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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623화 (722/1,000)

1623화. 위협

“누군가를 여기로 유인해서, 이 진법을 이용해서 죽이기라도 하려는 거야?”

우유도가 열심히 돌기둥을 짜 맞추면서 냉소 지었다.

“내가 밥 먹고 할 일이 없어 이러나요? 유인한다면, 누굴 유인할까요?”

“오상?”

“오상은 유인할 필요 없어요. 여기 들어오는 방법을 알고, 고대가 뭐 하는 것인지 알기 때문에 필요 없어요. 그러니 이건 그에게 소용이 없어요. 나머지 구성에게는 아직 이 사실을 알려줄 마땅한 방법이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누구든 여기 들어 오려면 원숭이를 거쳐야 할 텐데, 그건 원숭이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 다름이 없지요.”

운희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그럼 뭘 그리 열심히 만드는 거야?”

“운 누님, 어째 갈수록 홍랑과 비슷해지는 것 같습니다. 만약을 대비해서, 한 수를 더 준비해 놓는 것이지요.”

운희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돌기둥을 잘 깎아낸 우유도가 돌기둥을 일으켜 세워 아랫부분을 움푹 들어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천천히 끼워 넣었다. 우유도가 손을 놓자, 그 크기가 아주 적당해, 대략 삼 척 길이의 돌기둥이 아주 튼튼하게 그 위에 우뚝 세워졌다.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우유도는 돌기둥을 다시 뽑아 들더니 옆으로 던져 버렸다.

운희와 원강은 흠칫했다. 그렇게 돌기둥이 피라미드 아래로 ‘쿵쿵’하며 굴러떨어지더니, 결국은 관성에 따라 사막에 처박혔다.

두 사람은 다시 우유도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뭐 하는 짓이란 말인가.

다만 우유도는 원강에게 다시 말했다.

“저 위치를 기억해 놔.”

원강은 무슨 의도인지 알지 못했지만, 우유도가 하는 행동에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돌기둥이 떨어진 위치와 주위를 관찰하더니, 위치를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했어요.”

우유도는 꼭대기 여기저기 흐트러진 돌 부스러기를 쓸어 버리고, 날아올라 다시 사뿐히 사막에 내려서더니, 원래부터 매우 낡아 보이는 돌기둥을 들어 올려, 더욱더 오래되어 보이게 공을 들였다.

운희와 원강이 우유도 뒤를 따라 내려와 옆에서 그가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한참이 지나 운희가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손놀림이 아주 익숙해 보이네, 혹시 예전 마을에서 석공의 일을 배우기라도 한 거야?”

우유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비슷합니다.”

원강이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모든 일을 끝낸 우유도는, 돌기둥을 다시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원강을 바라보았다.

“너 말이야. 지금 내가 가장 걱정하는 건 바로 여무쌍이야. 여기에 대해서 도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 수 없어. 하지만 여무쌍이 어떻게 해서든 네게 손을 뻗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지. 그녀의 세력과 힘을 고려하면, 어찌 될지 추측하기 어려우니, 이런 식으로라도 만약을 대비해야지. 이제 넌 내 곁에 없으니, 내가 널 계속 도와줄 수는 없어. 다만 내가 하는 말을 듣고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봐!”

“내가 수차례 네게 말했던 말이지. 너무 강한 사람은 쉽게 부러지고, 유연한 사람은 쉽게 지지 않지! 동생아. 모든 일을 강하게만 풀어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만약 정말 어쩔 수 없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면, 상황을 보고, 시세를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만약 여무쌍이 찾아온다면, 그 쓸데없는 고집으로 무의미한 희생을 감수하지 말란 말이야. 쉽게 목숨을 걸지 말아라.

여기에 또 하나의 길이 있으니, 어쩌면 이것이 너의 생명을 한번 구해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야! 죽는 것은 쉽지,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거야. 상황이 어렵다면, 일단 잠시 몸을 굽혀 보아라. 일단 자존심을 굽히고 목숨을 부지할 생각을 해라. 여기 와서 고생한 내 노고를 헛고생으로 만들지 말란 말이다. 알아들었어?”

