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가유혼-14화 (14/350)

14화

허물어지는 백경의 앞으로 당유혼은 산보하듯 다가왔다.

그렇게 내려다본 거체에는 십수 개가 넘는 암기가 박혀 있었고, 그보다 더 많은 수의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전신을 검붉게 중독시켜 버린 독.

‘무식하기는……. 그 상황에서, 저 녀석 하나만을 노렸다는 거지?’

몸과 몸뚱이가 분리된 채 죽음을 맞이한 신호영이라는 흑의인.

보아하니 아는 사이인 모양이었지만, 자신을 죽이려 드는 살수의 세례 속에서도 최소한의 살생으로만 상황을 종식시키려 했다.

덕분에, 그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물론,

‘내가 없었다면.’

“음…….”

어떻게 할까.

살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살려야 하는 이유.

“고깃값은 독버섯을 분류해 주는 걸로 갚았고, 술값은 저 녀석을 상대해 주는 걸로 갚았는데 말이지…….”

무심한 시선으로 주변을 훑었다.

어지럽게 널브러진 암기들이 우선적으로 보였고, 그다음으로 보인 것은 부서진 가정 집기의 파편들.

그러니까,

“…하나 남았네.”

하필 이것들을 부숴 먹지만 않았더라도 그냥 갔을 텐데, 엄한 가정 집기들을 부쉈으면 그 역시 빚이다.

쓰러져 있는 백경을 일으켜 앉힌 당유혼은 그 뒤로 돌아가며 혼절해 있던 그의 등에 손을 얹었다.

‘종류별로 가지가지 처발라놨군.’

독의 조종(祖宗)이라 할 수 있는 당유혼이었기에 흑교살대가 사용한 독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

극독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암기마다 치덕치덕 바른 덕에, 여러 개의 독이 복합적으로 몸 상태를 극악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만약 해독제를 사용해야 했더라면, 어떤 의원이 오더라도 대번에 인상을 찌푸렸을 상태.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별것 있나. 이독제독(以毒制毒)이지.”

독을 독으로 조진다.

지독한 독이라면, 더 지독한 놈으로 해치우면 된다.

그리고 당유혼에게는 단언컨대 세상에서 가장 독한 놈이 있었다.

‘움직여라.’

한참 난리를 피우고, 다시금 제 보금자리로 돌아가려는 녀석의 목덜미를 잡아채 움직였다.

- 크르르…….

사납게 반응하는 탐(貪)이었으나, 세상 어떤 독물도 동네 개새끼 때려잡듯 다뤄본 당유혼에게는 가소로운 저항이었다.

‘배부르게 해줄 테니 움직여라.’

제자리에 배 깔고 누우려는 녀석의 궁둥이를 차 기어코 움직이게 했고, 덕분에 외딴곳으로 쫓겨나게 된 탐은 사납게 몸을 움직였다.

그 방향은 가장 군침 도는 냄새를 풍기는 독.

원래는 백경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극독이지만,

콰직!

잔뜩 독이 오른 탐은 단번에 아가리를 벌려 그것을 집어삼켜 버렸다.

‘우선 하나.’

순식간에 뭉쳐 있던 독혈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당유혼은 계속해서 탐을 또 다른 독혈 쪽으로 움직였다.

원래는 각종 독들이 복잡하게 엉켜서 생겨난 극악한 독혈이지만, 지금은 제집에서 쫓겨난 탐이 화풀이 겸 먹어 치우는 식량에 불과했다.

우적우적우적!

게걸스러운 탐식(貪食)이 이어졌고, 그렇게 제법 배를 불리게 되자 조금 화가 누그러든 탐은 주인의 의도대로 움직였다.

그렇게 한 식경이 흘렀을 무렵,

“후우…….”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아내며 몸을 일으켰다.

“운 좋은 줄 아쇼.”

죽을 뻔한 운명에서 되살아나, 이제는 코까지 고는 백경을 내려다보며…….

“당신 나한테 빚진 거야.”

수십 가지 독을 집어삼킨 당유혼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 * *

“끄으응…….”

머리가 아팠다. 아니, 아픈 건 머리뿐만이 아니었다.

‘숙취가 이렇게 세나…….’

전 관절과 근육이 내지르는 비명 속에서 몸을 일으키는 백경이 지난 기억을 되새겼다.

‘그러니까… 웬 이상한 꼬멩… 아니, 청년이랑 술을 마시며 정체를 떠보려 했고… 그러다가… 흑교살대 그놈들이… 그놈…….’

