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9화. 소 대인! 너는 잘 처신해야 할 것이다!
“문제가 생겼다.”
주위 사람들이 물러나자, 지배인이 돌연 한마디 내뱉었다.
소평파의 가슴이 철렁했다. 이 사람이 직접 찾아와서 문제가 생겼다고 말할 정도면, 심각한 문제가 분명해 보였다.
“어떤 일입니까?”
“그 가무군이 실종되었다.”
소평파가 조심스럽게 떠보며 말했다.
“그래 봤자 그놈이 너무 교활하기 때문 아닙니까.”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내가 보낸 두 사람도 같이 실종되었다. 며칠이나 지났지만,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고, 어떠한 연락도 오지 않았다. 그들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
소평파가 경악했다.
“말도 안 됩니다. 표묘각의 신분으로 찾아간 것이 맞습니까?”
지배인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게 바로 이번 일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이유다. 네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 그들에게 표묘각의 신분을 밝히지 않도록 해야 했다. 만약 표묘각의 신분을 동원하지 않았다면, 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내 사람이 저들의 손에 붙잡혔다는 점이다. 만약 저들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한다면, 그 최후는 아주 끔찍할 것이다!”
소평파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사실 소평파는 가무군이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신중에 신중을 가했어야 했다고, 지배인에게 다시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처럼 지배인을 얕잡아 보는 말을 차마 할 수는 없었다. 소평파는 불안한 모습으로 말했다.
“그자가 감히 표묘각의 사람을 건들 정도로 간덩이가 부었단 말입니까? 그들에게 보낸 사람이 정말 그들과 만난 것이 맞습니까?”
“당연하지! 내 사람이 마차로 그들을 데리고 제국 경성을 빠져나가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마음을 놓았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다!”
소평파는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파견한 사람이 선생님을 알고 있습니까? 만약 다른 사람이 파견한 것이라면, 지금 당장 그자를 죽여 입을 막아야 합니다!”
“그걸 내가 모를 것으로 생각했느냐? 내가 그자를 감히 살려 놓으리라 생각했느냐? 이미 죽였다!”
“다행이군요!”
소평파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곧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선생님은 겨우 두 명만 보내 그들을 처리하게 하신 겁니까?”
“당연하지! 이런 일에 어찌 많은 사람을 동원한단 말이냐? 표묘각의 신분을 동원했다. 두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설사 한 사람이라 해도, 각 대문파의 장문인조차 마음대로 데려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온 것은 네게 경고를 하기 위해서다. 너는 네 주둥이를 잘 지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장담하건대, 아주 비참하게 죽을 것이다!”
만약 소평파가 지배인의 약점을 잡은 것이 아니었다면, 그는 지금 당장 소평파를 죽여 입을 막으려 했을 것이다.
소평파의 안색이 굳어졌다. 지배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만약 파견한 사람이 가무군 일행에게 붙잡혔다면, 아마도 그와 표묘각의 관계가 폭로되었을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그 선을 타고 조사를 시작한다면, 지배인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소평파가 그를 안심시키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상대방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표묘각 인원이 무슨 의도로 저들에게 접근했든, 저들은 표묘각의 사람을 건드렸습니다. 절대 이번 일을 밝히지 못할 것입니다.”
“나도 안다! 아무튼, 앞으로 최대한 내게 연락하지 말아야 할 것이야.”
“알겠습니다!”
소평파는 상대방의 말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다만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표묘각의 사람을 건드렸습니다. 확신이 없다면 움직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체 가무군의 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길래 표묘각의 사람에게 손을 썼단 말입니까?”
지배인도 그 부분에 있어서 다소 답답한 듯 말했다.
“두 사람이다.”
소평파가 매우 놀라며 말했다.
“겨우 두 사람에게 그런 배짱이 있단 말입니까?”
“하나는 위충이라는 사람이다. 너도 상청종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는 상청종의 제자다. 다른 한 사람은 원종이라는 사람으로, 가명이 분명한 사람이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마도 금단방 팔 위의 고수이며, 송국 소원산에 은거했던 간산월일 것이다. 그 위충은 내가 파견한 사람들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러니 손을 쓴 사람은 아마도 간산월…. 뭐 하는 것이냐?”
소평파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자, 지배인이 그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소평파가 다시 앞으로 두 걸음 정도 다가오며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상청종의 위충 말입니까? 그 말더듬이 말입니까? 선생님, 정말 무량원의 무량과가 도둑맞지 않았습니까?”
지배인은 불쾌한 기색으로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수없이 많은 사람이 무량과를 지켜보고 있다. 나무에 달린 물건이고, 매일 수차례 검사를 한다. 도둑맞았는지 맞지 않았는지 그걸 모르겠느냐? 또 그걸 네가 상기시킬 필요가 있겠느냐? 설마 아직도 우유도를 의심하는 것이냐? 다시 말하겠다. 시신을 확실히 확인했다. 두 번 다시 죽지 못할 정도로 확실히 죽었다!”
“그럼 그가 어떻게 가무군과 같이 있단 말입니까?”
소평파도 그냥 의심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가무군과 아무런 원한이 없었다. 그러니 그가 갑작스럽게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 갑작스럽고, 또 괴이하다고 생각되었다. 그의 명성을 땅에 떨어뜨리는 이 방식이 어쩐지 익숙했다. 소평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유도를 연상할 수밖에 없었다.
“네가 가무군을 눈여겨보기 시작했을 때, 그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보았다. 가무군이 위국 군영에 도착해 주변을 돌아보고 있을 때, 당직을 서던 위충과 마주쳤고, 당시 위충이 가무군에게 신분을 밝히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다만 가무군은 말을 할 수 없어 입을 다물고 있었더니, 위충이 그에게 벙어리냐며 모욕을 주었다더군.”
