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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632화 (731/1,000)

1632화. 귀환

정과 환이 다시 오상의 손으로 돌아왔다. 이 두 물건의 효과에 대해서 오상은 상당히 만족했다.

발아래 움직임이 있어 오상이 내려다보았다.

발아래 있는 갈황이 다시 일어나 한 바퀴 돌더니, 한 방향을 정하고는 다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 등에 타고 있는 오상은 갈황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장발이 바람을 만나 휘날렸다. 오상은 움직이면서 계속해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높은 고대가 오상의 시선에 들어왔을 때, 그의 두 눈이 번득였다. 그는 그대로 날아올라 삼각형의 고대 상공에 도달했다.

높은 곳에서 한참을 바라보던 오상이 천천히 바람에 의해 모래로 뒤덮인 꼭대기 위에 내려섰다. 오상은 꼭대기에 있는 네모난 돌을 빤히 바라보다가 팔을 휘둘러 그 위에 쌓인 모래를 날려 버렸다. 꼭대기에 중앙에 움푹 파인 곳이 드러났다.

“과연 마전에 기록된 것이 조금도 틀림이 없다...”

오상이 중얼 걸렸다. 그는 움푹 들어간 곳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성신령, 천지원기의 파동이 느껴지는군. 과연 이건 진법이구나...”

오상은 그대로 몸을 날려 고대를 위아래 수차례 왕복하며 조사해 보았다. 딱히 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오상은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 뒤돌아보았다. 오상이 타고 온 갈황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오상은 거기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하늘 높이 날아올라, 사막의 경계 밖에 숲이 울창한 곳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몸을 날려, 이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기 시작했다.

* * *

“한국의 진국신기를 빌려 갔다고?”

남주 초려별원의 밀실 안. 가부좌하고 앉아 있던 우유도가 눈을 뜨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보고를 위해 찾아온 관방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미 여기저기 다 퍼진 사실이야.”

우유도가 다시 물었다.

“이미 빌려 간 것이 확실해?”

“아마도, 이 소식은 이제 별다른 비밀도 아니야. 한국 쪽에서는 숨길 생각도 없어 보여, 어떻게 해서든 설파파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겠지.”

“천영은 오상의 사람이야. 더는 의심할 필요도 없겠어.”

우유도는 다리를 내리고 침상에서 내려오더니, 지도 앞으로 가서 무변사막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미 그곳에 들어갔으려나.”

* * *

빙설각, 손님이 찾아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진정한 주인이 찾아왔다.

홀로 빙설각을 찾아온 설파파가 지팡이를 짚으며 걷고 있었다. 설락아는 설파파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마중을 나왔다. 곧 설파파를 보고 예를 올렸다.

“할머님.”

“성존을 뵙습니다!”

설락아를 따라온 사람들이 설파파를 보고 큰절을 올렸다.

설파파는 그만 일어나라고 손짓하고는 설락아를 보고 담담히 말했다.

“계집아, 얼굴이 어찌 그리 여위었느냐?”

알면서 물어보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설락아는 할 말이 없었다. 확실히 여위었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천영은 그저 기분전환을 하고 오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에 가서 진국신기를 빌려 가다니.

지금 설파파가 직접 이곳을 찾아온 이유를 설락아가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방법이 없었다. 사람을 시켜 수색하게 했지만, 천영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일이 생겼으니, 그녀가 뭐라고 대답할까. 어찌 고민하고, 여위지 않을 수 있을까.

설파파는 별말 하지 않았다. 그저 설락아를 스쳐지나가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설락아는 고개를 숙이고 설파파의 뒤를 따랐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각자 할 일을 하기 위해 흩어졌다.

빙설각의 궁전에 들어간 설파파가 발걸음을 멈췄다. 차를 올리는 사람도 없었다. 다들 그녀가 차 같이 뜨거운 것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는? 왜 안 보이느냐? 오랫동안 못 보았으니, 어디 한번 안아보자꾸나.”

