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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642화 (741/1,000)

1642화. 포위 (1)

마을을 떠나는 산길 위,

숨어서 감시하는 눈빛들은 여전히 행상의 뒤를 쫓고 있었다.

키가 큰 한 사람과 마른 한 사람, 둘은 관목 숲 옆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안에 숨어 있는 한 남자에게 조용히 물었다.

“집행자님, 저 행상이 의심스럽습니다.”

관목 숲 안에 있는 남자가 대답했다.

“뭐가 말이냐?”

키가 큰 남자가 대답했다.

“저 멜대가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행상은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변명거리는 늘 있기 마련이었다.

관목 숲 안에 있는 남자는 곧바로 행상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확신할 수 없지만,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였다.

마른 남자가 말했다.

“집행자님, 저희 둘이 따라가 보겠습니다.”

관목 숲 안에 있는 남자가 두 사람을 노려보더니 경고했다.

“장난하느냐? 상부에서는 감시만 하라고 했다. 그 누구에게도 접근해서는 안 된다. 만약 저 사람이 목표 쪽과 연락을 취하는 사람이면 어찌한단 말이냐. 일단 타초경사해서, 문제가 생기면 어쩔 것이냐? 그 책임을 누가 진단 말이냐?”

마른 남자가 말했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겠습니다. 그냥 뒤따르기만 하겠습니다.”

관목 숲 안에 있는 남자가 단호하게 말했다.

“안 된다! 그건 우리 임무 범위에 속하지 않은 일이다.”

키가 큰 남자가 말했다.

“집행자님, 분명 뭔가 이상한 사람입니다. 만약에 뭔가를 알고 몰래 소식을 전하러 온 사람이라면 어찌합니까? 저자 때문에 마을에 있는 목표가 이미 조용히 떠나버렸다면, 또 우리가 저 사람을 발견하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저희가 그 책임을 다 감당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우리의 목숨일 것입니다!”

관목 숲 안에 있는 남자는 순간 망설였다. 키가 큰 남자가 이어서 말했다.

“집행자님, 멀리서 따르기만 하겠습니다. 절대 가까이 다가가지 않겠습니다. 또 두 사람 정도 날짐승에 태워 뒤를 따르며 호응하게 한다면, 일단 문제가 생기는 순간, 저 사람을 잡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타초경사 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 됩니다.”

‘분명 뭔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한마디 때문에 집행자는 크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안 한다면, 나중에 변명할 말이 없었다.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이 집행자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결국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두 사람 모두 내 말 잘 들어라. 반드시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 뒤를 쫓다가 타초경사 해서 문제가 생긴다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포권하며 대답했다.

집행자의 명령이 있고 나서 두 사람은 조용히, 하지만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 한 마리 날짐승이 지상에 있는 두 사람과 호응하며 멀리서 뒤따랐다. 감히 목표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 하지만 일단 신호가 오기만 하면, 급히 따라잡아 지원하기로 되어있었다.

반면에 키 크고 마른 두 사람은 숲속에서 계속 잠행하며, 멀리서 행상의 뒤를 쫓았다.

산을 벗어난 행상은 자리에 멈춰 멜대를 내려놓고, 그 옆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그는 삿갓을 벗어 부채질하며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사실 휴식은 구실에 불과했다. 멈춰서 휴식을 취하는 척하면서 주변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누군가 저 마을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마을에 들어갔다 나왔기 때문에 아마도 감시당하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그의 신분을 보자면, 사실 행상은 표묘각의 사람이었다. 평소에 그가 맡은 임무의 특성상, 그는 변장에 능한 사람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행상은 다시 일어나, 멜대를 짊어지고 관도를 따라 걸어나갔다. 마치 다음 마을을 향해 움직이려는 모습이었다.

키 크고 마른 두 남자는 계속해서 그 뒤를 쫓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에야 마른 남자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이쯤이면 감시 범위를 벗어난 것 같군, 아마 주위에 각(閣)의 사람들은 없을 거야.”

키가 큰 남자가 대답했다.

“지금 손을 쓰자는 말인가?”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군. 상부에서는 도대체 이런 것을 시키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군.”

“상부의 세력 다툼이야. 우리에게 알려주지도 않을 거고, 우리가 물어볼 필요도 없지.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냥 시키는 대로 하자고. 네가 할래, 아니면 내가 할까?”

마른 남자가 말했다.

“자네가 가지, 나는 계속 암중에서 협조하겠어.”

키 큰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숲속에서 뛰쳐나가 그대로 관도를 향해 날아갔다. 그렇게 몇 번 크게 뛰어넘으니, 수십 장 밖에 있던 행상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키 큰 남자는 빠르게 행상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행상은 뭔가 움직임을 감지하고는 눈알을 돌리며 빠르게 관도 양쪽에 있는 숲의 상황을 살폈다. 다만 고개를 돌려 확인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 행상은 다시 멜대를 내려놓고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뒤돌아보았다. 그곳에는 키 큰 농부가 있었다.

행상은 크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모습으로, 계속해서 삿갓으로 부채질을 하며, 소매로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고단한 삶에 지친 모습이었다.

도중에 마차 한 대가 둘을 스쳐 지나갔다. 마차는 길을 걷는 두 사람을 신경도 쓰지 않았다.

키 큰 남자가 느긋하게 행상에게 다가갔다. 그가 다가오자 행상이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키 큰 남자가 행상의 멜대 옆에 멈춰 서서 물었다.

“파는 것이오?”

행상이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디 마음에 드시는 물건이 있는지 한번 보시지요.”

“괜찮소, 이런 물건에 별 흥미가 없소. 오히려 당신에게 흥미가 있군.”