“덕분에 위충은 가무군의 노여움을 샀고, 보복성으로 끌려다니면서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위국의 상황이 좋지 않다. 위로는 현미부터, 아래로는 상청종까지, 가무군의 막무가내 요구에도 분을 삼키고 참을 수밖에 없었지. 위충이라고 가무군을 따르고 싶어 한 줄 알았느냐? 그리고, 네가 알고 있는 소식은 옛날 소식이다. 위충은 말을 더듬지 않게 된 지 꽤 되었다.”
“그런 것입니까?”
소평파는 다소 의아해했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그 위충이 아니다. 오히려 네 누이동생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유아를? 유아가 어쨌단 말인가? 소평파가 멈칫하더니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내가 보낸 사람들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움직일 수는 없지 않으냐. 손을 쓰기 전에 가무군의 동향을 조사해 보았다. 당시 가무군은 제국 경성에 있었고, 머무는 곳도 귀의 제자의 거처와 멀지 않았다. 심지어 귀의 제자의 거처 부근에서 서성이는 것까지 확인했다. 어쩌면 다른 사람은 네 누이를 별로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는 아주 주의 깊게 살피고 있었지.
네 누이는 최근에 가끔 귀의 제자의 거처에 들리고는 한다. 온 제경에서 그쪽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지. 왜 그럴 것 같으냐? 네 누이의 체면이 귀의 제자에게 제일 잘 먹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로 인해 가무군이 네게 손을 쓰고, 또 귀의 제자 부근에 나타난 것만으로, 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소평파, 소 대인! 너는 잘 처신해야 할 것이다!”
지배인은 소평파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소평파는 싸늘한 눈으로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상대방의 말투에 농밀한 협박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유아를 아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라!
소삼성이 다시 다가와 말했다.
“대공자님, 어찌 되었습니까?”
그는 소평파의 얼굴에 떠오른 싸늘함과 불쾌감을 확인하고는 물었다.
“앞으로 우리에게 가능하면 연락하지 말라고 하더군.”
“아, 어째서 말입니까?”
소평파가 냉소 지었다.
“아마 자신에게 피해가 닥칠까 봐 두려운 것일 게다. 이미 유아를 가지고 나를 협박하더군….”
그는 방금 지배인이 자신에게 당부한 말을 소삼성에게 들려주었다. 소삼성의 얼굴에 곧 우려가 가득해졌다. 하지만 소평파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소삼성을 보며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너무 걱정할 건 없다. 그는 이미 너무 깊게 발을 들였다. 나를 죽일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파국을 맞이하기 싫다면, 자기 마음대로 안 될 것이다!”
* * *
비탈 위,
제군이 조심스럽게 떠보듯이 공격을 하고는 마치 썰물처럼 물러갔다. 그들이 물러간 곳에는 드문드문 병사들의 시신만이 남아 있었다.
잠시 후, 고품이 최전방 진지에 직접 와서 군대의 포진과 그 방어 효과를 살펴보았다.
그렇게 최전선을 따라 한번 순시를 돈 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후에 그는 최전방의 장수들에게 중요한 부분을 수차례 당부했고, 수하들을 이끌고 중군의 주둔지로 복귀했다. 중군은 이미 부근에 비어있는 작은 마을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마을에서 가장 좋은 저택을 고품의 중군 사령부로 삼고 있었다.
비록 조건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전에 군막에 비해서는 훨씬 좋다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지도가 가득 걸려 있는 방 안으로 돌아온 고품은 각지에서 올라온 정보를 확인하고는 흑수대에서 제공하는 적군의 동향 또한 확인했다. 이후, 고품은 마치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갑자기 물었다.
“지금 소 대인은 어디 있느냐?”
부장이 대답했다.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 행적은 줄곧 비밀이었습니다. 사령관님은 어찌 그의 행적을 궁금해하시는지요?”
고품이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능력이 뛰어난 자다. 경성에 돌아가서 한바탕 쓸어버리면서, 한순간에 문제들을 해결해 버렸다. 다만 조정의 사람들과 원한을 좀 심하게 진 것 같더구나. 내가 과거 그의 약점을 지적하고, 당부했었지. 조당에 경험이 없으니, 아직 조당의 물이 얼마나 깊은지 알지 못한다고 말이야. 하지만 그는 내 충고를 듣지 않았다. 기어이 그들과 싸웠으니,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겠느냐?”
“이번에는 통쾌하게 일을 처리했다고는 하지만, 조정의 그 사람들이 그리 만만한 사람이더냐. 특히 이번에 원한을 산 사람이 적지 않으니, 저들이 일단 연합을 하게 된다면, 폐하조차도 한발 뒤로 물러나야 할 정도다. 두고 보아라, 얼마 지나지 않아 저들은 분명 반격을 가할 것이다! 이 소 대인의 수법이 너무 과격하구나. 쉽게 반서를 당할 것이니, 충고를 듣지 않은 것이 참으로 아쉽구나!”
부장이 말했다.
“사령관님은 그의 안전이 걱정되시는 것인지요? 다만 소평파와 관련된 일은 흑수대 쪽의 일인지라 저희도 알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사령관님께서 정말 알고 싶으시다면 폐하께 상소를 올려 여쭈어보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고품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 많은 사람의 원한을 샀으니, 나는 그를 보호할 수도, 보호할 자신도 없구나. 괜히 나섰다가 우리조차도 쓸데없는 원한에 얽혀들 수 있다. 내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조정의 신하들이 소평파를 벼랑 끝으로 몰아, 그가 타 세력으로 도망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