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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625화 (724/1,000)

1625화. 일 검에 천검부를 파하다

눈을 찌르는 푸른 광휘가, 마치 푸른 유성처럼 주변을 휩쓸고 지나갔다. 또다시 눈 깜짝할 사이에 천검강기를 뚫고 지나간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눈을 부릅떴다!

“웅......”

기이하고 귀를 찌르는 금속성이 길게 울렸다.

쏘아져 나간 천검강기가 마치 딱딱하게 굳은 것 같았다. 푸른 광휘가 순간, 그 장로의 뒤에 나타났다.

서문청공이 그 장로 십여 장 뒤에 나타나 한쪽 무릎을 꿇었다.

한 손에 든 검으로 몸을 지탱하며, 고개를 숙이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의 입과 코에서는 천천히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는 발가벗은 몸에, 원래 흉터가 있던 모든 곳이 갈라져 피가 흐르고 있어, 그 아래 있는 근육과 살이 보일 지경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피부가 품을 수 없는 물건을 품어 여기저기 찢어지고 터져나가는 것 같았다.

검을 잡은 손이 격렬하게 떨렸고, 당장이라도 땅에 쓰러질 것 같았다.

천검부를 시전한 장로는 입술을 거칠게 떨면서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곧 그 상반신에 한줄기 사선으로 그러진 혈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펑!’ 갑자기 터져나가며, 옥창과 똑같은 모습으로 갈라져 버렸다.

기이한 기운에 의해 타격을 받아 굳어 있던 천검강기도 ‘훙’ 소리를 내며 붕괴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기운이 붕괴하며 사방으로 강기가 터져나갔다.

그 기운에 서문청공도 마치 바람에 날리는 종이처럼 튕겨 나갔다.

하지만 그 싸움을 관전한 사람들은 모두 그런 서문청공의 모습에 그가 낭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들 경악이 어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 검으로 천검부를 파괴하다니!

천검부의 위력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금단기 안에서는 대적할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일개 금단기 수행자가 천검부와 정면 대결했을 뿐만 아니라, 일 검에 천검부의 공격을 파훼하고, 동시에 시전자를 참살하는 모습을 목도했다. 그야말로 믿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

사실 이건 서문천공이 가진 특성이기도 했다. 그는 싸울 때 공방을 주고받지 않았고, 검을 뽑으면 반드시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 이것이 당초 그가 위국 삼대문파의 사람들에게 검을 뽑게 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서문청공이 검을 뽑으면, 그의 적은 서문청공의 공격을 방어해 내던지, 아니면 죽어야 했다. 이리저리 초식을 주고받지도 않았고, 대부분 일 검에 목숨을 취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원영기 이하의 수행자에게 무적이라는 칭호를 가진 기존의 천검부 신화가 오늘로써 끝을 맞이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두 눈으로 그 신화가 끝나는 것을 목도했다!

중독되어, 몸이 정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 검에 천검부를 파괴했다. 서문청공의 일 검이 천검부보다 더 강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장로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다들 그를 잊어버린 것 같았다. 다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괴로워하는 서문청공을 바라보았다. 또 다들 머릿속에 그의 명성이 스쳐 지나갔다. 금단방 일 위의 고수!

이것이 바로 금단방 제 일 고수의 실력이란 말인가?

머리를 산발하고, 온몸에 피칠을 하고, 또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서문청공은 결국 천천히 검으로 몸을 지탱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을 잡은 손은 여전히 격렬하게 떨리고 있었다. 몇 번이나 쓰러질 것 같았지만, 끝끝내 몸을 바로 세웠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뒤돌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다른 효월각의 장로에게 시선을 고정하고는 흔들리는 몸으로 그에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검은 힘없이 땅을 향해 늘어져 있었고, 검을 잡은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검을 땅에 끌면서도 서문청공은 검을 놓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조용히 서문청공을 바라보았다. 목표가 된 장로조차도 서문청공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문청공이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면서, 그가 다시 검을 들어 올리고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자, 장로는 당황하며, 천검부를 꺼내 들었다.

그는 천검부를 꺼내 들고도 두려움을 숨길 수 없었다. 장로가 좌우를 살펴보니, 그의 수하들도 간담이 써늘해졌는지, 천천히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결국, 서문청공이 가까이 다가오기도 전에, 천검강기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양손을 연달아 사용해, 천검강기로 전방을 폭격했다.

폭격이 끝나자, 터져나간 흙과 돌멩이 들이 떨어져 내렸다. ‘푹!’ 하늘에서 한 자루 검이 떨어져 내려 땅에 박혀 들었다. 그리고 피와 살점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내렸다.

그 장로와 다른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서문청공의 신형은 보이지 않았다.

그 장로는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땅에 꽂혀 있는 검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가, 검을 뽑아 양 손 위에 올리고 바라보았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표정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가까이 다가와 바닥에 흩어진 혈육 파편을 바라보며 다들 침묵했다.

죽었다고? 금단방 일 위의 고수가 이렇게 죽었다고?

확실히 죽었다. 서문청공은 더는 싸울 힘이 없었다. 천검강기의 폭격을 막을 힘이 전혀 없었다. 법력을 끌어 올리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그 상태로는 한 줄기 천검강기도 버티기 어려웠다. 그런데 열두 줄기 천검강기에 직격당했으니 말할 것도 없었다.

그가 일 검에 현미의 육신을 없앴을 때, 일 검에 그가 평생 사랑한 사람의 육신을 파괴했을 때, 그는 이미 죽었다.

공기 중에 여전히 옅은 혈무가 날아다녔다. 그와 현미의 육신이 이곳 초원 위에 흩뿌려졌다. 아주 광활한 곳이었다.

