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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559화 (655/1,000)

1559화. 저건 내 것이다

달빛 아래,

언덕 위에 서 있는 옥창의 얼굴이 싸늘했다. 그가 손을 들자 그 뒤에 있는 십여 명의 수행자들이 즉시 날아올랐다. 그들은 손에 천기파강궁을 들고 빠르게 적의 뒤를 쫓았다.

서병관 전투에서 효월각은 천기파강전을 거의 다 소모했다. 하지만 효월각 중추에는 소량의 화살이 남아있었다.

다만, 천검부의 위력은 확실히 막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번 습격을 위해 진국의 수행자들도 자신들이 가진 천검부를 아끼지 않고 거의 모두 쏟아부은 것이었다. 그렇게 이들이 주둔지를 빠져나갔을 때, 아직 다섯이나 살아 있었다.

그 후, 후진의 수행자들이 공중에서 날짐승을 타고 적을 뒤쫓았다. 이때,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진국의 수행자들이 빠르게 다가왔다. 그렇게 이들은 후진의 공중 방어 구역을 강행 돌파했고, 포위망을 빠져나온 다섯 사람을 구조했다. 그렇게 포위망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한편, 추격에서 몸을 빼낸 태숙광은 허리춤 한 부위를 움켜쥐더니 뭔가를 뽑아냈다. 그의 손에는 세 가닥의 아주 얇은 모침이 들려있었다. 이는 천기파강전이 호체강기를 뚫고 그의 몸에 박힌 것이었다. 모침에는 극독이 발라져있었다.

“빨리, 무변각으로 향해라!”

태숙광이 다급히 소리쳤다.

그들은 결국 적의 추격을 벗어날 수 있었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벗어난 것이 아니라. 후진국에서 더는 쫓지 않은 것이었다!

진국의 수행자들이 혹여나 근처에 매복하고 있다면, 깊이 들어가서 손해 보는 건 후진 쪽이었다. 그러니 후진은 어느 정도 이상은 쫓아가지 않았다.

태숙광이 사람들에게 천검부의 잔여량을 알아보았다. 이젠 겨우 두 장이 남아있었다.

뒤돌아본 그의 얼굴에 비통함이 가득했다. 열여덟 장의 천검부와 다섯의 고수를 희생했다. 게다가 살아남은 사람들 몸에도 모두 많고 적은 천기파강전이 꽂혀 있었다. 그야말로 심각한 손실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증오스러운 것은, 이처럼 그 대가를 치르고도 목표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손실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 일을 통해서, 그들은 후진국의 대군 사이에 있는 목표를 암살할 방법이 전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한 번 더 습격했다간, 진국의 군대에 말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를 통해, 후진국의 대군이 모두 제국에 들어가기 전에, 목표를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자객이 대군의 중추까지 들어왔다.

옥창이 크게 분노했고, 나조에게 엄격히 수색하고, 다시 정돈하라 명령했다.

나조는 옥창이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혹시라도 나조가 의도적으로 원강을 죽이려 한다고 의심하는 것이었다. 절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일은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날 밤, 대군은 크게 소란스러워졌고, 피로한 수많은 병사는 휴식을 취할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해가 뜨고 나서는 계속해서 움직여야 했다. 사막의 내리쬐는 햇볕 아래 한자리에 머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아침, 날이 밝았을 때,

수많은 사갈이 다시금 나타났다. 그사이에 한 마리 공포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사갈이 나타났다. 그 사갈은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갈황이었다. 원강이 갈황을 불러낸 것이었다!

병사들은 이미 사갈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이 갈황을 본 순간, 다들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몇몇 병사들이 두려움에 벌벌 떨며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원강은 높은 모래 언덕 위에 서 있었다. 마치 작은 산 같은 덩치를 가진 갈황의 머리가 서서히 가까워졌다. 원강은 손을 들어 갈황의 머리에 손을 댔다. 그의 두 눈에 어떠한 감정이 어렸다. 이 갈황은 과거 원강의 목숨을 구해줬었다.

