러본 가무군은 진국 경성의 가장 큰 화신묘를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들이 도착했을 때, 어쩐 일인지 병사들이 화신묘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곽문상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직접 나서서 병사들을 지휘하는 장수에게 어찌 된 일인지 물어보았다.

가무군이 천천히 근처로 다가갔고, 자연스레 옆에서 하는 말을 같이 들었다.

장수가 대답하기를, 란 귀비와 그의 딸 칠 공주 태숙환아가 화신묘에서 참배를 드리고 있다고 했다.

곽문상이 멈칫했다. 그리고는 가무군에게 사죄하며 말했다.

“가 선생님도 들으셨겠지만, 오늘 참으로 공교롭게 되었습니다.”

가무군은 침묵하며 미소지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그를 따르던 송국 사신 맥덕만에게 눈짓했다.

가무군 앞에서 맥덕만은 평소의 거만함을 숨기고, 항상 고분고분 그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가무군의 눈짓을 받자 즉시 고개를 치켜들었고, 한순간에 그 기세가 바뀌었다. 맥덕만은 순식간에 일국을 대표하는 사신의 기세를 내 뿜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귀비와 공주는 부녀자들이니, 우리가 그들을 방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본인이 황궁을 방문하면, 진국 황제 폐하조차도 시간을 만들어 저를 만나주시지, 이런 식으로 내쫓는 법은 없습니다. 곽 대인, 본인이 대표하는 것은 송국의 얼굴입니다.”

“가 선생님이 얼마나 귀하신 분인지 대인과 저 모두 알고 있지요. 대인께서 저희를 이 멀리까지 데려오셔서는, 그저 공교롭다는 한 마디로 우리를 쫓아내려는 것입니까? 설마 이것이 바로 진국이 손님을 대하는 예의입니까?”

가무군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숙인 채로 발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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