그 장로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검집은 찾을 수 없었다. 천검강기에 의해 부서진 것 같았다. 그렇게 그 장로는 서문청공의 검을 그저 손에 들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 검을 자신이 가질 생각이었다.

비록 효월각에 원래 서문청공이 사용하던 검이 있었지만, 그는 이 검을 가지기로 했다.

그는 다른 장로의 시신이 있는 곳으로 향하더니, 시신을 수습하라고 손짓했다. 그리고는 다시 옥창의 시신으로 향했다.

옥창의 시신 곁에는 서문청공이 버려둔 그 천검부가 있었다. 장로가 다시 옥창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효월각의 각주가 죽었다. 서문청공을 상대하기 위해 배치한 포위망을 가동하기도 전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치명적인 천기파강전이고, 천검부고 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소식이 군영에 전해지고, 나조는 할 말을 잃었다.

연합군, 제군 군영 내부, 소식을 들은 후, 사호는 군막 밖으로 나가, 손에 술병을 들고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곧 술병을 하늘 높이 들며 서문청공을 추모했다.

“서문 형, 세상에 완벽한 삶을 사는 사람이 누가 있겠소. 다만 현미와 지하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겠소. 내세에는 원하는 것을 이루었으면 좋겠소. 멀리 나가지 않겠소!”

그리고는 술을 땅에 흩뿌렸다.

뒤에 있는 군막 안, 서탁에 앉은 호연무한이 사호의 등을 바라보며 침묵했다.

사실 호연무한은 가끔, 이들 수행자가 처음부터 속세의 분쟁에 끼어들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 * *

제국 황궁 안. 삼대문파의 장문인들이 어서방으로 뛰어들었다. 호운도와 세 사람이 서로 인사를 하고는 모두 한참 동안 침묵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옥창이 서문청공에게 죽임을 당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 대군과 같이 움직이고, 곁에 그 많은 고수의 보호를 받고 있으면서, 어찌 서문청공에게 죽임을 당했단 말인가?

다들 옥창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혹시 옥창의 죽음으로 후진국 쪽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을 뿐이었다.

세상이 떠들썩한 가운데 조용한 장원의 한 처마 밑에서 뒷짐을 지고 침묵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무심이었다.

계단 아래서 무심과 같이 있던 안보여와 곽만도 다 침묵하고 있었다. 어렵게 두 번이나 살려준 사람이 결국은 애정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만약 현미를 향한 애정이 아니었다면, 서문청공의 실력으로 이렇게 쉽게 죽임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죽여달라고 찾아간 것과 다름이 없었다.

여인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이런 남자의, 이런 죽음은 그들을 매우 슬프게 했다.

이쪽에서 서문청공의 죽음을 알 수 있었던 것은, 금단방의 순위가 다시금 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순위가 변한 이유를 천하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금단방 이 위의 안보여가 이제 일 위가 되었다!

이 위, 삼 위, 사 위, 오 위도 모두 한 단계씩 올라갔다. 옥창이 죽어, 칠 위 이하의 모든 사람이 두 단계씩 순위가 올랐다.

“상상도 못 했군. 일 검에 천검부를 파괴하다니, 그 얼마나 공포스러운 실력인가! 안타깝구나... 하아!”

안보여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곽만이 갑자기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안 언니가 금단방 일 위의 고수군요.”

안보여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무슨 금단방 일 위의 고수란 말이야. 금단방 외에 진정한 고수들이 어디에 얼마나 있을지 누가 알겠어. 예를 들어 그 우유도만 보아도, 얼마나 자신을 숨기고 살았어. 우유도라면 금단방 몇 위쯤에 위치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아? 너도 알다시피, 예전에 나는 우유도에게 패배한 적이 있었어.”

곽만이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우유도는 이미 죽었잖아요.”

“다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예를 들어 제국 상장군 호연무한 곁에 있는 수신호위 사호가 있지. 그자야말로 진정한 고수라 할 수 있어. 소문에 의하면 서문청공조차도 그의 적수가 아니라고 하더군. 아마 나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하겠지.”

* * *

학당의 창문 밖. 소평파는 선생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잠시동안 바라보았다. 일종의 참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저 선생은 소평파가 모셔온 사람으로, 나이가 들어 은퇴한 작은 직책의 관리였다. 소문에 의하면, 민치(民治) 쪽으로 보통이 아니라는 말이 있었다. 지금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뭔가 쓸모있는 것을 전수해 줄 수만 있으면 그것이 누구든 상관이 없었다.

선생의 수업을 참관하던 소평파는 확실히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는 안심할 수 있었다.

태학관이 아직 모두 지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평파는 기다리지 못하고, 건물 하나가 지어지면, 그쪽의 선생님을 초빙하고 학생을 모집해 수업을 시작했다.

막 뒤돌아 그곳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소삼성이 빠르게 다가와 소평파에게 보고했다.

화단 앞에 우뚝 선 소평파가 다소 놀라며 말했다.

“서문청공이 옥창을 죽였다고?”

“그렇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그가 제국에 있는 진국 사신을 죽여 진노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렇게 되었습니다. 대공자님의 말씀이 틀림없습니다. 살릴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소평파가 침묵하더니 물었다.

“지배인 쪽에서는 아직도 연락이 없느냐?”

“소식을 보내면 마치 바다에 빠진 바위 마냥, 어떠한 회신도 없습니다. 정말로 저희와 모든 연결을 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소평파가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

“누구 마음대로? 나와 이렇게 많이 만나고, 그 많은 일을 겪었다. 신분을 밝히지 않으면, 내가 그자의 신분을 모를 줄 알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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