말을 마친 키 큰 남자는 갑자기 손을 써서 상대방의 어깨를 붙잡으려 했다.

진작부터 긴장하고 있던 행상은 연기를 이어갈 수 없었다. 이대로 상대방의 손에 그냥 붙잡힐 수는 없었다. 일단 붙잡히면 자신이 수행자라는 것을 그 즉시 들킬 것이다. 어차피 결과가 같다면, 더는 망설일 것도 없었다. 그는 그대로 몸을 날려 한쪽에 있는 숲으로 향했다.

키 큰 남자가 즉시 몸을 날려 뒤를 쫓았다. 길가에 있는 행상의 멜대는 주인 없는 물건이 되었다.

숲속에서 추격전이 펼쳐졌다.

호응하기로 한 마른 남자가 이미 하늘에 신호를 보낸 후였고, 멀리서 대기하던 날짐승이 즉시 방향을 바꿔 이쪽으로 날아왔다.

곧이어 마른 남자도 행상이 도망간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두 사람은 땅에서 뒤를 쫓고, 하늘을 나는 날짐승이 하늘에서 행상을 뒤쫓았다.

기회를 엿보던 공중의 두 사람은 땅으로 뛰어내려 행상의 앞을 가로막았고, 숲속 깊은 곳에서 혈전이 벌어졌다…….

* * *

마을 외곽에 도착한 곽공은 그대로 마을로 들어가지 않았다. 심지어 날짐승을 타고 오지도 않았고, 근처 어떤 곳에서 내려, 그곳에서 그를 마중 나온 사람과 만났다. 그는 만난 사람과 함께 마을 부근에 있는 산속으로 이동했다. 모든 것은 타초경사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직접 이곳에서 지휘하고 있던 표묘각의 우사 악광명은 이미 한발 먼저 도착해 있었다. 곽공이 도착하자 악광명이 포권을 하며 예를 올렸다.

“각주님!”

“지금 상황을 설명해라.”

“현재 모든 것이 정상으로, 아무런 특이사항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났을 때, 마을의 유일한 길을 감시하던 집행자가 뛰어왔다. 그 뒤에는 여기저기 부상이 있는 네 사람이 따르고 있었고, 그들은 혼절한 한 사람을 둘러업고 있었다.

곽공이 두 눈을 번득였다. 악광명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냐?”

집행자는 우선 두 사람에게 예를 올리고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을에 들린 행상의 모습이 수상쩍어 뒤를 쫓게 했고, 도망가려고 하는 것을 보고, 잡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악광명이 대경실색하며 빠르게 곽공을 바라보았다. 곽공은 어두워진 얼굴로 심각하게 말했다.

“너희보고 감시하라고 하면, 감시하면 그만이다. 누가 너희보고 독단적으로 움직이라고 했더냐?”

그야말로 크게 진노했다. 일단 타초경사 해서 목표가 도망치면,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것이다.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냐?”

원색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 사람의 인영이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바로 원색, 목연택, 장손미였다. 세 사람은 비록 나중에 출발했지만, 도착한 시간은 곽공과 거의 비슷했다.

“사부님!”

곽공이 급히 예를 올렸다.

“성존을 뵙습니다!”

사람들이 당황하며 다급히 예를 올렸다. 원색이 손을 내저으며 다시 물었다.

“이 부상은 어찌 된 일이냐, 발견됐느냐? 싸웠느냐?”

“저도 방금 도착해서 구체적인 상황을 아직 알지 못합니다.”

곽공은 먼저 그리 말하고는 뒤이어 그 집행자를 가리키며 굳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찌 된 일이냐, 빨리 상세히 고하거라!”

“알겠습니다…….”

집행자는 두려움에 떨며 곧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세 성존은 상황을 확인한 후 모두 혼절한 행상을 바라보았다. 장손미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직 안 죽었느냐?”

키 큰 남자가 다급히 대답했다.

“살아 있습니다. 저희가 이자를 잡아 어찌 된 일인지 물었지만, 죽어도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기절시켰습니다.”

목연택이 말했다.

“이 자를 붙잡는 과정에서 큰 소란이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마을과 충분히 멀어진 후에 손을 썼습니다.”

원색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누가 너희보고 손을 쓰라고 했더냐?”

키 큰 남자가 두려움에 떨며 대답했다.

“저희도 손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자가 감시 지역을 벗어난 후, 갑자기 멜대를 벗어 던지고 다급히 도망하지 않겠습니까. 저희는 즉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잘못이 없다면 왜 도망친단 말입니까. 또 이 자가 마을에 들어갔던 것을 생각하면, 혹시 이미 들어가서 상황을 전달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어, 도망가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를 잡아들인 것입니다.”

목연택이 말했다.

“더는 시간 끌지 말고, 지금 당장 움직이지.”

원색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즉시 곽공에게 말했다.

“지금 즉시 사람들을 소집해 마을을 포위해라!”

“알겠습니다!”

곽공이 포권을 하며 대답했다. 곽공의 명령에 따라 수 마리의 금시가 날아올랐다.

금시는 멀리 가지 않았다. 다만 수십 리 안에 있는 각지의 인원들이 모인 곳으로 향했을 뿐이었다. 비밀리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무엇 때문에 소집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 소집될 때 이미 외부와의 모든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수십 리 밖에 숨어 있던 수만의 수행자들이 모여들었고, 공중에는 대량의 날짐승들이 날아다니게 되었다.

그들은 사방팔방에서 목표로 하는 마을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을의 공중, 지면, 숲, 물속까지 대대적으로 통제했고, 그 누구도 어느 방향으로든 들키지 않고 마을을 빠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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