유독 밝은 빛이 내리쬐는 가운데, 한 사람과 한 괴수가 조용히 교류했다.

과거, 처음 갈황을 불러냈을 때 원강은 어떻게 갈황과 교류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원강은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원강은 쉽게 갈황을 움직이지 않았고, 어제 소란을 겪고 나서야 다시금 갈황을 불러온 것이다.

옥창 등 사람들은 그야말로 크게 안계를 넓힐 수 있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조의 두 눈빛은 유독 복잡해 보였다.

대군이 다시 출발했다. 갈황의 등은 매우 넓었기 때문에 몇 사람이나 원강을 따라 갈황 위로 올랐다. 갈황은 사람을 태우고 다른 사갈들과 같은 속도로 전진하고 있었다. 만약 정말 빠르게 움직이려 했다면, 당연히 다른 사갈 들이 따를 수 있을 리 없었다.

정오가 되었을 때, 공중에 다시 이상한 사람이 나타났고, 또다시 표묘각의 영패를 공중을 순찰하는 수행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이번에도 나는 높이가 크게 높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두 남자가 아니라, 두 여자였다.

저번에는 오상과 흑석이었고, 그들이 낮게 난 원인은 바로 원강 때문이었다.

반면에 이번에 직접 이곳을 찾아온 사람은 여무쌍과 그의 제자 화미여였다. 그리고 그들이 낮게 난 원인은 바로 사갈들 사이에 있는 거대한 갈황 때문이었다.

고도를 낮추고 상황을 확인한 여무쌍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건 사막에서도 보기 어렵다는 갈황이구나!”

화미여가 말했다.

“저 덩치를 보면 틀림없어 보입니다. 사부님, 저 등에 큰 칼을 등에 메고 있는 붉은 얼굴의 남자가 바로 그 원강인 것 같습니다.”

“저 갈황은 내게 쓸모가 있다. 너는 가서 저자에게 갈황을 내놓으라고 전해라!”

“그것이….”

화미여가 당부하며 말했다.

“사부님! 혹시 그렇게 하면, 구성의 약정을 어기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저 원강이 갈황을 불러낸 것을 보면, 나중에 후진군을 모두 운송한 후에 저자에게 다시 갈황을 불러내라고 하면 됩니다.”

“그때가 되면 저 갈황이 누구 손에 들어갈지 알 수가 없구나. 이왕 이렇게 마주쳤으니, 저건 내 것이다. 갈황 한 마리 없어진다고 크게 달라질 것도 없다. 가라!”

“알겠습니다!”

화미여가 그대로 날아올라 갈황의 등에 내려섰다. 그는 그곳에 내려선 후 두말하지 않고, 표묘각의 영패를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옥창 등 다른 사람들은 그에게 공손하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영사(令使)를 뵙습니다!”

다만 원강은 그들 힐끗 보고는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이 다시 전방을 바라보았다. 마치 사갈을 통제하느라 바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화미여가 찾은 것은 바로 원강이었다. 그녀가 원강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붉은 얼굴. 이 갈황은 표묘각에서 써야겠다!”

갈황을 원해? 원강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원강은 얼굴을 살짝 굳히고는 안 들리는 척했다.

화미여의 얼굴이 순간 싸늘해졌다.

옥창은 식은땀이 흘렀다. 하마터면 원강을 붙잡고 애원을 할 뻔했다.

저 공중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누군지 모를 수가 없었다. 분명 구성 중의 한 사람인 무쌍성존이 친림한 것이 분명했다. 곁에 있는 사람이 직접 말을 전함에도 불구하고 이 미친놈은 그냥 귀머거리인 척하고 만단 말인가?

옥창은 정말로 깜짝 놀랐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원강의 도움을 받지도 않았을 것을, 지금 상황을 보면 원강은 후진국을 도우러 온 것이 아니라, 훼방을 놓으러 온 것 같았다.