“놈……!! 신호영 이놈!!”

화들짝 놀라 일어서며 박도를 쥔다.

다행히 바로 옆에 놓여 있는 박도를 쥐며 몸을 일으킨 백경.

그가 본 것은…….

우적우적.

“…….”

“…어, 그러니까…….”

뭔 저런 병신이 다 있냐는 듯한 시선을 던지는 당유혼. 그 와중에도 씹던 고기는 계속해서 우적거리는 게 사람을 더 무안하게 만들었다.

“흠흠……. 음, 좋은 아침일세.”

우물우물, 꿀꺽.

“예, 뭐 좋은 아침이네요. 해는 이미 중천에 떴지만.”

뚫린 지붕 정중앙으로 쏟아져 내리는 햇빛이 실로 따사롭다.

얼마나 따사로운지 얼굴이 다 달아오를 것만 같아 얌전히 박도를 내리며 제자리에 슬그머니 앉았다.

“음… 그러니까…….”

벅벅.

결국 머리를 긁적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자네는… 한패가 아니었군.”

앞뒤 다 자른 문맥이지만, 당유혼은 대충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도 그렇구요.”

“자네도?”

그걸 보자니 떠보려 했던 것은 상대 쪽도 마찬가지였다는 걸 깨달았다.

“…하긴, 이 무림에 사연 없는 이는 없겠지.”

“박복한 세상이잖아요.”

암만 잘 쳐줘도 이립도 안 이른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무림이란 것을 잘 아는 백경을 몸을 조금씩 움직여보며 물었다.

“날 치료해 준 것도 자네인가?”

“독을 없애준 걸 묻는다면 맞아요.”

“…빚을 졌군.”

“뭐, 집기 부숴 먹은 대가라 생각하세요.”

목숨을 구해 주고도 정작 아무렇지 않게 말해 오는 모습엔 한점 거짓이 없다.

그 때문일까?

멍하니 바라보던 백경의 입이 불현듯 열렸다.

“이보시게, 소협.”

“왜요.”

“만약… 소협이 속한 집단이 옳지 못한 길로 간다면 말일세.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그곳과 연을 끊으려 떠났는데… 그들이 소협을 배신자라 칭하며 쫓아온다면… 어찌할 텐가?”

저도 모르게 던진 질문에, 백경은 뒤늦게서 아차 싶었다. 이건 도저히 남에게 할 만한 얘기가 아니니까.

그에 후회할 때,

“음… 그러니까.”

새로운 고기를 집어가던 청년이 반문했다.

“가족들과 엇나가서 가출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르겠다는 뜻 아니에요?”

“…그게 그렇게 되나?”

“맞잖아요?”

“아니, 맞긴 한데.”

분명 맞는 말이긴 한데…….

“그런데 가족들은 또 아저씨를 죽이려고 찾아오고, 아저씨는 또 그 사람들 다 죽이기는 싫고. 계속, 계속 도망만 치려는데, 또 쫓아오는 그런 관계라는 거죠?”

“그렇…지?”

“흠, 그리고 아저씨가 보기에 잘못한 건 자신이 아니라 가족들이다?”

“그렇…지…….”

“그럼 간단하네요.”

질겅이던 고기를 꿀꺽 삼키며 결론 내렸다.

“집으로 돌아가세요. 그리고 쥐어패서라도 바른길로 가게 하면 되죠.”

“……?!”

지금… 내가 잘못 들었나?

“아니,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간단하게 생각하면 안 돼요?”

“응……?”

“보아하니 또 혼자서 많은 심사숙고 끝에 스스로 떠난 듯한데, 사실 그거 도망친 것뿐이잖아요.”

도망친 것.

이미 스스로 말한 것이지만, 어째서인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한편이 짓눌리는 것 같았다.

“가족이 말을 안 듣고 엇나가면, 패서라도 올바른 길로 가게 해줘야죠. 나이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애들이 말 안 듣는다고 도망치는 어른이 어디 있어요?”

참 별걸 다 고민한다.

‘나 때는 말 안 듣는 녀석들은 쥐어패서라도 말을 듣게 해줬는데.’

칠대금단병기까지 들고 와서 시위를 벌이던 녀석들에게 사랑의 매로 다스려주던 그 시절.

“애들이 말 안 들으면, 패서라도 고쳐놔요.”