운희의 마음에 동요가 일었다. 분위기가 다소 엄숙해졌다. 우유도가 정말 자신의 형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원강이 얼굴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이 물건의 위치를 잊지 말아라!”

우유도가 갑자기 기합 소리를 내며 돌기둥을 후려쳤다.

‘펑!’ 곧 돌기둥이 우유도에 의해 다시 사막 속으로 파고들어, 그 모습을 숨겼다.

원강은 돌기둥이 파고 들어간 위치를 빤히 바라보더니, 다시 피라미드의 아랫부분을 보고는 돌기둥이 묻힌 곳의 위치와 거리를 가늠해 보았다. 마지막에 고개를 끄덕인 원강이 말했다.

“기억했습니다!”

우유도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가자, 돌아가자!”

* * *

군영의 대군막, 지도 앞. 나조가 직접 옥창 등 사람들을 위해서 현재 전장의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군막 밖. 곽행산이 성큼 안으로 들어와, 옥창에게 빠르게 다가가 보고했다.

“사부님, 서문청공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첩보입니다!”

“호오, 벌써?”

옥창이 뒤돌아,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부상이 다 나았단 말이냐?”

나조도 보고를 멈추고, 옥창 일행을 바라보았다. 제경에서 일어난 일은 그도 들은 것이 있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몇 명이나 오고 있다고 하더냐?”

“혼자입니다!”

“혼자?”

옥창이 뒷짐을 지고 서성였다.

“이처럼 다급하게 움직이다니, 이제 보니 우리의 방향이 처음부터 잘못되었던 것 같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그에게 현미의 죽음을 알려줄 걸 그랬다. 한 구의 시신으로 그를 이토록 주무를 수 있다니!”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말했다.

“나 장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오고 있소, 신중히 대비해 주시오. 다만 절대 죽여서는 안 되오.”

그리고 다시 뒤돌아 곽행산에게 소리쳤다.

“지금 당장 그쪽에 있는 인원들에게 서문청공의 통행을 막지 말라고 전해라. 그에게 오라고 해라!”

“알겠습니다!”

대군영 십여 리 밖. 한기의 기마가 마치 바람처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 위에는 한 사람이 회색 피풍의를 휘날리고 앉아 있었다. 얼굴에 상처투성이인 서문청공이 홀로 달려온 것이다.

부근에 있는 우부의 밀정들에게 연락해, 적군 중군의 위치를 찾고는 홀로 달려온 것이다.

초원에는 완만한 비탈이 수없이 많고, 지세의 기복이 끊이지 않았다. 기마는 빠르게 달려나가며, 주위에 가끔 후진군의 순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후진군의 군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순찰대를 만나는 비율이 높아졌다.

대군영이 모여있는 곳이 서서히 시선에 들어왔고, 갈수록 가까워졌다.

군영 밖에는 수많은 거마(拒馬)가 길을 막고 있었다. 군영 안 언덕 위에서 서문청공이 오는 방향을 바라보던 옥창이 미소지었다. 귀의가 구해간 사람이 이처럼 쉽게 다시 자신을 찾아오다니.

“길을 열어라!”

옥창이 소리쳤다.

입구의 수비군이 명령을 받고, 일단의 병사들이 뛰어나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마를 양쪽으로 치웠다.

곧이어 서문청공이 그사이를 지나 바로 군영 안으로 뛰어들었다.

다른 언덕 위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나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담력이 대단하군!”

나조의 말투에는 한 호걸에 대해 안타까움이 묻어 있었다.

고삐를 잡아당겨 언덕 아래 말을 멈춰 세운 서문청공은 안장 위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미 삼엄한 포위망이 형성되어 있었다.

서문청공의 시선이 독고정을 잠시 거쳐 옥창에게 향했다.

옥창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서문 형, 오래 기다렸소.”

“현미는 어디 있느냐?”

“그러는 내가 원하는 물건은 어디 있소?”

