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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602화 (698/1,000)

1602화. 귀의가 맺은 인연이 참으로 많구나!

관방의는 우유도의 힘으로 서문청공을 분명 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곽만을 구할 수 있고, 구성의 손에서 원숭이까지 구해낸 사람이다. 그런데 대체 왜 서문청공을 못 구한단 말인가? 그런데도 도움을 주려 하지 않다니.

“도야, 원숭이의 감정은 생각해 봤어? 도야가 고의로 그에게 가는 소식을 봉쇄했지. 원숭이같이 예민한 감각을 지닌 놈에게 이런 사실을 영원히 감출 순 없을 거야. 원숭이는 나중에 서문청공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될 텐데, 그러면 뭐라고 생각할까?”

“원숭이가 뭐라고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위국에는 이미 충분히 은혜를 갚았어. 게다가 원숭이는 서문청공의 목숨을 한번 구해줬어. 그런데 서문청공은 잘 살아남았어? 그를 구해줬더니, 그 살아난 목숨을 가지고 곧바로 죽으려고 현미에게 달려갔지. 내가 말했듯이, 만약 이번에 그를 구해내도, 그는 곧바로 죽으러 가려고 하겠지.”

“반복해서 구해냈더니, 반복해서 죽으러 가는군.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또 그를 구한 사람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참으로 고집불통에 어리석은 사람이지. 자신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을 구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맞아. 그 이야기가 참으로 딱하지. 어쩌면 그 진정성이 하늘을 감동하게 할 수도 있지. 그럼 어디 하늘이 자비를 베풀어 그의 목숨을 구해 주는지 보면 되겠군. 만약 하늘도 그를 살리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를 구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그를 구할 수 없어. 알겠어?”

“홍랑,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홍랑의 감정, 원숭이의 감정, 또 내 감정은 사실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홍랑과 나, 그리고 우리 곁에 있는 수많은 사람의 생사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지. 나는 저 서문청공 때문에 우리 중의 누군가에게 목숨을 걸게 하고 싶지 않아. 우리 사람들의 생사와 비교하면, 중요하기는 할까?”

“또 한 가지, 그를 구하지 않는 다른 이유도 있어….”

우유도는 손을 들어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뒤돌아 다시 안쪽으로 움직였다.

다른 이유가 있어? 관방의와 운희의 의문 가득한 시선이 우유도를 따라 움직였다.

우유도는 서성이며 입을 열었다.

“사실 어떤 문제는 연쇄 반응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어. 단 하나가 모든 것을 바꾼 것이지. 원숭이가 내 말을 듣지 않고, 기어이 나조를 도와줬어. 현미가 이렇게 빨리 죽은 것은 아마 원숭이가 그렇게 행동했기 때문일 거야. 원숭이는 살아남았으니, 누군가는 죽게 된 것이지.”

“이번에도 마찬가지야. 원숭이가 죽는 게 나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죽는 게 나을까.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서문청공이 만약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면, 그것도 원숭이 때문이라 할 수 있지. 원숭이는 그 누구도 원망할 자격이 없어, 기어이 누군가를 원망하겠다면, 그건 그 자신이 되겠지.”

관방의가 의아해했다.

“이게 원숭이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는 거야?”

“이 안의 시시비비는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워. 현미가 이렇게 빨리 목숨을 잃은 것은, 내 예상을 넘어서는 일이기도 하고, 예상했던 일이기도 하지. 만약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아마 오상이 이번 일에 간섭했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처럼 순조롭게 모든 일이 진행되었을 리가 없어.”

관방의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오상이 현미가 죽길 바랐다고?”

“위국은 이미 멸망했어. 현미는 가지고 있으면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있었지. 심지어 그걸 내놓으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해서든 나라를 되찾으려고 말이야…. 필부는 죄가 없지만, 보물을 품은 것은 죄라는 말처럼, 오상은 아마 다른 성존의 이목을 끌지 않게 움직이려고 했을 거야. 그러니, 효월각이 손을 쓴 것은 아마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일 거야. 확신이 없다면 쉽게 움직이지 않았겠지. 탐천환은 아마 이미 오상의 손에 들어가 있을 거야.”