“…확신이, 없지 않나?”

“확신? 무슨 확신요?”

“내가 옳은 것이란 확신이 말일세…….”

“흠, 적어도 길 잃은 과객한테 하룻밤 자고 가는 걸 허용해 주는 사람이, 생면부지의 과객을 죽이려고 드는 이들보다는 나아 보이는데요?”

‘그들을… 옳은 길로 가게 하라고?’

지금껏 생각하지 못한 발상이다.

과격하고, 폭력적이지만, 동시에 자신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 그렇기에,

“큭… 크크크… 크하하하…….”

백경은 그만, 웃음을 터트려 버렸다.

“그렇군, 그런 거였어. 내가 옳았다면… 나는 틀린 것이었어.”

‘길을 찾았나 보네.’

방황하듯 혼탁하던 눈이 맑게 빛나고 있다.

그리고,

“고맙네, 소협.”

자리에서 일어선 그는,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려 보이는 당유혼에게 진심을 담아 허리를 숙여 보였다.

“밥 먹다 말고 뭔 짓거리예요?”

“배움을 준 은인에게 감사를 표하는 중이지.”

히죽, 웃으며 고개를 든 그가 다시금 털썩 자리에 앉았다.

“자네의 말이 맞네. 말 안 듣는 가족들이라면, 두들겨 패서라도 끌고 가야 했거늘. 나는 그냥 나 혼자 고고하자고 저 정파의 위선자들처럼 가식을 부린 것에 불과했네.”

“대단히 많은 걸 깨달은 듯한 눈빛인데,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돌아가야지.”

돌아가서, 이 두 손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리라.

“그래서 말인데, 자네 나랑 함께 갈 생각 없나?”

“예? 이 아저씨가 미쳤나?”

“뭐, 뭐가 말인가?”

“딱 봐도 가진 거라고는 하나도 없고, 미래는커녕 현재도 불투명해 보이는 직장에 앞날 창창한 젊은이를 투신시키려는 거예요?’

“…….”

틀린 말은 아닌데, 이리 들으니 상당히 뼈 아프구만.

“…끙, 싫으면 말게. 그래도 나를 따라와서 잘 되면 전 무림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는 기회가…….”

“예, 그 기회 많이 가지시구요.”

들을 생각조차 없어 보이는 모습에 백경은 결국 헛웃음과 함께 순순히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허면, 내 자네에게 받은 은혜는 다른 식으로 갚겠네.”

“돈으로 주시게요? 현물도 환영입니다?”

“…그런 거 아닐세.”

한결같은 녀석.

“훗날, 장강에 와서 백경을 찾게.”

텅―

단단한 가슴팍을 두드리며 호언장담.

거기에는 확신에 가까운 자신감이 있었다. 반드시 이루어낼 것이라는 자기 확신.

그 모습에,

“에휴…….”

“…왜, 왜 한숨인가?”

“그러니까, 지금 확신도 없는 백지 수표를 갈긴다는 거잖아요.”

“내가 확신인데…….”

“에잉, 쯧.”

영 못 믿겠다는 불신의 눈빛에 백경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그 모습에 한심함은 두 배쯤 늘어났지만,

“뭐, 괜찮겠지.”

당유혼은 슬슬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켰다.

“응? 어딜 가려는가?”

“어딜 가긴요. 갈 길 가는 거죠.”

“…그렇군.”

애초부터 하루 묵어가던 과객과 같은 사이.

떠나가는 그를 향해 백경은 다시 한번 포권을 취했다.

“잊지 말게, 장강의 백경일세.”

삐걱―

문을 닫고 나올 때까지도 그 자세를 풀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며 당유혼은 비죽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그 녀석’의 무류인 건가?’

짙게 풍겨오는 냄새는, 사실 백경이 어디의 소속인지 쉽게 짐작하게 했다.

“부진장강곤곤래(不盡長江滾滾來).”

“그걸 아쇼, 형님?”

“이 내가 다 해도, 다함이 없는 장강은 출렁이며 흐를 것이오.”

이제는 끊어져, 그 잔재만이 남았을 인연.

그 인연을 향하듯 던졌던 시선이 머나먼 곳을 향하다가…….

“흠.”

이내 곧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돌아섰다.

그렇게, 다시 발걸음을 바삐 놀렸다.

* * *

헉… 허억… 허억…….

거친 숨소리가 숲 속에 울려 퍼졌다.

