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 산 회
흰 머리에 듬직한 어깨를 벌리고 있는 듯한 모습의 옥당궁산은 언제나 선계의
선인들의 모임장소였다.약 천여년을 두고 이 곳 이외의 모임 장소는 없었었다.
이곳은 언제나 산등성이 위에 운무가 깔리고 청아한 공기가 일년 내내 불어 왔
으며 산허리에는 칠채색의 무지개를 걸고 있었다.
산중턱에 위치한 굽이 굽이 굽어 도는 유려한 계곡수는 어느샌가 급작스레 절벽
으로 떨어져내려 흰 물거품을 뿜어내는 폭포를 만들어내고 산 밑으로는 옥빛 투
명한 물줄기를 펼쳐내곤 했다.
그 옥당궁산에 다시 모인 선인들의 수는 약 이십여명가량 되었지만 그들 모두는
품계별로 나뉘어 옥당궁산 정상에 앉아있었다.
정상에는 몇십년에 단 한번 눈이 녹아 버리는 시기를 맞추어 모습을 드러내는
흰 대리석의 좌대들이 연어어 자리잡고 있었다.이 좌대에는 각기 이름이 적혀
있었고 결국 이 연꽃 모양의 좌대는 하나 하나 임자가 있는 셈이었다.
그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좌대는 언제나 비어 있었다.
그 좌대에 새겨진 글자는 단 네 글자였는데 그 자리만은 언제나 누가 앉을 지
회의에 붙여졌다.
영산회주.
그 좌대만을 남기고 모여 앉은 선인들은 아직 다 자리를 채우진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 확실히 자리를 잡고 앉은 선인들은 대부분 하급선인들이었고
진짜 지위가 높은 선인들은 반도 채 오지않은 상태였다.
이 영산회는 마전군내의 고수 마룡과 싸울 회주를 뽑아 마전군과의 대결을 하기
위해 벌어지는 것이다.
선계의 양갈래인 천격군과 마전군은 선인와 마선인으로 나뉘어져 있었다.그들은
각 주기마다 서로 비무하여 마의 주기와 정의 주기로 세상사를 나눈다.
대저 세상은 정이 있으면 사가 있고,생이 있으면 사가 있는 법.
모든 세상이치는 하나에 치우치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모든 것은 중용의 도를
깨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렇게 도를 닦아 선인의 반열에 오른 모든
생물체나 무생물체는 그 이치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미망을 버리지못하
는 것은 어쩌면 그들 자신도 완벽한 존재는 아니란 뜻이 될 것이다 라고 구석에
앉아있던 종화선인은 냉소적으로 생각하고 선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일찍 와 있었다.월궁각의 각주인 그는 중앙에 놓인 자신의 자리에 앉기보
다는 언제나 뒤에 와 앉아있는 것을 즐겼는데 지금도 그러하고 있었다.
그의 뒤에 앉은 하급 선인들이 웅성대면서 유력선인들이 오지않는 것을 궁금히
여기고 있는 동안 그의 눈에 날렵하게 걸어오는 동찬성이 보였다.
"동찬."
"아,각주님."
동찬성은 그를 보자 고개를 가볍게 숙여보였다.
그는 차기의 궁선각주로 이미 내정되어있었다.북두성의 아드님인 이 별의 공자
는 태어나면서부터 냉정하고 사리분별이 확실하여 다른 사람에게서 신뢰를 받아
왔다.문성인 북두성의 아들인 그가 무장이 된 것에 대해선 다들 구구히 말이 많
았지만 저 화선의 아들인 대호가 무장이 된 예를 본다면 별로 놀라울 것도 아니
었기때문이다.
동찬성이 왔다는 것은 태천대제 금산신모도 왔다는 이야기였다.종화는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궁선각의 문인들을 이끌고 오는 것을 발견했다.
"세현은 지금 검선각에 있는 건가?"
"그렇습니다."
동찬성이 정중하게 대꾸했다.
금산신모는 종화를 보자 눈쌀을 찌푸렸다.
"각주는 언제나 이렇게 한 구석에 앉는 구려.어서 좌대에 앉으시는 게 어때요?"
"음,그럴 참이오."
종화는 그녀와 나란히 좌대에 올라 앉았다.
