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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619화 (718/1,000)

1619화. 새로운 세계를 거닐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한 것을 보고 우유도가 물었다.

“뭘 그리 보는 거야?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우유도가 다시 피라미드를 바라보았다. 두 눈을 번뜩이며 한참 동안 고민에 잠겼다.

원강은 우유도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우유도는 여전히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괴상한 물건에 대해서 우유도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곤 했다.

과연 우유도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더니, 갑자기 운희에게 말했다.

“누님의 경지가 좀 더 높으니, 한번 때려 보시겠습니까?”

“…….”

운희가 멈칫하더니 즉시 거절하며 말했다.

“내 경지가 높은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아무리 경지가 높다 한들, 번개보다 빠를까? 산속의 요괴들은 태생적으로 번개를 두려워하지. 나도 마찬가지야.”

아주 겸손하게 말했다. 결국은 하기 싫다는 뜻이었다. 우유도는 강요하지 않았다. 원강을 바라본 우유도가 말했다.

“네가 해!”

“헉!”

원강이 깜짝 놀라 말했다.

“도야, 굳이 사서 고생할 이유가 있을까요?”

우유도는 다소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하라면 할 것이지, 뭔 말이 그리 많아!”

운희는 강요할 수 없었다. 하지만 원강은 아니었다.

우유도가 기어이 그렇게 하겠다면, 원강이 어쩌겠는가. 다만 그는 우유도가 쓸데없이 고집을 피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유도가 이런 명령을 내린 것은 분명 그럴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벼락을 시험해 보러 간다는 것이 조금 두려웠다. 아무리 담이 크다 한들…. 아니, 이건 담이 크고 작은 것과 연관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벼락을 맞으러 간다는 그 마음속의 거부감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다른 일이었다면, 상관이 없었다. 설사 원강에게 가서 죽기까지 싸우라고 해도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벼락을 맞는 일은,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쉽게 흔들리게 했다.

운희 같은 요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떤 생물이든지 태생적으로 하늘의 벼락은 두렵기 마련이었다.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확실히 우유도의 말은 원강에게 영향력이 있었다. 또 원강은 보통 사람과 다른 사내이기도 했다. 결국은 눈 딱 감고 피라미드 위로 향했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운희의 얼굴이 씰룩거렸다. 그녀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본 후에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확실히 말하면 우유도에게서 떨어졌다. 쓸데없는 짓을 벌이는 우유도가 껄끄러웠다. 이 한다면 하는 놈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 수 없으니, 괜히 휩쓸리는 것은 사양이었다.

이래도 저래도 우유도의 압박을 피할 수 없으니, 원강은 그냥 이를 악물고 빠르게 피라미드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멈춰!”

이때, 아래서 양손을 허리에 올린 우유도가 갑자기 소리쳤다.

막 피라미드를 오르고 있던 원강이 뒤돌아 아래를 보더니 다소 의외라는 듯이 큰 소리로 물었다.

“안 할 건가요?”

내심 도야가 생각을 바꿨다고 생각하고 안도했다. 하지만 웬걸, 우유도가 크게 소리쳤다.

“누가 너보고 올라가라고 했어? 아래, 여기 아래에서 하란 말이야.”

그리고는 피라미드의 아랫부분을 가리켰다. 아래? 원강이 멈칫했다. 그리고는 뒤돌아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바라보았다.

운희도 의외라는 듯이 우유도를 바라보았다. 위에서 때리는 게 아니라, 아래에서 한다고?

원강은 깨달았다. 확실히 도야에게 다른 뜻이 있었다. 아마도 무슨 실험을 하는 것 같았다. 즉시 위에서 아래로 하나하나 뛰어 내려온 원강이 첫 번째 단을 가리키며 뒤돌아 물었다.

“여기요?”

우유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거기 정도면 괜찮을 것 같군.”

말을 마치고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확실히 벼락에 맞은 느낌은 별로 좋지 않았다. 덕분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온몸의 피부가 아직도 따끔거렸다. 우유도는 원강의 몸이라면 아마 좀 더 쉽게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유도가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원강은 살짝 걱정되었다. 그런데도 눈 딱 감고 주먹을 휘둘렀다.