그들의 정체는 백경을 노리다 패퇴한 흑교살대의 흑의인들.

피땀에 젖은 채 안전하다 생각되는 거리까지 도망쳐서야 겨우 숨을 돌렸다.

“젠장, 이걸 어떻게 하지?”

개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하기는 뭘 어떻게 해? 일단 복귀부터 해야지.”

“멍청하긴! 그랬다가 삼공자님께 어떤 치도곤을 당하려고?”

“젠장, 누가 몰라? 하지만 대주께서 당하신 걸 잊었어?”

“…끄응.”

비난의 말을 쏟아내던 흑의인은 앓는 소리를 흘렸다.

여기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아직 백경이 마지막에 보인 신위가 아른거렸다.

수십의 암기를 몸에 꽂은 채 달려들어, 끝끝내 그들 대주의 목을 베어버리던 야차(夜叉)와 같은 모습!

그들의 대주는 무력도 무력이지만, 심계와 준비성도 보통이 아닌지라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갔음에도 그 꼴이 되어버렸다.

거기다 부대주까지 웬 이상한 놈에게 유명을 달리했으니, 남은 이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일단, 복귀해야겠군.”

한참을 침음을 삼키던 이들도 결국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들의 주인에게 어떤 험한 꼴을 당한다 해도, 일단 돌아가서 보고라도 올려야 했다.

그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니까.

허나,

“글쎄. 그건 좀 곤란하겠는데.”

그들 사이로 낯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흠칫!

“웬 놈… 커억!”

가장 먼저 반응하고 돌아보던 흑의인의 목에 가는 실선이 그어졌다.

“누구냐!!”

챙― 채앵!

허겁지겁 검을 뽑아 드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둘러 향해지는 검 끝, 그곳에 있는 것은…….

“정보란, 독점할 때 가치가 있는 것이어서 말이지.”

지독히도 평범한 문사 차림의 사내였다.

“자네들은 여기서 죽어줘야겠어.”

* * *

치이익…….

무언가 타들어 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의 뼈까지 녹여버린다는 화골산이 사람이 있었다는 흔적을 완전히 지워 버렸다.

그 모습을 덤덤히 지켜보던 사내는 뒤처리까지 완전히 끝낸 뒤 한 명의 청년과 한 명의 중년인이 있던 곳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써 내리고 있었다.

[외견상 나이는 약관에 이르지 않았음. 독과 암기의 고수이며, 의술에도 일가견이 있어 보임. 무력은 흑교살대의 부대주를 쉽게 격살할 정도이므로 최소 절정 이상으로 추정… 장강의 백경과…….]

뚝.

거침없이 움직이던 지필묵이 멈추었다.

“…아직 이 정보까지 공개하기는 이른가?”

정보는 힘.

무언가를 쥐는 것만 같이 손동작을 취한 그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딘가에서 쉽게 죽을 인물 같지도 않을 테니, 이 정보의 가치는 더더욱 오르겠지.”

머릿속으로 빠르게 주판을 굴리는 이.

세상 만물을 가치로 환산하고 거래하는 흑상(黑商)은 사천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뜬금없이 객사할 팔자는 아닐 테니까.”

* * *

“헉… 헉… 뒤, 뒤질 것 같다…….”

눈앞이 아른거린다.

곧 쓰러질 것만 같은 걸음걸이로 허우적거리는 그 모습은 곧 죽을 꼴처럼 보였다.

“…그래도, 해냈다……. 흐흐, 이 당유혼 님이 못 할 것 같았냐? 제길, 빌어 처먹을 사천! 내가 왔다고!”

시야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성곽.

그 아래로 검은 그림자가 줄을 섰으니, 바로 사천으로 들어서려는 이들이 문전성시를 이룬 것.

이제 당유혼도 그곳에 가서 줄을 서면 되는데…….

“흐… 흐흐… 내가 왔다……. 딱 기다려, 이 당유혼 님이…….”

어랍쇼? 왜 이럴까, 시야가 점점 흐릿해지는 것은.

“가야… 하는데, 내가… 가야… 하는… 드으…….”

털썩―

가물가물해지던 의식은 완전히 암전(暗轉)되었다.

과거 천하제일 독종이라 불리던 당유혼. 이천오백 리의 길을 주파하는 데 성공했으나, 사천을 바로 앞두고 쓰러진 것이다.

그리고,

스윽―

쓰러진 당유혼의 머리 위로, 사람의 그림자 하나가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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