“탐천환?”

관방의는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여덟 개의 진국신기는 원래 구성이 각국에 전하길, 이를 국가의 근간으로 삼으라는 뜻으로 하사한 거야. 그런데 오상이 그걸 회수했다는 거야?”

우유도는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지 않았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이야기야. 지금은 말해줄 수 없지만, 나중에는 말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어쨌든 나는 바로 오상이 움직였다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에, 이번 일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거야. 오상이 어느 정도까지 개입했는지 알지 못해.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위험을 감수하고 서문청공을 구하러 가지 못하는 거야!”

우유도가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만약 내 추측이 틀리지 않는다면, 다음 목표는 아마 한국 손에 있는 산하정이겠지.”

관방의와 운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돌아보았다. 우유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우유도가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을 보면, 어떤 단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두 사람은 우유도에게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밀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우유도의 계산 안에 있다는 점이었다. 우유도는 마치 천 리 밖에서 적과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

* * *

천마궁,

오상은 세워진 골조 위에 서서 여전히 땀으로 등을 적시며 정과 망치를 휘둘러 벽을 파내고 있었다. 깡깡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흑석이 들어오더니 손에 들고 있는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된 옥석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포권을 하고 말했다.

“성존,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깡깡거리는 소리가 멈췄다. 오상이 땅으로 내려오더니 그 시선이 옥석에 닿았다. 오상은 바로 망치를 휘둘러 옥석을 부숴버렸다.

법력을 사용하지 않고 완력을 이용했다. 오상은 돌멩이 같은 물건을 부수는 것에 완력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쾅! 옥석이 부서졌고, 그 안에서 금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정과 망치를 등 뒤로 던지자, 푹푹 소리가 들리며 두 물건이 마치 진흙 속에 박히는 것처럼 석벽을 파고들었다.

오상이 손을 내밀어 움켜쥐자 금환이 그의 손으로 빨려 올라왔다. 아름다운 구름이 새겨진 금환이 손에 들어오자, 손가락으로 금환을 살짝 튕겨 보았다. ‘웅웅’ 거리는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고, 오상이 끄덕이며 말했다.

“탐천환이 틀림없군.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았겠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효월각에 있는 사람을 통해 옥창에게 ‘정중’하게 경고했습니다. 효월각의 사람들이 사람을 죽이고 보물을 훔쳤습니다. 아주 정상적인 일입니다. 물건이 사라졌으니, 효월각의 손에 있다고 의심할 것입니다. 그것도 아니면 기껏해야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이쪽을 의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쪽을 의심할 증거도 없습니다.”

“좋아, 잘 처리했다. 산하정도 빨리 가져오거라.”

흑석이 다소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성존, 산하정은 쉽지 않습니다. 위국은 이미 멸망했으니,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잘 있지 않습니까. 한국이 멸망할 만한 내우외환도 없습니다. 만약 산하정을 손에 넣는다면 소란이 일 것이고,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오상은 자신의 손에 있는 금환을 감상하며 말했다.

“손에 넣는 것이 어렵다면 빌리면 그만이다.”

“그것이…. 산하정은 한국의 진국신기입니다. 외부인에게 쉽게 보여주지도 않을 것이고, 더욱더 쉽게 빌려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우리 쪽에서 직접 나서서 빌리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다른 팔성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

“음…. 그 일은 천영에게 시키도록 하자, 그는 이미 요괴할망구의 사람이지 않으냐? 난 단지 산하정을 잠시 빌려 쓸 뿐이다. 용도를 다한다면, 돌려줄 것이다.”

“천영….”

흑석이 멈칫했다. 하지만 곧 뭔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포권을 했다.

“현명하신 판단이십니다. 어찌해야 할지 알겠습니다.”