설파파가 갑자기 뒤돌아 자신의 뒤에 있는 설락아에게 말했다.

설락아는 순간 그 눈에 두려움이 차올랐다. 그리고 두려움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할머님, 어른들의 일이에요. 아이와는 상관이 없어요.”

설파파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계집아,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설마 네 눈에 내가 그토록 인정머리 하나 없는 늙은 요괴로 보인단 말이냐?”

“아니에요. 절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설락아는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자. 뭐라고 변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설파파가 다가와 못생기고 창백한 늙은 얼굴을 설락아의 얼굴에 들이밀며 말했다.

“나는 오랫동안 아이를 보지 못했으니, 그립다고 말했다. 나는 아이들을 좋아한다. 그냥 아이를 보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니 어쩔 수 없었다. 곧 강보에 싸인 아이가 안겨져 왔다.

설락아는 유모의 손에서 아이를 받아 꼭 껴안았다. 그녀는 경계 가득한 얼굴로 아이를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설파파는 한 손가락으로 아이의 뺨을 살짝 만지며 혀를 찼다.

“정말 달콤하게도 자는구나. 네가 어렸을 때와 똑같다. 아무런 걱정도 없었지.”

설파파는 설락아가 극도로 경계하는 것을 본 후에 아이의 얼굴에서 손을 떼고는 다시 유모에게 아이를 데려가게 했다.

그제야 설락아에게 물었다.

“남편을 아직 찾지 못했느냐?”

설락아가 고개를 저었다.

“계집아, 성경 쪽에서 다른 사람들이 내게 설명을 하라는구나. 사람이 물건과 같이 사라졌다. 내가 뭐라고 설명해야겠느냐? 압박이 작지 않다. 줄곧 네 설명을 기다렸다. 지금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아무런 말이 없으니, 직접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네게 설명을 듣기 위해서 말이다.”

설락아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한동안 가슴 졸이던 고통이 지금, 이 순간 눈물로 변해 뚝뚝 떨어져 내렸다. 설락아가 흐느끼며 말했다.

“할머니,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아직도 무슨 일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어요. 뭐라고 설명해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설파파가 그녀 앞에 허리를 숙이고는 말했다.

“그러게 말이다. 이 일은 나도 참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설사 네 남편이 정말 무슨 문제가 있다 한들, 겨우 산하정 하나 때문에 너와 혼인을 했단 말이냐? 말이 안 되지 않느냐? 그런데도 네가 알아야 할 것은,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번일에 대해서 합당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물건이 아무런 문제 없이 한국에 돌아가지 않으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무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 아니냐?”

설락아는 은연중에 설파파가 한 말의 깊은 뜻을 깨달았다. 일단 빙설성지가 다른 사람들에게 합당한 사유를 설명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대가로 이번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빙설성지는 이 빙설각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할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설락아는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계집아, 괴롭더냐? 당초 내가 네게 뭐라고 했더냐. 그런데 너는 고집을 부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구나. 아무나 너 정도 되는 사람을 아내로 맞이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설파파가 그 말을 했을 때, 밖에서 한 사람이 다급히 뛰어오더니 보고했다.

“성존, 각주님, 천영 선생님이 돌아왔습니다.”

설파파가 멈칫했다. 그녀는 의외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설락아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

“어디 있느냐?”

그 말이 끝났을 때, 빠르게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천영을 볼 수 있었다.

천영은 안으로 들어와 먼저 설파파에게 인사를 올렸다.

“손녀사위 천영이 할머님을 뵙습니다.”

설파파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잘 돌아왔다. 돌아왔으면 되었다.”

설파파의 두 눈의 신색이 다소 괴이했다.

설락아는 눈물을 닦아내고 다급히 천영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

“산하정은요? 산하정은 어디 있나요?”

천영이 멈칫하더니 말했다.