퍽!

우유도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좀 더 강하게!”

퍽! 원강은 좀 더 힘을 줘서 강하게 휘둘렀다. 하늘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우유도가 소리쳤다.

“지금 간지럽히는 거야?”

원강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앞에 두 번은 두려운 마음에 확실히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확실히 기세를 모아 ‘악’ 소리와 같이 숨을 토해내며 일 권을 휘둘렀다.

쾅! 큰소리가 울렸다.

이 한방에 원강은 주먹이 아플 지경이었다. 확실히 보통 단단한 돌덩이가 아니었다. 일반적인 돌이 아닌 것 같았다.

웅웅! 그러자, 하늘에 어제 겪었던 ‘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아득히 먼 곳에서 들리는 소리 같았다.

운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위가 아니라, 아래에서 때려도 반응이 있잖아? 어떻게 안 거야?”

우유도는 그런 운희를 신경 쓰지 않고 원강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두려워 벌벌 떠는 모습을 보니, 더 하라고도 못 하겠군. 됐어, 그만하고 돌아와.”

운희가 그런 우유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참으로 괴상한 눈빛이었다. 자기도 무서워 뒤로 물러서 있어 놓고, 다른 사람한테 두려워 벌벌 떤다고 뭐라 하다니?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쉰 원강이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도야, 저 돌덩이들이 보통 단단한 게 아니에요. 전력을 다한 건 아니지만, 보통 돌이었다면, 분명 제 주먹에 구멍이 뚫렸을 거예요.”

꼬불꼬불한 머리에 붉어진 얼굴의 우유도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래그래, 네놈의 힘이 센 걸 누가 모를까.”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원강이 물었다.

“도야, 뭘 시험해 보려는 건가요?”

우유도가 한숨을 내쉬었다.

“오랫동안 도굴을 안 했더니, 감을 잃었던 모양이야. 방심했어. 이 유적, 정확히 말하면, 이 진법은 아마 자가방어능력이 있는 것 같군.”

운희가 되물었다.

“그러니까 그 전의 벼락은 바로 이 탑을 지키기 위해 발동된 거란 말이야?”

우유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전에 누님이 이 탑 안에 천지원기의 파동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 전에 제가 연달아 탑을 타격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왜 저 벼락이 두 사람이 아닌 제게 내리꽂혔는지 아십니까?”

두 사람이 고개를 저으며 우유도의 답을 기다렸다.

“제가 힘을 강하게 쓸수록, 제 몸 안에 이 천지원기 파동이 점점 전해져오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제 안에 천지원기 파동이 쌓이기 시작하면, 천뢰가 작동될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이후, 제 안에 천지원기 파동이 가득하게 되면, 천뢰가 내리치고, 제 안에 쌓인 천지원기 파동이 바로 번개를 끌어들이는 유도물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 건물을 치면, 천뢰가 내려칠 준비를 하게 되고, 이 건물을 공격한 사람은 천뢰의 유도물이 될 수 있는 기운을 탑으로부터 전해 받게 된다는 거야? 그래서 저 탑을 공격한 사람이 정확히 벼락을 맞게 되는 거고?”

우유도가 끄덕였다.

“그것도 강하게 공격할수록, 천뢰의 공격력도 강해지지요. 그 전에 제 공격이 약할 때는 경고만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안에 있는 천지원기의 기운이 조금씩 쌓이기만 한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온 힘을 써서 내려치는 순간, 더는 경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공격을 가한 것이지요.”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

“이 넓은 사막에 갈황 급의 덩치를 가진 괴물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런데도 이 고대(高臺)가 이곳에 오랫동안 덩치들에게 훼손되지 않고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방어막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유도가 고개를 들어 탑의 꼭대기를 보았다.