“네게 맡긴 일이라면 안심이 되는구나. 잊지 말아라. 만약 여덟 늙은이가 사라지면, 네게 무량과를 하나쯤 주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알겠습니다.”

흑석이 허리를 깊게 숙였다.

* * *

제국 황국 내부에 있는 한 화원.

삼대 문파의 장문인들이 둘러앉아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그때, 현병종의 제자가 들어와 북현에게 보고했다.

“장문인, 묘법문(妙法門)의 장문인 기녹(祁碌)이 뵙기를 청했습니다.”

세 장문인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북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제자는 신속히 물러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녹이 수행원을 이끌고 찾아와 예를 올렸다.

“묘법문의 기녹이 세 분 장문인을 뵙습니다.”

우문연과 삼천리는 별말 하지 않았다. 그들 계파의 수행 문파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북현이 담담히 입을 열었다.

“지금 진군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외적에게 집중하지 않고, 경성에 있는 나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인가?”

기녹은 세 사람의 안색과 반응을 살피더니 소심스럽게 물었다.

“귀의의 제자 무심 선생이 효월각 각주에게 붙잡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인지요?”

“사실이면 어떠하고, 사실이 아니면 어떠한가. 그게 자네와 상관이 있는가?”

기녹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소인이 이곳에 온 것은, 북 장문인께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효월각에 연락을 취해 무심 선생을 풀어주십사 이야기를 전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북현이 싸늘한 눈으로 말했다.

“기녹, 자네는 너무 쓸데없는 일까지 참견하는군, 이 일에 자네가 나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기녹은 참으로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과거 제 사부님께서 수련하던 중 문제가 생겨 주화입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하마터면 일신의 경지를 모두 잃을 뻔하셨지요. 영단묘약은 아무 소용이 없었고, 목숨조차 장담하지 못할 때였습니다. 당시 사부님께서는 다행히도 귀의의 도움을 받아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제 사부님께서는 서거하셨고, 그 빚은 아직 갚지 못했습니다. 사부님께서 계시지 않으니, 그 빚은 제자인 저에게 남겨졌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그 일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귀의의 사람이 갑자기 저를 찾아와 은혜를 갚으라고 했습니다!”

삼대 문파의 장문인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북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는가. 왜 예전에 난 들은 적이 없었단 말인가?”

기녹이 한숨을 내쉬었다.

“귀의는 그 일을 알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의 규칙에 대해서 장문인께서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당시 저희는 그의 은혜를 입었고, 무슨 과한 요구도 아니니, 당연히 그의 말을 따랐습니다. 그 때문에 외부에서는 그 일을 알지 못합니다.”

“귀의가 자네에게 자신의 제자를 구해 주라고 하던가?”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저를 제경으로 부르기는 했습니다. 제게 은혜를 갚으라면서, 자신의 제자를 위해 정의를 되찾을 때 힘을 보태라고 했습니다. 전 그 일을 듣고, 귀의가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심지어 이 일은 저희 제군이 얽혀 있기도 하니…. 다만 어쨌든 저는 귀의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인은 만약 세 분 장문인께서 나서서, 옥창 선생님이 사람을 풀어주게 한다면,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북현은 모든 이야기를 들은 후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 일은 잘 알았으니, 먼저 돌아가게.”

기녹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장문인의 말씀은?”

“그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것이네. 그러니 자네는 더는 개입하지 말게.”

그리고는 배웅하라 손짓했다. 기녹은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했지만, 이미 현병종의 한 제자가 다가와 손을 뻗고 있었다.

“가시지요!”

우물쭈물하던 기녹은 결국 포권을 하고는 물러갔다. 그가 떠난 후, 우문연이 코웃음을 쳤다.

“문제가 생긴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세 문파에서 찾아와 부탁을 늘어놓았소. 지금 보니 귀의가 정말로 제자를 위해 출도해 복수를 하려는가 보오.”

세 사람이 경성에 머무는 것은 바로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이미 귀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제경을 덮쳐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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