그와 그녀가 앉자 곧이어 요지의 대지신모 영락선이 다가왔다.그녀는 등 뒤에
화려한 미모의 도화공주를 데리고 오고 있었는데 그녀의 서릿발 같은 얼굴을 보
자 마자 다들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녀는 못마땅한 듯이 새초롬한 얼굴을 하고 좌대에 앉았는데 종화는 왠지 그녀
를 놀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요지의 아름다운 선녀들이 꽃 향기를 뿜어내고 있는 동안 이번에는 약간 시
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금화원의 화선들이 등장했다.
그녀들은 물론 화선이기때문에 형형색색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들어서고 있
었다.앞장 선 금화선제 화선풍은 들어서다가 대지신모를 보고는 눈쌀을 찌푸렸
다.그녀는 대호가 아직도 누워있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그녀는 요지의 선녀들을 노려보고는 도화공주를 당장에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종화가 그녀의 팔을 잡아 이끌지않았다면 당장에 그
녀의 꺽달진 성격에 뭐라도 한 소리 나왔을 것이다.
금화선제를 수발하고 들어온 것은 물론 그녀의 애제자이자 장제자인 난만화경승
아였다.그녀는 궁선각의 좌대와 나란히 앉은 금화선제의 뒤에 서면서 역시 금산
신모의 뒤에 선 동찬성에게 미소를 던져 보였다.
화려하고 아찔할 만큼 아름다운 미소였다.
종화도 얼결에 미소를 지을 정도였건만 동찬성은 차가운 별의 왕자답게 약한 미
소만 인색하게 지어 보였다.그래도 그게 어딘가 하고 승아는 생각했다.
조용한 선율이 흐르고 곧이어 정락원의 선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그녀들은
워낙에 조용하여 눈에 뜨이는 법이 거의 없었다.그들 중 정락원주인 조월묘선
구천선자가 우아하게 좌대위에 앉았다.
그 고요한 여선 구천선자를 흠모하여 검선각주 정훈이 도화공주와 파혼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종화도 힐긋거리고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낮게 고갤 저었다.
어딜 보아도 도화공주가 낫지.
그녀는 약간 푸른 안색에 가까울 정도로 희고 창백했으나 고운 이목구비로 미모
이긴 했다.그러나 당장에 피어오르는 복사꽃처럼 아름다운 도화공주에게는 미칠
바가 못되었다.그러나 그건 종화의 취향일 뿐이었다.
"주인님."
선용이 낮게 그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가 홱 돌아보니 그에게 막 말을 거는 선인이 있었다.
넓은 어깨와 검푸른 긴 수염과 당당한 체구를 가진 선인이었다.전신엔 용을 상
징하는 용포를 걸치고 푸른 눈매를 하고는 그를 바라보고있었다.허리에 찬 검
은 매우 육중한 도였다.
화려무비한 그 용의 비늘과도 같은 용포는 그의 위협적일 정도로 강렬한 용모를
더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오랜만이군요.용환제."
종화는 약간 냉담하게 그러면서도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음,그렇소.각주.건강해 보이시는 군.오늘 현정천녀는 오지않으신 거요?"
용환제는 팔짱을 끼면서 전세에 자신의 아들이었던 선인을 바라보았다.
천년전 종화선인은 그의 아들이었다.그것도 사랑하고 아끼어서 당연 제위를 물
려주고 싶었던 아들이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제위라는 것은 별거 아니니 난 선도나 닦겠다고 승천해버렸었
다.그 이후 그도 승천의 제의를 몇번이나 받았지만 용환제는 100년 가까운 세월
을 그대로 제국을 건설하는데에 전력투구했었다.
"현정은 조금 후에 나올 거요."
종화는 전세의 부친에게 친근감따위는 그다지 가지지않았다.그는 전세에 자신이
왕자였고 그것도 제국의 후계자였다는 사실 따위는 신경쓰지않았다.그리고 그건
말 그대로 속된 것이고 겉껍질일 뿐이었다.
"용궁원의 문인들이 다 나온 모양이군."
그는 용환제에게 하대하면서 말했다.용환제는 그보다 선급이 세단계나 아래다.
어찌보면 함부로 용환제는 종화에게 말을 걸기 어려울 정도로 계급이 다르다.
그들이 가벼운 문안인사를 서로 나누는 동안 드디어 말도 많던 검선각의 문인들
이 등장했다.
추후낭월 정훈선인은 여전히 아름다운 용모에 냉담한 표정이었다.아니 냉담이라
기 보단 무심한 편이었다.그러나 눈은 맑고 청명하여 물기가 많아서 그 자신의
불안정할 정도로 예민한 감수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 눈이 마음에 안들어 하고 종화는 중얼거렸다.