“돌려주었소. 이미 한국 황제 섭진정에게 돌려주었소.”

설락아가 다급히 물었다.

“증거가 있나요?”

천영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사람들 앞에서 돌려주었소. 많은 사람이 보았지. 그것이... 그것이 증거가 되겠소?”

설락아가 여전히 걱정스러워 하며 말했다.

“정말 돌려주었나요?”

“돌아오기 전에 직접 돌려주었소.”

“알고 있나요. 이번에 정말 놀랐어요.”

설락아는 양손으로 천영을 두드리다가, 결국 그의 품에 안겨, 엉엉 대성통곡했다.

천영은 설락아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잘못했소. 다 내가 잘못했소. 한순간 정신이 나갔었던 모양이오.”

그때 설파파가 끼어들었다.

“천영아. 갑자기 왜 한국의 산하정을 빌려 간 것이냐?”

설락아는 다급히 천영을 밀어내고, 눈물을 닦아내고는 천영을 바라보았다. 이건 그녀도 알고 싶은 부분이었다.

천영이 다소 침울한 얼굴로 말했다.

“할머님, 확실히 제가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당시 한국 황궁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순간 모욕을 받았다고 느꼈습니다. 당시 분한 마음에 산하정을 강제로 빌려 간 것입니다. 하지만 며칠 숨어 있다 보니, 서서히 제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들이 했던 말이 딱히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너무 과민 반응을 한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더 큰 문제가 생길까 봐 곧바로 산하정을 돌려주었습니다.”

설락아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천영이 말하는 소위 ‘모욕’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았다. 설락아는 천영이 자신을 아내로 맞이한 후의 얼마나 큰 압박을 받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부 소문에 대해서 천영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천영이 갑자기 산하정을 빌려 간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전에 수많은 불안과 고민이 이 순간 그녀의 안타까움으로 변했다. 설락아는 자신 때문에 천영이 욕보임을 당했다고 느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정말로 좋아하게 된다면, 자신을 포기하고, 모든 일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좋아하기 때문에!

설파파도 천영의 말을 이해했다. 곧 설락아의 반응을 살피고는 ‘허허’ 웃어 버렸다.

그녀는 가타부타 말이 없이 곧 빙설각을 떠났다. 천영이 돌려주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확인해야 했으며, 돌려준 것이 진품인지도 확인해야 했다.

다만 떠나기 전에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암중에 밀명을 내려 그녀의 허락 없이는 천영이 독단으로 빙설각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 * *

일엽편주가 호수 위에 떠 있었다. 우유도가 홀로 그 위에 앉아 술상을 놓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자작을 하고 있었다.

배가 호수 중앙에 도달했을 때, 한 사람이 갑자기 물속에 튀어나와 배에 올랐다. 그는 우유도의 맞은편에 앉아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맛보았다.

“다들 초려산장의 술과 음식이 일품이라고 하더니, 확실히 나쁘지 않군.”

목소리를 들으니 그는 사여래였다.

우유도는 그를 위해 술을 따르며 말했다.

“무슨 일이길래 직접 오셨습니까.”

“산하정의 일을 들어보았을 것이네. 이번에 나는 천영이 돌려준 것이 진품인지 확인하는 임무를 받고 나왔네. 자네는 겸사겸사 만나는 것이지.”

“확인해 보았습니까?”

“확인했네. 천영이 정말 진품을 돌려주었더군.”

“호오.”

두 눈을 반짝인 우유도는, 사여래의 말을 듣고, 오상이 산하정을 이용해 마전의 진위를 확인했다는 것을 깨달아갔다. 그러니까 오상은 제 오 영역을 다녀온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미소지은 우유도가 말했다.

“재미있군요.”

사여래가 떠보듯이 물었다.

“혹시 뭔가를 알고 있는가?”

“별 것 아닙니다. 그냥 오상이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혹시 절 찾아오신 것이 이것 때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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