나머지 사람들도 다들 두려움에 떨었다. 그야말로 등 뒤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다들 원강을 붙잡고 애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옥창은 즉시 원강 곁으로 다가가 원강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원 형제, 영사께서 자네에게 말을 걸고 계시지 않은가.”

그제야 원강이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말했다.

“무슨 일이오?”

화미여가 다시 손을 들어 표묘각의 영패를 보여주었다. 원강은 영패를 빤히 바라보더니 마치 못 알아보겠다는 얼굴로 말했다.

“이게 뭐요?”

화미여는 분노한 얼굴을 하자, 옥창이 다급히 말했다.

“어리석기는! 이건 표묘각의 영패야. 아홉 개의 장령 영패 중에 하나지. 이 영패를 본 사람은 그를 표묘각의 각주를 본 것과 같이 대해야 하네!”

눈앞에 있는 사람은 표묘각의 신임 각주 곽공이 아니면서도 장령 영패를 내보였다. 그러니, 공중에 있는 사람이 어떤 신분인지 말할 것도 없었다.

원강이 담담히 말했다.

“처음 보는 것이니,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소.”

화미여가 호통쳤다.

“무엄하다!”

옥창 일행은 원강 덕분에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다들 크게 당황했다. 어찌 이리 멍청하단 말인가. 눈앞에 있는 사람이 고집을 부려도 되는 사람이란 말인가? 사람들은 그야말로 임자를 만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목숨을 빼앗아 갈 수 있는 임자 말이다!

마찬가지로 갈황 등에 타고 있던 나조조차도 넋을 잃었다. 원강을 바라보는 그는 감히 믿을 수 없었다. 정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풍관아가 뭐에 홀렸기에, 이런 괴상한 놈과 눈이 맞았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는 원강에게 도움을 주러 온 것인지, 아니면 문제를 일으키러 온 것인지 묻고 싶었다.

공중에 있는 여무쌍은 아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곧 의문스러워했다.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 화미여가 직접 나서서 물건을 회수하면 그만인데, 설마 그게 어렵단 말인가?

여무쌍은 내려가서 어찌 된 일인지 확인하고자 했지만, 오만한 그녀는 아래 있는 천한 자들과 같은 자리에 서고 싶지 않았다.

원강은 여전히 담담한 얼굴로 반문했다.

“나는 수행계의 사람이 아니니, 그 영패가 무슨 영패인지 모르오. 진짜인지 가짜인지 물어보는 것도 안 된단 말이오?”

화미여는 코웃음을 쳤다. 만약 눈앞에 이놈이 전쟁의 핵심이 아니었다면, 이놈을 건드리는 것이 구성의 약정을 어기는 것이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아주 혼쭐을 내줬을 것이다. 그녀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들이 말해보는 건 어때. 이것이 가짠가?”

“진짜입니다. 당연히 진짜입니다.”

사람들이 분분히 동의하고 나섰다. 옥창은 원강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원 형제, 내가 장령 영패를 본 적이 있네. 저건 진짜야. 확실하네.”

원강이 화미여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화미여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누군지 중요하더냐? 영패를 보면 표묘각의 각주를 본 것과 같이 대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더냐?”

옥창은 울고 싶었다. 이 초려산장의 사람들은 어찌 모두 이렇단 말인가. 우유도는 참으로 다루기 어려운 놈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놈은 그 미친 정도가 우유도와 궤를 달리하는 듯했다. 우유도와는 다르게, 이상한 방향으로 완전히 돌아버린 듯했다. 다루기 어렵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옥창은 다시 원강의 소매를 당기며 당부했다.

“빨리 영사께 인사 올리지 않고 뭐하는가?”

원강은 침묵했다. 그가 침묵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사람들은 심장이 당장이라도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다행히 원강이 드디어 굴복했는지 화미여를 한참 빤히 바라보더니 뻣뻣한 몸짓으로 포권을 하며 말했다.

“영사를 뵙습니다!”

화미여는 그를 잠시 바라보더니, 천천히 영패를 품에 넣고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표묘각에서 이 갈황을 사용해야 하니, 지금 당장 이놈을 여기 남겨 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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