전신이 검인 주제에.생물도 아닌 검이었던 주제에 저런 눈을 하고 제멋대로 지
내다니.어처구니가 없어.
그의 뒤에 선 것은 세현 혼자 뿐이었다.
세현은 고상한 이마와 단정해 보이는 입매로 침묵하고 있었는데 평소처럼 웃음
을 짓지않는 것은 깨어나지않은 대호에의 걱정과 심기가 불편한 스승때문이었
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마자 한 가운데 텅 빈 자리에 위치한 한 좌대에서 한명의
선인이 일어서서 두 손을 치켜 들어 개회를 선언했다.
"이제 영산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그는 흰 갑주를 걸치고 등에는 검과 활을 매단 선인이었는데 넓은 어깨와 무장
다운 몸가짐을 하고 있었다.그는 신장다운 태도를 하고 있었는데 길고 쭈욱 뻗
은 장미와 굳게 보이는 입매가 묵직해 보였다.
"이제 회의를 시작합시다.오늘 가장 큰 주제는 역시 회주의 선출일 것이오."
그는 사방 좌대에 앉은 선인들을 돌아보면서 그 다음으로 텅 빈 좌대를 가리켜
보였다.
"진묘선군."
점잖게 한 마디를 던진 것은 여지껏 침묵하고 있던 금화선제였다.
그녀는 우아하게 손을 들어 입을 가리며 말했다.
"나는 여기서 일단은 이번 회의의 불안정함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진묘선군 우장군 승훈은 눈썹을 가볍게 찌푸렸다.그는 그 말의 저의를 알기위해
눈을 다시 뒤에 앉은 명도진군 좌장군 성백에게로 돌렸다.
흰수염과 붉은 안색을 하고 있는 명도진군 성백은 그녀에게 약간 추궁의 시선을
던지며 입을 열었다.
"무슨 뜻이오? 금화선제?"
"이번에 영산회에 모이신 분들은 전회의 회주인 검선각의 각주 정훈선인이 퇴진
을 선언했던 것을 전부 기억하고 계실거에요."
그녀는 옹골차게 자신의 아들의 스승을 분노의 눈길로 바라보았다.
정훈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고 세현은 그녀가 화를 내는 까닭을 잘 알고 있
기에 불안해졌다.
"그런데 여기서 또 정훈선인을 선출하게 된다면 그건..정훈선인의 얼굴에 흙칠
을 하게 하는 거죠."
그녀는 잘라 말했다.
그녀는 두손을 아름답게 흔들면서 성백과 승훈만이 아닌 다른 선인들을 돌아보
며 강조하듯 말했다.
"즉,절대로 회주후보에 정훈선인이 올라선 안될 거란 거죠."
차가운 침묵이 흘렀다.
금화선제가 화를 내고 있다는 건 다른 선인들에게도 잘 알려져있었다.
그녀의 아들 대호가 우유부단한 스승때문에 무리한 선공을 쌓다가 화를 입었다
고 소문이 나 있었던 까닭이었다.본디 내용은 조금 틀리지만 현재 모든 책임과
잘못은 정훈에게 쏠리고 있는 차였다.
세현이 뭐라 한 마디 하려 할 때 궁선각의 금산신모가 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그 말에는 동감이에요."
그녀는 완고한 시선을 들어서 자신의 아들이 항의어린 시선으로 보는 것을 모른
척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무단으로 인계에 내려가서 인계의 일에 간섭한 정훈선인
에 대해서 한마디 하지않을 수 없어요."
성백은 눈쌀을 찌푸렸다.
지금 이런 일로 싸울 때가 아니건만 하고 그가 막 뭐라 할때 차가운 음성이 들
렸다.
"검선각주를 지금 탄핵하는 겁니까?"
입을 연 것은 막 들어선 현정이었다.월궁천녀는 나타나자 마자 냉철한 시선으로
그들을 돌아보고는 자신에게 마련된 좌대로 가서 앉았다.
그녀는 자신을 감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현과 성백등의 시선을 가볍게 받고
는 호소하듯이 말했다.
"자아.지금 그런 가벼운 일로 운운할 때가 아니지요.어서 회주를 결정하여야 마
전군과 담판을 지을 수가 있을 거 아닙니까?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는 동안 인
계에서는 수많은 자들이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주먹을 가볍게 쥐어 자신을 바라보는 선인들의 시선을 잡아 이끌듯이 하
고는 말투를 가라앉혔다.