“이건 다섯 세계의 연결을 끊어내는 중추에요. 누군가 이 진법을 파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아주 강대한 보호조치를 설치한 것이지요. 누군가 이 진법을 파괴하고자 한다면, 즉시 천벌이 떨어질 것이에요! 그 말은, 이 진법이 누군가에게 파괴되는 것을 막는 것이 바로 최종 목적이라는 것이지요.”

우유도가 탑의 꼭대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가 나쁜 마음을 먹고 여길 찾아온 것이 아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제저녁에 그 벼락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을 거예요. 어쩌면 먼지가 되어 사라졌을 수도 있지요!”

운희와 원강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우유도가 무슨 실험을 한 것인지 깨달았다. 확신을 얻기 위해 알면서도 시험한 것이다!

모든 것을 깨달은 운희가 경탄하며 말했다.

“이토록 현묘한 진법을 만들어 놓다니, 상찬 부부는 도대체 얼마나 뛰어난 사람이란 말이냐. 그같이 대단한 능력이 있으면서, 도대체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단 말이야. 만약 그들 부부가 돌아온다면, 인간계의 난세를 한순간에 평정할 수 있을 것 같군.”

우유도가 탄식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의 눈에는 대단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우주의 광활함을 생각하면, 무엇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요. 우리들의 세계는 어쩌면 저 드넓은 바다의 티끌 정도일 수도 있어요. 산을 넘으면 그 산보다 더 높은 산이 있다는 말이 있지요. 아마 그들 부부는 돌아오지 못할 거에요.”

운희가 깜짝 놀라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그들이 어디서 죽었단 말이야? 그들의 경지와 능력을 본다면, 누가 그들을 곤란하게 할 수 있단 말이야?”

“그냥 추측에 불과해요!”

우유도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마전을 본 적이 있었다. 마전을 본 후, 우유도는 대략 자신이 이 세계에 온 원인을 추측하고 있었다. 이향이 수찰을 남긴 것은 돌아오기 싫은 것이 아니라, 돌아오지 못할 상황에 대해 준비한 것이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는지는, 감히 추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향 부부의 자손들이 있었다.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도 돌아와서 그들을 찾지 않고, 병변이 일어나 그들이 도륙되는 것을 내버려 두었다. 그러니 아마도 무슨 문제가 생겨서 정말 돌아오기 어렵게 되었을 것이다.

“됐어요. 어쨌든 그들 부부는 더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들 부부의 일을 우리가 걱정할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우리에게는 그들을 걱정할 능력도 없어요. 그러니 일단은 우리 자신들부터 걱정하도록 하지요!”

우유도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세상은 눈앞에 보이는 여기가 전부가 아닐 거예요. 이왕 왔으니, 둘러 보아야겠지요. 혹시 다른 이해관계가 있는지도 알아보아야 하니 말이에요.”

우유도가 뒤돌아 운희에게 말했다.

“이곳에서, 누님은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을 거예요.”

“혹시 너희 두 사람을 끌고 이 세계를 돌아다니라는 건 아니지? 내가 아무리 경지가 높다 해도, 다 큰 두 남자를 끌고 계속 날아다니다가는 지쳐 쓰러지고 말 게다.”

“쓸데없는 걱정이에요. 여기에 날짐승이 많지 않나요? 저기….”

그리고는 원강에게 턱짓했다. 동시에 원강에게 물었다.

“여기 날짐승은 길들인 적이 없어. 통제할 수 있겠어?”

운희는 우유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운희에게 일단 두 사람을 데리고 날짐승을 찾으라는 말이었다.

“확실하게 시도해 본 적은 없지요. 특히 이 세계에서는요. 하지만 시도해 볼 만해요.”

우유도가 곧 운희에게 웃으며 말했다.

“시도해 보지요. 갑시다.”

운희가 주위를 둘러보며, 다소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이 세상에 수행자가 있는지 모르겠군.”

“일단 둘러보고 생각하지요. 아무튼, 두렵다고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겠어요?”

운희는 별말 하지 않고 좌우에 각각 한 사람씩 팔을 붙잡고는 그대로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운희가 향하는 방향은 얼마 전에 적엽조가 날아온 방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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