“먼저 사람을 봐야겠다!”

“어려울 것 없소!”

옥창이 손짓하자, 곧 뒤에서 누군가 들것을 들고 다가왔다. 그 위에 흰 천이 덮여 있었다. 누가 봐도 그 아래 누군가가 누워있는 모습이었다.

들것이 옥창 앞으로 이동했다. 그가 직접 천을 들어 아래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 아래,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얼굴의 현미가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들것을 살짝 기울여 그 얼굴을 아래 있는 서문청공에게 보여주었다.

옥창이 현미의 입 위의 허공을 살짝 움켜쥐자, 그녀의 입이 살짝 벌려지며, 그 안에서 한기를 뿜어내는 투명한 구슬이 모습을 드러났다.

“서문 형, 현미의 옥용(玉容)을 보존하기 위해, 보기 드문 빙백(氷魄)을 사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소. 내 성의가 어떠하오?”

옥창이 미소지었다. 손을 다시 살짝 밀어내자, 빙백이 다시 현미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손을 살짝 오므리자, 현미의 입이 다시 천천히 닫혔다.

사실 이건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로, 이처럼 빙백을 이용한 것은 현미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옥창은 서문청공이 언제 자신을 찾아올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현미의 시신이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조치를 한 것이었다.

옥창이 다시 손을 내밀며 말했다.

“물건은 어디 있소? 물건을 내놓기만 하면, 시신을 돌려주고, 무사히 떠날 수 있도록 약속하겠소!”

언덕 위의 옥창과 안장에 앉아 있는 서문청공의 시선이 서로 교차했다.

사실 옥창은 물건을 손에 넣어도 서문청공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직접 찾아오지 않았는가. 옥창은 서문청공에게 다시는 복수의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 만약 그저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냥 풀어 주어도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서문청공의 능력은 옥창에 너무 큰 위협이었다. 금단방 일 위의 고수를 얕잡아 볼 수는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서문청공도 사실 자신이 물건을 내어준다 해도, 상대방이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손에는 옥창이 원하는 물건이 없었다.

서문청공은 그 두 가지 물건 중 하나는 줄곧 현미의 화장 거울 안에 있었고, 하나는 현미의 팔찌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서문청공은 그 팔찌에 숨겨져 있는 물건이 너무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것인지, 현미가 이미 상대방의 손에 떨어졌지만, 옥창은 아직도 물건을 찾지 못한 것 같았다.

오늘 서문청공이 옥창을 찾아오면서, 설사 물건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고 해도, 그에게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처음부터 그는 살아 돌아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문청공이 시선을 돌려 아무 소리 없이 조용한 현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같이 지낸 세월과 옛일들이 눈에 선했다!

서문청공은 회색 피풍의를 잡아 그대로 벗어 던져 버렸다.

그리고 등 뒤의 검을 잡아 뽑아 들었다!

옥창의 안색이 급변했다.

“서문청공, 이 여인의 시신이 모욕받는 걸 원치 않는다면, 쓸데없는 짓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쾅!’ 서문청공은 그대로 검 끝을 돌려 내리그었다. 한줄기 검강이 정면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 폭발하듯 쏘아져 나간 강대한 힘 때문에 서문청공이 타고 있는 말이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아버렸다!

사람들이 대경실색하며, 사방으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들것에 놓여있던 현미의 시신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서문청공의 검강에 적중한 시신은 그 자리에서 가루가 되었다. 그의 공격 목표는 처음부터 그녀였다!

그는 현미의 시신이 다른 사람 손에서 모욕을 받는 걸 원치 않았다. 그 때문에 손을 써서, 직접 처리한 것이다!

주위에서 천기파강전이 ‘핑핑’하고 날아왔다. 셀 수 없이 많은 우모침이 서문청공을 덮쳐왔다.

하지만 서문청공은 그 많은 우모침을 무시하고, 푸른 검빛으로 화해 쏘아져 나갔다.

“죽여라!”

옥창이 급히 물러나며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현미의 시신이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자신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옥창의 마음은 지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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