"회주가 누가 되던 간에 지금은 회주를 뽑는데만 열중합시다.모두 거수로 회주
선출에 기여해 주세요."
그녀가 자리에 앉자 성백과 승훈은 서로 안도의 한숨을 내어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아,그럼 이제부터 후보에 대해서 말을 합시다."
금화선제는 화가 났지만 참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현정천녀가 아닌가.그녀의 말이라면 어쩔 수가 없었
다.대호를 그녀가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는 잘알고 있는데다가 그녀의 말은 매우
조리가 있었다.
나중에 다시 저 짜증나는 제멋대로의 선인을 해결하자 하고 그녀가 마음을 다잡
고 있을 때 금산신모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내 제자인 차월익조동찬성을 추천해요."
동찬성은 놀란 얼굴도 없이 냉정함을 유지한 채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가장 젊은 후보였지만 그에 대해서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승아가 흥분으로 얼굴을 붉히고 그를 바라보고 있을 즈음 그 모습을 보고 금화
선제도 고개를 그덕이며 동의했다.
"다음은?"
승훈이 돌아 볼 때 갑자기 대지신모가 음산할 정도로 냉정하게 외쳤다.
"나는 월궁각의 각주 당천일기린 종화선인을 추천하오."
종화는 눈을 크게 떴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동의의 소리가 우뢰와 같이 튀어 나왔다.종화는 나서지 않을
마음으로 뭐라 입을 열려는 순간 현정이 그의 옆구리를 가볍게 꼬집었다.
"나가세요,."
"하지만 난 싫어,"
"그러나 나가세요."
현정이 그녀의 전세의 오라버니이자 선계의 동반자인 그를 뚫어지도록 바라보면
서 말했다.종화는 곤란하게 되었군 하고 중얼거리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승훈은 노골적으로 기쁜 얼굴을 하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월궁각주 종화선인이라면 비중이 검선각주에 버금가는 검의 명인인 지라 그는
조금 마음이 가벼워 졌다.평소라면 종화가 흥 하고 사라질 것임을 잘 아는 그는
종화의 어깨를 은밀하게 누르면서 속삭였다.
"자네가 되길 바라고 있어."
"웃기지마."
종화도 그를 쏘아보면서 말했고 승훈은 킥킥 거렸다.
그러자 제법 구색이 갖추어진 후보자들이 나오게 된 셈이었다.
월궁각주 당천일기린 종화선인
궁선각인 차월익조 동찬성
이 둘 다 빼어난 신장들이었지만 종화선인이 물론 품계가 훨씬 높았다.동찬성은
그를 보면서 낮게 말했다.
"제가 물러서겠습니다.각주님."
"농담하지말게.난 회주가 되기 싫어."
종화는 조금 냉담하게 말했는데 그 때 갑자기 좌중에 찬물을 끼얹듯이 사악 하
고 사방이 고요해졌다.
이상해서 종화가 돌아보니 좌대에서 묵묵히 앉아있던 정훈이 일어섰던 것이다.
누가 뭐래도 그는 선계제일 검선이었다.그는 묵묵히 우울한 듯한 수려한 얼굴을
들어서 좌중을 훑어보고 입을 열었다.
"나도 한 사람 추천하겠소."
뭔가 세현인가 하고 종화나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때 정훈이 뜻밖의 말을 내뱉
었다.
"내 장제자 대호요.다들 아실거요.뇌락선풍 대호요."
그 말에는 세현도 놀랐고 다른 자들 모두가 놀라 아연해졌다.
세현은 난데없는 그의 말에 당황했다.혹여 스승이 상심한 나머지 돈 것인가
하고 그를 말리려 소매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재빨리 현정이 먼저 말꼬리를 잡아 채듯 급히 물었다.
"지금 대호는 입정중입니다.깨어나려면 최소한 1년은 더 걸릴 겁니다.그런데 대
체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영산회주가 마전군의 마룡과 싸우는 것은...이제 겨
우 이십일 밖에는 남지않았어요!"
『북별궁의 집필실-환상의 노트북(작가연재란) (go FNNINAPA)』 106번
제 목:동방제국기전 2부 2
올린이:ahinshar(박창준 ) 99/05/31 17:40 읽음:11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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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7330
게시자 : 이수영 (ninapa )
등록일 : 1997-12-10 02:26
제 목 : 동방제국기전 2부..2
동방제국기전 2부 ..2